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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사과해

10분 뒤, 그는 임주하를 안고 한 산봉우리에 착지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니 도심 전체가 한눈에 보였다.

하늘에서는 별이 반짝이고 지상에서는 전등이 오색찬연한 빛을 뿜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아무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잠시 후, 임주하는 고개를 들고 달빛을 빌어 그의 얼굴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여자의 손이 그의 가슴을 장난스럽게 간지럽혔다.

결국 이 침묵을 먼저 깬 사람은 임주하였다.

“이렇게 별을 보는 게 참 오랜만이네요. 별자리를 세어볼까요?”

임주하는 고개를 그의 가슴에 기대고 하늘을 보며 누웠다.

이선우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나이가 몇인데 별자리나 세고 있어요?”

“움직이지 말아요. 이대로 당신 품에 안겨서 조용히 하늘을 감상하고 싶어요.”

임주하는 코끝으로 그의 볼을 간지럽히며 물었다.

“지금 나를 안고 있으면서도 은영 씨 생각하고 있죠?”

“그런 말하지 마세요. 난 은영 씨도 좋지만 주하 씨도 좋아한다고요.”

“그냥 입 다물어요.”

이선우는 임주하를 꽉 껴안고 눈을 감았다.

임주하도 말하지 않고 얌전히 그의 품에 누워 하늘을 감상하다가 잠이 들었다.

다음 날 눈을 떴을 때, 임주하는 그의 가슴이 흥건히 젖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면서 침을 흘린 모양이었다.

그녀는 손으로 턱을 괴고 잠든 이선우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이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니 젊은 무인들이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이곳은 경치가 아름다워서 관광 명소로 알려진 곳이었다. 오늘 날씨도 좋아서 등산객이 많아진 모양이었다.

“선우 씨, 일어나 봐요. 사람들 올라오고 있어요.”

임주하는 이선우를 흔들어 깨웠지만 남자는 그대로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고 여유를 부렸다.

“올 테면 오라죠. 내가 내 약혼녀 안고 있는데 무슨 문제 있어요?”

임주하가 못 말린다는 듯이 말했다.

“약혼녀인 걸 알면 이럴 때는 남자답게 나서서 약혼녀를 지켜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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