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장로가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최은영이 그의 이마에 총을 겨누자 장로는 연신 뒤로 피하면서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진작부터 최은영이 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말도 안 될 정도로 강할 줄은 상상도 못하였다. 그는 분명히 3품 현성 절정의 강자이고 최은영은 그보다 훨씬 낮은 경지의 수행자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압도적으로 당하고 있다니. 치욕이다. 더할 나위 없는 치욕이다!팍!은용창이 어마어마한 기세를 뽐내며 장로에게 치명타를 날렸다. 최은영과 하나가 된 은용창은 셋째 장로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공격을 가했고 장로는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막아낼 수가 없었다.최은영이 공중에서 날린 세 번의 공격을 겨우 버텨냈지만 장로는 뒤로 백 미터 정도 튕겨져 나갔다.“백조, 이젠 내 차례야.”셋째 장로의 두 다리에 바닥에 닿은 채 두 손을 한데 모으더니 몸에서 어마어마한 검은색 기운이 폭발했고 이는 장로의 최강 필살기였다.“이런 허접한 공격은 한 방으로 뚫어주지.”최은영이 코웃음을 치더니 다리를 들어 바닥에 꽂힌 은용창을 공중으로 뻥 찼고 이와 동시에 몸을 날려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연한 금빛이 반짝이던 기운은 총의와 전의의 도움 하에 더욱 어마어마해졌다. 이 순간, 은용창에 생명이 부여되었다.팍!은용창은 장로가 뿜어낸 검은색 기운을 한 방에 뚫어버린 채 총 끝으로 그의 가슴을 겨눴다. 장로가 방어력이 강한 갑옷을 입지 않았다면 그는 지금쯤 가슴이 뚫렸을 것이다. 강한 충격에 장로는 천 미터 정도 튕겨져 나갔고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새빨간 피를 와락 토했다. 장로가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최은영이 그의 눈앞에 다가왔다.푹!최은영이 다시 은용창을 내리꽂았고 장로가 급하게 피하려고 했지만 최은영은 더 이상 그에게 그럴 기회를 주지 않았다. 발을 뻗어 장로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친 뒤, 은용창으로 그의 복부를 찔러버렸다!이게 끝이 아니었다!최은영이 은용창으로 장로를 번쩍 들어올려 허공에 매달았다.“3품 현성 절정이 고작 이 정도밖에
풍영진에서.한달 간의 노력 끝에 DT 그룹은 전면적으로 풍영진에 진입하게 되었고 자회사는 풍영진에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임주하의 L 그룹도 이곳 시장을 점령했고 이와 동시에 무도 연맹 풍영진 분맹도 이곳에 정식으로 설립되었다.이선우는 금령과 양성 두 곳의 모든 멤버들 중에서 천부적 재능이 뛰어난 100명 정도의 젊은 수행자들을 모아 독립적인 단체를 만들었다.그 수행자들의 나이는 15세에서 27세 사이였고 경계가 제일 낮은 수행자는 마스터 절정 경지였으며 경계가 가장 높은 수행자는 4품 무왕 절정의 강자였다.그들의 요구에 따라 DK 그룹에서는 가장 최고급 자원을 그들에게 우선적으로 제공할 것이며 이선우가 그들에 대한 요구는 한달 안에 모든 수행자가 반드시 경계를 돌파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림자 부대라는 국가의 힘이 암암리에서 이선우를 돕긴 하겠지만, 이선우는 그들에게만 완전히 기댈 수가 없었다. 그는 반드시 자신만의 힘을 만들고 키워야 했으며 이 힘은 반드시 전술부대와 아무런 연관도 없어야 했다.전지현이 요 근래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조무진이 짧은 시간안에 다시 뭔가 꾸밀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선우는 이게 그 신비로운 세력이 최은영에게 다시 한번 덫을 놓은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단기간 내에 이선우와 최은영은 서로 만날 수가 없을 것이며 더군다나 최은영은 북부에서 할 일도 있었다.이 상황에서 남쪽 지역에 절대 문제가 생겨서는 안 되기에 이선우는 반드시 나서서 최은영의 짐을 덜어주어야 했다. 이게 바로 이선우가 무도 연맹을 설립한 초심이다!“한달 내에 여러분 모두가 반드시 경계를 돌파해야 합니다. DT 그룹에서는 여러분들에게 가장 훌륭한 자원을 제공할 것이고 모든 자원도 우선적으로 여러분들에게 제공할 겁니다. 한달 뒤, 경계를 돌파하지 못한 자는 자동 퇴출입니다. 이번 달 안에 여러분은 경지를 높이고 경계를 돌파해야 할 뿐만 아니라 안 장군님이 맡긴 모든 일을 완벽하게 완수해야 합니다. 이설 씨, 이 사람들은 이설 씨에
단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환상의 맛이었다.“우와! 이거 너무 맛있잖아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분명 냄새를 맡았을 때 고약했는데 왜 입에 들어가니까 이렇게 고소하죠? 그만 먹어요. 이건 제 것이잖아요!”살짝 맛을 본 임주하는 바로 고삐가 풀려버렸으며 이미지 관리도 잊은 채 입을 쩍 벌리고 호탕하게 먹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이선우에게 빼앗길까 봐 품에 꼭 껴안고 먹기도 했다.이선우는 그런 임주하를 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다가 이내 2인분을 더 사왔다.“천천히 먹어요. 앞으로 가면 먹을 게 많아요. 이렇게 한 곳에서 배불리 먹으면 이따가 다른 거 못 먹어요.”임주하가 입에 초장까지 잔뜩 묻히고 먹자 이선우가 그녀를 안쓰럽게 쳐다보며 입가에 묻은 초장을 닦아주었다.이선우는 임주하의 특징 한 가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녀는 밥을 먹을 때나 일을 할 때에는 백 프로 집중했으며 그 어떤 사람의 방해도 받고 싶어하지 않는 모습이었다.임주하가 홍어 3인분을 먹고 나서야 이선우가 그녀를 끌고 앞으로 걸었고 한참 걷다가 이런저런 음식을 다 팔고 있는 가게 앞에 멈춰 섰다. 이 가게도 전에 최설이 이선우를 끌고 가서 먹었던 가게였으며 이선우는 그 맛을 아직까지도 잊지 못했다. 이번엔 이선우가 나서기도 전에 임주하가 나서서 주문을 했다.이내 간식거리가 나왔고 임주하는 주스도 두 잔이나 시켰다. 이번에도 그녀는 무아지경으로 먹고 있었지만 이선우는 젓가락질을 멈춘 채 맛있게 먹고 있는 임주하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았다.그녀가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만 봐도 기분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손님이 점점 더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가게안에는 더 이상 테이블이 없었지만 뒤에 들어온 손님들은 떠나지 않고 음식을 시킨 뒤 가게 문 앞에 선 채로 먹고 있었다.바로 이때, 모피 외투를 입은 한 젊은 여자가 이선우와 임주하 앞에 다가가 돈다발을 테이블 위에 탁 던졌다.“여기 100만 원으로 두 사람 자리를 좀 살게. 그러니 당장 꺼져!”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뒤에
”아가씨, 저놈이 좀 수상해요. 우리가 상대를 잘못 만난 것 같아요. 일단 다른 가게로 갑시다. 아가씨가 아직 풍영진에 자리도 제대로 못 잡았는데 일을 만들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노부인의 타이름에 젊은 여자도 결국 타협했다.“당장 내 선배를 놔줘.”“사과해, 안 그러면 죽어!”말을 하던 이선우가 목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더 꽉 주었고 숨을 쉬기 힘들었던 젊은 남자는 얼굴에 핏줄이 터지기까지 했다.화가 치밀어 오른 젊은 여자가 이선우에게 달려들려던 순간, 노부인이 그녀를 제지한 채 깍듯한 태도로 이선우를 향해 사과했다.“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조금 전에는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노부인의 말에 임주하가 고개를 들고 이선우에게 말을 걸었다.“여보, 그만해요. 나 아직 배고프단 말이에요. 우리 조금만 더 먹어요.. 네?”임주하는 수행자가 되고 나서부터 이선우를 더욱 이해할 수 있었으며 그가 얼마나 그녀를 보호하고 싶어하는지도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며 음식도 너무 맛있기에 다른 일로 이런 행복에 방해받고 싶지 않았으며 더군다나 이선우가 그녀를 위해 싸우는 건 더더욱 원치 않았다.그뿐만 아니라 임주하도 이제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있었기에 더 이상 이선우 뒤에 숨어있고 싶진 않았다.“그래요.”이선우의 눈빛과 말투가 순식간에 다정해졌고 손에 힘을 확 풀은 채 젊은 남자를 풀어주었다.바닥에 쓰러진 남자는 가쁜 숨을 내쉬었다. 온몸이 땀범벅이 되어버린 남자는 조금 전에 저승길에 다녀온 것만 같았다.너무 무서웠다!이내 남자와 젊은 여자 그리고 노부인이 비참한 모습으로 가게를 나섰다.“후배, 저놈이 진짜 간이 부었어. 감히 너를 모욕하다니. 절대 저놈을 가만두면 안 돼! 근데 조금 전에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왜 갑자기 공기가 추워졌지?”“그뿐만이 아니에요. 조금 전에 저놈 눈빛이 너무 무서웠어요. 하지만 난 저놈에게서 수행자의 기운을 전혀 느끼지 못했거든요. 할머니는 감지했나요?”남자와 젊은 여자가 고개를 돌려
동부 16중진 중에서 실력이 제일 강한 건 이 씨 가문도, 홍 씨 가문도 아니었다. 제일 강한 가문은 바로 동부 청용왕이다!하지만 이선우는 지금 그렇게 먼 훗날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이 씨 가문이 손을 뻗은 이상 이선우는 일단 그들의 손을 잘라내야 했다.그들 입에서 고기를 맛보았으니 절대 아무한테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선우가 가장 고려되는 점은 홍 씨 가문이다. 저번에 홍천풍이 도망가고 나서부터 홍 씨 가문과 자양종은 더 이상 아무 소식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선우는 그 신비로운 세력이 이미 배후에서 손을 쓰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왜 그래요?”나비 무늬 핀을 고른 임주하가 고개를 들어 이선우에게 결제를 하라고 하려던 순간, 핸드폰을 빤히 쳐다보면서 고민에 빠진 이선우를 발견하게 되었다.“아니에요. 다 골랐어요? 다른 것도 더 볼래요?”이선우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면서 묻자 임주하가 장난꾸러기처럼 웃으며 대답했다.“다 골랐으니 얼른 결제해줘요.”“아니,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가 몸값이 수천억인데 저한테 결제하라고요?”이선우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선우 씨가 결제 안 해도 저 대신 결제하고 싶다는 사람이 많아요. 잘 생각해봐야 할 텐데?”임주하 같은 미인은 어디에 가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녀의 말에 주위에 있던 남자들의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이를 발견한 이선우가 재빨리 돈을 지불하고 임주하의 손을 잡고 떠났다.두 시간 뒤, 놀다 지친 임주하는 그제서야 이선우에게 업혀 집으로 향했고 이선우도 마냥 싫지만은 않았다.“은영 동생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요, 잘 지내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참…”임주하는 항상 자신에게 이선우를 독점하면 안 된다고 경고를 주었다. 이선우가 임주하와 함께 할 때마다 최은영이 생각났듯이 임주하도 마찬가지였다. 수행자가 되고 나서부터 임주하는 더 많은 일을 알게 되었고 그 배후의 진실도 파헤치게 되었다. 특히 최은영에 대해 알게 된 점이 많았다.임주하가 이렇게 미친 듯이
이선우는 임주하가 말한 일들을 전혀 알지 못했고 그런 쪽으로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홍슬비 씨가 지금 현재도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거 같은데 내일 그분 회사에 한 번 가보는 게 좋지 않겠어요?”임주하가 주동적으로 이렇게 말하자 살짝 감동을 받은 이선우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알겠어요. 내일 아침에 홍슬비 씨 회사에 한 번 다녀올게요.”말을 하던 이선우가 발걸음을 멈춘 채 어두컴컴한 앞쪽을 향해 언성을 높였다.“이봐, 그렇게 오래 따라왔으면 이제 나오지 그래? 집 앞에 거의 도착하는데 지금 안 나오면 기회도 없을 거야.”이선우는 한참 전부터 누군가가 그들을 미행하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지만 임주하는 전혀 모르고 있었기에 이선우가 갑자기 그렇게 말하자 깜짝 놀라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무슨 소리예요? 누가 우리를 미행하고 있었던 거예요? 어디 있어요? 난 왜 몰랐죠?”이선우가 임주하의 어깨를 다독이면서 위로했다.“걱정하지 마요. 쓰레기 같은 인간이에요. 피곤하면 한숨 자요. 일어나면 다음날이 되어있을 거예요.”“저 안 피곤해요. 전 이제 모든 일에 선우 씨 도움이 필요한 그런 여자가 아니란 말이에요. 전 3품 무왕이거든요. 저희를 미행한 사람은 실력이 어때요? 그렇게 많이 강하지 않으면 저에게 양보해줘요!”말을 하던 임주하가 이선우의 등에서 내려왔다. 지금 현재 그녀의 경지로는 아직 상대방의 경지를 감지할 수 없었다.바로 그때, 그림자 하나가 두 사람 앞에 나타났고 그 그림자가 가까워질수록 두 사람은 그의 얼굴을 정확히 볼 수 있었다. 그자는 조금 전에 가게에 나타났던 그 노부인이었다.“저 사람이네요. 저자가 많이 강해요?”임주하가 들뜬 듯 물었다.“강한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 저 사람의 두번의 공격만에 주하 씨 강냉이가 다 털릴건 분명해요.”“흥, 퉤, 강냉이가 털리다니요! 저 너무 배고프니깐 간식 좀 먹고 있을게요. 얼른 마치고 와요.”임주하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화가 나긴 했지만 그래도 이선우 얼굴에 뽀뽀를 살짝
더 이상 다른 기업과 가문의 압박을 받지 않아도 되는 홍슬비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편했기에 원래의 싸늘하고 냉랭하던 표정은 많이 온화해졌다.홍슬비가 사무실에서 비서의 업무 보고를 듣고 있었다.“홍 대표님, 2주 동안의 매출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저희 회사 이번 2주간의 매출이 4조 원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 DT 그룹 6조 원의 오더를 더 받아왔습니다. 이 기세로 계속 발전한다면 저희 회사는 2년도 안 된 사이에 예전의 최고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비서가 들뜬 듯 말했다. 회사가 잘 나가면 자연스럽게 비서의 월급도 오를 것이다.“좋습니다. 회사 단체방에 통보 하나만 작성하세요. 모든 직원의 월급을 기존에서 10퍼센트 올려준다고요.”홍슬비는 직원들을 알뜰히 챙기는 대표였다.“네, 알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나가보겠습니다!”비서가 사무실을 나서자 사무실 전화기가 울리기 시작했다. 홍슬비가 전화를 받자마자 입구를 지키던 경비원이 보고를 올렸다.“대표님, 이선우라는 분이 대표님을 만나 뵙고 싶다고 하십니다. 들어가라고 할까요?”홍슬비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이선우가 왜 왔지?잠시 고민하던 그녀가 경비원에게 이선우를 들이라고 했다.몇 분 뒤, 이선우가 사무실에 나타났다.“여긴 무슨 일이세요?”홍슬비가 차갑고 도도한 표정으로 물었다. 홍씨 가문 내부에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이 모든 변화가 이선우와 연관이 있었다. 그렇다고 홍슬비가 이선우에게 원망이나 의견이 있는 게 아니라 이선우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홍슬비는 그녀의 운명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이선우는 이미 풍영진을 통솔하고 있고 그의 실력을 증명했지만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홍슬비는 유동백 사람이긴 하지만 아직도 유동백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이다.솔직히 홍슬비가 유동백의 사람이라고 하기보다 그녀의 아버지와 유동백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고 홍슬비는 그저 그 거래에 이용된 바둑알이라고 하는 게
홍나연의 말 속에는 숨길 수 없는 고고함과 오만함이 있었으며 상품 하나를 얘기하는 듯한 말투였다.“나연아, 그렇게 말 하면 안 되지. 그래도 홍슬비가 촌수를 따지면 네 고모잖아.”“쳇, 할아버지가 쟤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에요. 쟤는 성만 홍 씨일 뿐, 몸에는 우리 홍 씨 가문의피가 한 방울도 흐르고 있지 않다고요! 우리 홍 씨 가문의 성씨로 그 늙은 멍청이에게 시집갈 수 있는 것도 쟤한테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에요. 할아버지 저 재수없는 얼굴 좀 보세요. 아주 지 버러지 같은 아버지와 똑같잖아요. 결국엔 우리 홍 씨 가문에서 키우는 개 두 마리인 주제에!”“하하하, 난 너의 솔직함이 너무 마음에 들어. 아주 직설적이야.”말을 하던 홍석이 두 손으로 책상을 짚더니 고고한 자태로 홍슬비를 내려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나연이가 정확하게 전달한 것 같은데 다 알아들었지?”홍슬비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녀는 한 손으로 주먹을 꽉 쥔 채, 다른 한손으로는 자신의 허벅지를 멍이 들 정로도 세게 꼬집었다.이 모든 건 그녀도 예상했던 것이지만 이렇게 빨리 발생할 줄은 미처 몰랐다. 더욱 놀라운 건, 홍씨 가문에서 그녀를 이씨 가문 일곱째 어르신에게 시집보내려는 것이다.순간, 참을 수 없는 굴욕이 마음속에서 차올랐다.팍!이때, 홍나연이 허공에 손바닥을 뻗어 홍슬비의 뺨을 강하게 내리쳤고 순간 몸이 날아오르더니 홍나연 앞에 쓰러졌다. 홍나연은 신고 있던 힐로 홍슬비의 얼굴을 세게 짓밟았다.“표정을 보니 불만이 있어 보이네? 말해봐. 뭐가 불만인데?”“불만 따위 없어.”홍슬비가 차가운 말투로 대답을 했고 참을 수 없는 굴욕에 눈물을 왈칵 쏟았다.“감히 거짓말을 하고 있네!”화가 잔뜩 난 홍나연이 힐 끝부분으로 홍슬비 얼굴을 힘껏 짓밟았고 홍슬비의 얼굴은 그렇게 피범벅이 된 채 찢어지고 말았다. “빌어먹을 계집애, 네 아버지는 우리 큰할아버지가 밖에서 주워 온 개일 뿐이야. 그리고 너는 네 그 거지 같은 애비가 밖에서 주워 온 잡종이고! 우리 홍씨
이선우가 연달아 절기를 시전하자, 그의 기세는 최고조에 달했고, 검의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이내 그의 기세는 무서운 지경에 이르렀고 그 모든 것을 노인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순간 그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비록 그의 본체는 천공성 멀리에 있었지만 그와 같은 강자에게 있어 거리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이선우는 그의 지척에 있는 것 같았다.“녀석, 내가 눈이 나빠 너를 얕봤구나. 불굴의 검도를 이렇게까지 깨우쳤을 줄을 몰랐구나. 너는 정말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두 번째 젊은이다. 불굴의 검도라니 재밌구나. 나를 실망하게 하지 말거라.”말을 마친 노인이 허공을 밟고 떠났다. 그는 이선우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 이토록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젊은이는 그를 위해 쓰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최은영에게도 같은 생각을 했지만 결국 그는 최은영의 장총에 지고 말았다.그는 이선우가 그를 이길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이선우는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노인의 본체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본체가 온다고? 그 사람한테 죽는 거 아니야?”어리둥절한 나머지 이선우는 놀라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비록 몇천 리 덜어져 있지만 노인에게 그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십여 초 사이 노인은 이미 이선우 앞에 나타나 있었다. 이선우는 그를 보고 다시 한번 넋이 나갔다.몸집이 작고 새우등처럼 굽어진 허리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그의 몸에서는 어떠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절대 강자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늙은이 같은 존재였다.“어떠냐, 젊은이. 실망한 거냐? 나도 널 그다지 죽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넌 절대로 날 위해 쓰이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니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네가 먼저 선제공격을 해보거라.”노인은 몇 마디 하지 않았지만 숨을 헐떡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선배님께서 가르침을 주시지요.”웅!이선우 수중의 수라검에서
이번에 이선우는 선제공격을 감행했다.웅!수중의 수라검에서 낮은 검명성이 들려왔다. 불굴의 검의와 불굴의 검도의 가세 하에 이선우는 간사한 각도로 손에 쥔 수라검으로 커다란 손을 잘랐다.쾅 하는 소리가 울렸다.이선우의 검이 여전히 거대한 손을 부수지는 못했지만, 손은 허화되고 있었다.이선우는 기세를 몰아 다시 검을 몇 번 내질렀다.슉! 슉! 슉!끝내 손이 철저하게 부서지며 허화되더니 사라졌다.그 모습을 본 이선우와 일행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는데, 곧 또 다른 손이 모습을 드러냈다.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손은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단단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반응했지만 거대한 손이 그를 덮칠 때 그는 자신이 전혀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갑자기 자기 발이 땅속에서 자라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손은 바로 이선우를 내리쳐 완전히 날려버렸다.무려 십여만 척이나 날아간 후에 겨우 멈춰 섰고 사방의 공간 장벽도 그대로 산산이 부서졌다.몸을 가누고 멈춰 선 이선우의 입가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몸 어디도 성한 곳이 없었는데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다.사람 전체가 아비규환이었다.바로 그때 어린 스님과 일행이 당황하여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 참담한 모습을 보고 모두 마음을 졸였다.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놀라움과 경악으로 가득 찼다. 비록 안에 있는 사람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력이 반단계 도경의 강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들의 인지 안의 범위에서는 이선우도 더할 나위 없이 강했다. 하여 그들은 이선우가 이렇게 처참하게 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괜찮으십니까?”어린 스님은 놀라서 얼른 이선우를 부축하고 사람들을 불러 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체내로 진기를 주입해 주었다.그 순간 이선우의 머리는 어질어질하고 의식은 약간 흐려지며 매우 괴로웠다.오장육부는 이미 부서진 것처럼 일순간에 뒤집혔지만, 육체적인 고통에 비해 그저 심적인 억울함이 더 강했다.상대도 똑
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은 그대로 만 척 밖으로 날려갔다. 이선우가 제때 검기를 내뿜어 그들을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들 모두 어디로 날아갔을지 모를 일이었다.“무섭네요. 너무 두려운 위압감과 기세에요. 공포스러운 기세는 우리의 인지를 벗어난 것 같아요. 안에 있는 사람은 아마 초월자를 넘어서 도경에 들어선 것 같네요.”어린 스님과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마음속에서 두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정말 통로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은 그들의 인식을 뛰어넘어 있었다. 단지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무서운 살상력을 뿜어냈으니 말이다.그들은 이선우 뒤에 서서 호흡조차 조심히 해야 했다. 이선우가 손을 쓰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마 이미 갈기갈기 찢겼을 것이었다.그 순간 그들은 모든 희망을 이선우에게 걸었고 마음속에는 그를 향한 경외심만이 가득했다.그와 반대로 이선우의 얼굴빛은 약간 굳어있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이 그의 예상을 조금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목소리만으로 끝없는 공포가 밀려왔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안에 있는 사람은 정말 생각 밖으로 강한 것 같습니다. 이제 이 시주님만 믿겠습니다. 저희는 저 사람의 목소리조차도 버티지 못합니다. 그러니 시주님과 함께 나란히 싸운다는 건 어불성설이겠죠. 결과가 어찌 되든 저희는 항상 옆에 있겠습니다.”어린 스님의 말이 끝나자 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 바로 그때 검령이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그는 이선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시선을 먼 곳에 있는 문에 고정했다.“이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지? 안에 있는 사람은 너랑 경계 자체가 달라. 그는 너보다 몇천 년은 더 살았어. 아마 일찍이 공간 접힘술을 익혔을 거야. 그의 실력은 이미 도경에 들어섰어. 조금 전 그 사람의 목소리는 무수히 많은 공간 접힘술을 통해 너희들을 향해 온 거야. 너희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면 아마 그의 본체는 사실 통로에 있는 게 아니라 천공성에 있다는 것이겠지.
말을 마친 검령이 검광으로 변해 수라검 안으로 들어갔다.이선우는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십여 초 지나고 나서야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그는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검령이 방금 한 말은 그의 약함과 보잘것없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검령이 그를 속일 이유는 없었다. 그는 갑자기 무력함을 느꼈다.그는 줄곧 자신의 재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최은영과 조민아에 비하면 이 정도의 재능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걸어왔다. 비록 스승님의 가르침과 조언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실력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초월자라는 큰 경지에서 자신만의 절기를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불굴의 검도도 터득했다.이 두 가지만으로도 그는 이미 천재 중의 천재라고 할법했다. 하지만 검령의 말을 들은 그는 그보다 더 뛰어난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는 이미 이곳에서 두 달 넘게 지체했고 이제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었다. 안에 있는 그 사람의 실력은 확실히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그는 최은영이 어떻게 관문을 뚫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단시간 내에 혼자서 장총 하나로 뚫고 지나갔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었다.이렇게 비교해 보니 그는 자신이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느꼈고, 보잘것없이 느껴졌다.“은영이는 임독 2맥을 뚫은 건가?”이선우가 혼자 중얼거렸다. 최은영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과거로 돌아가게 했다.비록 그는 최은영이 구효궁에서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몰랐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이 분명 행운과 거대한 기연을 가져다주었을 것이라고 믿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짧은 시간 안에 그가 우러러 바라봐야 할 정도로 성장했을 리가 없었다.지난 두 달여 동안 통로 안의 강자들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하여 그는 그 안 수호자들의 실력도 철저히 알게 되었다.안에 있는 수호자들은 하나같이 강한 실력을 갖췄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몇 사람을 포함해서 말이다.
어린 스님과 일행의 생사가 불명했다.이선우가 주위를 둘러봤지만, 그들의 종적은 찾지 못했다.“설마 내가 그 사람들까지 전부 죽였나? 그럴리가...”이선우는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한 그는 마음이 초조해졌다“아니겠지? 정말 내가 그 사람들까지 다 죽였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이선우가 얼른 자기 생각을 부정하고 일행을 찾기 시작했다.그는 마침내 부서진 공간에서 그들을 찾았는데 사람들을 본 이선우는 머릿속이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들의 상태나 너무 처참했다. 모든 사람이 중상을 입었고 가장 큰 부상을 입은 몇 사람은 목숨이 위태로웠다.온 현장이 아비규환이었다.이선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어린 스님 곁으로 달려가 단약 몇 알을 꺼내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어 진기를 그의 몸에 주입하고는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했다.두 시간의 치료로 모든 사람들의 목숨은 건졌지만 두세 달 동안은 싸울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모든 부상이 안정되자 이선우는 그제야 질문을 건넸다.“어떻게 된 일입니까? 왜 이 지경이 됐어요? 개척해 낸 공간에서 시전한 그 검들은 무차별적인 공격이 아니었어요. 제가 실수로 공격했나요?”일행이 듣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남다릅니다. 그러니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까지 얻으셨겠죠. 그 검의 살상력은 전보다 더 매서워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시주님께서 내지른 검에 다친 것이 아니라 부서진 공간 파편 때문에 다친 겁니다. 이 시주님의 검은 저희의 상대를 단칼에 제거했어요.”이선우는 듣고 충격을 받았다.그는 이전에 시전한 검이 외부의 공간까지 파괴하고 복구하지 못했을 줄은 몰랐다.공간 파편만으로 일행들이 이렇게 심하게 다칠 줄도 생각지 못했다.“선배님, 정말 강하십니다. 자책하실 필요 없으세요. 저희가 너무 약해서 그렇습니다. 볼품없는 모습을 보여드렸네요. 다행히 저희를 제때 구해주셔서 망정이지 아니면 저승에
그 순간 세 사람은 모두 이선우를 향한 살의가 넘쳤다.이선우의 실력이 그들의 예상을 훨씬 웃돌아 그들에게 극도로 위험한 감정을 안겨주었다.“그럼 너희들이 그럴만한 실력이 있는지 봐야지.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와라!”이선우의 전의가 불타올랐다. 그는 전투를 갈망했다. 통쾌하고 피로 물든 전투를 갈망했다.눈앞의 세 사람이 그를 만족시키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충분했다.이선우는 지금 점점 더 전투를 갈망하고, 더 강한 상대를 갈망하고 있었다.강한 상대만이 그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고 그의 경지를 더 빨리 향상할 수 있었다.“죽어라!”세 사람이 동시에 이선우를 향해 어떠한 남김도 없이 최선을 다해 돌진했다.쾅! 쾅! 쾅!공포스러운 기세가 세 사람의 체내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금방 만들어낸 공간은 바로 풍비박산 나버렸다.세 사람이 동시에 손을 써서 보여준 실력이 공포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이 바로 이선우가 바라던 바였다.“싸우자!”이선우는 수라검을 손에 쥔 채 자리에서 사라졌었다. 공포스러운 검명성이 천지를 울렸다. 공포스러운 검기가 주위의 공간을 산산이 조각내더니 다시 복구시켰다.이선우는 공포스러운 검의를 두르고 있었다. 매번 나타날 때마다 발밑에는 새로운 검기가 생기고 있었고 검기는 부단히 강해지고 있었다.슉! 슉! 슉!수라검이 한 번씩 휘둘러 질 때마다 한 줄기 한 줄기의 검기가 발사되며 검광이 번쩍였다.복구된 공간이 다시 한번 찢겼다. 이선우의 검기가 세 사람이 내뿜은 기세를 가르며 그들을 향해 나아갔다.푹!네 인영이 연이어 뒤로 물러났다. 이선우도 족히 만 척 밖으로 밀려나고 나서야 멈췄다.멈춰 선 그는 검을 든 손이, 팔 전체가 이미 선혈로 낭자한 모습을 발견했다. 몸에도 빽빽한 상처들이 생겼다.수라검이 가늘게 떨며 낮은 검명성을 내었다.그와 만 척 밖에 떨어진 세 사람의 상태도 별반 다를 바는 없었다. 매 사람의 몸에는 적어도 열 개의 상처가 나 있었고 전부 이선우가 내지른 검기로 인해 생긴
이선우가 말하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체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두 시간이 지나자 이선우의 체력은 이미 완벽히 회복했다. 하지만 체내의 진기는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자연히 전투력도 정상으로 회복하지 못했는데 90% 정도는 회복된 상태였다.비록 전투력은 90% 정도만 회복했지만 그의 경지는 이전보다 훨씬 많이 향상되어 있었다.두 시간의 회복 기간 이선우는 검도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도 얻었다.이선우는 이제 검도에 대해 깨달음을 얻을 때마다 경지가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 발견은 이선우를 매우 놀라게 하고 흥분시켰고 그가 검도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마음을 더 확신시켰다.그 순간 그의 몸에서 풍기는 기운이 이전보다 더 깊어졌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확연히 눈에 띄었다.그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어린 스님이 그랬다. 비록 그와 이선우가 함께 지낸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선우의 천재성과 불굴의 검도에 대한 깨달음은 잘 알고 있었다.비록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이선우는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이전에 얻은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여 일행들도 얼마간 깨달음을 얻긴했지만 도의 문턱에 닿으려면 아직 많이 부족했다.이선우에 비한다면 그들은 모두 이 세상에 살 자격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자격도 없다고 느껴졌다.상대적인 박탈감은 심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습니다. 짧디짧은 두 시간 사이에 불굴의 검도에 관해 또 새로운 깨달음을 얻다니요. 이러면 정말 사람들에게 맞기 쉽습니다. 저희도 살길 좀 주세요. 희망도 좀 주시고요.”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선배님. 제발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세요! 지금 재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예요! 저희 지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두부에 부딪혀 죽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모두 제각기 표정이 울상인 채로 입을 열었다.이선우가 사람들을 바라보며 얼른 위로의 말을 내뱉었다.“자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천부적인
이어 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중년 남성이 대문을 나서며 이선우를 향해 손바닥을 내지르고 있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이선우가 날려갔다. 멈춰 선 그의 입가로 선혈이 흘러나왔다.그 순간 이선우의 안색은 더 없이 어두워져 있었다.그 남자는 엄청 강했는데 사용하는 수법이나 공법이 매우 기이했다이선우는 한순간 그 어떠한 허점과 속임수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상황이 그의 표정을 저도 모르게 굳게 만들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이선우를 바라보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저 그렇네. 난 또 얼마나 강한 사람인가 했어. 공격해 봐. 세 수 안에 네 목을 취하겠다.”말을 마친 남자는 더 이상 이선우를 신경 쓰지 않고 손을 주소요의 어깨에 올려 진기를 그녀의 체내로 주입해 주었다.“네 매혹술로 적을 상대하지 말라고 말했지. 이제 네 실력이 얼마나 약한지 알겠지?”주소요는 인정하지 않았다.“나 여우야! 매혹술을 안 쓰면 뭐 하라고? 그리고 네가 뭔데 내 실력이 약하다고 하는 거야? 당시에 네가 어떤 모습으로 져서 내 치마폭에 들어왔는지는 잊은 거야?”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자신도 모르게 경련을 일으켰다.그는 주소요의 매혹술에 걸려 처참한 모습으로 패배했기에 뭐라 반박할 수가 없었다.그때 그는 하마터면 몸을 잃을 뻔했다.비록 지금의 주소요는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당시 주소요가 매혹술로 그를 패배시켰던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그는 여전히 몸을 흠칫 떨었다.“흥, 할 말 없지? 아직 비장의 카드는 꺼내지도 않았어! 꺼냈으면 저놈도 내 치마 밑에 무릎을 꿇었을 거야! 아까 나를 아주 처참하게 때렸어! 그러니까 나 대신 저놈 잘 좀 혼내줘. 하지만 죽이지는 마. 괜찮은 남자야. 쟤랑 수련해서 정기를 흡수할 거야. 아니면 이분을 삭힐 수 없어!”말하는 순간 조소요의 온몸에서 도발적인 향이 풍기더니 이내 인간형으로 변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단 몇 알을 던져주고는 그녀를 외면한 채 이선
검이 또 한 번 내질러 지며 주소요의 두 꼬리가 잘려 나갔다.두 꼬리가 사라지자 주소요가 사람들에게 가했던 매혹술이 훨씬 약해졌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서둘러 이선우와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그녀는 이내 먼 곳에 있던 문 근처로 후퇴하고 남은 7개의 꼬리를 모두 회수했다.잘린 두 개의 꼬리를 보는 주소요의 마음속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이선우를 노려보았다.“죽일 놈의 인간! 감히 두 꼬리를 잘라? 정말 살고 싶지 않은가 보구나!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구미호로 진화했는지 알아? 매 꼬리가 나한테 무슨 의미인지 아냐고! 죽일 놈의 인간! 가만두지 않겠다.”이전의 주소요는 계속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 그녀의 전력을 꺼내야 할 만큼 이선우가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여우 일족으로 구미호가 되는 건 극한에 다다른 성과였다. 더 앞으로 진화하고 실력을 더 향상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하지만 아홉 개의 꼬리가 잘리지 않는 동시에 인간의 비술을 수련하면 끊임없이 경지를 향상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인간 남자와 정을 나눈다거나 하는 행위가 있었다.하여 이선우를 만나고 난 후 얼굴도 잘생겼고 실력도 괜찮은 듯하여 적합한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다.더 중요한 사실은 이선우가 잠자리에서도 굉장한 능력이 있을 듯하여 끊임없는 그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만 같았다.하여 그녀는 지금까지 전력을 다하지 않았고 그저 환술만으로 이선우를 굴복시키고 싶었다.생각지도 못하게 이선우한테 두 꼬리가 잘린 그녀는 이제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두 꼬리가 잘린 그녀의 실력은 최소한 30%가 줄어들었다.그녀에게 치명적인 상황이었다.이선우와 동귀어진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러한 원수에게는 꼭 복수를 해야 했다.한순간 주위에 다시 한번 공포스러운 보라색 기운이 풍겨왔다. 그와 동시에 주소요도 여우와 인간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고 있었다.그녀는 자신의 영혼과 수명을 태우는 일도 불사했다. 주소요의 목적은 이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