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소문

끔찍한 소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By:   달콤살벌  Completed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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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이 결혼식장에서 시어머니는 그녀가 더러운 병에 걸렸다고 동네방네 소문냈다. 그걸 듣고 시어머니를 찾아가 따지려고 하는데 시누이가 그녀를 붙잡았다. “오늘은 내 결혼식이에요. 내 행복을 위해 새언니가 좀 참아요.” 어쩔 수 없이 그녀는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참고 기다렸다. 그 후, 시어머니는 술을 많이 마셔서 기억이 안 난다고 가볍게 한마디 내뱉었다. 하지만 소문은 이미 퍼질 대로 다 퍼졌고 그녀는 이웃에게 멸시를 당하고 동료들에게 바이러스 같은 존재가 되고 말았다. 장기간의 압박으로 인해 그녀는 정신이 혼미해졌고 어느 날 차에 치여 목숨을 잃게 되었다. 그런데 다시 눈을 뜨니 시어머니가 그녀의 소문을 퍼뜨린 그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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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언니, 드레스 뒤에 지퍼 좀 올려줘요.”눈을 뜨고 주변을 살피던 진은수는 앞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는 시누이와 시선이 마주쳤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왔다는 걸 알아차리게 되었다. 이설아의 부탁을 외면한 채 그냥 문을 열고 나가 결혼식장으로 향하였다.한편, 유채영은 이설아의 시어머니 손을 잡고 감격에 겨운 표정을 지었다.“우리 설아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정성껏 키웠어요. 순하고 착하고 효심이 깊은 아이예요. 우리 설아 같은 며느리를 본 건 정말 복 받은 일입니다.”“우리 며느리는 행실이 올바르지 않아요. 여기저기 굴러다니다가 결국은 더러운 병까지 걸리게 되었으니.”“아이고 내 팔자가 어찌 이리도 고달픈 건지.”유채영의 말이 나오자 그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때 그녀를 알고 있던 한 이웃이 입을 열었다.“은수 씨가 그런 사람 같지 않아 보이던데. 현준 엄마, 무슨 오해가 있는 게 아닐까요?”유채영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당신들이 본 건 그냥 겉모습일 뿐이에요. 실제로는 한밤중에 돌아오는 날이 많았어요. 어디서 뭘 하고 다니는지, 어디 다른 남자라도 만나러 갔던 건지 누가 알아요?”“그리고 이런 추잡한 집안일을 내가 왜 거짓말까지 하겠어요?”그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전생에서 그녀는 유채영이 퍼뜨린 이런 소문 때문에 죽게 된 것이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일을 분명히 해야 할 것 같다. 이때, 이설아가 갑자기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며 입을 열었다.“언니, 엄마가 술에 취해서 헛소리하는 거예요. 지금 당장 입 다물라고 할게요.”“오늘은 내 결혼식이에요. 내 얼굴을 봐서라도 결혼식장에서 소란 피우지 말아요.”결혼생활 2년 동안, 시누이인 이설아와는 그럭저럭 사이가 좋았었다. 하여 전생에서 이설아가 그리 말했을 때 그녀는 이설아의 체면을 세워주기로 했었다. 하지만 내 목숨에 비하면 그깟 체면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그녀는 이설아의 팔을 뿌리치고 유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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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언니, 드레스 뒤에 지퍼 좀 올려줘요.”눈을 뜨고 주변을 살피던 진은수는 앞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는 시누이와 시선이 마주쳤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왔다는 걸 알아차리게 되었다. 이설아의 부탁을 외면한 채 그냥 문을 열고 나가 결혼식장으로 향하였다.한편, 유채영은 이설아의 시어머니 손을 잡고 감격에 겨운 표정을 지었다.“우리 설아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정성껏 키웠어요. 순하고 착하고 효심이 깊은 아이예요. 우리 설아 같은 며느리를 본 건 정말 복 받은 일입니다.”“우리 며느리는 행실이 올바르지 않아요. 여기저기 굴러다니다가 결국은 더러운 병까지 걸리게 되었으니.”“아이고 내 팔자가 어찌 이리도 고달픈 건지.”유채영의 말이 나오자 그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때 그녀를 알고 있던 한 이웃이 입을 열었다.“은수 씨가 그런 사람 같지 않아 보이던데. 현준 엄마, 무슨 오해가 있는 게 아닐까요?”유채영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당신들이 본 건 그냥 겉모습일 뿐이에요. 실제로는 한밤중에 돌아오는 날이 많았어요. 어디서 뭘 하고 다니는지, 어디 다른 남자라도 만나러 갔던 건지 누가 알아요?”“그리고 이런 추잡한 집안일을 내가 왜 거짓말까지 하겠어요?”그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전생에서 그녀는 유채영이 퍼뜨린 이런 소문 때문에 죽게 된 것이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일을 분명히 해야 할 것 같다. 이때, 이설아가 갑자기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며 입을 열었다.“언니, 엄마가 술에 취해서 헛소리하는 거예요. 지금 당장 입 다물라고 할게요.”“오늘은 내 결혼식이에요. 내 얼굴을 봐서라도 결혼식장에서 소란 피우지 말아요.”결혼생활 2년 동안, 시누이인 이설아와는 그럭저럭 사이가 좋았었다. 하여 전생에서 이설아가 그리 말했을 때 그녀는 이설아의 체면을 세워주기로 했었다. 하지만 내 목숨에 비하면 그깟 체면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그녀는 이설아의 팔을 뿌리치고 유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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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에 앉아 있던 다른 어른들도 유채영의 편을 들었다. “은수야, 너희 시어머니가 술만 먹으면 허튼소리를 자주 한다는 걸 너도 잘 알고 있잖니.”“오늘은 설아의 결혼식이야. 이런 날에 고부간의 갈등으로 싸움이라도 벌어지면 웃음거리밖에 더 되겠어?”진은수는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저도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어머님한테서 꼭 사과를 받아야겠어요. 방금 한 말은 모두 다 헛소리였다고 해명하길 바라요. 그렇지 않으면 절 비방한 죄로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유채영은 두 눈을 부릅뜨며 그녀를 쳐다보았다.“진은수 너, 보자 보자하니까. 이 세상에 며느리한테 사과하는 시어머니가 어디 있어?”그녀는 큰 소리로 외쳤다.“며느리를 모욕하는 시어머니는 괜찮고요? 며느리가 음탕하고 더러운 병에 걸렸다고 막 함부로 말해도 되는 거예요? 천벌을 받는 게 두렵지도 않아요?”그녀의 목소리에 결혼식장 안의 사람들이 모두 그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유채영의 얼굴에 분노가 가득 차올랐다.“얘가 왜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 창피하지도 않아?”일이 점점 커지자 이설아는 급한 마음에 눈물을 글썽였다.“엄마, 날 위해서라도 그만 좀 해요.”이때,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던 그녀의 남편 이현준이 그녀들의 다툼 소리를 듣고 달려왔다. “어머니, 뭐 때문에 이래요? 저 멀리서까지 두 사람이 싸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진은수는 먼저 다가가 그의 팔짱을 끼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어머님이 헛소문을 퍼뜨리고 날 모욕하고 있어. 내가 당신 몰래 바람을 피우고 더러운 병에 걸렸다고 말이야.”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는 소문이 퍼졌으니 어느 남자가 이 일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이현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어머니, 그게 무슨 헛소리예요. 은수가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더 잘 알아요. 은수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요.”이현준이 그녀의 편을 들자 주위의 구경꾼들도 모두 그녀의 말을 믿는 눈치였다. “아무리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가 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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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진은수가 뺨을 맞는 것을 보고 유채영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진은수, 네가 매독에 걸렸다는 명백한 증거야. 더 할 말이라도 있어?”그녀는 진단서를 꼭 쥐고 위의 날짜를 가리키며 말했다.“이건 어머님이 조작한 게 틀림없어요. 7월 14일, 그날 전 하루 종일 회사에 있었고 병원을 간 적도 없었다고요.”유채영은 하늘에 맹세코 자신의 말이 진짜라고 하였다.“이 자리에서 나도 맹세할 수 있어. 이 진단서를 내가 위조한 거라면 차에 치여 죽어도 좋아.”단호하게 말하는 유채영의 모습에 구경꾼들은 그녀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다들 멀리 떨어져요. 매독은 전염될 수가 있어요.”“사람 속은 정말 모른다니까. 저리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어찌 그런 더러운 병에...”“저런 며느리를 들이면 얼마나 속이 터질까?”상황은 완전히 유채영에게로 기울어졌다. 만약 결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그녀의 결말은 분명 전생과 똑같이 모욕과 루머 속에서 살 게 될 것이다. 진단서가 위조된 것이 아니라면 이 진단서는 어디에서 나온 걸까?진찰을 받으러 간 적이 없는데...바로 이때, 이설아가 유채영의 팔을 잡아당기며 창백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엄마, 진단서 없애라고 했잖아요. 왜 아직도 가지고 있어요?”그녀는 고개를 들어 이설아를 쳐다보았다.“아가씨는 진작부터 이 진단서에 대해 알고 있었던 거예요?”이설아는 시선을 피하며 말을 잇지 못하였다.“네가 진단서를 집에 놔둔 걸 나랑 설아가 발견한 거야. 설아가 마음이 착해서 이 일은 그냥 넘어가자고 새언니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진단서를 폐기하자고 했었어.”문득, 얼마 전에 이설아가 신분증을 잃어버려서 재발급 중이라며 그녀의 신분증을 빌려 친구와 관광지에 놀러 갔던 일이 떠올랐다. 모든 일들이 하나로 연결되었고 그녀는 마침내 깨닫게 되었다. 진단서는 진짜지만 매독에 걸린 사람은 이설아였다. 이설아는 자신이 더러운 병에 걸렸다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그녀의 신분증을 가지고 진찰을 받았고 진단서를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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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유채영은 영상을 본 그 순간 그녀에게 독설을 퍼부었다.“천한 것. 이제는 잡아떼지도 못해. 그렇게 발뺌하다니.”영상 속 여자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언뜻 보면 그녀와 거의 비슷했다.이설아가 이렇게까지 주도면밀할 줄은 몰랐다. 이때, 이설아가 병원 원장의 손에서 리모컨을 빼앗아 영상을 꺼버렸다. 그러고는 진은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언니, 이 일은 이쯤에서 그만해요. 언니도 잠깐 실수였다는 거 알아요. 오빠는 내가 잘 설득할게요.”“이설아, 미쳤어? 날 배신하고 더러운 병까지 걸린 여자야. 내가 미쳤다고 그런 여자를 용서해?”“그러니까. 빈털터리로 내쫓아야지. 그리고 정신적 피해보상도 받아낼 거야.”그들의 욕설에도 그녀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이설아를 쳐다보며 웃기만 하였다. “아가씨, 그동안 아가씨한테 잘해줬었는데 나한테 이렇게 보답하는 거예요? 내 옷을 입고 내 신분증을 가지고 날 모함하는 거예요? 영상 속 여자는 아가씨잖아요.”그 순간, 이설아는 눈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손에 들고 있던 리모컨을 바닥에 내던졌다.“언니, 어떻게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나한테 뒤집어씌울 수가 있어요?”“언니가 이렇게 나오면 나도 더 이상 숨기지 않을 거예요.”이현준이 급히 물었다.“이설아, 도대체 뭘 숨기고 있는 거야?”이설아는 사람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지난 4월, 언니가 야근한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어떤 남자랑 호텔에 갔었어.”“그때 무릎을 꿇고 나한테 애원했었지. 비밀 지키달라고.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라고 했었고 오빠랑 잘 살겠다고 거듭 약속했었어. 불쌍하게 우는 모습에 마음이 약해져서 난 비밀을 지켜주기로 했어.”“그런데 뉘우치기는커녕 더러운 병에 걸려 날 모함하려 하다니.”무대 아래 구경꾼들은 경멸에 가득 찬 시선으로 진은수를 쳐다보았다. “개 버릇 남 못 주지. 떳떳하게 나오니까 정말 억울한 줄 알았잖아.”“끝까지 가기 전에는 뉘우칠 줄을 모른다니까. 저렇게 덜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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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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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이현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다정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오늘 일은 내가 실수했어. 내 여자가 바람을 피운다는 소리에 미치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겠어?”“여자들은 위험에 처했을 때 남편이 자신을 믿고 무조건 자신의 편을 들어주면서 지켜주길 바라.”그러나 오늘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지켜주기는커녕 손찌검까지 했다. “미안해. 잘못했어. 앞으로 이런 일 생기면 꼭 당신 편에 설게.”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이현준 씨, 다음은 없어. 난 이미 당신이랑 이혼하기로 결정했으니까.”그는 믿을 수 없는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자그마치 7년이야. 그런데 이런 사소한 일로 나와 이혼까지 하겠다고?”사람들 앞에서 그런 수모를 당하고 있는데 편을 들어주지는 못할망정 뺨까지 때린 이 남자는 그게 그저 사소한 일이라고 한다...“그래, 이혼할 거야. 지금 살고 있는 집은 결혼 전 내 재산이니까 그 집에서 나가. 일주일 시간 줄게.”말을 마친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차를 몰고 떠났고 그날 저녁, 그녀는 호텔에서 편안한 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어제의 일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걸 알게 되었다. [반전의 또 반전, 이설아가 새언니의 신분증으로 진료를 받고 새언니한테 매독이 걸렸다고 누명을 씌웠다.][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더러운 병에 걸렸다고 하면서 딸의 결혼식을 망쳤다.]뉴스에서 유채영과 이설아가 경찰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결국 경찰의 중재로 그들은 신랑 측에 예물을 다 돌려주었다. 유채영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이었다. 이설아의 신랑은 현지에서 꽤 잘나가는 집안이었고 유채영이 상대할 수 있는 집안이 아니었다. 그녀는 변호사한테 부탁하여 이혼 합의서를 준비해 이현준에게 보냈다. 이현준은 절대 이혼할 수 없다며 합의서에 사인하는 것을 거부했다. 합의가 안 된다면 이혼 소송을 진행할 생각이다. 그와의 이혼은 순간적인 충동이 아니었다. 전생에서 루머에 휘말려 이웃으로부터 무시당하고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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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진은수는 문밖을 향해 소리쳤다. “경찰관님, 들으셨죠? 이사를 가지 않을 거라고 하네요. 저 좀 도와주셔야겠어요.”경찰관 두 명이 집 안으로 들어와 유채영의 앞에서 경찰증을 꺼내 들었다.“여사님, 남의 집을 강제로 침입하면 안 됩니다. 오늘 중으로 나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조치할 겁니다.”유채영은 충격적인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진은수, 너 정말 이럴 거니?”그녀는 피식 웃었다.“제가 언제 거짓말을 하던가요?”유채영은 바로 핸드폰을 꺼내 이현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집에 큰일이 났어. 얼른 들어와. 진은수가 우리를 쫓아내려고 해.”30분도 안 되어 이현준은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를 보자마자 그가 눈빛을 반짝거렸다.“은수야. 그동안 어디 있었던 거야? 여기저기 당신 찾아다녔는데.”“그건 당신이 상관할 일 아니야. 오늘 내로 이 집에서 나가줬으면 좋겠어.”“이 집은 내가 결혼 전에 산 집이야. 잊지 않았겠지?”눈빛이 어두워진 그가 결국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 가서 짐 정리하세요. 이 집에서 나가요 우리.”그 말에 유채영은 벌컥 화를 냈다.“나가긴 어딜 나가? 여기서 지내는 게 익숙해졌어. 난 아무 데도 안 갈 거야.”“어머니, 제발 좀 이러지 마세요. 이 집은 은수 집이에요.”“누구의 집이든 난 상관없다. 꼬박 2년을 살았으면 내 집인 거야. 누구도 날 이 집에서 끌어내지 못해.”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경찰들은 행패를 부리는 유채영에 수갑을 채워 끌고 갔다. 이현준은 연신 그녀한테 사과하며 유채영을 한 번만 봐달라고 했다. 그의 부탁을 그녀는 무시해 버렸다. 청소 도우미를 불러 집안의 물건들을 다 버리고 집안 곳곳을 소독했다. 그 후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이현준은 연애 시절 그 모습으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 아침마다 음식들을 이것저것 사서 그녀의 집 앞에 놓아주었고 퇴근 시간에 맞춰 그녀를 마중하러 왔다. 그가 사준 아침을 단 한 번도 먹은 적이 없고 매일 마중하러 온 그를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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