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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그래? 그럼 혼자 가서 물건 사.”

도연우가 싸늘하게 한마디 내뱉고 머리를 홱 돌렸다.

최서준은 어깨를 들썩거리다가 홀로 길옆에 나가 택시를 잡았다.

“기사님, 지오 그룹으로 가주세요.”

도연우는 스타벅스에 들어가 자리에 앉은 후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화났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직장 동료들 단톡방에 문자를 보냈다.

「짜증 나 죽겠어.」

이 단톡방엔 멤버가 고작 5명이다. 다들 도연우와 아주 친한 동료들이다.

곧이어 진아영이 답장을 보냈다.

「연우 왜 그래? 누가 또 우리 연우 기분 잡치게 했어?」

「아빠가 어디서 되지도 않는 촌놈을 데려와서 나보고 기어코 결혼하래.」

도연우는 하소연할 상대라도 찾은 것만 같았다.

「뭐라고?」

「헐! 진짜야?」

순간 단톡방이 발칵 뒤집혔다.

「내가 너희들 속여서 뭐 해?」

도연우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타자했다.

「가장 어이없는 건 아빠가 글쎄 나더러 그 촌놈을 우리 회사에 들어오게 소개해주래. 날 보호해준다나 뭐라나. 거절할 수가 없었다니까.」

「괜찮아, 연우야.」

오민욱이 답장했다.

「이 일은 나한테 맡겨. 내일 바로 그 자식 찍소리도 못하고 멀리 꺼지게 해줄게.」

「하하, 민욱이가 이렇게까지 말했으니 그 녀석 내일 큰코다치겠다.」

「그럼. 민욱의 외삼촌이 우리 이퓨레 인사팀 매니저잖아. 민욱의 한마디면 그 녀석 우리 회사 발도 못 들여.」

「꽤 재미있겠는데.」

뭇사람들이 신나게 떠들어댔다.

도연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타자했다.

「오민욱, 너무 모질게 굴지 마. 살짝 따끔하게 혼내주면 알아서 물러설 거야.」

「걱정 마, 내가 알아서 해.」

오민욱이 답장했다.

휴대폰을 내려놓은 후 그녀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최서준, 너와 내 차이가 얼마나 큰지 똑똑히 보여줄게.’

지오 그룹 안에서.

한 정장 차림에 위엄이 넘치는 남자가 최서준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간 무사하셨습니까 도련님.”

만약 누군가가 밖에서 이 장면을 본다면 식겁하여 말을 잇지 못할 것이다.

이름 최우빈, 지오 그룹 오너이자 남양 실세로 불리는 남양의 언더그라운드 킹, 그가 발을 굴렀다 하면 남양 전체가 뒤흔들린다.

“그만해, 우빈아. 너 나한테 이런 거 적당히 해라.”

최서준이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영감탱이가 죽기 전에 나더러 산에서 내려오면 시간 날 때 너 보러 가라고 하시데. 말해봐, 무슨 일이야?”

“도련님, 어르신께서 저더러 도련님께 물건들을 전해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최우빈은 일찌감치 준비한 물건을 꺼내며 말했다.

“이건 나인원 크라운 별장 키에요, 가격은 무려 천억입니다. 어르신께서 오래전에 도련님 주려고 사두신 남양에서 손꼽히는 별장입니다. 언제든지 입주 가능해요. 그리고 이건 저의 계열사 주식 양도 계약서에요. 얼마 안 돼요. 200억일 뿐이니 여기에 사인만 하시면 이 회사는 바로 도련님 회사로 됩니다.”

최서준은 집 키를 받고 계약서를 힐긋 보았는데 최우빈이 양도하는 회사는 ‘이퓨레’라고 하는 코스메틱 회사였다.

주식 양도 계약서에 서명을 마친 후 최서준이 불쑥 차갑게 물었다.

“전에 내가 조사하라던 일은 어떻게 됐어?”

최우빈이 입술을 가볍게 움직였다.

“도련님, 그게 실은... 12년 전 보육원 화재와 남양 재벌 가문 박씨 일가가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쾅!”

최서준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몸에서 섬뜩한 기운을 내뿜었다.

그것은 소름 끼치도록 음침한 살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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