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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장소월이 천성 빌딩을 나왔을 때 시간은 이미 늦어 버스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녀는 버스정류장에 서서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버스를 기다렸다. 드디어, 그녀가 기다리는 버스가 눈앞 신호동 앞에 멈춰 섰다.

지금은 서울시의 퇴근 시간이라 거리엔 차들이 빼곡히 차 있었다.

그녀가 가방에서 차비를 꺼내려던 순간, 검은색 차 한 대가 그녀의 앞에 멈춰 섰다. 고개를 들어보니 전연우가 창문을 내리고 준수한 얼굴로 얼음장같이 차가운 말을 내뱉었다.

“타!”

인시윤은 왜 차에 없는 거지?

장소월은 의문스러운 얼굴로 잠시 생각하다가 차 뒷자리에 올라탄 뒤 문을 닫았다. 차 안에 전연우와 단둘이 있으니 어색한 공기가 감돌았다.

“네가 인시윤을 어떻게 알아?”

그가 백미러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장소월이 덤덤히 말했다.

“제가 반을 옮겼어요. 그래서 이제 같은 반이에요.”

그는 더이상 묻지 않고 회사 문 앞으로 다시 차를 돌렸다. 이어 얇은 치마를 입은 인시윤의 모습이 나타났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저런 차림으로 견디다니.

그녀는 타고난 체질이 냉해 겨울만 되면 손발은 항상 차가운 상태이다.

인시윤이 재빨리 조수석에 올라탔다.

“전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내려왔어요?”

“뭘 먹을래요?”

전연우는 핸들을 돌리며 운전에 집중하느라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인시윤은 이미 온갖 산해진미를 모두 맛본 사람이다. 가장 즐겨 먹던 것들도 이제 다 질려버려 갑자기 물으니 무엇을 먹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먹는 것이니 무엇이든 좋을 것이다.

“소월아, 넌 뭘 먹고 싶어? 추천할만한 식당 있어?”

그녀는 이 난제를 장소월에게 떠넘겼다.

멍하니 앉아있던 장소월이 그녀의 말을 듣고 대답했다.

“은평관으로 가요.”

“은평관? 거긴 어디야? 왜 난 들어본 적 없지? 그냥 대게 먹으러 가자. 그곳에 가면 따뜻한 자스민 차도 끓여줘. 나 추워죽겠단 말이야.”

전연우가 말했다.

“주소.”

인시윤이 식당 이름을 말했다.

“신사처럼 겉옷을 벗어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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