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빨리 얘기해요. 저도 오후에 따로 볼일 있거든요.”장학수는 맞장구치며 한발 먼저 그들 앞으로 나섰다. 겉으로는 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둘만의 공간을 만들어 주려는 것이었다.돈도 좋지만, 친구의 행복을 무시할 수 없었다.‘자식, 어렵게 지안 씨의 손을 잡았으니,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굴어도 아마 속으로는 엄청나게 설렜을 거야...’어느덧 8월 말에 접어들어, 여름보다 덥지 않은 날씨였다. 시원하고 상쾌한 미풍이 스쳐 지나가며 심지안의 치맛자락을 살짝 들치자, 그녀의 하얗고 투명한 피부가 드러났다. 햇빛이 그녀의 머리 위로 퍼져 마치 금빛 아우라 같았고, 그녀는 마치 무언가 찾으려는 듯 눈빛을 빛냈다. 언뜻 보기에 마치 여신처럼 신성하고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워 보였다.성연신은 그녀를 바라보며 심장박동이 갑자기 한 박자 느려졌다.예전부터 심지안의 미모가 넘사벽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임시연도 흔한 비주얼은 아니었다.하지만 성연신은 결코 겉모습만을 탐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그녀의 어느 부분이든 자신을 유난히 매혹시킨다고 느꼈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늙어서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지기도 했다.심지안은 시선이 계속 머무르는 것을 눈치챈 듯 고개를 들어 성연신의 눈과 마주쳤고, 의심스러운 듯 손을 들어 얼굴을 만졌다.“왜 빤히 쳐다봐요, 뭐 묻었어요?”성연신은 태연하게 말했다.“음... 아름다움이 묻었다고 해야 하나요?”그녀는 눈을 깜박이며 핸드폰을 꺼내 카메라를 켜고 자신을 비추었다.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이 모두 흐트러진 점 없었다.심지안은 핸드폰을 가방에 다시 넣으며 그를 향해 눈을 희번덕거렸다.“무슨 소리예요? 제 메이크업이 마음에 안 든다는 거예요?”성연신은 자기가 잘못 들은 게 아닐지 의심했다.“예쁘다는 말이에요. 오해하지 말아요.”“네? 너무 뜬금없는 거 아닌가요? 왜 저는 비꼬는 것으로 들리죠?”‘입에 꿀 바를 소리도 할 줄 모르면서, 틀림없이 장난치는 걸 거야.
“좋아요, 우리 함께 노력해서 세움 주얼리 지분을 되찾아봐요.”성연신은 심지안이 모든 것을 혼자 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온실 속의 화초가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심지안이 갖고 있는 진정한 가치를 인식하고, 그녀가 자기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 했다. 그래서 성연신은 심지안이 자신만의 가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결심했다.장학수는 손끝에 만년필을 돌리다가 문득 아이디어가 떠오른 듯 심지안을 바라보았다.“참, 하지웅을 도와준 사람이 고청민이라면 우리가 직접 고청민을 불러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심지안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을 잡을 수 있었으면 진작에 했겠죠.”“무슨 뜻이죠?”“고청민이 실종되었어요.”할아버지가 입원한 날부터 그의 전화가 결번으로 바뀌었고, 장원의 CCTV는 그가 사당에서 뛰어나오는 모습만을 포착했을 뿐, 그 이후의 영상은 갑자기 먹통으로 변해버렸다. 이는 그가 증거를 은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암시했다.성연신은 이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었고, 그의 눈빛은 어둡고 진지했다. 고청민의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그가 어떠한 음모를 꾸미고 있을지, 그리고 성씨 가문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민채린 씨가 고청민의 친구라고 했던가요?”“맞아요.”“연락해 볼 수 있어요?”“민채린 씨가 고청민의 위치를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확실하지는 않지만, 현재로서 우리가 고청민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예요.”심지안이 휴대폰을 꺼내며 말했다.“연락해 볼게요.”이상하게도, 고청민은 겉으로 보기에는 온화하고 조용한 이슬비 같았지만, 가까운 친구가 하나도 없었다. 이로부터 그의 내면은 사실 음울하고 고독하다는 걸 알 수 있다.민채린과의 통화에서, 그녀가 말했다.“어디예요? 만나서 얘기 좀 해요.”심지안이 현재 위치를 보냈고, 민채린은 곧 도착했다.민채린은 평소처럼 화려하
세 사람은 카페에서 나오자마자 안철수, 소민정과 마주쳤다. 두 사람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싱글벙글 매우 즐거워 보였다.안철수는 손에 밀크티를 들고 있었는데, 아직 반 컵 정도 남아 있었다.심지안은 그 모습이 어딘가 어색해 보였다. 키가 190cm를 넘는 상남자가 밀크티를 좋아할 리는 없을 것 같았다. 그가 손에 들고 있는 밀크티가 옆에 있는 소민정이 마시다 남은 것인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의 행동은 약간 커플 같은 느낌이었다.“대표님, 여기 계셨군요. 찾아가려던 참이었습니다.”안철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는 민채린이라는 아름다운 여성의 존재를 아직 눈치 채지 못한 듯했다.성연신은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물었다.“무슨 일인데요?”“오빠, 별일 있는 건 아니에요.”소민정이 나서서 성연신을 향해 눈을 찡그리며 웃었다.“그저 보광 그룹에 한번 가보고 싶을 뿐이에요. 순수한 호기심이랄까? 오랫동안 외부와의 접촉을 단절하고 조용히 지내시더니, 회사의 몸집을 이렇게까지 크게 키웠을 줄은 몰랐거든요. 정말 대단해요.”“회사에 볼 게 뭐가 있다고, 넌 몸을 돌보는 게 우선이야.”“컨디션도 좋은걸요? 루갈에서만 지내기엔 너무 지루했어요. 그냥 이리저리 둘러보고 싶을 뿐이에요.”소민정의 목소리는 매우 부드럽고, 이웃집 여자아이처럼 보이는 모습이 친화력을 자아냈다. 그녀는 마침내 현장에 있던 다른 두 여성을 의식하며 물었다.“오빠, 이 언니들은 누구예요?”민채린이 피식 웃으며 짓궂게 말했다.“아니죠,언니라니요? 누가 더 나이가 많은지 아직 모르는 거 아닌가요?”“이건 예의 차원에서 한 말이잖아요. 왜 이렇게 꼬였어요?”안철수는 소민정을 지키기 위해 민채린에게 쓴소리했다.“무슨 상관이지?철수 씨한테 한 말 아닐 텐데?”민채린은 양손을 가슴에 두고 안철수를 똑바로 바라보며 흥미진진한 얼굴로 다시 물었다.“왜 발끈하는 거예요? 좋아하는 여자 앞이라?”민채린의 말을 듣자마자 안철수는 고장 난 로봇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내 얼굴을 붉히
“그럴 리가요...”성연신이 단호하게 말했다.“확실해요, 연신 씨를 좋아하는 게 틀림없어요.”심지안이 심드렁한 말투로 대답했다.“나도 그렇게 느껴졌어요.”민채린이 잔뜩 흥분한 채로 심지안을 보며 말했다.“그렇죠? 역시 제가 잘못 본 게 아니었어요. 딱 봐도 좋아죽을 것 같은 얼굴이었잖아요!”“맞아요. 눈빛은 속일 수 없어요.”보기에는 순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곰인척하는 여우였다.“맞아요, 제가 싫어하는 스타일이었어요.”여자가 여자를 볼 때의 직감은 생각보다 정확했다. 소민정이 두 사람에게 실례한 것은 없지만, 두 사람은 본능적으로 소민정에 대한 적개심을 갖게 되었다.‘곰인척하는 여우가 틀림없어, 말끝마다 연신 오빠라고...’심지안은 대놓고 맞장구를 치지 않았지만 민채린의 말에 백번이고 동감했다. 심지안도 소민정이 어딘가 신경 쓰였다.성연신은 흠칫하더니 약간 당황한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두 사람한테 실례한 거라도 있었어요?”‘민정이는 두 사람과 잠깐 인사를 나눈 게 다였잖아, 무슨 일 있었나?’민채린은 고개를 푹 숙이고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 같았다.“계속 곁에 둔다면, 언젠가 지안 씨의 심기를 건드릴 것 같은데요?”성연신은 잠깐 멈칫하더니 진지한 눈빛으로 옆자리에 앉은 심지안을 바라보았다.“신경 쓰인다면 다른 도시로 보낼게요.”심지안은 눈만 깜빡이다가 말을 이었다.“그럴 필요 없어요. 전혀 상관없어요.”‘어차피 세움 주얼리의 위기가 해결되면, 아이를 공동으로 키우는 것 이외에 아무런 교류가 없을 거니까...’“아니요, 똑같은 비극을 두 번 맞이 할 수는 없어요.”당시 임시연이 돌아왔을 때, 장학수가 민채린과 비슷한 말로 그에게 경고했었다. 심지안과 임시연이 계속 연락을 주고받게 둔다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성연신은 그 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똑같은 실수를 두 번 할 수는 없었다. 성연신은 가능한 모든 가능성을 원천에서 차단하려고 한다. 오해를 불러
“만약 내가 고청민을 좋아했다면, 여기에 앉아서 평온하게 지안 씨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겠죠. 반대로 지안 씨를 찾아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안 씨를 괴롭히고, 지안 씨와 고청민의 관계를 망치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요?”“듣고 보니 맞는 말이네요. 제가 너무 깊이 생각했나 봐요. 그렇다면 채린 씨가 마음에 둔 사람은 안철수 씨인 건가요?”심지안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화제를 전환했다.“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차라리 여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냐고 하세요!”민채린은 발끈하며 고개를 쳐들다가 머리를 차 천장에 부딪혔다.심지안은 진지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그러면 소민정 씨가 왜 거슬렸던 거죠?”“저는 그런 스타일의 여자는 딱 질색이거든요.”“하지만 오늘 처음 보는 사이였잖아요. 게다가 앞으로도 다시 만날 이유가 없을 것 같던데...”심지안의 말은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다. 그녀는 소민정에 대한 첫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지만,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거나 소민정을 싫어하는 감정을 직접 표현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할 필요도 없거니와, 아주 피곤한 일이었다.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민채린도 대략 같은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와 소민정을 마주쳤을 때, 그녀는 명백하게 감정적이었다.“그냥 얼굴만 봐도 짜증 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잖아요!”심지안은 말문이 막혔다.“그래요...”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면서도 꽤 당당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성연신은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얼마 전 안철수가 다리가 힘이 없고 몸이 허약해서 휴가를 냈던 것이 떠올랐다.“왜 웃어요?”심지안이 갑자기 가까이 다가오며 묻자, 성연신은 의미심장하게 대답했다.“이따가 얘기해줄게.”...두 시간 후, 엘파크에 도착했다.세 사람은 문지기 경비의 지시에 따라 102호 별장을 찾아갔다. 성연신은 앞으로 걸어가서, 긴 손가락을 문에 대고 몇 번 두드렸다.“누구세요?”앞치마를 두른 아주머니가 나와서 그들을 호기심 가득하게 살펴보았다.“하지원
유리 반사의 이유로 심지안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 사람의 얼굴을 보려 했지만, 태양 때문에 눈물이 나서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눈을 문지르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창가의 그림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그때, 아주머니가 다시 나왔다.“아가씨께서 컨디션이 안 좋으셔서 오늘은 여러분을 뵐 수 없을 것 같아요. 미안하지만 돌아가 주세요.”성연신의 깊은 눈동자에 예리한 빛이 스쳤다. 그는 심지안의 어깨를 팔로 감싸고 친근하게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이따가 우주랑 같이 밥 먹을래요?”갑자기 훅 다가온 성연신 때문에 당황한 심지안은 생각도 없이 그를 밀어내려 했다. 성연신은 그녀의 반응을 예상한 듯 더 단단히 그녀를 끌어안고 두 사람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나지막이 말했다.“피하지 말고, 연기를 이어가 줘요.”“연기라니요?”심지안은 토라진 표정으로 투덜거리며 성연신을 째려보았다.“고청민이 자기 발로 걸어 나오게 만들어요.”심지안은 눈을 크게 뜨고 저항을 멈추며 별장 쪽을 힐끔 쳐다봤다.“어디 있는데요?”“아까까지는 2층에 있었지만, 지금은 확실하지 않아요.”심지안은 갑자기 숨이 막혔다.‘창가에 있던 사람 그림자가 청민 씨였구나!’성연신의 이번 계획은 실패였다. 심지안과 아무리 다정한 척을 해도, 고청민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고 창가에 있던 그림자는 마치 그들의 착각인 것처럼 사라졌다. 어쩔 수 없이 민가를 침범할 수는 없기에, 그들은 돌아가서 다시 방법을 생각하기로 했다.민채린은 가방에서 포장된 한약을 꺼내 여자의 손에 쥐어 주었다. 희귀 암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약이었다.심지안이 물었다.“뭘 준 거예요?”민채린은 아무것도 아니란 듯이 싱긋 웃으며 답했다.“별거 아니에요.”그녀가 말하기를 꺼리자, 심지안은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민채린을 집에 데려다준 후, 성연신은 심지안과 함께 성우주를 데리러 학교로 갔다.“사람을 시켜서 강제로 고청민을 끌어낼 수는 없을까요?”“할 수는 있지만,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정말 재결합한 거야? 빨리 말해줘!][진실을 알고 싶어, 제발 부탁해!][맙소사, 내가 말했잖아, 너희 둘은 결국 다시 이어질 거라고! 결국 고청민만 불쌍하게 됐어.][처음부터 잘 지내면 안 돼? 왜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아는 거야?][무슨 상황이야? 그래서 고청민이 ‘서브캐’가 된 거야?][음... 고청민도 괜찮은 사람인데, 안 맞으면 일찍 말해줘야지, 나중에 가서 실망하게 하는 것보다 나아.]...좋은 댓글이 물밀듯이 이어지면서도, 악성 댓글도 적지 않았다. 거의 반반이었다.성연신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스크롤하며 악성 댓글은 무시하고, 축복하는 댓글들을 하나하나 읽었다. 그 과정에서 그의 쿨하고 멋진 얼굴에 웃음이 점점 깊어졌고, 가지런하고 하얀 치아가 드러나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눈에는 감출 수 없는 행복이 가득 차, 마치 모든 것이 진짜인 것처럼 보였다.심지안은 고개를 숙여 핸드폰을 보느라 그의 표정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연신 씨도 한 장 찍어서 올려요. 우리가 같이 올려야 더 진짜 같아 보일 거예요.”성연신은 SNS에 사적인 사진을 한 번도 올린 적이 없었다. 그의 계정에는 항상 보광 그룹과 성원 그룹에 관한 업무 정보만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고민도 없이 심지안의 제안을 받아들였다.심지안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그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영리한 눈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며, 흰 피부에 옅은 분홍빛이 도는 모습이 마치 생기 넘치는 소녀 같았다. 그녀의 젤리 같은 입술은 촉촉하고 매끄러워 보였고,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포즈를 취했다. 그 모습은 사랑스럽고 귀여워, 누구나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다.성연신은 심장이 떨려왔고, 카메라를 볼 생각을 못 하고 넋을 잃고 심지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진이 찍히는 동안, 성연신은 몸을 돌려 시선을 심지안에게 고정했고, 깊은 감정이 느껴졌다.심지안은 사진을 보고 잠시 혼란스러워했다. 그의 눈빛이 너무 매혹적이어서 그것이 연기인지 진심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엄마!”성우주
먼저 진유진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심지안은 메시지를 열어보았다.[뭐야? 너 성연신이랑 다시 만나는 거야?][부재중 전화.][왜 전화를 안 받아? 설마 지금 성연신이랑 같이 있는 건 아니지? 인터넷이 난리 났어,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아. 조심해, 사람들이 너를 공격하지 않게.]심지안은 눈꺼풀이 심하게 떨렸고, 갑자기 SNS 팔로워 수가 천만 명에 달한 것을 발견했다. 대부분 성연신의 팬들이 그녀를 팔로우한 것이었다. 새로운 팔로워들이 계정에 남긴 댓글들을 보았다.[오호, 드디어 공식 발표인가 보네. 이번엔 진짜일 것 같아.][몇 년 만에 처음으로 성연신이 사적인 사진을 올렸는데, 그것도 애정이 담긴 사진이라니, 확실히 진짜네.][맞아, 보통 남자들이 애정 표현을 할 때는 진심이니까.][부러워... 나도 심지안처럼 특별한 사랑을 받고 싶어.][우리 남편은 인스타그램에 나를 공개하지 않는데, 비교하니까 차이가 너무 나!][위에 댓글 다신 분, 공개하지 않는 건 부끄러워하거나 다른 이유가 있어서일 겁니다. 특별한 직업이 아니라면 신중히 생각해 봐요!]심지안은 댓글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일일이 다 확인하지 않았다. 대략 훑어보니, 진유진이 말한 대로 긍정적인 댓글과 부정적인 댓글이 반반이었다. 긍정적인 댓글은 주로 게시물 아래에 있었고, 부정적인 댓글은 대부분 다이렉트 메시지에 있었다.심지안은 다이렉트 메시지 목록을 열어보니, 온갖 역겨운 비난의 말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목표를 달성한 것 같아 핸드폰을 베개 옆에 두고 행복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밤이 깊어졌고, 누군가는 평온하게 잠들었고, 누군가는 화가 나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임시연은 핸드폰을 바닥에 세게 던지며 날카롭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으아악!”‘왜 그들은 다시 화해할 수 있는 거지? 왜 나만 이렇게 비참하게 쫓겨나야 하는 거야?’그녀는 성연신을 10년이나 알아 왔지만, 그는 단 한 번도 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 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