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영은 영상을 본 그 순간 그녀에게 독설을 퍼부었다.“천한 것. 이제는 잡아떼지도 못해. 그렇게 발뺌하다니.”영상 속 여자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언뜻 보면 그녀와 거의 비슷했다.이설아가 이렇게까지 주도면밀할 줄은 몰랐다. 이때, 이설아가 병원 원장의 손에서 리모컨을 빼앗아 영상을 꺼버렸다. 그러고는 진은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언니, 이 일은 이쯤에서 그만해요. 언니도 잠깐 실수였다는 거 알아요. 오빠는 내가 잘 설득할게요.”“이설아, 미쳤어? 날 배신하고 더러운 병까지 걸린 여자야. 내가 미쳤다고 그런 여자를 용서해?”“그러니까. 빈털터리로 내쫓아야지. 그리고 정신적 피해보상도 받아낼 거야.”그들의 욕설에도 그녀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이설아를 쳐다보며 웃기만 하였다. “아가씨, 그동안 아가씨한테 잘해줬었는데 나한테 이렇게 보답하는 거예요? 내 옷을 입고 내 신분증을 가지고 날 모함하는 거예요? 영상 속 여자는 아가씨잖아요.”그 순간, 이설아는 눈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손에 들고 있던 리모컨을 바닥에 내던졌다.“언니, 어떻게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나한테 뒤집어씌울 수가 있어요?”“언니가 이렇게 나오면 나도 더 이상 숨기지 않을 거예요.”이현준이 급히 물었다.“이설아, 도대체 뭘 숨기고 있는 거야?”이설아는 사람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지난 4월, 언니가 야근한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어떤 남자랑 호텔에 갔었어.”“그때 무릎을 꿇고 나한테 애원했었지. 비밀 지키달라고.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라고 했었고 오빠랑 잘 살겠다고 거듭 약속했었어. 불쌍하게 우는 모습에 마음이 약해져서 난 비밀을 지켜주기로 했어.”“그런데 뉘우치기는커녕 더러운 병에 걸려 날 모함하려 하다니.”무대 아래 구경꾼들은 경멸에 가득 찬 시선으로 진은수를 쳐다보았다. “개 버릇 남 못 주지. 떳떳하게 나오니까 정말 억울한 줄 알았잖아.”“끝까지 가기 전에는 뉘우칠 줄을 모른다니까. 저렇게 덜미가
최신 업데이트 : 2024-12-3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