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332화 결정을 내릴 시기

한참 동안 대꾸가 없자 진태섭은 종업원이 실수로 길을 잘못 안내했다고 생각했다. 이에 돌아서려는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하지만 두 사람 앞에 나타난 건 귀염둥이 증손주가 아니라 그늘진 얼굴을 한 손주였다.

진태섭은 흠칫 놀라 대뜸 물었다.

“도준이? 네가 어떻게 여기...”

그때 정은숙이 마침 손주 목덜미에 난 손톱자국을 보더니 진태섭을 잡아끌었다.

“됐어, 그만해. 도준이도 시윤이랑 할 얘기가 있나 보지. 우리도 얼른 자리 비켜주자고.”

진태섭은 여전히 증손주 얼굴이 보고 싶었는지 연신 뒤를 돌아봤다.

“우리 어쩌다가 증손주를 보는데...”

“도준이 우리 손주며느리랑 다시 합치면 증손주는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거잖아.”

“그렇네. 당신 말이 맞아!”

“...”

도준이 방에 다시 들어왔을 때, 시윤은 이미 옷을 정리한 상태였다. 물론 얼굴은 여전히 붉게 물들어 있었지만.

그 모습에 도준은 아쉬운 듯 다가가 시윤의 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었다.

“무슨 옷을 그렇게 빨리 입어?”

방금 도준에게 홀려 진태섭 정은숙 부부가 아니었다면 흐지부지한 상태로 도준과 관계를 가질 뻔했다는 생각에 시윤은 화가 나 눈살을 찌푸렸다.

“어떻게...”

시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도준은 두 손을 들며 말했다.

“내가 잘못했다.

이윽고 시윤이 화를 내기 전에 그녀의 얼굴을 만지더니 허리를 숙여 시윤을 응시했다.

“내가 너무 급했어. 기분 나빴다면 자기도 나 마음대로 만져.”

“누가 만지겠대요?”

시윤은 도준의 손을 뿌리쳤다.

도준은 싱긋 웃을 뿐 더 이상 밀어붙이지 않고 시윤의 손을 꼭 잡고는 손바닥에 입을 맞췄다.

“난 이만 가볼게. 결정 내리면 찾아와.”

그 말에 시윤은 눈을 내리깔았다.

“그래요.”

전에 시윤은 줄곧 당시의 진실을 알아보려고 했었다. 하지만 도윤의 곁을 떠날 수 없는 데다 본인의 상태도 좋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떠날 때가 되었다. 그 이혼 합의서에 사인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도 결정해야 하고.

...

돌잔치가 끝난 지 사흘째 되던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