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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장소월은 팔을 짚고 일어나 침대에 앉아 뒤로 몸을 젖히며 말했다.

“여... 여긴 왜 왔어요? 은 아주머니는요?”

그녀의 표정에 나타난 경계심, 배척감, 그리고 두려움의 감정은 고스란히 그의 눈에 담겨졌다.

“소월아, 너 나랑 눈도 안 마주치고 싶은 거야?”

장소월이 긴장한 얼굴로 이불을 꽉 잡은 채 냉담하게 말했다.

“연기하지 않아도 돼요. 전연우 씨가 병원에 오지 않았다는 걸 아빠가 아신다고 해도 나무라지 않을 거예요. 병원엔 은 아주머니만 있으면 돼요.”

하지만 전연우는 그녀의 말은 아랑곳하지도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선 뒤 집에서 갖고 온 보온병을 열었다.

“오 아주머니가 만든 흑설탕 차를 갖고 왔어. 안엔 방금 데운 계란도 있어.”

“난 마시고 싶지 않아요. 돌아가세요.”

말투는 너무나도 차가웠다.

전연우는 직접 그릇에 흑설탕 차를 부어 넣고는 숟가락에 한술 떠 그녀의 입가에 가져갔다. 거절은 불허한다는 강렬한 눈빛이었다.

“퍽!”

“쨍그랑!”

그릇은 바닥에 떨어져 몇 바퀴 돌다가 멈추었다.

장소월은 그를 쳐다보며 비아냥거렸다.

“이곳엔 보는 눈이 없으니까 연기할 필요 없어요.”

예상 밖으로 전연우는 화를 내는 대신 호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몸에 튕긴 물을 닦아냈다.

“성격이 거칠어졌네?”

장소월은 생리 탓인지 그를 보기만 해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여 눈을 감고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날 괴롭히고 내 몸을 해친 사람에게 예전처럼 웃으며 오빠라고 불러야 하나요? 보기만 해도 증오스럽고 역겨워서 미치겠다고요!”

전연우는 손에 쥐고 있던 손수건을 던져버리고 차가운 눈동자로 그녀와 시선을 맞추었다. 그가 악마같이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내 인내심이 남아있을 때 그 성격을 고치는 게 좋을 거야. 증오든 원망이든 다 가슴 깊이 눌러.”

그가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며 말했다.

“소월아, 왜 아직도 몰라. 어리광을 부리는 아이는 사탕을 얻지 못해. 고분고분 말을 잘 듣는다면 내가 널 편하게 만들어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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