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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화

욕을 하려고 입을 벌리는 그때, 책상 위에 있던 전연우의 전화기에서 벨 소리가 울렸다. 슬쩍 쳐다본 화면에는 ‘윤이’라는 이름이 보였다. 백윤서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장소월은 전연우가 바로 일어나서 전화를 받을 줄 알았다. 전화를 받을 때 항상 옆에 사람을 두지 않는 전연우의 습관을 장소월도 알고 있었다. 심지어 저번 생에 그의 아내로 있을 때에도 장소월은 항상 자리를 피해주어야 했다.지금의 장소월도 그러기를 원했다. 같은 공간에 그와 같이 있고 싶지 않았다.

전연우는 전화를 받지 않을 생각으로 전화기를 힐끗 쳐다보고 말았다.

“안 받아?”

장소월은 모른 척 물어보며 책을 넘겼다. 전화기는 십몇 초 동안 울리다 끊겼고 이내 두 번째 벨 소리가 울렸다. 그제야 전연우는 전화기를 들었고 허리를 잡고 있던 손이 슬쩍 풀어지는가 싶을 때 장소월은 엉덩이를 들어 일어나려 했다. 의자가 슬쩍 뒤로 밀려난 전연우는 한 손으로 그녀를 잡아 앉혔다. 그로 인해 그녀는 몸 전체가 그의 품에 갇히게 되었다.

“한 번만 더 움직이면 다음에는 어디도 못 가게 줄을 묶어 여기에 둘 거야. 얌전히 있어. 이것만 처리하고 갈 거야.”

전연우는 전화기를 들고 귀에 가져다 댔다.

“무슨 일 있어?”

전화기로 흘러나오는 백윤서의 목소리가 똑똑히 들렸다.

“오빠, 오늘 오빠랑 점심 같이하려고 회사에 갔는데 성은 오빠가 회사에 없다고 했어요.”

“응, 학교에서 왔다 갔다 불편한데 앞으로는 회사로 찾아오지 말고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나 해.”

그 말을 들은 백윤서는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

“오빠, 기억 안 나요? 저 이번 시험에 통과돼서 수능 시험 치지 않아도 돼요. 바로 대학 갈 수 있어요. 그러니까 제 말은 학업에 관한 일은 바쁘지 않다는 말이에요. 앞으로 날마다 오빠와 같이 밥 먹고 싶어요. 요새 집에 오는 것도 적어지고 오빠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불쌍하게 말하는 백윤서의 말투가 전화기로 들려왔다.

“나 지금 일이 있어서 바빠, 할 말 있으면 돌아가서 다시 하자.”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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