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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장소월은 통증을 참으며 욕실에 가서 샤워했다. 따듯한 물이 머리 꼭대기에서 쏟아졌고 그녀는 눈을 감았다. 여전히 뭔가 이상했다. 손을 뻗어 하체의 민감한 곳을 만졌지만 부은 흔적도 없었고 통증도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

사실 그녀가 볼 수 없는 허벅지에는 붉은 자국이 있었다. 다만 너무 깊이 숨겨져 있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내가 예민했나?

어젯밤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설령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해도 그녀가 또 술주정을 부린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멀쩡한 장미꽃이 어떻게 망가질 수 있을까?

술에 취하면 필름이 끊긴다는 뉴스에 관해 전에 본 적이 있었다.

그녀는 잡생각을 재빨리 털어내고 30분의 샤워를 마친 후, 목욕 수건을 두르고 나갔다.

만약 이때, 그녀가 뒤돌아본다면 거울에 비친 그녀의 가녀린 등에 남은 어젯밤의 흔적들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옷을 갈아입은 그녀는 강영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한참 후에야 전화가 연결되었다.

“영수야, 할머니 어떠셔?”

“소월 아가씨!”

전화를 받은 사람은 진봉이었다.

“진 비서님?”

“네, 저예요. 대표님은 회사에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소월 아가씨와 함께 파리에 갈 수 없으세요. 호텔에 이미 기사를 보냈으니 아가씨를 공항까지 모셔다 줄 거예요. 파리에 도착한 후의 일정도 대표님께서 이미 안배해놓으셨어요. 비행기에서 내리면 아가씨를 맞이하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저희는 일주일 후에 도착할 겁니다. 대표님께서 지금 회의 중이시라 대신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괜찮아요. 회사 일이 중요하죠. 할머니는 괜찮으세요?”

장소월은 확실히 좀 실망했다. 처음으로 서울을 떠나 혼자 낯선 곳으로 가려고 하니 긴장되고 두렵기도 했다.

“안심하세요. 어르신은 괜찮습니다.”

“그럼 다행이네요. 비서님 일 보세요. 저도 출발해야 해요.”

“소월 아가씨,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네.”

전화를 끊은 진봉은 고개를 들고 말했다.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아가씨 혼자서도 괜찮으실 거예요. 경호원이 24시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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