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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너나 잘해

“지안 씨, 괜찮아요?”

성연신은 그녀를 살피며 버스에 스치거나 부딪혔을까 봐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심지안은 정신을 차리고 웃으며 대답했다.

“괜찮은 것 같아요. 고마워요.”

“누가 밀었어요?”

성연신의 목소리에 분노가 서려 있었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임시연을 바라보며 날카로운 눈빛에서 살기를 뿜었다.

그의 시각에서는 임시연이 밀친 것을 목격할 수 없었지만, 정황상 누가 밀치지 않은 이상 심지안이 갑자기 한쪽으로 넘어질 리는 없었다.

“나도 누군지 못 봤어요...”

심지안은 그의 품에서 일어나며, 한 걸음 한 걸음 임시연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시연 씨 말고는 저를 밀칠 사람이 없잖아요.”

심지안은 조금 전의 위험한 순간으로 인해 얼굴이 창백해졌고, 이마의 머리카락은 땀으로 젖어 있어서 허약해 보였지만, 그녀 눈빛에서 비추어진 원망과 살기는 임시연에게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임시연은 약간 두려워하며 뒷걸음질 쳤다. 심지안 한 명이라면 간신히 대항할 수 있지만, 성연신이 등장하자 더 이상 감히 나서지 못했다.

“도망가려고요?”

심지안은 그녀의 손목을 움켜잡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늦었어요.”

다음 순간, 심지안은 임시연이 정성을 다해 관리해 온 머리카락을 한 움큼 움켜쥐고, 다른 손으로 좌우를 번갈아 가며 여러 대의 귀싸대기를 날렸다. 있는 힘을 다해 여지없이 때렸다.

심지안이 지쳐서 손을 내려놓았을 때, 임시연은 이미 얼떨떨해진 채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화장이 번지고 머리가 헝클어졌으며, 입술도 터져서 피가 흘렀다. 방금까지 귀부인행세를 하던 임시연은 길거리에서 조강지처에게 잡혀 낭패당한 내연녀의 처지가 되었다.

“감히 나한테 손을 대?”

임시연은 정신을 차리고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눈이 휘둥그레져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현재 변석환의 약혼녀이자 왕자의 왕비 신분이었으니, 임시연은 더 이상 예의를 갖추고 존대할 필요가 없었다.

‘평민으로서 감히 왕비를 때릴 줄이야, 게다가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미쳤어, 이건 미친X인 게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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