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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사적인 원망을 담다

“안녕하세요. 전 심지안의 부탁을 받고 도시락을 가져다주러 왔어요. 심지안이 너무 바빠 도저히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서요. 전 현장 일을 맡은 회사 사장님의 비서예요.”

정욱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조금 전 그는 성연신에게 심지안이 곧 도시락을 들고 올 거라 말했었다. 그 말을 들은 성연신은 한결 부드러워진 얼굴로 책상을 깨끗이 정리했었다.

하지만 심지안을 대신해 엉뚱한 사람이 왔으니 이제 무슨 날벼락이 떨어질지 모른다.

직업 정신이 투철한 정욱은 마음은 더없이 복잡했지만 겉으론 친절한 얼굴로 정중하게 연설아를 안내했다.

“네. 이쪽으로 오세요.”

‘모르겠다. 일단 먹잇감으로 던져줘야지.’

연설아는 정욱의 등 뒤에서 기대에 찬 얼굴로 손거울을 꺼내 자신을 이리저리 비추어보았다.

“대표님, 도시락이 도착했습니다.”

말을 마친 뒤 정욱은 곧바로 사무실 문을 나섰다. 분노의 불길이 자신에게 덮치기 전에 일찌감치 자리를 피한 것이다.

성연신은 핸드폰을 보며 나긋한 목소리로 ‘응.’이라 대답했다.

그는 오늘 옅은 남색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책장을 넘기는 길고 곧게 뻗은 손가락, 검은 눈동자 속 한기를 감춰주는 속눈썹이 그의 준수함과 우아함을 한층 더 밝혀주고 있었다.

연설아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듯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

저번 쇼핑몰에서 만났던 그 남자가 아닌가.

저 사람이 보광 그룹 대표였구나.

자신과 그가 특별한 인연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 연설아였다...

연설아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심장은 저항 없이 요동쳤으며 호흡까지 가빠졌다.

그녀는 도시락을 성연신의 눈앞에 내려놓고는 시선을 그에게 고정한 채 뚫어져라 그를 쳐다보았다.

성연신은 머리를 들진 않았지만 자신을 향한 뜨거운 시선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그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저 여자 오늘 왜 저러는 거지?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저 눈빛은 좀...’

잔잔했던 호수에 돌이라도 던진 듯 그의 가슴에 파도가 일었다. 그가 내심 흐뭇한 마음에 말했다.

“먼저 음식을 좀 데운 다음 여기에서 같이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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