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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잠깐!"

최서준의 눈빛에서 살기를 감지한 박성태는 펄쩍 놀라더니 싹싹 빌기 시작했다.

"한성 보육원 화재사건,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그러니 제발 용서해줘. 나를 이대로 놓아주면 내가 박씨 일가가 저질렀던 일들을 내 입으로 밝혀줄게."

비굴한 말과는 달리 박성태의 눈에는 독기가 서려 있었고 그는 속으로 오늘 무사히 살아나간다면 최서준을 꼭 죽여버리리라 결심했다.

"당신과 상관이 없어?"

최서준은 우습다는 듯 한껏 조롱하는 말투로 말을 이었다.

"당신이 이 경매를 주최한 목적이 나를 끌어내려는 수작인 걸 내가 정말 모를 거라고 생각해?"

"너...!"

박성태는 그에 흠칫하더니 곧 몸을 덜덜 떨며 말했다.

"날 죽이면 우리 가문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네가 잘 모르나 본데 우리 가문은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성태는 목이 차가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곧 눈앞의 세상이 뒤바뀐 것 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또한, 그의 눈에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박재형의 놀란 얼굴이 눈에 들어왔고 얼마 안 가 점점 눈앞이 까맣게 변해버렸다.

"으아아악!"

박재형은 목이 댕그랑 잘린 자신의 삼촌을 보고는 경매장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물론 박재형뿐만이 아니라 현장에 있던 여러 사람이 피로 가득한 광경을 보고 소리를 질렀고 몇 명은 기절하기까지 했다.

"자, 이제 그쪽 차례지?"

최서준의 시선이 천천히 자신의 쪽으로 향하자 박재형은 오줌을 지리며 있는 힘껏 땅에 머리를 박기 시작했다.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저... 돈 많아요. 원하시면 모두 드릴게요. 나도 박씨 가문의 일원이긴 하지만 저는 그쪽한테 아무런 잘못도 안 했잖아요... 그러니까 제발..."

"아무런 잘못도 없어?"

최서준은 허리를 숙이더니 그의 귓가에 대고 낮게 속삭였다.

"우리 이제 막 헤어진 지 30분도 안 됐는데 그새 날 까먹은 거야?"

귓가에서 울려 퍼지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목소리에 박재형은 기억을 더듬다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눈을 크게 뜨며 덜덜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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