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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인시윤이 술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전연우는 그녀를 혼자 남겨둔 채 룸을 나왔다. 가게 종업원들이 분명 그녀를 집까지 안전하게 바래다줄 것이다. 그녀의 신분이라면 이곳에서 하룻밤 머무른다고 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장소월은 온몸에 힘이 빠진 채 녹초가 되어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 고작 3잔밖에 마시지 않았는데도 이렇게까지 취하다니. 처음엔 마시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향기가 너무 좋아 저도 모르게 연속 마신 것이다. 만약 전연우에 대한 경계심이 없었다면 아마 그녀 역시 인시연처럼 인사불성이 되었을 것이다.

그녀는 술을 깨려 창문을 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전연우가 매정히 닫아버렸다.

“뭐 하는 거예요! 빨리 문을 열어요, 빨리요... 빨리...”

그녀가 손으로 창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그 목소리는 솜사탕이라도 삼킨 듯 부드럽고 나른했다.

“시끄럽게 굴지 말고 앉아있어.”

“짜증 나요! 창문도 안 열어주고! 열어주기 싫으면 말아요. 다음부턴 절대 오빠 차에 앉지 않을 거예요.”

장소월은 두 다리를 끌어안고 얼굴을 무릎에 파묻었다. 순간 차 안에 침묵이 흘렀다.

전연우의 시선이 조심스레 옆으로 향했다. 삐진 건가?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조용히 삐졌단 말인가? 예전이었다면 떼를 쓰며 난리를 피웠을 텐데.

“바깥이 추워서 그래. 찬바람 맞으면 감기 걸려.”

모처럼 부드러운 말투였다.

못마땅한 듯 축 가라앉은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런 가식적인 말 믿지 않아요. 오빠는 나한테 상처만 주잖아요.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오빠예요. 이제 영수를 제외하고, 날 좋아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어요...”

그녀의 말이 끝나는 순간 몸이 강하게 앞으로 기울었다. 그녀가 휘둥그레진 눈으로 물었다.

“왜 멈춰요?”

“너 방금 뭐라고 했어?”

차디찬 얼음이 산산조각이라도 난 듯 살을 에일 듯한 한기가 그녀의 몸속으로 파고들었다. 모든 것을 갈기갈기 찢어발길 듯한 날카롭고 매서운 눈빛을 마주하니 장소월은 온몸의 신경이 곤두섰다. 농후했던 취기가 단번에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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