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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마지막 1분, 고건우는 이미 물건을 챙겨 교실에서 나갔다.

장소월은 다급히 자신의 책을 가방에 넣고는 인시윤에게 말했다.

“오늘은 너 먼저 가. 난 다른 일이 있어.”

인시윤은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이미 홀연히 사라져버린 장소월에 멋쩍은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장소월은 고건우를 쫓아가 말했다.

“선생님, 잠시만요.”

고건우가 걸음을 멈추었다.

“장... 장소월?”

“네, 맞습니다. 선생님. 저번 시험 성적을 알고 싶어서요.”

고건우가 웃으며 말했다.

“수업까지 들었으면서 성적이 왜 궁금해? 이미 합격한 거잖아.”

장소월은 여전히 께름칙했다.

“제 눈으로 제 성적을 보면 안 될까요?”

“그건 뭣 하러 봐? 네 시험지는 지금 나한테 없어. 넌 시험 잘 봤어. 특히 마지막 문제에서 세 가지 방법으로 풀었잖아. 그중 두 번째 방법에선 대학 수학 지식을 사용했어. 그 공식을 보고 솔직히 정말 놀랐다니까.”

고건우가 감탄하는 듯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고 선생님!”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옆으로 지나가던 선생님 한 명이 그를 불렀다. 고건우가 얼버무리며 그녀에게 말했다.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

고건우가 이렇게 두루뭉술하게 행동할수록 장소월은 더더욱 마음이 불편했다. 그녀는 이번 올림피아드 팀에 들어오는 기회를 인시윤 덕분에 얻었을까 봐 불안했다.

만약 정말 그랬다면 엽준수에겐 너무나도 불공정한 일이 아니겠는가?

인시윤...

장소월은 꼭 그 팀에 들어가야 하는 건 아니었다.

그녀는 교실에 돌아간 뒤 엽준수와 똑똑히 얘기해보려고 그를 찾았다. 하지만 그는 자리에 있지 않았다.

엽준수의 짝꿍인 서기우에게 묻자 그가 대답했다.

“오늘 아침에도 오지 않았어.”

인시윤이 그녀의 손을 잡고 화장실로 갔다.

그녀가 손을 씻으며 거울에 비치는 장소월을 보며 말했다.

“너 무슨 일 있어? 하루종일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

“있잖아. 고 선생님은 왜 내 성적을 발표하지 않으시는 걸까? 혹시 네가 선생님에게 말해 날 올림피아드 팀에 들여 보내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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