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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두 사람은 이미 한 가족일 수도 있다

심지안이 택시에 탄 뒤 운전 기사에게 흥신 그룹 위치를 알려주었다.

운전기사가 말했다.

“아, 흥신이요. 저 그쪽 길에 대해 잘 알아요.”

“빨리 부탁드립니다. 제가 급한 일이 있어요.”

“알겠어요. 저 운전 잘해요. 절대 시간을 지체하지 않을게요!”

그 말과 함께 속도를 끌어올리며 코너링을 하던 순간, 돌연 차 한 대가 그들 택시 앞에 나타났다.

순간 깜짝 놀란 택시 기사가 다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하지만 속도가 너무 빨랐던 탓에 사고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귀를 찢을 듯한 소리와 함께 두 차가 맞부딪혔다.

다행히 두 차 운전기사 모두 반응속도가 빨랐기에 심지안은 몸이 약간 앞으로 휘청거렸을 뿐 유리에 부딪히지는 않았다.

운전 잘하신다면서요...

“대체 운전을 어떻게 하는 거예요? 코너를 돌면서 그렇게 속도를 낸다고요? 심장도 안 좋은 우리 어르신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당신이 책임질 거예요?”

임수현이 씩씩거리며 차에서 내려 소리쳤다.

택시 기사는 자신의 잘못임을 알고 있었기에 얼른 사과하고 보험 회사에 연락해 처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상대 차량은 가격이 몇십억 원에 달하는 링컨이었다.

택시 기사의 얼굴에 순간 어둠이 내려앉았다.

‘망했어.’

차에서 내린 심지안은 상대 차 안에 앉아있는 사람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할아버지.”

성수광이 그녀를 발견하고는 환히 웃음꽃을 피웠다.

“지안아, 네가 왜 여기에 있어?”

“저 서류를 가져다주는 길이었는데...”

그녀가 택시 기사를 힐끗 보고는 말을 이어갔다.

“제가 급한 일이 있어서 기사님께 빨리 가달라고 말했었거든요. 할아버지, 몸은 괜찮으세요?”

“괜찮아. 임수현, 너 더 이상 택시 기사님을 난처하게 하지 마. 이런 접촉 사고는 흔한 일이잖아.”

성수광이 심지안을 향해 손을 저으며 자애로운 웃음을 지었다.

“얼른 들어와 앉아. 여긴 택시를 잡기가 어려우니까 할아버지가 데려다줄게.”

시간이 급박했던지라 심지안은 거절하지 않고 차에 올라탔다.

“지안아, 어디로 가?”

“할아버지, 흥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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