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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배은란은 빠르게 호텔을 빠져나와 길에서 택시를 잡고 목적지를 말했다. 백미러로 배은란을 보는 기사의 눈빛이 그녀를 불편하게 했다.

배은란은 가방에서 쿠션을 꺼내 옷깃을 내려 거울을 비춰 보니 빨간 자국이 남아 있었다. 이를 보자 심장이 왜 이렇게 빨리 뛰는지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려 왔다. 배은란은 빠르게 파운데이션을 발랐고 몇 겹을 바르고 나서야 완벽하게 가려졌다.

배은란은 서철용이 한 말을 믿지 않았다. 서민용이 직접 배은란을 그 거지 같은 침대에 눕혔다고는 절대로 믿지 않았다.

어젯밤에 아이들 일 때문에 싸우고 슬퍼서 뛰쳐나와 친구들과 바에서 술을 마셨다. 그러고는 화장실에 갔을 때부터 기억을 잃고 쓰러졌다.

배은란은 부잣집 출신은 아니지만 어쨌든 부모님은 모두 학자들이고 그녀에게 엄격하게 교육해 그런 곳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아마 술에 취했고 정신이 들었을 때는 호텔에서 서철용과 한 침대에서 나체로 누워 있었다. 배은란은 서민용에게… 너무 미안해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돌아와서 어떤 방식으로 서민용을 대해야 할지 감도 안 잡혔다.

집에 돌아온 배은란.

하인이 말했다.

“사모님.”

배은란이 대답했다.

“민용 씨는? 아직도 자는 거야?”

하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젯밤에 사모님과 싸우고 나서 사장님은 계속 방에서 잠 한숨 안 자고 기다리셨어요.”

마음속에 양심의 가책이 더욱 무거워진 배은란은 깜짝 놀라 빠르게 위층으로 올라가 굳게 닫힌 문을 바라봤다. 그녀의 마음은 바늘로 몇천 번이나 후벼 파인 느낌이다. 어떻게 하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파렴치한 잘못을 용서받을지 몰라 괴로웠다.

배은란은 문에 노크하고 불안한 마음을 안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불이 꺼져 있었고 오직 무드 등만 켜져 있었다. 벽에는 결혼사진이 걸려 있었고 이를 보니 배은란은 숨이 턱턱 막혀와 조심히 지나쳤다.

서민용은 여전히 어젯밤과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고 휠체어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배은란은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랐다.

차가운 목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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