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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두 사람은 거리에 들어섰다. 길가의 원숭이 재롱을 보고 장소월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누군가 그릇에 돈을 주면, 원숭이는 돈을 가득 채운 그릇을 사장에게 주었고, 그 돈은 모두 사장의 호주머니에 들어갔다.

어떤 사람이 500원짜리 동전을 주면, 원숭이는 그 돈을 받아 사장에게 깍듯이 인사를 했다.

장소월은 순간 흥미를 느꼈다.

“강용, 원숭이 설마 사람 말 알아듣는 거 아니야?”

강용은 바보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장소월을 보더니, 강제로 그녀를 끌고 갔다.

“강용, 뭐 하는 거야! 아직 다 못 봤단 말이야!”

“그냥 사기꾼이야. 원숭이 재롱이 뭐가 재밌다고. 가자.”

“조금만 더 볼래.”

“재미없어.”

“한 번도 본 적 없단 말이야.”

강용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손을 놓았다.

“진짜 보고 싶어?”

장소월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조금만!”

“좋아, 5분만 시간 줄게. 아니면 오늘 여기 구경 다 못해. 오늘이 지나면 여기 노점상들 다 떠나.”

“넌 역시 좋은 사람이야. 혹시 돈 좀 챙겼어?”

‘원숭이에게 돈까지 주려고? 이 아가씨 참 보살이야.’

강용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지갑을 꺼냈다. 장갑을 입에 물고 벗은 뒤, 지갑을 열어 보지도 않고 5만 원짜리 지폐 두 장을 뽑아 그녀에게 주었다.

“가서 체험해 봐.”

장소월은 약간 놀란 표정이었다.

“체험하는 데 10만 원이나 준다고? 강용, 너희 집 돈은 하늘에서 떨어져?”

5만 원 짜리 지폐가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지금, 시장에서 보기 어려운 지폐였다. 그런데 단번에 두 장이나 주다니.

딱 봐도 힘든 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 도련님이었다. 너무 사치스러웠다.

“잔돈 없어?”

강용은 지갑을 들여다보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면 아무거나 사서 거스름돈을 찾아올까?”

“됐어. 귀찮게.”

강용은 갑자기 지갑 밑에서 남은 동전 하나를 찾았다.

“500원 있는데, 줄까?”

“좋아.”

장소월은 기뻐하며 동전을 받고, 몸을 돌려 원숭이 그릇에 넣었다.

‘쯧쯧, 남에게 돈을 갖다 주는 어리석은 짓을 하다니, 장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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