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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Penulis: 일설연우
쪽지에는 “오늘 밤 일이 있으니 기다리지 말거라”라고 쓰여 있었다.

몇 년 동안 궁에서 일한 수로는 한눈에 황제의 필체라는 것을 알아봤다.

그런데 황제가 누구에게 이 쪽지를 남겼을까?

이튿날 아침.

황제가 영소전을 떠나자 수로는 이 일을 귀비께 아뢰었다.

귀비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설마 전에 폐하가 매일 밤 가신 곳이 장신궁이었느냐? 폐하를 기다리고 있는 자가 누구냐? 남자냐 여자냐? 그들… 그들 매일 밤 무엇을 하였느냐?”

춘하가 급히 다가가 귀비를 타일렀다.

“마마, 조급해하지 마십시오.”

“볼일이 있어서 일 수도 있잖습니까?”

“폐하께서 비밀리에 어떤 관원을 조사하고 있어서 매일 밤 누군가의 보고를 들을 수도…”

춘하 자신도 이 말을 믿지 않았다. 귀비의 마음이 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귀비는 안색이 창백했다.

“본궁… 머리가 너무 아프다. 약을 가져오너라.”

귀비 마마의 두통이 발작했다.

춘하는 약을 가지러 가려다 문득 어제 태의의 말이 생각났다. 그 약은 더 이상 쓸 수 없어서 이미 다 처리해 버렸다고 했다.

‘지금 마마의 두통이 이렇게 심한데 어쩜 좋아?’

“당장 태의를 청하거라!”

귀비는 두통뿐만 아니라 온몸이 아팠다.

말에서 추락한 후 귀비는 오장육부가 뒤틀리고 뼈도 부서진 것만 같았다.

태의는 바로 왔다. 하지만 귀비께 진통제를 처방하지 않고 그냥 참으며 견디라고 했다.

귀비는 아파서 꽃병을 던졌다.

“약! 본궁에게 약을 주시오!”

“본궁이 이렇게 아픈 걸 보고만 있을 건가?”

“윽… 머리 아파…”

귀비는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어제 봉합한 상처도 당기는 듯 아팠다.

춘하는 어쩔 수 없이 황제를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직 아침 조회중이라 춘하는 한참 기다려서야 말을 전했다.

귀비가 많이 아파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소욱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참으라 하거라.”

참지 않고 진통제를 복용하면 진통제가 귀비 체내의 주혼산과 상호 작용하여 독소를 생성하게 되는데 그게 더 치명적이다.

춘하는 황제에게 귀비를 보러 갈 수 없냐고 부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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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정
2024. 12. 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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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무대회가 시작되기 전, 운산파의 부장문이 무대 위로 올라섰다.“오늘 운산파는 이 자리에서 강호의 여러 영웅호걸들을 모시고,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비무대회를 개최하여 무림의 패자를 가리고자 합니다. 최강자의 인도로 강호의 위세를 한층 더 떨치고자 하니, 여러분들의 많은 협조를 바랍니다!”“대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몇 마디 덧붙이겠습니다.”“비무의 규칙은 여러분 모두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어느 문파든 먼저 15승을 거두면 승리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학문에 우열이 없고 무예에는 두 번째가 없다고 하지만, 오늘 대회는 어디까지나 친선 비무이니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승리를 얻기 위해 동료의 목숨을 빼앗는다면 설령 이긴다 해도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옳소!” 군중들 사이에서 동조하는 소리가 들렸다.부장문은 군중을 둘러보며 다시 말했다.“더 이상 질문이 없다면, 지금부터 비무대회를 정식으로 시작하겠습니다!”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운산파의 장문인 구학이었다. 그의 이마엔 깊은 주름이 새겨져 있어 연로해 보였지만, 눈빛만큼은 매섭고 날카로운 기운을 띠고 있었다.그때 한 제자가 장문 곁으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장문님, 현재까지는 수상한 인물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구학은 별다른 반응 없이 입술만 가볍게 움직였다. “알겠다. 물러가라. 대회가 시작되었으니 산문을 닫고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도록 하라.”“알겠습니다, 장문님!”하지만 그들은 알지 못했다. 이미 들어올 사람은 모두 군중 속에 섞여 있다는 것을 말이다.봉구안과 소욱 외에도 열무신 일행은 작은 문파로 위장하여 운산파 내부를 몰래 탐색하는 중이었다.비무대 위에서는 모두 늦게 출전할수록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뜻 첫 번째로 나서는 자가 없었다. 결국 운산파가 먼저 자기 문파 제자를 내보내며, ‘벽돌을 던져 옥을 이끌겠다’고 했다.그 상대는 벽력당의 제자였다.벽력당은 암기 사용에 능숙했으나, 이번엔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065화

    봉구안은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가면 아래의 얼굴에도 약간의 변장을 더해 두었다.가면을 벗은 후에도 그녀는 당당했고, 눈빛은 흔들림 없이 단호했다.“지금 뭐 하는 짓이야!”전진파의 한 여제자가 부끄러움과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소리치며 자기 몸에 함부로 손을 대던 운산파 제자를 밀쳐냈다.그러나 상대는 오히려 당당했다.“그건 내가 할 말이지! 당당하지 못하니까 제대로 검사를 못 받는 거 아냐?”“내가 뭐가 당당하지 못하단 거야? 분명히 네가 검사하는 척하면서 날 함부로 만졌잖아…!” 전진파의 여제자는 참을 수 없는 듯 항의했다.그러자 주변의 다른 운산파 제자들이 즉시 그녀에게 반박했다.“헛소리 마라! 우린 정당하게 신분 확인을 했을 뿐이야. 네가 마음에 찔리는 게 있으니 괜히 그러는 거겠지!”주변에 있던 다른 문파 사람들도 슬슬 모여들어 그녀들을 보며 수군거렸다.“전진파 여자들은 하나같이 고고한 척 하더니 결국은 남자들 관심 받고 싶은 거 아니야?”“그러게 말이야. 그냥 신분 검사하는 건데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몰라. 자기들이 그렇게 매력적인 줄 아나 봐!”“강호에 남녀가 따로 있나? 자기들이 속이 더러우니까 남들도 그런 줄 아는 거지. 남자 손 타기 싫으면 무림대회엔 뭐하러 나오나 몰라.”“그래 맞아, 무술 대결하면 당연히 신체 접촉은 불가피한데, 이런 여자들이랑은 싸우기도 싫다니까. 잘못하면 책임지라고 할지도 몰라, 하하!”운산파 제자들은 점점 더 우쭐해졌다.“잘 들었지? 신분 검사받기 싫으면 애초에 무림대회에 나오지 말고 절에나 들어가! 거기엔 남자 없으니까 말이야!”전진파 제자들은 분노와 수치심으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성미 급한 방민이 참지 못하고 나서려 하자, 차선아가 손을 내밀어 그녀를 제지했다. 일이 커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그 순간, 그녀 옆에서 그림자 하나가 빠르게 튀어나가 좀 전의 운산파 제자를 단숨에 발로 차버렸다.차선아는 보지 않아도 그 사람이 봉구안임을 알 수 있었다. 늘 평온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064화

    강주 관리들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은 곧바로 운산파에도 전해졌다.운산파 정당 안.장문과 장로들이 심각한 얼굴로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어두웠다.한 장로가 낮고 굵은 목소리로 장문에게 말했다. “장문, 서둘러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아무래도 황제가 강주에 온 것 같습니다.”다른 장로도 급히 덧붙였다. “저도 똑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황제의 장인이 최근 유독 부산을 떨고 있으니, 분명 황제가 강주에 머무는 것이 확실합니다.”운산파 장문은 수염이 희끗희끗한 육십 대 노인이었다. 그의 눈빛에는 차가운 기운이 서렸다.“죽산진 쪽 상황은 어떤가?”곧 누군가가 답했다. “아직 소식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암살이 실패한 듯합니다.”장문이 싸늘하게 웃었다.“뻔하지 않느냐? 틀림없이 실패했겠지. 게다가 우리 내부에 배신자가 있는 것도 분명하다.” “아니면 그 황제 놈이 어찌 강주까지 직접 찾아왔겠느냐? 이건 분명히 우리 운산파를 겨냥한 거다!”모두가 근심스러운 눈길로 장문을 바라봤다. 장문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잠시 고민하더니 천천히 지시했다. “제자 몇 명을 내려보내서 황제가 정말 강주에 왔는지 확실히 알아보도록 하고, 다른 이들을 시켜 뒷산의 물건들을 서둘러 처리해라. 나머지 제자들은 움직이지 말고 이틀 뒤 있을 비무대회 준비에만 집중하도록 하여라.”장로들이 즉시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장문.”……전진파.차선아는 명상을 하려 했으나, 마음이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눈을 뜨고 앞을 응시했다. 숨소리가 약간 거칠었다.어둠이 내린 후, 봉구안이 우물가에서 물을 긷고 있을 때 여제자 몇 명이 그녀를 에워쌌다. 새로 들어온 사매가 궁금했던 것이다.“요즘 같은 때 전진파에 들어오다니 신기하네!” “사매는 어디서 오셨습니까? 왜 가면을 쓰고 있는 거죠? 같이 온 다른 사매는 하루 종일 안 보이던데… 어디에 계십니까?” “부장문님이랑 무슨 관계십니까? 어떻게 시험도 없이 바로 입문할 수 있었던 거죠?”쉴 새 없이 쏟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063화

    방으로 들어서고 나서야 소욱은 비로소 입을 열 수 있었다. 그는 목소리를 변조하지 못해 지금껏 말을 못 하고 속만 끓이고 있었다.“그 부장문이라는 사람, 여전히 네게 마음을 품고 있는 것 같구나.” 소욱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봉구안은 남녀의 연정 따위를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녀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틀 뒤 열릴 무림대회였다.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운산파가 강호에서 가진 세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으니, 이 편이 훨씬 안전한 방법일 터였다.“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는 것이냐?” 소욱이 그녀가 멍하니 있는 모습을 보고 손을 흔들어 보였다.봉구안이 진지한 목소리로 답했다. “운산파의 실제 실력이 어떨지, 이번 비무대회에서 승산이 얼마나 될지 계산 중입니다.”소욱이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가볍게 감싸고는 귀 가까이 대고 낮게 속삭였다. “내 생각엔 우리가 반드시 이길 것 같구나. 그런데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정말 이틀 내내 여기 전진파에 있어야 하는 것이냐?”봉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틀뿐이니 금세 지나갈 겁니다. 괜히 왔다 갔다 하다가 눈에 띄면 곤란하니까요.”소욱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 나라의 황제인데 여장을 하고 이렇게 숨어있다니 조상들께 면목이 없구나. 나중에 제대로 보상해 줘야 한다. 알겠느냐?”봉구안은 그의 얼굴을 밀어내며 진지하게 말했다. “밖에 있을 땐 행동을 조심하십시오.”한편, 정원아는 새로 온 제자들을 안내하고 나오다가 선배인 방민과 마주쳤다. 방민은 작년 비무대회에서 패한 이후 더욱 부지런히 무공을 닦고 있었다.방민이 정원아를 불러 세우며 물었다. “부장문께서 새 제자를 들였다던데, 그 사람들 자질은 좀 어떤 것 같으냐?”정원아가 웃으며 말했다. “선배님도 참 급하십니다. 오늘 막 들어온 사람들의 자질을 제가 벌써 어떻게 알겠어요?”방민의 얼굴에 근심이 묻어났다. “급하지 않을 수가 없지. 이틀 뒤면 비무대회인데, 부장문께서 굳이 이때 새 제자를 받은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062화

    전진파의 부장문 차선아는 문을 등진 채 흰 옷을 입고 방석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그녀의 등은 가냘팠지만 결코 연약해 보이지 않았다.차선아는 천천히 눈을 뜨며 맑고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방문패를 가져오너라.”제자는 그녀 앞으로 돌아가 두 손으로 방문패를 받들어 올렸다.방문패를 보는 순간, 차선아의 눈빛이 흔들렸다.소환? 소환이 직접 전진파에 왔단 말인가?아니면… 소환이 누군가에게 이 방문패를 주고, 그 사람이 전진파의 도움을 청하는 걸까?차선아는 침착한 음성으로 말했다. “그 손님을 들여보내거라.”“예, 부장문.”제자가 막 나가려는데 차선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잠깐.”차선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하얀 옷자락을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 “옷을 갈아입고 올 터이니, 반 시진쯤 지난 후에 손님을 맞이하거라.”제자는 조금 의아했다. 부장문의 옷이 더럽지도 않은데 왜 지금 갈아입으려는 걸까?전진파는 모두 여성 제자들이었고, 일반 제자들은 열 명씩 단체로 거처를 썼지만, 장문과 부장문은 각각 독립된 방이 있었다.차선아는 자기 방으로 돌아가 보다 깔끔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방을 나서려다 문득 구리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았다.‘왜 이렇게 얼굴이 이렇게 초췌하지? 어젯밤 잠을 제대로 못 잤나? 안 돼.’‘혹시 소환이 온 거라면, 이런 모습으로 마주할 순 없어.’차선아는 방 안에 별다른 화장품이 없었기에 눈 밑의 푸른 기운을 감출 길이 없었다. 그러다 문득 스스로 어이가 없다는 듯 생각했다.‘내가 정말 정신이 나갔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소환이 온다 해도 내가 왜 이렇게 신경 써야 하는 거지?’‘그저 오랜 친구가 찾아온 것뿐인데. 너무 깊이 생각한 모양이야.’그 시각, 전진파 문 밖에서는 봉구안이 몇 번이나 소욱을 힐끗거렸다.그녀는 소욱을 바라볼 때마다 자꾸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소욱은 얼굴이 시퍼렇게 굳어 그녀 쪽을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았다.어젯밤 봉구안의 안전을 걱정한 나머지 자기도 함께 전진파에 가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061화

    강림의 이 별장은 본래 강호의 벗들을 맞이하려고 사들인 곳이라 객실이 충분했다.봉구안 일행은 각자 방을 골라 휴식을 취했다.소욱은 봉구안과 방을 함께 쓰게 되었는데, 방에 들어서자 문을 닫고 곧바로 물었다.“전진파에는 무슨 일로 가려는 것이냐?”봉구안이 반쯤 농담조로 답했다.“‘옛 정인’을 만나 회포라도 풀까 합니다.”소욱은 그녀의 말이 진심이 아님을 알고 가볍게 웃었다. 그는 팔을 뻗어 봉구안을 품에 끌어안고 얼굴을 맞댄 채 살며시 비볐다. 그 모습엔 황제의 위엄이라곤 조금도 없고, 오히려 평범한 낭군 같았다.“나는 소심한 사람이 아니다. 다만 네가 이번 일로 위험에 처하지 않을지 걱정될 뿐이지.”“방금 동방세 앞에서는 말을 아끼던데, 지금 우리 둘뿐이니 내게는 솔직히 말해줄 수 있지 않겠느냐?”봉구안은 그의 품에서 살짝 물러나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에 그려진 가짜 흉터를 어루만졌다. 그 손길엔 어딘가 애틋한 정이 묻어 있었다.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전진파와 운산파는 서로 거리가 멀지 않습니다. 첫째는 두 문파가 결탁했는지 확인할 겸 정황을 살피고, 둘째는 차선아와 이번 일을 어떻게 대처할지 의논하려 합니다. 셋째로, 이번 무림대회가 운산파에서 열리니 우리가 전진파 제자로서 참가하면 자연스럽게 운산파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차선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소욱은 여전히 찬성하지 않는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만약 두 문파가 이미 결탁했다면, 네가 가는 순간 표적이 될 것이다. 전진파가 과연 너를 쉽게 보내주겠느냐?”봉구안은 고개를 저었다.“전진파 제자가 백여 명이 넘으니 모두를 신뢰할 수는 없습니다만, 적어도 차선아의 인품이라면 그런 파렴치한 짓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이 말을 들으니 소욱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예전에 강림의 무죄를 입증할 때도 그녀는 같은 말을 했었다. 강림과 차선아라면, 그녀는 그 강호의 친구들을 참으로 신뢰하고 있었다.소욱은 그녀를 막을 수 없음을 깨닫고 결심을 굳혔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060화

    봉구안은 몸을 돌려 자신의 친아버지를 바라보았다.“어머니께 아버지의 뜻을 전해드리겠습니다.”“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당초에 아버지께서 저지른 잘못들…”“안다! 알아!” 봉 대인의 눈에 생기가 돌았다.그는 꽤나 흥분한 기세로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예전에 잘못한 게 얼마나 많은지 알아. 내 탓이지!”“다만 네 어미가 날 용서해 주신다면, 앞으로 잘하마. 정말 잘하마…”봉구안은 미간을 찌푸렸다.“자기 아내에게 잘하겠다는 게, 대단한 약속이라도 되나요?”여자는 지아비를 내조하며 살림을 돌보는데, 남자는 단지 ‘잘해 줄게’ 한마디로 여자에게 감동을 주려 하다니.이런 공허한 말을 어찌 어머니께 그대로 전할 수 있단 말인가.“차라리 정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어머니 없이는 살 수 없다고 하세요…”봉 대인은 이 말을 듣자마자 자존심이 불타오르는 듯했다.그는 얼굴이 시뻘겋게 변하며 반박했다.“지금 와서 무슨 그리 유치한 말을 하란 말이냐?”“그저 네 어미에게 내가 반성하고 있다는 것만 알리면 충분할 거야.”“게다가 내가 네 어미 없이 살 수 없다는 건 너의 생각일 뿐이지 않느냐. 오늘만 해도 중매를 서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단 말이다!”“네 어미처럼 사방으로 떠도는 사람은 오히려 이혼한 걸 후회하고 있을지도 몰라. 난 단지 네 어미에게 체면을 세워주는 것 뿐이란 말이다!”“이제와 이혼이 흔한 세상이지만, 다시 시집갈 수 있는 여자는 대개 젊고 아름다우며 교양 있는 여자들이지. 네 어미처럼 나이 사십, 오십에다 별다른 혼수도 없는 사람은 어디서 그런 기회를 찾겠느냐…”봉구안은 도저히 더 들을 수 없었다.보아하니, 그는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전혀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았다.그가 하는 말마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었다.마치 그의 화해 제안이 어머니를 향한 동정이자 은사라도 되는 듯했다.봉구안은 봉 대인의 말을 끊으며 단호하게 충고했다.“지금 하신 모든 말씀을 어머니께 그대로 전할 겁니다. 방금 말씀하신 것까지도요. 그러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059화

    죽산진에서 일반 백성들조차 황제의 초상화를 얻어 가졌던 걸 보면, 황제의 미행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듯했다.강주에서 신분이 들킬 것을 우려한 봉구안은 소욱의 얼굴에 무시무시한 가짜 흉터를 만들었고, 처음 보면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그녀 자신도 반쪽 얼굴을 가리는 가면을 써 알아볼 수 없게 했다.그러나 성문에서 봉 대인의 눈은 날카로웠다. 아무리 그래도 자기 딸이었다. 게다가 그는 일찍이 황제의 미행 소식을 듣고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하고 성문을 지나는 외지인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다. 봉구안과 소욱이 나타나자 그는 금세 낯익음을 느꼈다. 하지만 즉시 달려가 인사를 올리진 않았다. 연기를 할 거라면 끝까지 완벽히 해야 했다. 그도 하루빨리 다시 황성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이다!봉 대인의 모습을 본 소욱이 작은 목소리로 봉구안에게 말했다.“그대의 부친이 예전과는 사뭇 다른 듯하구려.”봉구안은 담담히 눈길을 돌리며 말했다.“일단 성으로 들어가는 게 좋겠습니다.”두 사람이 떠난 뒤 봉 대인은 바로 수하를 불러 그들의 뒤를 쫓게 했다. 그리고 다시 인자한 미소로 백성들에게 죽을 나눠주었다.“어르신 천천히 드시지요! 모두 드립니다. 다들 나눠드릴 테니 걱정 마세요!”백성들은 봉 대인에게 감사해하며 칭송했다.“봉 대인께선 정말 자애로우신 훌륭한 분입니다! 황후마마의 아버님이자 폐하의 장인이시니 역시 다르십니다!”소식을 재빠르게 들은 몇몇은 다가와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봉 대인, 혼인을 다시 하신다 들었습니다만 제가 아는 중매쟁이가 있는데 새 부인을 소개해 드릴까요?”“저희 집 여동생도 참 괜찮습니다. 얼굴도 예쁘고 아직 혼인도 안 했고 스무 살입니다. 대인처럼 연배가 있는 분을 좋아하는데...”“잠깐만요! 저도 있잖아요. 봉 대인, 저 같은 사람도 괜찮지 않으신가요?”봉 대인은 정신이 없었고, 참견하는 사람들을 야단치고 싶었으나 가까스로 미소를 유지했다. 지금은 분노를 드러낼 때가 아니었다. 황성으로 돌아가려면 참아야 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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