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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장소월이 깨어났을 때는 이미 다음날 주말이었다. 꿈속에서 큰 재난을 겪은 듯 입고 있던 잠옷은 거의 흠뻑 젖었고 온몸은 화로처럼 뜨거웠다.

은경애는 죽을 들고 숨을 헐떡였다. 늙어빠진 몸으로 단숨에 5층으로 올라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다. 침대에 멍하니 앉아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공허한 눈빛의 장소월을 보았다.

은경애가 들어온 것도 몰랐고, 은경애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아가씨, 하루 밤낮으로 주무셨는데, 뭐 좀 드세요!”

장소월은 촉촉한 눈으로 보며 말했다.

“어젯밤 경찰이 와서 아빠한테 뭐라고 했어요?”

“무슨 말인지는 잘 못 알아들었어요. 하지만 아가씨에게 칼을 겨눈 흉악범을 선생님께서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하셨어요.”

장소월은 시선을 거두어 손등에 싸인 거즈를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더 이상 생각할 필요도 없이 그녀는 이미 엽준수의 결말을 짐작했다.

장해진은 반드시 그에게 수천 배로 돌려줄 것이다.

감옥에 가더라도 틀림없이 고통스러울 것이다.

장소월이 짐작한다고 해도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장소월은 죽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 손에 너무 힘을 주면 봉합한 부위가 아파 먹기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은경애가 방을 나갈 때, 장소월은 여광으로 방에 있는 가구가 많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 벽에 있던 그림들이 전부 사라졌다.

“아주머니, 제 그림은요?”

은경애는 그제서야 말했다.

“아가씨가 집으로 들어오신 후에 계속 사고가 생기니 선생님께서 방의 풍수가 좋지 않다고, 며칠 후에 방을 새로 인테리어한다고 하셨어요.”

그릇을 들고 있던 장소월의 손은 미세하게 떨렸다.

“방을 인테리어하면 저는 어디서 자죠?”

“아마 연우 도련님네 집에 가서 며칠 묵으셔야 할 거예요.”

‘쨍그랑.’

은경애는 장소월의 반응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 손에 들고 있던 몇 입 먹지도 않은 죽 그릇이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장소월은 장해진의 농담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사실이었다니.

점심 식사 때, 은경애는 장소월의 짐을 챙겼다.

식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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