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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다른 용건 있어? 나 지금 밥 먹는 중이라 없으면 이만 끊을게.”

“그래? 강영수 씨랑 같이 있는 거야?”

장소월이 강영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그녀를 바라보던 강영수와 눈이 마주쳤다.

“응.”

“소월아, 나 연우 오빠랑 사귀기로 했어!”

“그래. 축하해!”

장소월의 덤덤한 목소리에선 그 어떤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

“우릴 축하해 줄 거지?”

“응.”

“고마워, 소월아!”

드디어 백윤서와 결혼하고 싶었던 꿈을 이룬 건가?

장소월은 이유 모를 씁쓸함이 밀려왔다.

이제 보니 전연우는 한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가 손에 쥔 것들을 모두 포기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단연 백윤서 단 한 사람뿐이다.

전연우는 충분히 인시윤을 아내로 맞이하여 인씨 집안을 등에 업고 자신만의 상업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그랬다면 아마 강씨 집안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을 것이다.

또한 인씨 집안이 버티고 있으니 더이상 온몸에 구정물을 뒤집어쓰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백윤서를 선택했다. 이는 전연우는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는 사람임을 의미한다.

처음부터 알았어야 했다.

사실 장소월은 아버지가 그녀에게 물었을 때 이미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챘었다.

그녀는 이번 생에선 전연우와 백윤서가 순조롭게 사랑을 이어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전생에서의 백윤서에 대한 죄책감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장소월은 당시 아버지의 반응을 떠올리며 말했다.

“두 사람이 사귀고 있다는 거 아버지가 아셔. 많이 화나신 것 같아. 조심해.”

“걱정하지 마. 연우 오빠가 날 보호해 줄 거야.”

보호라는 두 글자를 듣는 순간, 장소월의 머릿속에 백윤서의 얼굴에 피어난 환희와 행복감이 떠올랐다.

그녀는 이제 더이상 전연우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

전화를 끊은 뒤 그녀는 자리로 돌아왔다.

강영수가 물었다.

“빨리 집에 오라고 하셔?”

장소월이 핸드폰을 내려놓고 고개를 저었다.

“아니. 윤서 언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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