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에서 수라지존이라는 이름을 듣게 될 줄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이 말을 듣고 어떻게 그녀가 충격받지 않을 수 있는가!그녀가 아는 한 수라지존은 르네르 세속세계에 속해 있었는데 말이다. 게다가 그녀는 이선우가 수라지존일 것이라고 의심한 적이 있었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수라지존과 어떤 연관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후에도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나자 그녀는 이러한 추측을 부인했고, 이 세상에서 다시는 수라지존을 만날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녀는 소기민의 입에서 다시 수라지존이라는 이름을 듣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소기민은 최은영이 너무 흥분하고 충격을 받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다."언니, 왜 그렇게 충격받았어요? 혹시 언니도 수라지존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있어요?장난치지 마세요. 안타깝지만 수라지존은 이미 쓰러졌어요. 그는 우리 세계의 신이자 최고 신이에요. 수라지존은 사실 사람이 아니라 칭호라는 말을 스승님께 들은 적 있어요. 근데 완전 그렇지도 않은 게 단순한 칭호가 아니라 책임이자 계승이라 했어요. 수라지존은 수라탑이랑 관련이 있어요. 이 세계에서는 강자를 존경한다는 법칙을 세운 것도 수라지존이에요. 하지만 수년 동안 아무도 수라지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어요. 스승님께서는 심지어 수라지존께서 이 세상의 분쟁에 지쳤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분이 분쟁 없는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어느 누가 알겠어요? 어쨌든 전 믿지 않아요. 근데 언니, 정말 수라지존을 봤어요? 스승님 말씀에 따르면 현재의 수라지존은 아주 젊고 잘생겼다 하던대요! 저도 한 번 봐 보고 싶어요. 이 세상은 너무 혼란스럽고 불공평해요. 바뀔 필요가 있죠. 그 모든 일은 수라지존께서 하실 것이라고 믿어요. 언니, 더 알고 싶은 게 있으면 알려줄게요. 청주에 대해서 제가 모르는 것은 거의 없거든요!"소기민은 쉬지 않고 말을 이어갔고, 말을 하는 도중에 해바라기씨 한 줌을 이미 다 까먹어서 바닥이 온통 해바라기 껍질로 뒤덮였다. 최
최은영은 이제 백호진 마을에 대해 더욱 자세하고 심층적인 정보를 알 수 있게 되었다.이곳에는 백 개가 넘는 세력들과 가문 그리고 종파들이 존재했다. 그 중 20위에 드는 종파 세력들과 가문들의 실력은 비등비등했으며 최은영이 가장 신경쓰고 눈 여겨보고 있는 건 바로 일도종의 실력이다. 최은영이 알아낸 정보에 의하면 일도종은 백호진 마을에서 악명이 높은 종파였으며 실력 또한 매우 막강했기에 그는 갖은 악행을 저지르고 다닐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닥치는 대로 괴롭혔다. 모 방계 신족이 배후에서 일도종을 지켜주고 있었기에 나머지 종파 세력들과 가문들은 감히 일도종에게 함부로 덤비지 못했다. 그들은 일도종이 두려운 게 아니라 일도종 배후에 있는 신족 사람들에게 겁을 먹고 있었다.“내가 일도종을 너무 만만하게 여겼네. 아무래도 수련을 더 열심히 해서 경지를 높여야겠네.”최은영은 일단 일도종의 눈에 띄지 않게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할 생각이었다. 그녀는 이선우와 동생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꾹 참아야 했다.곁에 있던 초향이는 최은영의 생각을 꿰뚫은 듯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은영 언니, 일도종은 걱정하지 마세요. 그들을 무서워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현재 언니의 경지로는 일도종의 늙은이들 빼고 젊은 사람들 중에서는 언니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자들이 먼저 언니를 건드리지 않으면 괜찮은데 혹시라도 먼저 언니에게 시비를 걸면 언니는 자비없이 두들겨 패면 돼요. 근데 지금 가장 급한 건 일단 저에게 가게 하나를 마련해 주는 거예요. 이곳 음식들이 맛있긴 한데 그래도 제 입맛에 완전히 맞지는 않아요. 전 그래도 제가 직접 한 음식이 더 맛있거든요. 그러니까 오늘 얼른 들어가서 쉬고 내일 일찍 백씨 가문에 백홍인 그 사람을 찾으러 가요.”“그래.”주막으로 돌아간 최은영과 초향이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이튿날 아침 일찍 백홍인을 찾으러 주막을 나섰다. 하지만 밖으로 나오자마자 우두커니 서있던 백홍인이 보였고 안색이 꽤
백씨 가문의 실력은 일도종에 비해 매우 약했으며 이곳에서는 실력이 강한 자만이 존중을 받을 수 있기에 일도종 사람들은 백홍인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백씨 가문이 백호진 마을의 성주로 많은 사람들과 세력들이 우러러보는 상대이긴 하지만 일도종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약한 존재였다. 가게에 나타난 자들은 일도종 강자들은 다들 젊은 제자들이었다. 그들은 일도종을 등에 업은 채 평소에도 행실이 거만했으며 악행을 스스럼없이 저지르곤 했고 평소에도 이 가게에 자주 찾아왔다.마침 오늘은 그들이 하산하는 날이고 매번 하산할 때마다 이 마을에 와서 며칠 동안 놀다가 돌아가곤 했으며 번마다 이런저런 사고를 치고 다녔다.백홍인의 기억속에서 이자들은 이 가게에 올 때마다 난동을 부렸던 것 같았다. 평소라면 대충 참고 넘길 수 있지만 오늘만큼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이 가게는 이제 초향이 명의로 되어있고 더군다나 오늘은 가게가 개업하는 날이다. 초향이와 최은영은 백홍인의 생명의 은인으로 오늘까지 일도종 사람들이 난동을 부리는 걸 두고 본다면 앞으로 창피해서 두 사람 앞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것이다.백홍인은 입구를 지키던 경호원들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사람을 불러오라고 했다.그는 맨 앞에 서있는 일도종 제자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 자의 이름은 이서용이고 일도종에서도 명망이 높은 제자일 뿐만 아니라 김두식의 직계 제자이기도 했다.백홍인은 이서용 등 사람들에게 경고를 했다.“이 가게는 이제 더 이상 저희 백씨 가문의 산업이 아닙니다. 문제를 일으키러 오신 거면 이만 돌아가주세요.”이서용 등 사람들은 백홍인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 기억속에서 백홍인은 찌질한 겁쟁이로 그들이 아무리 난동을 부려도 찍소리 한 번 못했다. 심지어 이서용에게 더할 나위 없이 깍듯하고 공손한 태도를 보이던 사람이였는데 오늘 왜 갑자기 센 척을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어라? 선배님, 백홍인 도련님께서 방금 전에 뭐라고 하셨는지 들었어요? 얘들아, 너희들도
하늘에서 서서히 내려온 노자는 일도종의 집행 장로로 이름은 황도인, 경지는 반허경 절정이었다.“백홍인 도련님이 아주 위풍당당하시네. 누가 보면 이 백호진 마을을 손에 쥐고 있는 자가 백씨 가문인 줄 알겠어! 당신 할아버지도 감히 이렇게 나한테 건방 떨지 못해!”눈 깜짝할 사이에 황도인은 이서용 등 사람들 앞에 나타났고 그들을 노려보며 멍청이라고 혼을 냈다.그러고는 곧바로 그들을 위해 치료를 해주었다.이때, 최은영도 가게 안쪽에 있던 룸에서 나와 바닥에 쓰러져 있던 백홍인을 부축했으며 주머니에서 단약 한 알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고마워요, 최은영 씨.”조금 전에 황도인이 그나마 온 힘을 다해 공격하지 않았기에 백홍인은 그저 경상만 입었을 뿐 내장까지 다치지는 않았다.그는 최은영이 건넨 단약을 복용한 뒤, 황도인에게 다가가 이를 꽉 깨문 채 말을 건넸다.“황도인 선배, 일도종은 참 추잡하기 그지없네요! 어떻게 한참 어린 후배를 공격할 수가 있죠? 이제 보니 들리는 소문이 진짜인가 보네요.”“뭐? 네 놈이 지금 감히 날 가르치려 드는 거야? 내가 조금 전에 너에게 너무 자비를 베풀었지?”말을 하던 황도인이 손바닥을 확 뻗었고 백홍인이 그에 맞서기도 전에 최은영이 먼저 반격을 가했다.팍!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최은영과 백홍인은 십 미터 정도 뒤로 튕겨져 나갔지만 이와 반대로 황도인은 백 미터 넘게 날아갔다.“뭐야! 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말도 안 되는 광경에 이서용과 일도종 제자들은 너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고 특히 황도인 본인은 더더욱 경악을 금치 못했다.바로 그 순간, 조금 전에 뻗었던 그의 팔뚝은 완전히 마비된 상태였으며 얼굴에는 어느새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그는 최은영의 경지가 이렇게 막강할 줄 몰랐었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거기 아가씨, 그쪽은 백홍인과 어떤 사이죠? 설마 애인은 아니겠죠? 근데 감히 겁도 없이 나를 공격해요? 내가 어떤 신분과 지위를 가진 존재인지 알기나 해요?”황도인은 조금 놀라긴 했지
현재 최은영의 경지가 아직 무적은 아니지만 초향이는 단 한번도 그녀를 걱정한 적이 없었다.최은영의 배후에 슈퍼 강자가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그게 정확히 누군지는 몰랐다.하지만 예전에 초향이의 스승이 그녀에게 대충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청주에서 더 이상 살기 싫은 사람이 있으면 최은영에게 찾아가면 된다고 했다.초향이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최은영에게 시비를 걸길 기대했다.한편, 최은영은 솔직히 이렇게 빨리 일도종과 맞서 싸울 생각은 없었지만 일도종이 이렇게 알아서 찾아온 만큼 그녀는 계획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괴롭힘을 당하고도 참는 건 최은영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어차피 그녀는 나중에 일도종을 찾아갈 예정이라 조금 앞당긴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최은영은 유동백이 암암리에서 자신을 지키고 있다는 걸, 그녀를 절대 죽게 내버려두지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최은영은 두려운 게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실력만으로는 아직 역부족이다. 일도종의 집행 장로일 뿐인 황도인은 경지가 높지 않지만 일도종의 종주와 나머지 몇몇 장로들은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요리들을 하나씩 맛본 최은영은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백홍인에게 말했다.“저와 제 여동생은 걱정하지 마세요. 일도종이 그렇게 죽고 싶다면 언제든 찾아오라고 하세요. 그리고 저흰 성주 저택은 가지 않겠습니다. 저와 제 여동생은 스스로를 지킬 능력 정도는 있습니다.”“알겠습니다. 나중에 혹시라도 일도종을 상대하기 버거우면 언제든 성주 저택으로 오세요. 저희 백씨 가문은 일도종보다 실력이 약하긴 하지만 저희도 저희 스스로를 지킬 능력은 충분합니다.”식사를 마친 백홍인은 백씨 가문 사람들을 데리고 가게를 떠났고 왠지 모르게 기분이 울적했다.그는 최은영과 나이가 비슷했지만 경지는 최은영보다 훨씬 낮았고, 황도인의 한 방을 견뎌낼 힘조차 없었는데 그런 황도인은 최은영 앞에서 공격할 기회조차 없다니.이렇게 비교해 보니 백홍인은 자신이 한없이 보잘것없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분노에 차서 소리를 지르는 일도종 대장로를 상대로 백민종도 뒤로 물러서지 않은 채 한 걸음 다가가더니 몸에서 어마어마한 진기를 뿜어냈다. 이를 보던 대장로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백민종, 내가 당신을 너무 만만하게 여겼나 보군. 이제 보니 경계를 두 단계나 돌파한 것 같네! 어쩐지 네가 감히 아들을 시켜서 일도종 사람들을 공격한다 했는데 이렇게 나한테 큰 서프라이즈를 선물하네!”대장로는 조금 전처럼 백민종을 만만하게 여길 수 없었다. 백민종 체내에서 뿜어낸 진기에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다. 대장로는 그제야 백민종이 소문처럼 한 단계의 경계를 돌파한 게 아니라 연속으로 두 단계 돌파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그렇다면 백민종은 이제 대장로와 같은 경지에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대장로를 초월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녕 그렇다고 해도 대장로는 백민종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대장로의 전투력은 일도종에서 5위밖에 되지 못했으며 일도종의 종주와 두 부종주의 경지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그리고 일도종 조상의 경지는 감히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했다.대장로는 백민종 아버지의 경계가 일도종 두 부종주와 비등할 거라고 추측했고 이는 일도종에게 여전히 보잘것없이 약한 실력이기에 일도종이 이런 사람에게 모욕을 당하는 건 절대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이런 생각에 대장로는 백민종의 경지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겨뤄보고 싶었다.이와 동시에 백민종도 대장로의 생각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대장로의 추측대로 백민종은 연속으로 두 경계를 돌파했다. 지금 이 순간, 백민종도 대장로의 주먹이 대체 얼마나 강한 지 제대로 겨뤄보고 싶었다.“대장로님, 우리 장소를 바꿔서 얘기할까요?”“내가 바라던 바야.”이내 백민종과 대장로가 동시에 허공 위로 날아올랐고 백호진 마을을 떠난 두 사람의 결투는 몇 백 라운드나 지속되었다.이로써 백민종은 대장로의 경지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지만 자신의 경지는 대장로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하여 결투 중에서 계속 자신의 실력을
최은영이 한 방에 일도종의 한 강자를 죽여버린 모습에 대장로와 백민종 등 사람들은 넋이 나간 채로 멍하니 서있다가 한참 지나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그때, 초향이가 만든 요리들을 식탁에 전부 올렸고 같이 바삐 움직이던 직원들은 겁에 질려서 다들 가게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와 반대로 초향이는 테이블 앞에 털썩 앉더니 최은영에게 말을 걸었다.“은영 언니, 얼른 저자들을 해치워요. 언니랑 같이 수다 떨면서 밥 먹고 싶단 말이에요.”“알겠어.”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난 최은영은 허공을 향해 손바닥을 뻗었고 순식간에 긴 총 하나가 날아왔다.이내 어마어마한 총소리가 울려 퍼졌고 최은영은 대장로 등 사람들을 향해 총을 겨누더니 입을 열었다.“당장 내 여동생에게 사과해. 그리고 꺼져. 안 그러면 오늘 당신들 다 죽어.”조용히 듣고 있던 백민종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심하다는 듯이 최은영을 쳐다보았다. 그는 최은영의 경지에 놀라긴 했지만 잠깐 놀라운 게 전부였다.백민종은 최은영이 절대 대장로의 상대가 되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다.그는 최은영도 대장로의 경지를 감지했을 거라고 생각했고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에게 저렇게 허세를 부리는 건 멍청한 짓이라고 여겼다.저건 죽음을 자초하는 행동이나 마찬가지다.그는 조금 전까지 최은영이 일도종 사람들과 목숨 걸고 싸워 주기를 기대했는데 이제 보니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최은영은 대장로를 상대로 기껏해야 두 방 정도만 버틸 수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에 백민종은 조용하게 옆으로 물러났고 대장로와 일도종 강자들은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어린 아가씨, 그래도 실력이 좀 있네. 안타깝지만 그 정도 실력으로는 절대 날 이길 수 없어. 내가 예쁜 여자에게 약해서 너와 네 여동생에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야. 근데 나한테 감사 인사도 못할 망정 감히 그딴 소리를 지껄여? 네가 아주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 같은데 내가 그 소원 들어줄게. 네 목숨은 여기서 끝이야!”말을 하던 대장로가 갑자기 최은영을 향해 손바닥을 뻗었지
유동백은 벌벌 떠는 일도종의 조상을 언짢은 표정으로 힐끗 쳐다보더니 은침 하나를 꺼내 일도종 조상의 체내로 꽂아 버렸다. “난 가게 안에 있는 두 여인의 보호자야. 저 여인들이 너희 일도종을 마음에 들어 하니까 일도종은 앞으로 저 두 여인을 주인으로 모셔야 할 거야. 나머지는 내가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겠지?”겨우 목숨을 부지한 일도종의 조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살려줘서 너무 감사합니다. 선배님,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그래도 머리는 똑똑한 놈이네! 일도종이라는 이름은 너무 촌스러워. 이제부터 검충파라고 바꿔. 너희들의 배후에 신족이 지키고 있다는 걸 알아. 하지만 괜찮아. 저 두 여인 배후에도 신족이 지키고 있어. 그 신족의 실력은 너희들이 믿는 신족인보다 훨씬 강해.”말을 마친 유동백은 가게 안으로 들어갔고 초향이와 최은영이 요리 한 상을 차려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유동백은 테이블 앞에 털썩 앉더니 바로 식사를 하기 시작했고 조금 뒤, 무사월이 일도종 강자들을 거느리고 나타났다.그들은 유동백을 보자마자 온몸을 덜덜 떨면서 무릎을 털썩 꿇었고 일도종의 조상과 백민종 등 사람들은 무사월을 발견하자 깜짝 놀라서 덩달아 무릎을 꿇었다.순간, 가게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유동백의 식사하는 소리만 들렸다.한참 후에 식사를 마친 유동백은 그제서야 무사월에게 일어나라고 했고 곁에 서있던 최은영을 그녀에게 소개했다.“은영아, 둘이 천천히 얘기 나눠 봐. 난 백호진에 한동안 머무를 생각이니까 물어볼 말이 있으면 이제 물어봐.”유동백의 말에 최은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스승님, 제가 스승님에게 물어볼 말이 많긴 합니다. 하지만 전 제 힘으로 답을 찾고 싶습니다!”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유동백은 최은영의 성격을 잘 알고 있기에 대답했다.“그래, 그럼 스스로 답을 잘 찾아봐. 백호진 풍경이 끝내준다고 하던데 난 여기저기 돌아다녀야겠어. 난 신경 쓰지 마. 배
이선우가 연달아 절기를 시전하자, 그의 기세는 최고조에 달했고, 검의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이내 그의 기세는 무서운 지경에 이르렀고 그 모든 것을 노인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순간 그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비록 그의 본체는 천공성 멀리에 있었지만 그와 같은 강자에게 있어 거리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이선우는 그의 지척에 있는 것 같았다.“녀석, 내가 눈이 나빠 너를 얕봤구나. 불굴의 검도를 이렇게까지 깨우쳤을 줄을 몰랐구나. 너는 정말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두 번째 젊은이다. 불굴의 검도라니 재밌구나. 나를 실망하게 하지 말거라.”말을 마친 노인이 허공을 밟고 떠났다. 그는 이선우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 이토록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젊은이는 그를 위해 쓰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최은영에게도 같은 생각을 했지만 결국 그는 최은영의 장총에 지고 말았다.그는 이선우가 그를 이길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이선우는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노인의 본체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본체가 온다고? 그 사람한테 죽는 거 아니야?”어리둥절한 나머지 이선우는 놀라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비록 몇천 리 덜어져 있지만 노인에게 그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십여 초 사이 노인은 이미 이선우 앞에 나타나 있었다. 이선우는 그를 보고 다시 한번 넋이 나갔다.몸집이 작고 새우등처럼 굽어진 허리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그의 몸에서는 어떠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절대 강자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늙은이 같은 존재였다.“어떠냐, 젊은이. 실망한 거냐? 나도 널 그다지 죽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넌 절대로 날 위해 쓰이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니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네가 먼저 선제공격을 해보거라.”노인은 몇 마디 하지 않았지만 숨을 헐떡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선배님께서 가르침을 주시지요.”웅!이선우 수중의 수라검에서
이번에 이선우는 선제공격을 감행했다.웅!수중의 수라검에서 낮은 검명성이 들려왔다. 불굴의 검의와 불굴의 검도의 가세 하에 이선우는 간사한 각도로 손에 쥔 수라검으로 커다란 손을 잘랐다.쾅 하는 소리가 울렸다.이선우의 검이 여전히 거대한 손을 부수지는 못했지만, 손은 허화되고 있었다.이선우는 기세를 몰아 다시 검을 몇 번 내질렀다.슉! 슉! 슉!끝내 손이 철저하게 부서지며 허화되더니 사라졌다.그 모습을 본 이선우와 일행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는데, 곧 또 다른 손이 모습을 드러냈다.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손은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단단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반응했지만 거대한 손이 그를 덮칠 때 그는 자신이 전혀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갑자기 자기 발이 땅속에서 자라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손은 바로 이선우를 내리쳐 완전히 날려버렸다.무려 십여만 척이나 날아간 후에 겨우 멈춰 섰고 사방의 공간 장벽도 그대로 산산이 부서졌다.몸을 가누고 멈춰 선 이선우의 입가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몸 어디도 성한 곳이 없었는데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다.사람 전체가 아비규환이었다.바로 그때 어린 스님과 일행이 당황하여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 참담한 모습을 보고 모두 마음을 졸였다.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놀라움과 경악으로 가득 찼다. 비록 안에 있는 사람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력이 반단계 도경의 강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들의 인지 안의 범위에서는 이선우도 더할 나위 없이 강했다. 하여 그들은 이선우가 이렇게 처참하게 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괜찮으십니까?”어린 스님은 놀라서 얼른 이선우를 부축하고 사람들을 불러 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체내로 진기를 주입해 주었다.그 순간 이선우의 머리는 어질어질하고 의식은 약간 흐려지며 매우 괴로웠다.오장육부는 이미 부서진 것처럼 일순간에 뒤집혔지만, 육체적인 고통에 비해 그저 심적인 억울함이 더 강했다.상대도 똑
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은 그대로 만 척 밖으로 날려갔다. 이선우가 제때 검기를 내뿜어 그들을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들 모두 어디로 날아갔을지 모를 일이었다.“무섭네요. 너무 두려운 위압감과 기세에요. 공포스러운 기세는 우리의 인지를 벗어난 것 같아요. 안에 있는 사람은 아마 초월자를 넘어서 도경에 들어선 것 같네요.”어린 스님과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마음속에서 두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정말 통로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은 그들의 인식을 뛰어넘어 있었다. 단지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무서운 살상력을 뿜어냈으니 말이다.그들은 이선우 뒤에 서서 호흡조차 조심히 해야 했다. 이선우가 손을 쓰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마 이미 갈기갈기 찢겼을 것이었다.그 순간 그들은 모든 희망을 이선우에게 걸었고 마음속에는 그를 향한 경외심만이 가득했다.그와 반대로 이선우의 얼굴빛은 약간 굳어있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이 그의 예상을 조금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목소리만으로 끝없는 공포가 밀려왔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안에 있는 사람은 정말 생각 밖으로 강한 것 같습니다. 이제 이 시주님만 믿겠습니다. 저희는 저 사람의 목소리조차도 버티지 못합니다. 그러니 시주님과 함께 나란히 싸운다는 건 어불성설이겠죠. 결과가 어찌 되든 저희는 항상 옆에 있겠습니다.”어린 스님의 말이 끝나자 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 바로 그때 검령이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그는 이선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시선을 먼 곳에 있는 문에 고정했다.“이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지? 안에 있는 사람은 너랑 경계 자체가 달라. 그는 너보다 몇천 년은 더 살았어. 아마 일찍이 공간 접힘술을 익혔을 거야. 그의 실력은 이미 도경에 들어섰어. 조금 전 그 사람의 목소리는 무수히 많은 공간 접힘술을 통해 너희들을 향해 온 거야. 너희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면 아마 그의 본체는 사실 통로에 있는 게 아니라 천공성에 있다는 것이겠지.
말을 마친 검령이 검광으로 변해 수라검 안으로 들어갔다.이선우는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십여 초 지나고 나서야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그는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검령이 방금 한 말은 그의 약함과 보잘것없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검령이 그를 속일 이유는 없었다. 그는 갑자기 무력함을 느꼈다.그는 줄곧 자신의 재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최은영과 조민아에 비하면 이 정도의 재능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걸어왔다. 비록 스승님의 가르침과 조언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실력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초월자라는 큰 경지에서 자신만의 절기를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불굴의 검도도 터득했다.이 두 가지만으로도 그는 이미 천재 중의 천재라고 할법했다. 하지만 검령의 말을 들은 그는 그보다 더 뛰어난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는 이미 이곳에서 두 달 넘게 지체했고 이제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었다. 안에 있는 그 사람의 실력은 확실히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그는 최은영이 어떻게 관문을 뚫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단시간 내에 혼자서 장총 하나로 뚫고 지나갔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었다.이렇게 비교해 보니 그는 자신이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느꼈고, 보잘것없이 느껴졌다.“은영이는 임독 2맥을 뚫은 건가?”이선우가 혼자 중얼거렸다. 최은영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과거로 돌아가게 했다.비록 그는 최은영이 구효궁에서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몰랐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이 분명 행운과 거대한 기연을 가져다주었을 것이라고 믿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짧은 시간 안에 그가 우러러 바라봐야 할 정도로 성장했을 리가 없었다.지난 두 달여 동안 통로 안의 강자들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하여 그는 그 안 수호자들의 실력도 철저히 알게 되었다.안에 있는 수호자들은 하나같이 강한 실력을 갖췄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몇 사람을 포함해서 말이다.
어린 스님과 일행의 생사가 불명했다.이선우가 주위를 둘러봤지만, 그들의 종적은 찾지 못했다.“설마 내가 그 사람들까지 전부 죽였나? 그럴리가...”이선우는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한 그는 마음이 초조해졌다“아니겠지? 정말 내가 그 사람들까지 다 죽였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이선우가 얼른 자기 생각을 부정하고 일행을 찾기 시작했다.그는 마침내 부서진 공간에서 그들을 찾았는데 사람들을 본 이선우는 머릿속이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들의 상태나 너무 처참했다. 모든 사람이 중상을 입었고 가장 큰 부상을 입은 몇 사람은 목숨이 위태로웠다.온 현장이 아비규환이었다.이선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어린 스님 곁으로 달려가 단약 몇 알을 꺼내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어 진기를 그의 몸에 주입하고는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했다.두 시간의 치료로 모든 사람들의 목숨은 건졌지만 두세 달 동안은 싸울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모든 부상이 안정되자 이선우는 그제야 질문을 건넸다.“어떻게 된 일입니까? 왜 이 지경이 됐어요? 개척해 낸 공간에서 시전한 그 검들은 무차별적인 공격이 아니었어요. 제가 실수로 공격했나요?”일행이 듣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남다릅니다. 그러니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까지 얻으셨겠죠. 그 검의 살상력은 전보다 더 매서워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시주님께서 내지른 검에 다친 것이 아니라 부서진 공간 파편 때문에 다친 겁니다. 이 시주님의 검은 저희의 상대를 단칼에 제거했어요.”이선우는 듣고 충격을 받았다.그는 이전에 시전한 검이 외부의 공간까지 파괴하고 복구하지 못했을 줄은 몰랐다.공간 파편만으로 일행들이 이렇게 심하게 다칠 줄도 생각지 못했다.“선배님, 정말 강하십니다. 자책하실 필요 없으세요. 저희가 너무 약해서 그렇습니다. 볼품없는 모습을 보여드렸네요. 다행히 저희를 제때 구해주셔서 망정이지 아니면 저승에
그 순간 세 사람은 모두 이선우를 향한 살의가 넘쳤다.이선우의 실력이 그들의 예상을 훨씬 웃돌아 그들에게 극도로 위험한 감정을 안겨주었다.“그럼 너희들이 그럴만한 실력이 있는지 봐야지.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와라!”이선우의 전의가 불타올랐다. 그는 전투를 갈망했다. 통쾌하고 피로 물든 전투를 갈망했다.눈앞의 세 사람이 그를 만족시키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충분했다.이선우는 지금 점점 더 전투를 갈망하고, 더 강한 상대를 갈망하고 있었다.강한 상대만이 그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고 그의 경지를 더 빨리 향상할 수 있었다.“죽어라!”세 사람이 동시에 이선우를 향해 어떠한 남김도 없이 최선을 다해 돌진했다.쾅! 쾅! 쾅!공포스러운 기세가 세 사람의 체내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금방 만들어낸 공간은 바로 풍비박산 나버렸다.세 사람이 동시에 손을 써서 보여준 실력이 공포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이 바로 이선우가 바라던 바였다.“싸우자!”이선우는 수라검을 손에 쥔 채 자리에서 사라졌었다. 공포스러운 검명성이 천지를 울렸다. 공포스러운 검기가 주위의 공간을 산산이 조각내더니 다시 복구시켰다.이선우는 공포스러운 검의를 두르고 있었다. 매번 나타날 때마다 발밑에는 새로운 검기가 생기고 있었고 검기는 부단히 강해지고 있었다.슉! 슉! 슉!수라검이 한 번씩 휘둘러 질 때마다 한 줄기 한 줄기의 검기가 발사되며 검광이 번쩍였다.복구된 공간이 다시 한번 찢겼다. 이선우의 검기가 세 사람이 내뿜은 기세를 가르며 그들을 향해 나아갔다.푹!네 인영이 연이어 뒤로 물러났다. 이선우도 족히 만 척 밖으로 밀려나고 나서야 멈췄다.멈춰 선 그는 검을 든 손이, 팔 전체가 이미 선혈로 낭자한 모습을 발견했다. 몸에도 빽빽한 상처들이 생겼다.수라검이 가늘게 떨며 낮은 검명성을 내었다.그와 만 척 밖에 떨어진 세 사람의 상태도 별반 다를 바는 없었다. 매 사람의 몸에는 적어도 열 개의 상처가 나 있었고 전부 이선우가 내지른 검기로 인해 생긴
이선우가 말하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체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두 시간이 지나자 이선우의 체력은 이미 완벽히 회복했다. 하지만 체내의 진기는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자연히 전투력도 정상으로 회복하지 못했는데 90% 정도는 회복된 상태였다.비록 전투력은 90% 정도만 회복했지만 그의 경지는 이전보다 훨씬 많이 향상되어 있었다.두 시간의 회복 기간 이선우는 검도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도 얻었다.이선우는 이제 검도에 대해 깨달음을 얻을 때마다 경지가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 발견은 이선우를 매우 놀라게 하고 흥분시켰고 그가 검도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마음을 더 확신시켰다.그 순간 그의 몸에서 풍기는 기운이 이전보다 더 깊어졌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확연히 눈에 띄었다.그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어린 스님이 그랬다. 비록 그와 이선우가 함께 지낸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선우의 천재성과 불굴의 검도에 대한 깨달음은 잘 알고 있었다.비록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이선우는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이전에 얻은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여 일행들도 얼마간 깨달음을 얻긴했지만 도의 문턱에 닿으려면 아직 많이 부족했다.이선우에 비한다면 그들은 모두 이 세상에 살 자격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자격도 없다고 느껴졌다.상대적인 박탈감은 심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습니다. 짧디짧은 두 시간 사이에 불굴의 검도에 관해 또 새로운 깨달음을 얻다니요. 이러면 정말 사람들에게 맞기 쉽습니다. 저희도 살길 좀 주세요. 희망도 좀 주시고요.”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선배님. 제발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세요! 지금 재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예요! 저희 지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두부에 부딪혀 죽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모두 제각기 표정이 울상인 채로 입을 열었다.이선우가 사람들을 바라보며 얼른 위로의 말을 내뱉었다.“자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천부적인
이어 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중년 남성이 대문을 나서며 이선우를 향해 손바닥을 내지르고 있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이선우가 날려갔다. 멈춰 선 그의 입가로 선혈이 흘러나왔다.그 순간 이선우의 안색은 더 없이 어두워져 있었다.그 남자는 엄청 강했는데 사용하는 수법이나 공법이 매우 기이했다이선우는 한순간 그 어떠한 허점과 속임수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상황이 그의 표정을 저도 모르게 굳게 만들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이선우를 바라보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저 그렇네. 난 또 얼마나 강한 사람인가 했어. 공격해 봐. 세 수 안에 네 목을 취하겠다.”말을 마친 남자는 더 이상 이선우를 신경 쓰지 않고 손을 주소요의 어깨에 올려 진기를 그녀의 체내로 주입해 주었다.“네 매혹술로 적을 상대하지 말라고 말했지. 이제 네 실력이 얼마나 약한지 알겠지?”주소요는 인정하지 않았다.“나 여우야! 매혹술을 안 쓰면 뭐 하라고? 그리고 네가 뭔데 내 실력이 약하다고 하는 거야? 당시에 네가 어떤 모습으로 져서 내 치마폭에 들어왔는지는 잊은 거야?”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자신도 모르게 경련을 일으켰다.그는 주소요의 매혹술에 걸려 처참한 모습으로 패배했기에 뭐라 반박할 수가 없었다.그때 그는 하마터면 몸을 잃을 뻔했다.비록 지금의 주소요는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당시 주소요가 매혹술로 그를 패배시켰던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그는 여전히 몸을 흠칫 떨었다.“흥, 할 말 없지? 아직 비장의 카드는 꺼내지도 않았어! 꺼냈으면 저놈도 내 치마 밑에 무릎을 꿇었을 거야! 아까 나를 아주 처참하게 때렸어! 그러니까 나 대신 저놈 잘 좀 혼내줘. 하지만 죽이지는 마. 괜찮은 남자야. 쟤랑 수련해서 정기를 흡수할 거야. 아니면 이분을 삭힐 수 없어!”말하는 순간 조소요의 온몸에서 도발적인 향이 풍기더니 이내 인간형으로 변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단 몇 알을 던져주고는 그녀를 외면한 채 이선
검이 또 한 번 내질러 지며 주소요의 두 꼬리가 잘려 나갔다.두 꼬리가 사라지자 주소요가 사람들에게 가했던 매혹술이 훨씬 약해졌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서둘러 이선우와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그녀는 이내 먼 곳에 있던 문 근처로 후퇴하고 남은 7개의 꼬리를 모두 회수했다.잘린 두 개의 꼬리를 보는 주소요의 마음속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이선우를 노려보았다.“죽일 놈의 인간! 감히 두 꼬리를 잘라? 정말 살고 싶지 않은가 보구나!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구미호로 진화했는지 알아? 매 꼬리가 나한테 무슨 의미인지 아냐고! 죽일 놈의 인간! 가만두지 않겠다.”이전의 주소요는 계속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 그녀의 전력을 꺼내야 할 만큼 이선우가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여우 일족으로 구미호가 되는 건 극한에 다다른 성과였다. 더 앞으로 진화하고 실력을 더 향상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하지만 아홉 개의 꼬리가 잘리지 않는 동시에 인간의 비술을 수련하면 끊임없이 경지를 향상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인간 남자와 정을 나눈다거나 하는 행위가 있었다.하여 이선우를 만나고 난 후 얼굴도 잘생겼고 실력도 괜찮은 듯하여 적합한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다.더 중요한 사실은 이선우가 잠자리에서도 굉장한 능력이 있을 듯하여 끊임없는 그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만 같았다.하여 그녀는 지금까지 전력을 다하지 않았고 그저 환술만으로 이선우를 굴복시키고 싶었다.생각지도 못하게 이선우한테 두 꼬리가 잘린 그녀는 이제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두 꼬리가 잘린 그녀의 실력은 최소한 30%가 줄어들었다.그녀에게 치명적인 상황이었다.이선우와 동귀어진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러한 원수에게는 꼭 복수를 해야 했다.한순간 주위에 다시 한번 공포스러운 보라색 기운이 풍겨왔다. 그와 동시에 주소요도 여우와 인간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고 있었다.그녀는 자신의 영혼과 수명을 태우는 일도 불사했다. 주소요의 목적은 이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