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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뒤늦은 동정 따위는 필요 없어

심지안은 눈동자가 흔들렸고 긴 속눈썹은 눈동자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녀의 목소리도 조금 전보다 무거워졌다.

“정말 청민 씨가 이 상황을 만든 거예요?”

“제가 뭘 했다는 거죠?”

고청민은 농담이라도 들은 것처럼 큰 소리로 웃었다.

“제가 하지웅에게 세움의 지분을 사들이게 지시했다고 말하고 싶은 거예요? 지안 씨, 아무리 제게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해도 현실을 직시하세요. 제가 얼마나 오랫동안 사당에 갇혀 있었는지 지안 씨도 알잖아요... 물론, 꼭 이 사단을 만든 장본인을 찾아서 책임을 물으려 한다면, 할 말 없어요. 하지만 모두 다 알고 있죠, 제가 할아버지의 힘에 두손 두발 들고 이사회에서 퇴출당했다는 것으로요. 아쉽게도 저는 뜻이 있어도 힘이 없네요.”

심지안은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렇게 과민반응 할 필요 없어요. 그저 물어봤을 뿐이니까요...”

‘과민반응?’

고청민은 양손을 머리 뒤로 넘기며 깜깜한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에서 서서히 웃음이 사라졌다. 그리고 심지안에게 물었다.

“내가 과민반응 하지 않아야 할 상황이라는 건가?”

고청민은 단지 성씨 가문에 입양되었다는 이유로 자기가 무례한 취급을 당해도 된다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또한, 그도 세움의 성공에 크게 이바지했기에, 이렇게 기생충 취급을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고청민은 성씨 가문의 성공이든, 세움의 성장이든, 자신의 기여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생각했다.

고청민과 심지안은 어릴 적부터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

‘난 모인 것을 걸었는데, 왜 결국엔 이런 처지가 된 걸까? 지안 씨를 잃은 것도 모자라, 세움도 잃을 순 없어. 난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어. 잘못된 건 할아버지와 심지안의 선택이야. 잘못된 건 바로잡아야 해.’

“난 청민 씨가 진실만을 얘기했길 바랄게요. 할아버지가 청민 씨를 사당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도 일시적인 조치일 뿐이에요. 청민 씨가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다른 계획이 있으실 거예요.”

심지안은 고청민을 공격하려는 의도가 아니었기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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