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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내가 네 아버지인 건 아직 아는구나. 약혼이라는 그 큰일을 왜 나한테 알리지 않은 거야?”

장해진은 평소 그녀와 별로 연락하지 않는다. 1년 동안 전화 통화 횟수가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평소 할 말이 있을 땐 모두 전연우를 통해 해결했다.

지금 먼저 전화를 해 온 건 분명 강영수 앞에서 자애로운 아버지인 척 연기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녀가 곧바로 말했다.

“죄송해요. 곧 말씀드리려고 했어요. 이모는 잘 지내고 계세요?”

“그래. 잘 지내. 약혼 사실도 말하지 않다니. 그 벌은 돌아가서 내리도록 하마.”

“전...”

장소월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녀가 흔들리는 동공으로 강영수를 바라보며 도움을 청했다.

강영수가 긴 손가락을 뻗어 핸드폰을 잡고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할게. 넌 먼저 가서 씻어.”

장소월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강영수에게 건네주었다. 그러고는 도망치듯 욕실에 들어갔다.

차가운 물로 세수하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다. 그녀는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강영수와 약혼을 약속했던 것뿐이다.

이제 보니... 그 약혼식 준비가 정말 진행되고 있었다.

장소월은 씻고 난 뒤 드레스룸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욕실에 달린 유리문을 열면 커다란 방이 연결되어 있었는데 그곳엔 모두 장소월의 옷, 신발, 가방, 그리고 액세서리들이 놓여있었다.

강영수는 물질적인 면에선 장소월에게 모두 최고급으로 준비해 주었다. 양말 한 짝까지도 모두 밖에선 살 수 없는 핸드메이드였다.

장소월은 얇은 실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묶어 어깨까지 늘어뜨린 뒤 밖으로 나갔다. 그때 강영수는 아직 통화를 하고 있었다.

“네... 제가 반드시 소월이를 잘 챙기겠습니다. 걱정 마세요. 장인어른.”

장인어른? 이렇게나 빨리 호칭을 바꿨다고?

장소월이 나오자 강영수는 그녀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손을 뻗었다. 장소월이 그에게 다가가자 그는 긴 팔로 그녀를 껴안았다.

“아버지가... 뭐라고 하셨어?”

“약혼식에 해 상의했어. 오늘 돌아오신대. 그래서 같이 밥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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