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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장소월은 문을 잠그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엄격히 금지시키고 있었기에 몰래 그려야만 했다.

30분 뒤,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그녀는 다급히 도구를 숨기고 문을 열었다.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본 순간 그녀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무슨 일이야?”

전연우가 말했다.

“내려와서 밥 먹어.”

“알았어. 옷 갈아입고 내려갈게”

그녀가 문을 닫으려는 순간 무언가 문에 끼어 내려다보니 전연우의 발이었다.

“왜 이래?”

“소월아, 오빠가 잠시 들어가서 앉을까?”

그가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미쳤어? 곧 밥 먹는다며. 앉긴 뭘 앉아.”

장소월이 그와 시선을 마주하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됐어. 마음대로 해.”

그녀는 옷장에서 자주 입는 원피스를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집엔 따뜻하게 보일러를 틀었고 스타킹도 신었으니 춥지 않을 것이다. 옷을 갈아입은 뒤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고 귀 옆으로 몇 가닥의 머리카락을 내려놓았다.

전연우는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그녀의 책을 한장 한장 펼쳐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장소월은 어이가 없었다. 저 연기하는 것 좀 봐. 볼 게 뭐가 있다고.

오늘 전연우는 연한 색 스웨터를 입고 있었는데 성숙한 남자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또한 남성미 짙은 그의 뚜렷한 오관이 눈에 띄었는데 특히 인상 깊은 건 무수한 비밀을 담고 있는 듯한 그의 한 쌍의 눈동자였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속내와 욕망을 숨기는 데에 능하다.

예전 장소월도 수많은 파티에 참석해 적지 않은 준수한 외모의 모델이나 연예인들을 만나보았다.

그들과 비교했을 때, 전연우의 외모는 그리 빼어난 편이 아니다. 하지만 전연우에겐 그만의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전연우와 시선을 마주해본 사람이라면 그는 셀 수 없이 많은 경험을 해온 사람이라는 것을 단번에 느끼게 된다.

그는 다른 사람이 갖고 있지 않는 살기를 풍기고 있어 사람들로 하여금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분위기 하나만으로 상대를 두려움에 떨게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그 누구를 상대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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