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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알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장소월은 그들에게 공간을 양보하며 가장 뒤에서 걸어갔다. 종업원이 문을 열자 정갈한 일본식 다다미가 깔려있었고 바닥엔 보일러가 켜져 있어 얼어붙었던 몸을 녹일 수 있었다.

장소월이 목에 걸었던 목도리를 풀어 문 앞 옷걸이에 걸었다.

“먼저 주문해요! 난 화장실에 가야겠어요.”

“그래. 가!”

인시윤은 메뉴판을 전연우에게 밀며 말했다.

“같이 주문해요. 뭘 먹고 싶어요? 이번엔 봐주지 않을 거예요.”

전연우가 말했다.

“좋을 대로 해요.”

인시윤의 몸은 어느덧 전연우의 옆자리까지 가 있었다. 그녀가 자주 먹던 세트를 주문하고는 말했다.

“일단 이렇게 시키고 소월이가 돌아오면 더 추가하라고 해요.”

화장실에서 돌아온 장소월은 룸마다 단독 종업원이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가 주문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종업원이 그녀에게 메뉴판을 건네주었다. 그녀는 평소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아 무엇을 주문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펼쳐보다가 채소 비빔밥을 시켰다.

그녀는 요즘 별로 입맛이 없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체중은 감소하지 않았다.

장소월은 안으로 들어가 두 사람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밥상은 그리 크지 않아 다리를 펴면 상대방에 닿을 정도였다.

밥상 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화차를 본 그녀는 손으로 유리컵을 감쌌다. 방금전 찬물에 손을 씻어 추웠던 차에 말이다.

인시윤은 흥미진진하게 전연우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잔뜩 흥분한 상태였다.

장소월은 간혹 인시윤의 말에 대꾸를 할 뿐 조용히 앉아있었다. 그녀의 성격은 이러하다. 나른하고 가라앉아있으며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창밖을 바라보니 검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은 것이 당장이라도 눈이 쏟아질 것 같았다.

“내일 크리스마스잖아. 소월아, 너 약속 있어?”

그 말에 고개를 돌린 장소월은 전연우와 눈이 마주쳤다. 이어 황급히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약속 없어. 학교에서 공부를 하거나 다른 흥취반 수업을 하려고.”

“그래? 몇 시쯤 끝나?”

“9시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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