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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송석훈

심지안은 그가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인지 뒤늦게 알아채고 얼굴을 붉혔다.

이 남자는 요새 머릿속이 온통 그런 일밖에 없는 것 같았다.

물론 성연신은 그저 장난으로 놀리는 것이었다. 훤히 밝은 대낮에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요즘 날이 추워져 심지안 긴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널찍한 옷이 그녀의 몸매를 가려주었다.

심지안은 임신한 것이 크게 알리지도 않았고 입덧도 많이 하지 않았다.

샤워를 할 때, 나체 상태에서는 배가 조금 나온 것이 알리지만 옷을 입으면 일반인과 다를 바가 없었다.

지금 성연신과 같은 침대에 누워있지만 그가 발견하지 못할 정도다.

성연신은 낮잠을 자는 습관이 없었지만 품에 따스하고 포근한 여자를 안고 있으니 마치 천연 수면제를 곁에 둔 기분이었고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화원에서 서백호는 고용인에게 당부했다.

“어르신의 약이 곧 떨어지니 월요일에 병원에 가서 장 의사를 찾아 약을 가져와.”

“네.”

대답한 고용인의 시선은 가만히 서 있는 임시연에게로 향했다.

서백호도 임시연을 보고 불쾌한 어투로 얘기했다.

“무슨 일이죠? 임시연 아가씨에게 차를 준비해 드리지 않았던가요?”

임시연이 대답하기도 전에 서백호가 얘기했다.

“이런, 죄송합니다. 본가 쪽에서 택시가 잘 잡히지 않아서요. 제가 일이 너무 많아 소홀했습니다. 고용인들도 눈치가 빠르지 못했어요. 지금 당장 사람을 찾아 보내 드리겠습니다.”

임시연은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백호가 이렇게까지 얘기했으니 떠나지 않는 것도 이상했다. 그저 억지로 웃으며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감사합니다.”

서백호는 운전기사를 불러 임시연을 저택 정문까지 바래다주었다. 뒷짐을 쥐고 떠나는 임시연을 보며 경멸의 표정을 지었다.

이 여자는 정말 뻔뻔하기 짝이 없었다. 그가 말하지 않았다면 성씨 저택에 눌어붙을 생각일지도 모른다.

차에 앉은 임시연은 백미러로 서백호를 보면서 머리를 굴렸다.

월요일에 약을 가지러 간다...

그렇다면 약에 손을 써서 성수광을 해치워 버려도 된다!

오후, 성연신은 전화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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