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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그녀가 고통스러운 얼굴로 악마처럼 고소해하고 있는 사람을 쳐다보며 말했다.

“나쁜 놈! 이게 재밌어?!”

장소월은 접질린 발목을 부여잡았다. 너무 아파 눈물까지 질끈 나왔다.

강용이 무릎을 굽히고 앉아 웃음기가 가득한 눈으로 그녀와 시선을 맞추었다.

“어떻게 재미없겠어? 장소월... 네가 이렇게 바보 같은데!”

장소월은 이곳에서 강용을 만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강용의 집안은 이곳에 초대될만한 조건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역시 강용과 마주치면 좋은 일이 없다.

장소월은 통증 때문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간신히 일어나 치마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냈다. 다행히 검은색이라 얼룩이 선명하지는 않았다.

“운도 없이 널 만났네.”

그녀는 그와 더 실랑이를 벌이지 않고 자리를 떠나려 했다.

하지만 등 뒤에서 그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봐!”

장소월은 절뚝거리며 걷고 있었다. 강용의 부름에도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앞으로 더 가면 길이 없어. 너 어디로 가려는 거야?”

장소월은 그제야 천천히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가 길을 잘못 든 것이었다. 어쩐지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더라니.

고집스러운 성격 탓에 강용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녀는 틀린 길인 걸 알면서도 다시 돌아가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장소월은 몸을 돌린 뒤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좁은 길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

장소월이 그를 지나치려한 순간, 돌연 그가 몸을 움직였다. 깜짝 놀란 장소월은 중심을 잃고 그의 어깨에 축 늘어졌고 그는 한 팔로 그녀를 확 끌어안았다...

“너 뭐 하는 거야! 날 놔줘! 강용!”

장소월이 아등바등 그의 등을 내리쳤다.

3층은 아직 불이 밝게 켜져 있었다. 큰 유리창 너머에 서 있는 남자는 고귀하고 우아해 보였지만 그 눈빛엔 말 못할 냉담함이 담겨있었다.

“저와 손을 잡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죠. 얼마를 원하든 다 줄게요.”

인경아가 말했다.

“영수야, 그 프로젝트를 갖고 싶다면 내가 줄게. 한 푼도 받지 않아도 돼.”

강영수는 그녀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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