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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작가: 차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11-11 19:00:00
장소월은 부기를 가라앉히려고 얼음물을 마셨다.

“안돼요. 시간 없어요.”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요? 제가 아가씨 때문에 4시 30분에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했어요. 말 들어요. 한창 자랄 때이니 아침을 거르면 안 돼요.”

“앞으로는 준비하지 마세요. 그냥 대충 먹으면 돼요.”

“참, 어릴 때부터 아가씨를 봐왔는데 제가 모르겠어요?”

장소월은 다가가서 오 아주머니를 등 뒤로 껴안고 턱을 어깨에 얹었다.

“이모밖에 없다니까요.”

문이 열리고 조깅을 마치고 돌아온 전연우가 돌아왔다.

장소월은 손을 놓았다.

오 아주머니는 죽을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앉아서 드세요.”

“네.”

비록 전연우를 마주 하고 싶지 않지만, 오 아주머니의 정성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장소월이 식탁에 앉자 오 아주머니는 수저를 몇 개 들고 와서 죽 두 그릇을 담았다.

전연우는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방에서 나왔다.

“윤서 씨 깨워서 같이 드시라고 할까요?”

전연우는 의자를 당겨 메인 자리에 앉았다.

“됐어요. 좀 더 자게 두세요.”

전연우가 자리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장소월은 일어섰다.

“배불러요. 저 먼저 학교 갈게요.”

“벌써요? 죽도 많이 남았는데 다 드시고 가세요.”

“괜찮아요. 버스 시간이 돼서요.”

전연우는 명령하는 말투로 말했다.

“앉아! 다 먹고 가! 어제 담임 선생님한테 물었더니 너 야간자율학습에서 빠졌다며? 어디 갔어?”

“그쪽이랑 뭔 상관이죠?”

장해진도 그녀를 상관하지 않는데, 전연우가 무슨 자격으로 참견일까?

장소월이 일부러 자신을 피하고 있다는 것을 그는 모르고 있을까?

전연우가 저지른 그 수많은 악행은 매번 장소월의 목숨을 위협했는데, 이제 와서 장소월을 관심하는 척하고 있다니...

너무 우스웠다.

“만약 올림피아드 팀에 참석했다면, 적어도 8시 30분에 끝나고, 돌아오는 시간 30분까지 더해도 겨우 9시야.”

그는 고개도 들지 않고 구구절절 분명하게 말했다.

“확실하게 말하지 않으면, 학교 더 이상 못 가.”

“내가 학교를 가든 말든, 그건 당신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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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그녀의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예전 파티에 참석해 치마가 어질러졌을 때 배은란의 치마를 빌렸었다. 시간이 3년이 넘게 흘렀으니 배은란은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소민아가 말했다.“서 선생님, 지금 어디에 가시는 거예요? 저 마침 차 몰고 왔는데 모셔다드릴게요.”배은란은 뭐라 말하려 했지만 서철용의 손에 끌려 방향을 바꾸어 걸어갔다. 서철용은 그녀에게 관심을 줄 조금의 생각도 없어 보였다.“민용 씨 찾아온 거 같은데 용건이 뭔지 물어볼까?”배은란은 그 말을 내뱉은 순간... 배에서 끔찍한 통증이 밀려왔다.“으악, 내 배...”“아기가 곧 나올 것 같아.”“배가 너무 아파.”서철용의 눈에 배은란의 다리 사이에서 흘러내리는 피가 들어왔다. 그가 당황스러운 마음에 어쩔 줄 모르고 있을 때 소민아가 차를 몰고 다가왔다.“서 선생님, 얼른 차에 타요. 병원에 모셔다드릴게요.”서철용은 어쩔 수 없이 양수가 터진 여자를 안아 차에 앉혔다. 임산부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소민아는 부드러운 음악을 틀었다.“서 선생님, 어느 병원으로 갈까요?”서철용은 바로 병원 이름을 말했다.“군병원이요.”군병원은 규모는 작았지만 각종 설비들이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이곳에선 군인 가족이나 특수 인원들에게만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서철용은 연구원 대리 원장이었기에 이곳에 들어갈 자격이 있었다.소민아는 길눈이 밝아 막히는 도로를 피해 빠르게 지름길로 통과해 30분도 채 되지 않아 군병원에 도착했다.그녀는 처음으로 군병원이라는 곳에 발을 들였다. 경계가 삼엄해 특수한 통행증이 없으면 아무도 들이지 않았다.소민아는 서철용의 뒤를 따라 최대한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의사가 빠르게 배은란을 분만실로 데려갔다.간호사까지 따라 들어가고 문밖에 서철용과 소민아만 남아 있었다.소민아가 더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서 선생님, 소월 언니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왔어요.”서철용은 두 손을 허리에 올리고 기다리고 있었다.“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44화

    소민아는 인맥을 동원해 백방으로 알아본 뒤에야 소월 언니를 데려간 그 사람의 정체를 알아냈다.그녀는 신이랑에게 말하고 난 뒤 주소에 따라 한 연구소에 도착했다. 신이랑이 함께 오겠다고 했으나 그녀는 완곡히 거절했다.문 앞에선 경비원들이 지키고 서 있었다. 내부 인원이 아니라면 절대 들어갈 수 없는 시스템이었다. 소민아는 명함 한 장을 경비원에게 건네주었다. 하지만 상대방은 엄숙한 얼굴로 그녀에게 경고했다.“여기엔 아가씨가 찾는 사람 없어요. 경고하는데 지금 당장 돌아가요. 아니면 업무 방해죄로 신고할 거예요.”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일정한 신분을 갖고 있다.소민아 역시 더는 억지로 들어갈 수 없어 발걸음을 돌렸다. 물밀듯 밀려오는 후회에 그녀는 손바닥으로 자신의 이마를 두드렸다.“소민아, 너 바보야? 이랑 씨는 시장님의 아들이잖아.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될 일인데 왜 같이 오겠다는 거 거절했어. 평소엔 머리 좋은 거 같더니 이럴 때 보면 정말 멍청해.”경비원은 그녀가 돌아가지 않자 연구원으로 전화를 걸었다.“서 선생님, 누가 찾아왔어요.”서철용은 마스크를 벗고 연구실 바깥으로 나와 복도 끝에 걸어가고는 호주머니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물고 불을 붙였다.“어떻게 생겼어요?”“나이는 이십 대 초중반, 그리 많아 보이지 않고 검은색 유니폼을 입고 왔습니다. 이름은 소민아랍니다. 장소월의 친구이고, 언니가 소현아라고도 했습니다. 사람을 찾으러 온 것 같습니다.”“알겠어요.”서철용은 전화를 끊고 얼마 피우지 않은 담배를 끄고는 쓰레기통에 버렸다.소민아는 신이랑에게 전화를 걸려 한 순간, 아무도 믿지 말라던 기성은의 말이 떠올라 바로 끊어버렸다.그녀는 차 안에서 조금 기다리기로 했다. 점심부터 오후, 오후부터 저녁까지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그녀는 자꾸만 졸음이 몰려와 얼마나 많은 커피를 시켰는지 모른다.시간을 확인해보니 어느덧 저녁 여덟 시가 되어가고 있었다.핸드폰도 배터리가 다 떨어져 전원이 꺼져버렸다.그녀는 흐릿한 정신을 가다듬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43화

    신이랑은 너무 성급했다. 이 청첩장을 그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녀 역시 알지 못했다....다음 날 성세 그룹 대표 사무실.소민아는 신이랑과 교제를 시작했다고 송시아에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송시아는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소민아가 하루빨리 신씨 집안 며느리가 되기를 바랐다. 그럼 걱정 없이 신군회를 시장 자리에 올릴 수 있고, 신이랑도 비서실장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당신 말대로 이랑 씨와 사귀고 있어요. 그럼 당신도 약속대로 소월 언니 해치지 않는 거 맞죠?”송시아가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당연하지. 장소월이 서울시에 나타나지만 않으면 돼. 그럼 예전 일은 눈감아줄 수 있어. 너도 장소월이 영원히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기를 기도하는 게 좋을 거야.”“그러니까 여전히 소월 언니를 해칠 생각을 갖고 있다는 거잖아요. 송시아 씨, 역시 당신은 믿을 사람이 못 되네요.”송시아가 두 손으로 책상을 짚으며 벌떡 일어났다.“난 이미 최대한 양보했어. 더 이상 어떻게 하길 바라? 민아야... 내 동생이라는 방패로 너무 과분한 걸 요구하진 마...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거든.”“난 네 언니야. 다른 사람보다 이 언니를 먼저 생각해야 해. 장소월이 대체 너랑 전연우한테 무슨 약을 먹였길래 하나같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거야. 대체 장소월이 어디가 그렇게 좋은데.”“그냥 인정해요, 소월 언니를 질투하고 있다고. 당신 미모는 소월 언니의 만분의 일도 채 안 돼요. 심지어 인품은 비교할 바도 못 되죠. 소월 언니는 아무한테도 해를 끼친 적 없지만, 당신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나요?”그 말을 끝으로 소민아는 홱 뒤돌아 대표 사무실을 나섰다. 송시아는 분노에 차올라 책상 위 모든 물건을 집어 던져 버렸다...소민아 역시 장소월이 어디에 있을지 몇 번이고 생각해 보았다.당시 장소월을 데리고 떠난 사람을 본 건 소민아 한 명뿐이다. 여자처럼 예쁘장하게 생긴 남자였는데 그날 결혼식에서 하얀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그녀도 송시아가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42화

    중식 레스토랑 안, 신이랑과 소민아는 일찌감치 도착해 음식 주문을 마쳤다. 맞은편엔 아주머니가 열한 살 남짓한 남자아이와 함께 앉아있었는데, 아이는 장난기가 많아 젓가락으로 그릇 안 음식을 마구 헤집어 놓았다. 아주머니가 부드럽게 한마디 했지만, 아이는 전혀 개의치 않고 흥 콧방귀를 뀌고는 계속 장난을 치고 있었다. 이후 아주머니도 어쩔 수 없이 더는 아이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진미령의 아름다운 미모는 무용단 단원이었던 예전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세월도 미인은 피해 가는 모양이다. 얼굴에 주름은 조금 패어 있었지만, 예전 얼마나 출중한 외모를 갖고 있었는지 한눈에 보아낼 수 있었다. 그녀는 빨간색 코트 차림에 목엔 진주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하지만 아주머니의 얼굴엔 약간의 짜증이 드러났다.“우리 현빈이 내일 학원 가야 해. 내가 오늘 이렇게 나온 거 애 아빠는 몰라. 할 얘기 있으면 얼른 해.”두 모자는 한자리 띄워 앉았고, 소민아는 그 옆에 있었다. 신이랑이 말했다.“저 곧 결혼할 것 같아요. 결혼식 날 어머니께서... 와주셨으면 좋겠어요.”진미령은 소민아의 얼굴을 대충 훑어보고는 말했다.“네가 건강하게 자란 것만으로도 난 만족해. 네가 지금 결혼하고 애를 낳는다고 해도 난 이제 너한테 해줄 게 없어. 저번에 네가 나한테 보낸 돈은 다시 돌려보냈어... 금액이 차이나지 않는지 확인해봐. 네 양육권을 가진 뒤로 난 최선을 다해 널 성인으로 키워냈어. 이젠 너도 혼자 살아갈 능력 있잖아. 지금 내가 꾸리고 있는 이 가정과 거리를 유지해줬으면 좋겠어.”신이랑의 올라갔던 입꼬리가 점차 경직되었다. 밥상 아래 꽉 쥐어지는 주먹까지 소민아는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신이랑의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지 고스란히 느껴졌다.신이랑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슬픔은 가감 없이 몸에서 풍겨 나오고 있었다.“돈이 아무리 많아도 함부로 쓰면 안 돼. 아가씨 예쁘네. 행복하게 잘 살아.”진미령은 그 한마디만 남겨놓고 아들 손을 잡고 나가버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41화

    “우리 남원 별장에 있는 아이를 몰래 데리고 나올까요? 장소월은 전연우의 죽음은 개의치 않아 할 수 있어도 아이까지 외면하지는 못할 거예요.”송시아가 남자의 품에 기대어 말했다.“계속 찾고 있는데 어디에 숨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서철용도 연구원에 들어가 버렸어요. 우리의 사람들은 출입금지라 장소월에 대해 묻고 싶은데 방법이 없네요.”한의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품속 여자를 바라보았다.“남원 별장은 지금 강지훈이 책임지고 지키고 있어. 또한 전연우가 떠나기 전 최고 레벨의 방어 시스템을 구축해 놓기도 했고. 일반 사람들은 절대 들어가지 못해. 설사 들어간다고 해도 살아 돌아오지 못할 거야.”송시아는 도리어 흥분하며 말했다.“그럼 주위에 폭탄을 심어놓고 터뜨리는 건 어때요? 통로를 하나 파서 그 속에 묻어두면 되잖아요. 그럼 쉽겠네요.”“넌 정말 지독한 여자야.”송시아가 배시시 웃어 보였다.“내 이런 모습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요?”그녀가 고개를 숙이고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몇 분 뒤, 사무실에 야한 공기가 가득 찼다. 그 소리만 들어도 순식간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를 정도였다....소민아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돌연 가슴에서 불편함이 느껴졌다. 이런 경우는 드물었던지라 뭔가 큰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예감을 지울 수가 없었다.그때, 신이랑이 통화를 마치고 바깥에서 걸어들어왔다.“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소민아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전화는 했어요?”“네. 저녁에 레스토랑 예약해뒀어요. 진짜 결혼이든 가짜 결혼이든 난 민아 씨가 어머니한테 인사드렸으면 좋겠어요.”“어머니도 민아 씨 보면 엄청 기뻐하실 거예요.”소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어머니한테 드릴 선물 준비해야겠어요. 빈손으로 가면 안 되잖아요.”“그래요. 민아 씨 뜻대로 해요.”신이랑은 정말 그녀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있는 것 같았다.신이랑의 어머니에 관해선 그에게 들은 바가 있다. 아주 자애롭고 친절한 분이시라고 했다. 예전 무용단에 있을 때 아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40화

    그의 제안에 응한 뒤 소민아는 무겁고 착잡한 얼굴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신이랑은 그녀의 걱정스러운 마음을 눈치챈 듯 한참을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먼저 그 사람한테 말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필경 작은 일은 아니잖아요. 사전에 자세히 말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괜찮아요. 제가 잘 설명할 수 있어요.”회사에 돌아간 뒤, 로비에서 송시아와 마주쳐 함께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소피아도 그 뒤를 따랐고, 그렇게 그리 비좁지 않은 엘리베이터 안엔 그들 몇 명만 타고 있었다. 송시아는 단정하고 고급스러운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최근 기분이 좋아서인지 얼굴은 벚꽃이 핀 듯 밝고 환했다.“좋아. 내 말 제대로 들은 것 같네.”소민아는 그녀에게 대꾸도 하지 않았지만, 송시아는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데이트하는 데에 힘든 점이 있으면 나한테 말해. 예를 들어... 레스토랑을 예약한다거나...”신이랑이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소민아가 그를 제지했다. 그의 눈빛을 보니 마치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저런 사람한테 신경 쓸 필요 없어요.”엘리베이터는 빠르게 10층에 도착했고, 소민아와 신이랑은 엘리베이터를 나섰다.대표 사무실 안, 송시아가 문 앞에 멈추어 팔을 휘저었다.“이따가 조회는 소피아 씨가 진행해요. 난 화상 회의 일정이 있으니까 중간에 찾아오지 말고요.”소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송 대표님.”소피아가 나가자 송시아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의자에 등을 돌린 채 앉아있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이렇게나 빨리 왔어요?”그녀는 천천히 문들 닫고는 배시시 웃으며 다가가 그를 끌어안았다.“그쪽 일은 다 처리됐어요? 내 도움 더 필요하지 않아요?”남자는 들고 있던 서류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는 의자를 돌리고 여자의 손을 꽉 잡은 뒤 허리를 감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송시아는 자연스럽게 그의 무릎 위에 앉았다.한의준이 말했다.“왜 아직도 움직이지 않는 거야? 마음이 약해졌어? 차마 하지 못하겠어?”송시아는 돌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39화

    신이랑은 지갑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신군회의 책상에 내려놓았다.“이 안에 6억이 들어있어요. 제가 모아둔 돈이에요. 나머지 돈은 민아 씨와 결혼식 준비하는 데에 쓸게요.”“안... 안 돼요. 오빠...”“아빠, 빨리 오빠 좀 설득해주세요! 소민아 그 여자 대체 어디가 그렇게 좋은데요.”신이랑은 바로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문 앞에 서 있는 여자를 보고는 인사도 하지 않고 그 옆을 스쳐 지나갔다.신군회는 이 일이 그의 손아귀를 벗어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신이랑이 권력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을 거라는 것 또한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다. 지금 신이랑은 많은 돈을 벌고 있다. 그의 도움 없이 신이랑 본인의 능력만으로도 서울에서 충분히 잘 살 수 있다.역시 신군회의 아들이다.신수지는 이제 유연홍에게 칭얼거리기 시작했다.“엄마, 아빠한테 말해주세요. 아빠... 엄마 말씀은 잘 들으시잖아요.”“그만! 다 나가!”신군회는 벌컥 화를 내며 책상 위 서류들을 모두 바닥에 내던져버렸다.유연홍은 차분하게 신수지를 달랜 뒤 자신의 등 뒤로 끌어당겼다.“여보, 수지한텐 이렇게 불같이 화내면서 왜 그 아들한테는 아무 말도 못 해요? 수지는 내 딸이에요. 아무도 함부로 할 수 없어요. 무슨 수를 쓰든 신이랑과 우리 수지 결혼시켜요. 아니면... 절대 집에 들이지 않을 거예요.”신군회는 시뻘게진 눈으로 유연홍을 쳐다보다가 들고 있던 찻잔을 던져버렸다. 그가 유연홍에게 화를 분출하는 흔하지 않은 모습이었다.“그 입 다물어! 여자가 뭘 안다고.”“당신 소민아가 누군지 알아?”“송시아의 잃어버렸던 동생이야. 내 대다수 인맥들은 다 송시아와 연결되어 있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성세 그룹과 닿아있고, 또 얼마나 많은 놈들이 그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지 알아? 이건 내 유일한 기회야. 이번 일이 잘못되면 우린 끝이라고!”그 지독한 여자의 동생이었으니 소민아가 그렇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었던 것이다.유연홍은 더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신수지도 잔뜩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38화

    “이랑 씨한테 너무 불공평한 일 아닌가요?”소민아는 그제야 자신이 늘 고민하고 있던 질문을 꺼냈다.“이랑 씨, 대체 무엇 때문이에요? 대체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는 거예요? 우린... 분명 예전엔 만난 적 없잖아요, 안 그래요?”소민아는 종래로 첫눈에 반해 모든 걸 바친다는 말은 믿지 않았다.신이랑의 입꼬리가 살짝 위로 호선을 그렸다. 그는 설명 대신 그녀에게 대충 둘러댔다.“민아 씨, 세상엔 이유가 없는 일들도 있어요. 한 사람을 좋아하는 데엔 이유가 필요 없어요.”그가 손을 뻗어 그녀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었다.“우리 일단 밥부터 먹어요. 아까 거의 안 먹었잖아요. 내가 가서 음식 데울게요. 다 먹으면 집에 데려다줄게요.”소민아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저 오늘 차 몰고 왔어요.”신이랑은 분명 누군가의 최고의 동반자가 될 것이고, 친구로서도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존재가 될 것이다.다만 소민아와의 관계는 발전 가능성이 전혀 없다. 그녀는 한 사람에게 마음을 굳히면 영원히 그 사람만 보기 때문이다.3년이라는 시간제한도 오직 기성은을 자극하기 위해 꺼낸 말이다. 또한 어쩌면 자신의 기다림을 합리화하고 싶어 그랬는지도 모른다.모든 말을 털어놓고 나니 그녀는 마음속 거대한 돌덩이를 내려놓은 것 같이 홀가분했다. 그녀가 집에 돌아가니 명세진이 주방에서 죽을 꺼내왔다.“이랑이네 집에서 밥 먹었다면서? 그래도 시간이 늦으면 네가 배고파할까 봐 아주머니한테 먹을 것 좀 만들어놓으라고 했어. 왜 그래?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 회사에서 무슨 일 있었어? 힘든 거 있으면 고모한테 말해.”소민아는 이미 배가 불렀지만, 고모의 마음을 저버릴 수가 없어 애써 웃음 지으며 말했다.“전 괜찮아요. 회사 일로 고민 좀 하고 있어서 그래요. 참, 현아 언니 최근 집에 온 적 있어요? 저번 엄마아빠가 오셨을 때 왜 다음 날 바로 간 거예요?”명세진은 한숨을 내쉬었다.“휴. 그 강지훈이라는 사람은 대체 우리 현아한테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37화

    소민아는 눈썹을 찌푸리고 말을 이어갔다.“만약 아니라면, 송시아는 왜 나더러 반드시 이랑 씨와 결혼해 신씨 집안 며느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거예요? 우린 그저 친구 사이일 뿐이라는 거 이랑 씨도 인정하잖아요. 나한텐 기성은 씨가 있어요... 이런 말이 이랑 씨에게 상처가 될 거라는 걸 알지만, 말할 수밖에 없었어요. 송시아가 소월 언니 목숨을 담보로 날 협박하고 있다는 거 알아요? 송시아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소월 언니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해를 입게 될 거예요.”“이랑 씨, 사실 제 머릿속에 예전 어렸을 때 기억이 떠올랐어요.”“송시아는... 제 언니가 맞아요...”소민아는 고개를 푹 숙이고 말하고 있었다. 그건 그녀가 죽을 때까지도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이었다.하지만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송시아가 그녀의 언니이고, 두 사람은 혈연관계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 소민아는 어린 시절 송시아를 가장 의지하고 좋아했지만, 이젠 그녀와의 관계를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소민아는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송시아가 돈을 벌기 위해 더러운 곳에 가서 늙은 아저씨들의 노리개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단지 생활비를 벌어 동생을 키우기 위함이었다.그녀 역시 당시의 고됨이 송시아를 이토록 권력에 눈이 먼 괴물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하지만 그녀가 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엔 종래로 그녀를 해친 적이 없다.소민아는 정말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예전 기억이 모두 돌아오니 송시아에게 드는 감정은 애증이에요. 절 살리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하며 돈을 벌던 언니가 지금 이런 모습으로 변해버렸다는 걸 믿을 수가 없어요.”눈물을 흘리는 소민아를 본 신이랑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꼭 껴안고는 등을 토닥여주었다.“나 민아 씨 우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나 다 알고 있어요. 한 번도 민아 씨를 힘들게 할 생각 없었어요. 난 영원히 민아 씨 편이라는 거 기억해요.”“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뭘 요구하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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