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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전연우는 아마 똑똑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가 가면을 벗고 진짜 패를 내보였을 때 두 사람은 오늘과 같은 국면을 맞이할 거라는 걸 말이다.

그는 그의 일을 하고 장소월은 그녀의 삶을 살면서 서로 관심을 두지 않으면 된다. 언젠가 그가 장씨 가문의 권력을 손에 움켜쥐었을 땐 그녀는 이미 서울을 떠나있을 것이다.

“지금 나한테 그런 객기를 부려 네가 얻을 수 있는 게 뭐야?”

전연우가 바닥에 떨어졌음에도 깨지지 않은 그릇을 바라보며 말했다.

“난 두 번 말하지 않아. 얼른 돌아와서 누워!”

장소월은 문 앞에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그녀의 가냘픈 몸에 불어오니 또다시 아랫배에서 통증이 밀려왔다.

바로 그때, 간호사의 목소리가 두 사람 사이의 험악한 분위기를 깨뜨렸다.

“왜 침대에서 내려왔어요? 이제 안 아파요? 복도에서 두 사람이 싸우는 소리를 들었어요. 오빠라는 사람이 동생한테 양보해야죠. 여자는 생리할 때 성격이 예민하고 난폭해진단 말이에요. 얼른 바닥을 치우세요. 잠시 뒤 의사선생님께서 검사하러 오실 거예요. 별문제 없으면 퇴원할 수 있어요.”

장소월이 덤덤히 말했다.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간호사가 말했다.

“어서 돌아가서 누워요. 더 심각해지면 안 되잖아요.”

장소월은 밖에서 걸레를 갖고 와 바닥을 깨끗이 닦았다. 이런 일은 전혀 그에게 기대할 수 없다.

사실 그녀는 이제 별로 아프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생리 첫날 가장 견디기 어렵다.

주치의는 검사를 마친 뒤 전연우를 불렀다.

사무실에서 의사는 심각한 얼굴로 장소월의 CT를 가리키며 말했다.

“환자분의 가족이라고 하니까 돌려 말하지 않을게요. 어제 한 검사에서 환자분의 자궁 기형을 발견했어요. 수술을 통해 원래 정상적인 상태로 돌려놓기엔 이미 늦었어요. 환자분의 자궁 기형은 암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에요. 다행히 일찍 발견했으니 수술로 자궁을 들어낼 수 있지만 조금만 더 늦으면 암세포가 확산 전이될 수 있어요. 그때가 오면 단순히 자궁을 적출하는 것으로 간단히 해결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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