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답은 이미 뻔했다.“내가 강가에 간 이유는 단지 강가의 힘을 빌려서 나 자신을 보호하고 싶을 뿐이야.”강영수가 그녀를 외국에서 데려오는 날이면, 장소월도 강가를 떠나야 한다.하지만 장해진은, 장소월과 강영수의 관계가 깊다고 생각하여 당분간 그녀에게 아무 짓도 할 수 없을 것이다.나중에 장소월이 강가에 시집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장해진은 매정하게 그녀를 버릴 것이다.강용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그윽하게 바라보았다.“사실 네 말은 절반만 맞아!”‘영수는 확실히 널 좋아해. 아니면 날 강가에서 내쫓지도 않았겠지.’강용은 고개를 숙이고 웃어 보였다.‘보아하니 오 집사가 그 여자랑 영수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지 않은 모양이네. 그 여자랑 영수는 절대 재결합할 수 없어.’장소월은 강용을 바라보았다.“그게... 무슨 말이야?”“무슨 말이긴. 그 자식이 돌아오면 알게 될 거야. 하지만 조심해. 만약 네가 그 자식을 이용의 도구로 삼은 것을 알게 된다면. 쯧. 됐어, 나 먼저 갈게. 혼자 택시 타고 가.”강용은 돌아서서 그녀의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며 손을 흔들었다.“개학해서 봐. 소월 아가씨.”강용은 진짜 떠나버렸다.지금 시간에 기사들은 거의 집에 돌아가 설을 쇠고 있어 택시 잡기가 어려웠다.장소월이 정신을 차렸을 때, 밝은 가로등 아래 익숙한 차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차 안의 음흉한 눈동자가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장소월은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저 인간이 왜 여기 있지?’그녀는 피하지 못하고, 전연우의 차에 올라탔다.차 안에는 싸늘한 분위기가 가득했다.장소월은 안전벨트를 잡고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 전연우가 무슨 말을 하든, 그녀는 입을 꾹 다물었다.하지만, 장소월은 차 안에 인시윤의 문제집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인시윤이랑 함께 여기 왔던 거야? 날 감시한 게 아니고?’저녁 6시가 지났고, 날은 이미 완전히 어두워졌다.집에 거의 도착할 때, 전연우가 먼저 입을
장소월은 조롱하듯 말했다.“자기 옆에 앉은 사람이 살인범이라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두렵냐고?원래 장소월은 두려움을 아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정말 두려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말을 듣지 않고 다른 남자와 데이트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전연우가 변명하지 않는 걸 보니 이 일은 사실인 모양이다.살인을 저지른다고 해도, 그는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그래도 그 언니랑 1년을 만났는데, 슬프지도 않아? 어떻게 손을 쓸 수 있어? 그 언니는 널 진심으로 좋아하잖아.”“좋아한다고? 지금 질투해?”그의 말투는 담담했다.장소월의 눈은 마치 감정 없는 괴물을 보는 것 같았다. 나청하를 대신해 물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위해 던진 물음이었다.한때 좋아했던 사람을 자기 손으로 죽인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묻고 싶었다.그의 마음속에 조금의 후회라도 있을까?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을까?장소월을 진심으로 대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을까?장소월은 깊은숨을 쉬었다.‘됐어, 분명 대답하지 않을 거야. 이 인간의 속내를 읽을 수도 없고.’“너 같은 사람은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자격이 없어.”그는 분명 보복을 받을 것이다. 장소월은 전연우가 주변의 모든 사람을 잃고 평생 혼자 살아가기를 바란다.“그래? 날 죽도록 사랑했던 사람이 누구였더라?”장소월은 난처해서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고 있음을 느꼈다.남원 별장에 도착하자, 차는 멈추었고,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렸다.전연우는 차를 잠그고 트렁크에서 폭죽을 꺼냈다.집안에 들어서고, 장해진은 불쾌한 눈빛으로 장소월을 보았다.“왜 이제야 와?”장소월은 서둘러 설명했다.“오빠랑 나가서 뭐 좀 사 왔어요.”장해진은 소파에서 일어나 말했다.“밥 먹자!”가정부는 위층으로 가서 백윤서를 불렀다.밥 먹기 전에 폭죽을 터뜨렸다.한 무리의 사람들이 앉자 장소월은 장해진의 왼쪽에 앉아 젓가락을 들었다. 강만옥은 내려오지 않았다. 이에 모든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순간, 옆에 금속 라이터가 나타났다. 장소월은 놀라서 들고 있던 공명등을 떨어뜨렸고, 갑자기 나타난 사람을 보고 한 걸음 물러서서 그와 거리를 두었다.“왜 발걸음 소리도 없어? 여긴 왜 왔어?”“이거 써.”전연우는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 손은 라이터를 그녀에게 건넸다.장소월이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그의 손에 있는 라이터를 가지려던 순간, 전연우는 갑자기 그녀를 확 끌어당겼고, 자신의 뜨거운 가슴을 그녀의 등에 바짝 붙였다.애매한 자세에 장소월은 몸부림쳤다.“뭐 하는 거야! 다른 사람이 봐!”전연우의 커다란 몸집은 가냘픈 소녀의 몸을 완전히 감쌌다. 그가 고개를 숙이니 콧김에서 나오는 따뜻한 숨결이 여자의 목덜미 사이로 흘러내렸고, 민감한 땅에 한줄기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아 여자는 짜릿함을 느꼈다.“보라고 해.”전연우는 그녀의 뒤에서 공명등을 집어 들었다.“불 켜려던 거 아니었어? 잡고 있어.”장소월은 몸을 비틀며 말했다.“일단 나 좀 놔줘.”“또 움직이면 나도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그는 장소월의 귀밑을 살짝 깨물었다.장소월은 심장이 마구 뛰기 시작했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녀는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전연우는 탁하고 금속 라이터 뚜껑을 열고 아래 심지에 불을 켰다.뜨거운 열기에 공명등은 부풀기 시작하더니, 충분한 열기에 이르자 공명등은 하늘로 날아올랐다.“소원 안 빌어?”그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듣기 좋았다.“빌어. 앞으로 전연우가 제 옆에서 멀리 떨어지게 해주세요.”전연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 소원은 실현될 것 같지 않네.”“이제 나 좀 풀어줄래? 가서 잘 거야.”“소월아... 혹시 오빠한테 암시하고 있는 거야?”장소월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이를 악물었다.“그런 추잡한 생각 좀 그만해! 윤서가 보면 어쩌려고?”이 한마디에 전연우는 바로 손을 놓았다.그는 역시나 백윤서를 신경 쓰고 있었다.장소월은 통제에서 벗어난 후 바로 도망쳤다.장소월이 도망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전연우는 눈빛이
전연우가 말을 하지 않자 강만옥은 멘탈이 무너졌다.“네 손에 달린 목숨이 몇 개인 줄 알아? 너도 장해진 손에 죽고 싶은 거야? 대체 뭘 망설여? 설마 장소월 때문이야?”강만옥은 쓸쓸하게 웃었다.“하, 그럴 줄 알았어. 전연우, 너 장소월 좋아하지!”전연우의 눈이 차가워졌다.“당신 일 때문에 내 계획을 망칠 수는 없어. 지금은 장가뿐만이 아니야. 장해진이 죽기를 원한다면 먼저 당신 몸에 상처부터 치료한 다음 나랑 다시 얘기해.”그는 돌아서 문을 박차고 떠났다.전연우는 옆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문 앞에서 방 안의 작은 인기척을 들었다.그가 손잡이를 누르고 들어가니 소리는 욕실에서 들려왔다.전연우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욕실 쪽을 바라보았다.몇 분 후, 샤워 소리가 멈추더니, 욕실 문이 열리고, 하얀 목욕 타월을 두른 백윤서가 나왔다. 긴 머리를 어깨 뒤로 늘어뜨리고 방금 샤워한 탓에 피부는 붉고, 촉촉히 젖은 눈은 방금 숲에서 걸어 나온 사슴처럼 매혹적이었다.“여기서 뭐 해?”백윤서는 두 손으로 가슴 부위를 감싸고 당황스럽지만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미안해요. 오빠가 아직 아래층에 있는 줄 알았어요. 내 방에 온수가 고장 났는지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서 오빠 욕실 좀 빌려 썼어요.”“씻었으니 빨리 돌아가 쉬어.”전연우가 뒤돌아서 나가려고 손을 문손잡이에 얹는 순간, 여자는 달려와 그의 허리를 껴안았다.“오빠, 가지 마요. 이래도 내 마음을 모르겠어요?”백윤서는 자존심을 버리고 혼자 남자의 방에 와서 적극적으로 어필했으니, 이건 남자와 친밀한 관계를 원한다는 뜻이었다.“오빠를 좋아해요. 영원히 제 옆에 있어 주겠다고 약속했잖아요. 대학에 입학하면 알려주겠다고 했지만, 난 더이상 못 기다리겠어요. 더 기다리면 오빠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될까 봐 두려워요. 제발, 날 가져요. 네? 그래야 정말 오빠의 여자가 된 것 같단 말이에요.”전연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남자 침대에 올라가는 거 말고는 할 일이 없는 거야? 윤서야
장소월의 머리는 아무렇게나 머리핀으로 틀어 올려져 있고, 귓가에는 머리카락이 나른하게 흩어져있었다. 몸에는 흰색 캐시미어 잠옷 원피스를 입었고 후드에는 두 개의 긴 토끼 귀가 드리워져 있었다.장소월을 바라보는 전연우의 눈빛은 그윽하면서도 깊었다. 마치 밑 빠진 독에 물든 블랙홀 같아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장소월은 물을 연거푸 마시고는 컵을 내려놓고 방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돌아서자마자 전연우가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장소월은 그가 또 미친 짓을 할까 봐 두려웠다.전연우는 장소월을 바라보면서 귓가에는 강만옥의 말이 맴돌았다.“장해진은 강설을 이렇게 대했어.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야. 네 손에 달린 목숨이 몇 개인 줄 알아? 너도 장해진 손에 죽고 싶은 거야? 대체 뭘 망설여? 설마 장소월 때문이야? 너 소월이를 좋아하지?”‘장소월을 좋아해? 말도 안 돼. 소월이는 그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도구일 뿐이야.’장소월은 침을 삼키고 그의 곁을 지나 빠르게 뛰다가 갑자기 손목이 잡혔다.장소월은 자신을 보는 전연우의 눈빛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평소 전연우의 눈빛에는 욕망, 화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악이 있었다.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하고 싶은지, 그는 전혀 숨기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전연우의 눈빛은 장소월을 두렵게 만들었다.“뭐... 뭐 하려는 거야?”전연우는 그녀의 손을 끌고 순간 1층 화장실로 갔다.장소월은 아버지에게 들킬까 봐 감히 큰 소리로 도움을 청하지 못했다.전연우는 그녀를 벽에 밀쳤다.“전연우, 그만해. 나 배 아프단 말이야!”만약 전연우만 괜찮다면 그의 몸에 실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물론 이런 더럽고 저속한 말을 그녀는 직접 내뱉을 수 없었다.전연우가 무슨 행동을 하기도 전에 장소월은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조금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빨리 나가! 나 화장실 급해!”그녀는 참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전연우는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눈빛에는 경멸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전연우는 차를 몰고 병원에 도착했고, 접수를 마치고 장소월을 응급실에 데려갔다.새 벽 두세 시가 되어서야 안정을 찾았다.전연우는 그녀를 데려다주고 전화를 받으러 나간 이후로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간호사가 그녀 손에 있는 주삿바늘을 뽑아주고 당부했다.“앞으로 절대 함부로 먹지 마세요. 환자분 위장은 절대 자극적인 음식을 피해야 해요. 특히 매운 음식은 절대 드시면 안 돼요.”“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병실에 전연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걸 보니 아직 돌아오지 않는 것 같았다. 장소월이 병실을 나서자, 맞은편 병실의 여자는 화장실에서 나와 병실 문 앞에 멈추어 손잡이를 잡더니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장소월은 빠르게 달려가 그녀가 땅바닥에 쓰러지려던 순간 부축했다.“아주머니, 괜찮으세요?”그녀는 이목구비가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지녔으며, 몸에서 은은한 재스민 향이 나지만, 몸이 너무 야위어 병약한 미인처럼 보였다. 그녀가 정신이 혼미해서 눈을 뜨자 장소월은 얼른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그녀의 눈을 바라보고 있자니 장소월은 왠지 낯익은 느낌이 들었다.병실에 들어가 그녀를 부축해 침대에 눕힌 다음 장소월은 간호사 벨을 눌렀다. 간호사는 재빨리 달려와 여자의 상태를 확인했다.그녀에게 링거를 주고는 말했다.“저혈당이에요. 큰 문제는 아니에요.”“환자분... 오늘 저녁 또 식사를 안 하셨어요?”심유는 두 번 기침하고 말했다.“괜찮아요.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간호사: “매번 이러시면 안 돼요. 조금이라도 드셔야죠. 죽을 가져오라고 할게요.”심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수고해주세요.”“아닙니다.”간호사가 떠나고, 심유의 시선은 다시 장소월에게 향했다.“고마워요, 아가씨 이름이 뭐죠?”“저는 장소월이에요. 아주머니, 괜찮으신 거죠? 전 이만 가볼게요.”“고마워요. 소월 씨.”장소월은 빙긋 웃었다.“별것 아니에요.”심유는 따뜻한 눈빛으로 장소월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역시 좋은 아가씨야, 우
거짓말!전연우는 퇴원 절차를 마쳤다.장소월은 차에 올라탔고, 돌아가는 길에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보통 이 시간이라면 그녀는 졸려서 죽을 지경이지만, 오늘은 정신이 또렷했다.‘방금 이 인간이 내가 갑자기 사라져서 화낸 거야? 왜?’장소월은 생각하다가 의자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얼마나 오래 잤을까, 갑자기 목이 간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장소월은 숨이 좀 막혀 몸을 움직였다. 그녀가 눈을 떠보니 검고 짙은 그의 머리카락이 보였고, 몸에서는 이상한 전류가 흘렀다.“전연우, 그만해!”방금 자고 일어났더니 목소리가 조금 잠겨 더 매혹적으로 들렸다.“나 방금 병원에서 돌아왔어. 작작 해!”장소월이 차창 밖을 내다보니 놀랍게도 집 차고였다. 옷이 걷어 올려지고, 차가운 공기가 피부를 자극하여 그녀는 약간 추웠다.장소월은 그의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넣고 그의 짐승 같은 욕망을 멈추려 했다. 남자가 거친 손으로 장소월의 옷 아래를 힘껏 주무르자 장소월의 입에서는 수치스러운 소리가 터져 나왔다.정말 미칠 지경이다!장소월은 이성을 잃지 않고 그의 어깨를 깨물었다. 한겨울이지만 그는 옷을 많이 입지 않아서 어깨는 딱딱하기만 했다.복수하려는 심리인지, 남자의 손은 점차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그녀의 얇은 곳에 닿았다. 장소월은 즉시 입을 떼고 얼굴에는 부끄러움과 짜증이 가득했다.“나 좀 그만 괴롭혀!”전연우는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들고는, 정욕에 찬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사람 무는 거 좋아하나 봐. 지금 내 손도 너에게 물렸어.”“이런 변태 양아치!”장소월은 화가 치밀어 올라 그의 뺨을 때렸다.전연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장소월은 바로 겁에 질렸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을 받으며 굴욕적인 눈물이 가득 고였고, 목소리까지 떨렸다.“늘 나만 괴롭혀... 그것도 집 앞에서... 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손을 눈에 얹고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장소월의 이런 모습을 본 남자는 금방 흥미를 잃었고, 손을 빼더니 꿀 묻은 손가락을 그녀의 입술에
남자가 결국 그녀의 몸에서 손을 떼고 운전석에 자리를 고쳐앉았다.“꺼져!”장소월은 단정히 옷을 입은 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차에서 내렸다. 병원에서 받아온 약도 차에 남겨둔 채 말이다.거실 청소를 하고 있던 오 아주머니의 눈에 다급히 집으로 들어오는 장소월의 모습이 들어왔다. 운 것 같았다.“소월 아가씨, 무슨 일 있었어요?”장소월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단 난간에 몸을 의지하며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날 밤이 지나고, 설날 당일, 심지어 그 후 연속 4, 5일이 지나도록 전연우를 만나지 않았다.전연우와 장소월이 장씨 저택을 떠나는 그 날, 장소월은 한창 집에 인사 온 친척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녀는 아버지가 그들을 배웅하라고 할까 봐 두려워 못 본 척 황급히 주방에 숨었다.그렇게 그녀는 평온한 설날 연휴를 보냈다.올해 장해진이 직접 주최한 회사 연말 파티에서 그녀는 남천 그룹의 영애로서 아버지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파티장에서 장소월은 단연 가장 돋보이는 미모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곳엔 남천 그룹의 협력 회사 대표들도 여러 명 참석했다. 회사 연말 파티라는 명목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의 또 다른 목적은 바로 장소월에게 남편감을 선택해주는 것이었다. 만약 강씨 가문과의 혼사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남천 그룹과 우호적인 관계를 갖고 있는 협력 회사 가문과 혼약을 맺는 것도 꽤나 괜찮은 길일 것이다.강씨 가문의 규모는 장씨 가문의 열 배를 훨씬 뛰어넘는다. 때문에 장씨 가문에게 있어 강영수는 확실히 오르기 힘든 나무다.장소월의 자태에 매혹되지 않는 남자는 없다. 심지어 장해진과 비슷한 지극한 나이의 큰아버지 벌 되는 사람들의 눈빛도 예사롭지 않았다.장소월은 이런 자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에겐 선택권이 없었다.파티가 진행되는 동안 그녀는 여러 명의 명문 가문 도련님들과 연락처를 교환했고 파티가 거의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장소월이 술 냄새가 진동하는 차에 올라탔다. 어둡게 굳은 장해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