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봐. 다음에 통화하자.”강영수는 다시 장소월에게 집중했다.“내가 뭐하러 가는지 안 물어봐?”장소월은 어리둥절했다. 강영수가 무슨 일을 하든 자신에게 말할 필요는 없었다.게다가 장소월은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캐묻는 습관도 없었다.장소월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얼른 일 봐. 비행기 늦겠어.”“응, 돌아오면 새해 선물 줄게.”휴대폰 속 남자의 목소리에는 그 어떤 감정도 들어있지 않았다.장소월은 서둘러 말했다.“괜찮아. 이미 나한테 많은 걸 줬어. 더 이상 받을 수 없어.”“소월아, 우리 사이에 꼭 이렇게 예의를 차려야 해?”그의 목소리가 좀 가라앉았다.무엇을 하든 그녀는 항상 거절하기만 했다.어젯밤의 일로 그들 사이는 전보다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지금은 한 통의 전화 때문에, 원래 기분이 좋았던 강영수는 갑자기 폭풍우가 몰아치는 것 같았다.장소월은 옷깃을 꽉 잡으며 말했다.“미안해. 그냥 네가 나한테 너무 많은 걸 준 것 같아서. 더 이상 받으면...”장소월의 미안하다는 말에 강영수는 기분이 좀 사그라들었다. 방금 그의 말투가 너무 사나웠다.매번 이런 식이었다. 그는 자신의 기분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강영수는 미간을 문지르며 말했다.“요즘 약을 잘 안 먹어서 말이 심했어. 미안해. 고의가 아니었어.”“아무리 바빠도 약은 제때 챙겨 먹어야지. 불필요한 술자리는 가지 마. 네 몸이 제일 우선이야.”사실, 강영수가 가장 듣고 싶었던 것은 그녀의 간단한 관심 인사뿐이었다.순간 정적이 흘렀다.장소월은 어색해진 분위기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강영수는 책상 위의 사진들을 보며 말했다.“곧 돌아가. 3일이면 돼.”“그래, 몸조심해.”“일이 있어서 이만 끊을게.”“응.”장소월은 전화를 끊은 후, 그제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고개를 돌려 이미 잠긴 문을 보았다. 이제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방으로 올라오기 전에 별일 없으면 방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장소월은 책을 챙겨 베란다로 향했고
백윤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며칠 전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분명 문제집을 챙겨왔어. 책상에 놓았는데 사라졌어. 학교에 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미안, 진짜 기억이 안 나.”백윤서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고, 전연우는 그녀의 긴 머리를 쓰다듬었다.“설 쇠고 나서 선생님께 하나 더 달라고 할까?”“전화해서 물어봤는데 고 선생님은 이미 싱가포르로 돌아갔어. 그리고... 꼭 완성해야 할 숙제가 있어. 아니면... 미안, 다 나 때문이야. 매번 오빠를 귀찮게 하네.”굳게 닫힌 문에 백윤서를 바라보는 전연우의 눈은 점점 깊어지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정 못 찾으면 내가 인씨네 집에 다녀올게.”백윤서는 즉시 전연우의 옷을 움켜쥐더니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나 오빠가 시윤이 만나는 거 싫어. 나 걔 싫단 말이야.”전연우는 백윤서의 손을 뿌리치고 손목을 들어 시간을 보더니 말했다.“저녁 식사 전에 돌아올게.”“오빠!”백윤서는 황급히 쫓아갔다.하지만 전연우는 멈추지 않고 큰 발걸음으로 나갔다.백윤서의 눈빛이 갑자기 싸늘해지더니,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밖의 상황을 알 리 없는 장소월은 책을 얼굴에 걸치고 깊은 잠에 빠졌다.바로 이때, 장소월은 돌멩이가 굴러떨어지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 처음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지만 또 쿵 하는 소리가 울리더니 멀쩡하던 화분이 갑자기 베란다에서 땅으로 떨어져 부서졌다.장소월은 얼른 일어나 상황을 살폈다. 베란다 가장자리에 이르니 갑자기 눈 부신 빛이 그녀의 눈을 비추었다. 장소월은 손으로 빛을 막고 눈을 가늘게 떴다.할 짓이 없어 돌로 남의 집 화분을 깨뜨리고, 또 반사경으로 그녀의 눈을 비춘 사람을 찾으려 했다.장소월은 고개를 숙이고 아래를 한참이나 쳐다보다가 집 뒷마당 담벼락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았다.강용 이 자식은, 검은색 바람막이를 입고, 선글라스를 귀에 건 채로 그녀를 쳐다보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손에는 여전히 거울을 들고 놀고 있었다.장소월은 황급히
“뭐해? 얼른 타!”장소월은 입을 오므렸다.“강용, 나 사실 외출하고 싶지 않아.”“집에서 바보처럼 있을래? 얼른 타! 나 얼어 죽겠어!”“어디 가는데?”“좋은데...”장소월은 결국 그의 차에 올라탔다. 그녀는 한 번도 이런 차를 탄 적이 없었다.강용은 고개를 돌려 그녀의 얼굴을 보더니 눈썹을 찡그렸다.그의 시선에 장소월은 이상해서 물었다.“왜?”강용은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 고무줄을 잡아당겼고, 헬멧을 씌웠다. 떼어낸 고무줄을 자신의 손목에 맸다.“꽉 안아!”‘뭐라고?’장소월은 그의 말 때문인지, 날씨 때문인지 귀가 조금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장소월은 두 손으로 그의 옷 양옆을 살짝 잡았다.“꽉 잡았어. 출발해.”“말도 참 안 들어.”강용은 가죽장갑을 낀 손을 뒤로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고는 자신의 허리춤에 걸쳤다.“여기, 꽉 잡으라고.”다른 각도에서 보면, 장소월이 그와 친밀한 행동을 하고 있고, 딱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장소월은 그의 허리를 안고 있던 손을 옷자락으로 옮겼다.강용은 고개를 숙인 채 웃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액셀을 밟고 달려갔다.장소월은 바로 비명을 질렀다.“악!”그의 등에 부딪혀 놀란 나머지 장소월은 그의 허리를 필사적으로 끌어안았다. “강용. 속도 줄여!”“뭐라고? 안 들려.”“천천히... 천천히!”“뭐? 더 빨리? 좋아!”‘아’하는 소리와 함께 장소월은 날아갈 뻔했다. 속도는 점점 더 빨라졌고, 코너를 돌 때 장소월은 놀라서 감히 눈을 뜨지 못했고 떨어질까 봐 강용을 죽도록 껴안았다.강용이 일부러 이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귓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와 자동차 정적소리만 들렸다.장소월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가벼운 비웃음 소리가 들렸다.“언제까지 끌어안고 있을 거야? 계속 이러면 비용을 청구할지도 몰라.”장소월은 서둘러 자신의 손을 놓았다.“내려.”헬멧을 벗고 발을 땅에 디디는 순간, 두 다리는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강용은 오
두 사람은 거리에 들어섰다. 길가의 원숭이 재롱을 보고 장소월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누군가 그릇에 돈을 주면, 원숭이는 돈을 가득 채운 그릇을 사장에게 주었고, 그 돈은 모두 사장의 호주머니에 들어갔다.어떤 사람이 500원짜리 동전을 주면, 원숭이는 그 돈을 받아 사장에게 깍듯이 인사를 했다.장소월은 순간 흥미를 느꼈다.“강용, 원숭이 설마 사람 말 알아듣는 거 아니야?”강용은 바보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장소월을 보더니, 강제로 그녀를 끌고 갔다.“강용, 뭐 하는 거야! 아직 다 못 봤단 말이야!”“그냥 사기꾼이야. 원숭이 재롱이 뭐가 재밌다고. 가자.”“조금만 더 볼래.”“재미없어.”“한 번도 본 적 없단 말이야.”강용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손을 놓았다.“진짜 보고 싶어?”장소월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조금만!”“좋아, 5분만 시간 줄게. 아니면 오늘 여기 구경 다 못해. 오늘이 지나면 여기 노점상들 다 떠나.”“넌 역시 좋은 사람이야. 혹시 돈 좀 챙겼어?”‘원숭이에게 돈까지 주려고? 이 아가씨 참 보살이야.’강용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지갑을 꺼냈다. 장갑을 입에 물고 벗은 뒤, 지갑을 열어 보지도 않고 5만 원짜리 지폐 두 장을 뽑아 그녀에게 주었다.“가서 체험해 봐.”장소월은 약간 놀란 표정이었다.“체험하는 데 10만 원이나 준다고? 강용, 너희 집 돈은 하늘에서 떨어져?”5만 원 짜리 지폐가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지금, 시장에서 보기 어려운 지폐였다. 그런데 단번에 두 장이나 주다니.딱 봐도 힘든 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 도련님이었다. 너무 사치스러웠다.“잔돈 없어?”강용은 지갑을 들여다보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면 아무거나 사서 거스름돈을 찾아올까?”“됐어. 귀찮게.”강용은 갑자기 지갑 밑에서 남은 동전 하나를 찾았다.“500원 있는데, 줄까?”“좋아.”장소월은 기뻐하며 동전을 받고, 몸을 돌려 원숭이 그릇에 넣었다.‘쯧쯧, 남에게 돈을 갖다 주는 어리석은 짓을 하다니, 장소월.
인시윤은 양손으로 턱을 받쳐 들고 말했다.“아저씨, 이게 지금 부탁하는 사람의 태도예요? 동생을 위해 문제집을 빌리러 왔잖아요? 저랑 함께 구경하지 않으면 안 빌려줄 거예요. 지금 당장 기사한테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고 하겠어요.”“좋을 대로 하세요.”전연우는 언짢은 말투로 말하고는 일어나 가려 했다.당황한 인시윤은 바로 전연우의 옆에 앉아 그의 팔짱을 끼고 가지 못하게 했다.협박이 안 통하자 인시윤은 바로 성질을 죽였다.“아저씨, 반나절만 나랑 놀아줘요. 오늘부터 설인데 나 혼자란 말이에요.”그녀는 전연우의 팔을 잡고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제발 부탁이에요! 연우 오빠!”인시윤은 보통 그의 이름을 부르지 않고, 일반적으로 아저씨가 아니면 늙은 남자라고 호칭했다.자기보다 7~8살이나 연상이니 확실히 나이 차이가 컸다...장소월은 강용에게 끌려 한 층 전체에서 음식을 팔고 있는 푸드타운에 도착했다. 하지만 환경은 그리 좋지 않았다.테이블 위에는 버려진 플라스틱 포장 상자가 가득했고, 바닥에는 먹다가 뱉은 뼈가 있었고, 길가에는 들개 몇 마리가 돌아다니고 있었다.공기 중에는 향기로운 음식 향신료 냄새 외에도, 온갖 냄새가 뒤섞여 불쾌한 냄새도 있었다.그러나 대부분의 불쾌한 냄새는 바베큐 냄새에 가려졌다.장소월은 뼈다귀를 밟고 고개를 숙인 후, 징그러워서 자신의 발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몰랐다.“강용, 여기 대체 뭐 하는 곳이야? 왜 여기 데리고 왔어?”“공주병!”강용은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아가씨, 다른 사람과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강용은 그녀를 데리고 푸드타운을 지나 골목길을 들어갔다. 잠시 걸은 후, 점차 인파가 적어졌다. 이곳은 약간 깨끗했고, 붐비는 사람들이 적어 장소월은 다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었다.그들은 열려 있는 검은 나무 페인트 문 앞에 도착했다. 홀 앞은 깨끗했지만, 이 시간에 두 테이블의 손님만 식사하고 있었다.“도착했어!”“밥 먹으러 여기까지 온 거였어?”강용은 눈썹을 치
장소월은 별로 싫어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식당은 골목 안에 있어서 발견하기 어려웠다.먹은 지 몇 분 안 되어 다른 손님들은 이미 계산을 마치고 떠났다.이 가게에 그들만 남았다.사장님은 60-70대 어르신이었다. 한가한 틈을 타서 돋보기를 끼고 무언가를 꿰매고 있는 것 같았다. 바늘구멍에 실을 넣지 못해 강용을 찾아왔다.“이것 좀 봐줘요. 눈이 어두워 바늘구멍을 찾지 못하겠네.”강용은 마침 식사를 마치고 휴지 한 장을 뽑아 입을 닦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뭐 꿰매시게요? 봐봐요.”“옷인데, 저번에 못에 긁혀서 구멍이 났어요. 꿰매면 더 입을 수 있어요.”“아주머니는 어디 가셨어요?”“개 산책시키러 나갔어요. 한참 후에야 돌아와요.”강용은 사장님의 자리에 앉아 낡은 파란색 옷을 집어 들었다. 힐끗 보아도 몇 년은 입은 듯한 옷이었다.강용이 바느질까지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장소월은 다 먹고 일어나서, 두 손을 카운터에 대고, 강용이 바늘에 실을 꿰는 것을 자세히 보았다.강용은 고개를 들어 그녀와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왜? 처음 봐?”장소월은 고개를 끄덕였다.“너 바느질도 할 줄 알아? 신기하단 말이야, 강용!”강용은 웃더니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별 것 아니야. 많이 하다 보면 알게 돼 있어.”‘많이 해봤다고? 강씨 집안 재력 수준이면 낡은 옷을 바로 버리지. 옷을 꿰매어 입지 않을 텐데?’이런 모습의 강용은 아무리 봐도 이상했다. 팔뚝에 문신이 있고, 평소 거들먹거리는 그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그런 강용이 지금 바느질을 하고 있으니, 장소월은 이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강용은 정말 신기한 사람이었다.놀 때는 누구보다 미쳐있고, 학교에서도 제대로 된 일을 하지 않지만, 진지할 때는 바느질까지 하는 남자이다!강용이 꿰맨 소맷자락에는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사장은 연신 그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역시 우리 강용이야. 너무 대단해요.”“별것 아니에요.”그들이 떠
장소월이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이렇게 많이 산 줄 몰랐고, 우선 손에 들고 있는 것부터 먼저 먹고 나서 다시 사야 했다.그녀는 물건을 살 때도 생각 없이 사곤 했다.인파 속에서 장소월은 뜨거운 눈빛이 자신을 보고 있음을 느꼈고, 그 시선을 따라 바라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잘못 봤나?’그들은 다 구경하지 못하고 시장을 나섰다.눈 깜짝 할 사이에 이미 시간이 늦어졌다.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잇달아 들렸다.장소월은 원래 서둘러 집에 돌아가려고 했지만, 마음속으로 집에 가기를 거부했다.그들은 공원에서 이미 문을 닫은 카페 밖에 앉아서 남은 음식을 먹고 머리 위의 불꽃놀이를 보았다.“새해 복 많이 받아, 강용!”그녀는 고개를 돌려 맞은 편에 앉은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는 현란한 불꽃놀이를 열심히 보고 있었다.장소월의 목소리를 들은 강용은 고개를 돌려 말했다.“새해 복 많이 받아.”“나 가야 해.”“데려다줄게.”장소월은 웃으며 거절했다.“괜찮아. 택시 타고 가면 돼. 너 빨리 집에 돌아가. 가족들이랑 저녁 먹어야지.”강용에게 설은 해마다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가자.”두 사람은 테이블 위의 쓰레기를 치우고 공원을 나섰다.강용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오늘 일, 그 자식이 알게 될까 봐 두렵지 않아?”장소월은 덤덤하게 말했다.“영수 말하는 거야? 영수가 안다고 해도, 내가 두려워할 필요는 없잖아?”“넌 진짜 미련한 거야? 아니면 미련한 척하는 거야? 강가의 본가는 나도 가본 적이 없어.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알기는 해?”“내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데? 너도 알다시피 영수에게는 목숨을 걸고 보호하고 싶은 여자가 있어.”강영수가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가 마비된 것도 그 여자 때문이었다.그녀는 강영수가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사람이었고, 두 사람은 3년 동안 만났다.당시 강영수의 성격은 지금의 강용과 비슷했다.강영수가 더... 포악했을지도 모른다.그때의 강영수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은 그 여자
강용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답은 이미 뻔했다.“내가 강가에 간 이유는 단지 강가의 힘을 빌려서 나 자신을 보호하고 싶을 뿐이야.”강영수가 그녀를 외국에서 데려오는 날이면, 장소월도 강가를 떠나야 한다.하지만 장해진은, 장소월과 강영수의 관계가 깊다고 생각하여 당분간 그녀에게 아무 짓도 할 수 없을 것이다.나중에 장소월이 강가에 시집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장해진은 매정하게 그녀를 버릴 것이다.강용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그윽하게 바라보았다.“사실 네 말은 절반만 맞아!”‘영수는 확실히 널 좋아해. 아니면 날 강가에서 내쫓지도 않았겠지.’강용은 고개를 숙이고 웃어 보였다.‘보아하니 오 집사가 그 여자랑 영수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지 않은 모양이네. 그 여자랑 영수는 절대 재결합할 수 없어.’장소월은 강용을 바라보았다.“그게... 무슨 말이야?”“무슨 말이긴. 그 자식이 돌아오면 알게 될 거야. 하지만 조심해. 만약 네가 그 자식을 이용의 도구로 삼은 것을 알게 된다면. 쯧. 됐어, 나 먼저 갈게. 혼자 택시 타고 가.”강용은 돌아서서 그녀의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며 손을 흔들었다.“개학해서 봐. 소월 아가씨.”강용은 진짜 떠나버렸다.지금 시간에 기사들은 거의 집에 돌아가 설을 쇠고 있어 택시 잡기가 어려웠다.장소월이 정신을 차렸을 때, 밝은 가로등 아래 익숙한 차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차 안의 음흉한 눈동자가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장소월은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저 인간이 왜 여기 있지?’그녀는 피하지 못하고, 전연우의 차에 올라탔다.차 안에는 싸늘한 분위기가 가득했다.장소월은 안전벨트를 잡고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 전연우가 무슨 말을 하든, 그녀는 입을 꾹 다물었다.하지만, 장소월은 차 안에 인시윤의 문제집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인시윤이랑 함께 여기 왔던 거야? 날 감시한 게 아니고?’저녁 6시가 지났고, 날은 이미 완전히 어두워졌다.집에 거의 도착할 때, 전연우가 먼저 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