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결국 천세희를 집에서 내보냈다.이 일은 인터넷에서 며칠 동안 화제가 되었다.곧 그녀의 과거가 똑똑한 네티즌들에 의해 모두 폭로되었다.그녀는 자신이 말한 것처럼 지방 출신임에도 노력으로 두 개의 외국어를 습득한 것이 아니었다.이전에 외국어 학원 학생이었는데 그때에도 자기 선생님과 바람을 피워서 제적당했다.그후 가사도우미로 일하기 시작했고 매번 일하던 집의 남편을 유혹했다.한마니로 그녀의 직업은 꽃뱀이었다.우리 집에서 일하면서 부잣집 사모님 이야기에 대한 방송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첫 영상을 올리자 마자 어떤 회사가 찾아와 그녀와 일을 꾸몄다.결국 돈 때문에 그녀는 위험을 무릅쓰고 나를 이용해 생방송 영상을 제작해 왔다.하지만 나에게 모두 들통이 난 후 그 회사 역시 파산하게 되었다.천세희는 이제 악명이 높은 셀럽이 되었다.그녀는 재기를 노리고 인터넷 생방송을 다시 한번 시작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무도 그녀에게 더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생방송 방 역시 한 번 열면 바로 패쇄를 당했다.모두 남편이 손을 쓴 결과였다.이 일로 나 역시 한바탕 화 풀이를 한 셈이 되었다.그 후로 많은 사람들이 내게 생방송을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이번일의 자초지종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실을 알려주기를 원했다.하지만 난 원래 얼굴을 알리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다.그래서 이렇게 많은 동영상을 찍힐 때가지 아무도 우리 아버지가 재벌이라는 것을 몰랐다.난 그저 조용하게 내 생활이 방해받지 않았으면 했다.다행히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었다.인터넷에 연일 새로운 화제가 떠오른 덕분에 나와 관련된 일이 빠르게 사람들에게서 잊혀졌다.그런데 후에 뜻밖에도 천세희가 뻔뻔하게 다시 나를 찾아와 계속 가사도우미로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사모님, 전 이제 정말 갈 곳이 없어요. 제발 제가 다시 여기서 일하게 해 주세요. 맹세코앞으로 제 본분을 다할게요. 대표님을 유혹하는 일도 절대 없을 거예요.” 천세희는 맹세할 때면 항상 진지하게 말했기
세희가 떠난 후 남편이 다가와 내게 불평했다. “이렇게 하면 우리 딸에게 트라우마가 남을 거야.” “사람이 큰 일을 겪어야 성장해야 하지. 나중에 우리 딸이 회사를 물려받게 될 텐데 이런 작은 일조차 감당하지 못해서 무슨 회사를 경영하겠어?” 난 전생에서 딸이 천세희 때문에 겁이 많고 나약해서 조그만 일에 부딪혀도 짜증만 낼뿐 아무것도 하지 못해 괴로웠었다. 이번일은 확실히 내 딸에게 충분한 자극이 될 것이었다. 그게 앞으로 뒤에서 나쁜 짓을 하는 천세희를 무조건 믿고 따르는 것보다 나은 일이었다. 난 잠시 생각해고 말했다. “내일 데리고 놀러 나가는 거 어때? 아직 어리니까 잘 달랠 수 있을 거야.” 남편은 내 허리를 감싸 안으며 조용히 말했다. “그럼 당신은 날 어떻게 달랠 생각이야? 난 오늘 잘못했으면 그 여자에게 내 몸을 줄 뻔했어.” 그 말을 들으니 전생의 일이 생각났다. 천세희는 남편에게 약을 먹이고 둘이 잠자리를 가진 후 남편과 결혼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니 이 남자는 진작에 그 여자와 잤었잖아?’ 난 순간적으로 기분이 나빠서 심하게 남편에게 욕을 했다. “나한테서 떨어져.” 남편은 갑작스럽게 변한 내 모습에 놀라 벌벌 떨었다. 하지만 다시 내게 다가와 용서를 빌었다. 남편은 자기가 어떻게 내 심기를 건드렸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를 달래려 애를 썼다. 그 후 한 달이 지났지만 천세희에 대한 소식은 없었다. 어느 날 남편은 딸과 함께 저녁 파티에 참석했는데 난 몸이 아파서 가지 않았다. 잠을 자고 있었는데 방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가만히 눈을 뜨니 천세희의 얼굴이 보였다. 그녀는 야구 방망이를 들고 있었다. 난 너무 놀랐다. “천세희?” 그 순간 그녀에게 한 대 맞고 나는 기절했다. 눈을 다시 뜨니 어느 폐공장 안이었다. 난 꽁꽁 묶여서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라면을 먹고 있던 천세희가 인기척을 듣고 돌아서서 날 보며 씩 웃었다. “깼어?” 난 침착하게 물었다. “돈이 필요해서
천세희가 내 옆으로 끌려가며 말했다. “서혜은, 너무 자신만만해하지 마. 아직 끝난 거 아니야. 난 협박도 안 했고 넌 죽지 않았으니 길어야 5년이야. 그때 밖으로 나와도 아직 서른도 안된 난 여전히 매력적일 거야. 그럼 그때 네 남편은 내 것이 될 거고.” 나는 그녀를 비웃었다. “당신은 왜 이렇게 우리 남편에게 목을 매죠? 뭐, 전생에 우리 남편과 당신이 부부라도 됐나요?” 천세희는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그걸 어떻게 알았지? 설마 너도 회귀한 거야?”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못 하더니 다시 평소와 같이 평정을 되찾았다. “넌 아마 모를 거야. 네 남편은 나중에 나를 죽을 만큼 사랑했어. 대표님이 나를 사랑하게 되는 건 모두 운명이 이라고.”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세희 씨는 전생에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 정말 몰랐군요?” 그녀는 전생에 아이를 낳고 양수색전증으로 죽었다.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심장 박동이 멈추면서 그녀는 호흡이 불편하다는 것을 느꼈고 조용히 눈을 감으며 수술대에서 죽었다. 당시 영혼이었던 나는 이 모든 것을 목격했다. 사실 남편은 사람들이 부주의한 틈을 타서 천세희의 몸에 정체 모를 액체를 주입했다. 그때서야 남편이 내가 죽었을 때 나를 위해 복수하겠다고 말한 것이 정말 모두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놀란 천세희의 동공이 확대되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아니, 절대 그럴 리가 없어. 난 안 속아. 대표님은 내게 그러실 분이 아니야.” ‘말이 안 되길 무슨.’남편은 어려서부터 좋은 환경에서 자라서 자연히 여자를 보는 눈이 높았고 그래서 나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러나 천세희는 자신감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가 절망하는 것을 보고 난 노파심에 다시 말했다. “그리고 당신은 5년이면 된다고 했지요? 난 이미 당신이 내 물건을 훔치는 동영상을 경찰에 보냈어요. 당신 집에서 그것들을 찾아서 증거도 확보했고. 합쳐서 20억쯤 되니 당신은 평생 밖에 나올
내가 환생해서 한 첫 번째 일은 집안의 모든 방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한 것이다. 설치 기사님이 떠나신 후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꺼내 인터넷 방송을 켰다. 마침 천세희가 생방송을 시작했다. “여러분 오늘 식재료를 사 왔어요. 잠시 후에 우리 사모님에게 인생 첫 요리를 시켜보도록 할게요.” 댓글 창의 글이 빠르게 올라가며 얼마 지나지 않아 세희의 생방송 시청 인원이 5천 명을 넘어섰다. [하루라도 부잣집 사모님 길들이기를 보지 않고는 살 수 없다니까요.] [부잣집 여자들 콧대 좀 납작하게 해 줘요.] [세희 씨는 정말 대단해요. 겨우 보름 만에 그 도도한 사모님을 부엌에 들여보내다니.] 댓글창에 도배되는 글들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천세희는 보름 전에 중개인으로부터 소개받았는데 처음에는 그녀가 너무 어려서 가사도우미를 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주일 뒤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천세희는 요리로 경연대회에서 상을 받았었고 거기에 외국어까지 구사할 줄 안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이 지방 출신이었지만 열심히 노력한 끝에 대도시로 오게 되었고 전문 가사도우미로 일하기 위해 400만 원을 들여 교육을 받았다고도 했다. 이야기에 감동한 난 바로 그 즉시 천세희의 월급을 올려 주었다. 그 후로 그녀가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천세희는 내가 손에 물 한 방울 묻힌 적 없는 온실 속에 화초 같은 사람이라며 좀 더 자립심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매일 은근히 내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결국 전생에 난 그녀의 뜻대로 모든 것을 직접 하기 시작했다. 청소하고, 빨래를 정리하고, 요리하고, 아이를 돌보았다. 하지만 돈을 주고 고용한 전문 가사도우미 천세희는 하루 종일 집에서 누워 낮잠을 잤다. 그리고 그녀는 나를 대하는 태도와 남편을 대하는 태도가 전혀 달랐다. 나에게는 남자의 비위를 다 맞춰줄 거 없다며 남편에게 잘해주지 말라고 했고, 내가 자립 능력이 없는 건 모두 남편 때문이라며 이혼하라고도 했다.그러나
“사모님, 제가 오늘 좋은 갈비를 사 왔어요. 오늘은 갈비탕을 가르쳐 드릴게요.” 천세희가 방에 들어오며 말했다. 난 고개를 들어 그녀의 온몸을 위아래로 훑어보았고 그녀의 단추 하나가 다른 것과 약간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저기다 카메라를 숨겼나 보네.’ “사모님, 주방으로 오세요.” 대답을 하지 않았는데 그녀는 혼자 재료를 들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곧바로 내가 따라 들어가자 그녀가 들고 있던 앞치마를 내 몸에 걸치려 했다. 난 뒤로 몸을 피한 뒤 침착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안 할 거예요.” 천세희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사모님, 안 하신다고요? 오늘 저에게서 요리를 배우기로 하셨잖아요. 신 독립 여성으로서 자립하려면 스스로를 부양해야만 해요. 그중에 요리 능력은 필수고요.” “내가 요리를 하면 세희 씨는 뭘 하는데요?” 천세희에게 물었다. “세희 씨, 내가 세희 씨를 가사도우미로 고용한 건 내 자립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란 거 몰라요?” 천세희는 어리둥절해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이상하게 생각할 만도 했다. 그녀에게 현혹을 당한 이후로 난 거의 그녀를 인생의 선생님으로 생각했고 정말 요리를 배우면 자립한 여성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세희는 이내 표정 관리를 하고 내게 말했다. “사모님을 가르치려는 게 아니라 전 단지 사모님을 돕고 싶을 뿐이에요. 사모님은 지금 아무것도 할 줄 모르셔서 모든 것을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야만 하죠. 지금은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사랑하셔서 아무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만약 언젠가 대표님의 사랑이 식고 돈이 없다면 그때에도 혼자 지내실 수 있겠어요?”천세희는 마치 정말로 나를 위해서인 것처럼 진지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난 냉소했다. “세희 씨가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저희는 결혼 전에 이미 계약까지 했어요. 남편이 나를 떠난다면 그 사람이 빈털터리로 떠나게 될 거예요. 그렇게 돼도 전 여전히 돈 많은 사모님일 거고요. 이번
낮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휴대폰에서 천세희가 또 방송을 시작한다는 알림이 울렸다. 막 휴대폰을 열어 생방송 확인하려는데 누군가가 노크를 했다. 난 확인하려던 생방송을 정신없이 껐고 바로 천세희가 손에 드레스를 들고 들어왔다. “사모님, 내일 파티에 참석하실 때 입을 의상이에요. 보시고 문제가 없다면 준비해 놓을게요.” 드레스를 보자마자 얼굴을 찡그렸다. “다시 가져와요. 한복으로 입을 거니까.” 내일 한복 경매가 있는 날이라 한복을 입어야 한다고 이미 얘기했었다. ‘오늘 생방송에서 내가 천세희의 말을 안 듣는다고 해서 일부러 이러는 거야. 다시 부잣집 사모님이 자신의 말을 듣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겠지.’ 아니나 다를까 내 말을 듣고 그녀가 나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사모님, 대표님께서 사모님이 한복을 입으시는 걸 좋아하시기는 하지만 사모님은 원래 드레스를 더 좋아하시잖아요. 우리 여자들은 먼저 자기를 아끼고 다른 사람은 그 나중이지 않을까요?” “바꿔요. 다시 또 말하게 하지 마요.” 이 말을 하고 바로 문을 닫았다. 다시 휴대폰을 열어 생방송에 들어 가자 천세희가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 보였다. “괜찮아요, 여러분. 우리 부잣집 사모님께서 그동안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게 힘들어서 그런지 그냥 남편 말을 들으려고 하는 것 같네요. 그래도 안심해요. 결국 내 말을 듣게 될 테니까요.” “일단 지금 한복을 찾으러 가야겠어요. 다들 이따 다시 봐요. 드레스룸에 가야 하는데 그래도 사생활은 지켜줘야 하지 않겠어요?” 많은 댓글이 올라왔는데 모두 다 나에 대한 욕이었다. [고작 남편 눈치를 보고 한복을 입다니, 역시 부잣집 사모님답네요.] [아까 서혜은을 두둔하던 분들 어디 갔나요? 와서 다시 이 여자를 보라고요. 또다시 부잣집 사모님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어요.] [정말 이해가 안 돼요. 돈도 많다면서 옷 정도는 맘대로 입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굳이 왜 남자 눈치를 보고 있죠?] [반면 우리 세희 씨는 진정한 자기 인생의 주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