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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장소월은 볼펜을 만지작거리며 고민했다. 인시윤과 전연우의 식사 자리라니...

인시윤은 또 장소월의 귓가에 대고 부탁했다.

“소월아, 나랑 같이 가자! 아니면 무슨 말을 나눠야 할지 모르겠단 말이야. 그러면 분위기가 어색해지잖아. 동생인 네가 있으면 훨씬 더 자연스럽잖아. 날 도와준다면 네가 수학 팀에 들어가는 일은 내가 책임질게!”

“따르릉...”

수업 종이 울렸다.

“좀 더 생각해볼게. 오빠 평소에 바빠서 오늘 시간이 나는지 모르겠어.”

인시윤은 기뻐하며 말했다.

“그건 걱정 마. 내가 가는 이상, 무조건 나올 거야. 그럼 저녁에 같이 가는 거다? 나 먼저 갈게!”

인시윤의 눈에는 전연우에 대한 호감이 가득했다.

장소월은 책상 위의 시험지를 보며 멍을 때리다가 갑자기 등이 무언가에 부딪히는 것을 느끼고 정신을 차렸다. 그녀가 뒤돌아보니 뒤에 앉은 학생의 책이 땅에 떨어진 것이었다. 장소월이 몸을 굽혀 책을 줍고 그에게 건넸다.

“누가 너더러 주워 달래?”

엽준수의 말투는 조금 거칠었다.

장소월은 눈썹을 약간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전 수업이 끝나고 인시윤은 장소월을 데리고 식당으로 향했다.

장소월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먹었다. 전에는 아줌마가 해준 도시락을 갖고 와서 학교 식당의 밥을 거의 먹지 않았다. 장소월은 평소에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담았지만 입맛에 맞지 않았다. 억지로 먹기는 했지만 많이 먹지는 않았다.

인시윤은 전연우에게 완전히 꽂혔는지 휴대폰으로 얼마나 많은 메시지를 보냈는지 모른다.

“왜 답장을 안 하는 거야! 너희 오빠 평소 이 시간에 뭐해? 점심 12시면 휴식시간이잖아!”

장소월은 콩 반찬을 맛보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도저히 입맛에 맞지 않았고, 냅킨 한 장을 뽑아 입을 닦았다.

“회사에서 무엇을 하는지는 나도 잘 몰라. 아마 회의하고 있을 것 같은데? 얼른 밥부터 먹어, 식겠어.”

남천 그룹.

전연우는 중앙 자리에 앉아 각 부서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소매를 걷어 팔을 반쯤 들어냈고, 뼈마디가 뚜렷한 손가락으로 손에 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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