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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우리는 강한 그룹 대표 같은 남친이 없는 걸 어떡해!”

두 사람은 아주 천천히 걸었고, 백윤서도 마침 뒤에 있던 여학생들의 말을 들었다.

‘소월이가 요즘 특수반에 있어서 집에 늦게 돌아갔구나. 그럼 진짜 올림피아드 팀에 다시 들어오려나?’

장소월은 스테이플로 자료를 정리하다가 갑자기 검지에서 강렬한 따끔거림이 느껴졌다. 가늘고 하얀 손가락 사이에 새빨간 피가 맺히고 눈꺼풀이 동시에 뛰면서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다행히 녹슬지 않아서 따로 파상풍 치료를 할 필요가 없었다.

저녁 9시 30분이 되어서야 수업이 끝났고, 장소월은 화장실에 갔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뒤를 보았지만 컴컴한 것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공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왠지 누군가 몰래 그녀를 주시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장소월은 손에 남은 물기를 털고 교실로 돌아와 가방을 들고 떠날 준비를 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누군가 그녀를 잡아당기더니 비상계단으로 끌고 갔다. 장소월이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강한 술 냄새가 코를 찔렀고 음성 감지 제어 등이 켜졌다. 눈앞의 사람을 본 장소월은 순식간에 평온해졌다.

강용은 술에 취했는지 그녀를 끌어안고, 자신의 온몸을 여자의 몸에 기대고 있었다. 뒤에 벽이 없었다면 장소월의 허리는 끊어졌을 것이다.

“강용, 뭐 하는 거야!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아?”

“변했어. 장소월, 너 번했어!”

그의 말투는 사나웠지만 약간의 슬픔이 담겨있었다.

“강용, 이거 놔! 이러면 곤란해!”

장소월은 그의 얼굴을 밀었지만, 남자의 힘이 너무 셌다. 그녀의 허리를 꽉 껴안고 있어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여자친구도 생겼는데 이러는 건 좀 아니지?”

장소월은 차갑게 말했다.

“가짜야!”

장소월은 흠칫 놀랐다.

“뭐라고?”

“여자친구 아니라고. 너 열 받으라고.”

남자를 밀어내던 장소월의 손은 천천히 내려갔다. 순간 두 사람 모두 침묵을 지켰고, 귓가에 그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남자의 몸에서는 향수 냄새가 섞여 있었다...

그녀는 뭐라 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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