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불길은 점점 더 격렬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때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하천은 활활 타오르는 그 불길에 또다시 극심한 고통을 느꼈다. 비록 불길이 타오르고 있는 건 그 허공 속의 용이었지만 하천 또한 그 고통을 공유하고 있던 것이었다. “하천 형제, 난 지금부터 삼미진화로 용두를 만들 것이니 반드시 버텨야 합니다.” 모진남은 다시 한번 하천에게 당부했고 손으로 법인을 맺기 시작했다. 허공 속의 불꽃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고 법단 한 가운데 앉아있는 하천은 매우 괴로웠지만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그리고 이 과정이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모르지만 하늘은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검은색에서 또다시 흰색으로 변하기를 반복했고 마지막에는 불길로 휩싸였던 허공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왔다. “됐어!” 이 장면을 본 모진남은 감격에 겨운 듯 소리를 질렀고 곧이어 허공에서는 손목 굵기의 천둥번개가 치더니 그 활활 타오르던 불길을 정확히 맞추었다. 쾅- 그러자 순식간에 불꽃은 터져버렸고 그 안에서 검은색 용두가 하늘로 솟구쳤다. 눈을 질끈 감은 채 모든 고통을 견뎌내고 있던 하천도 마침내 무언가를 감지한 듯했다. 동시에 하늘에서는 비가 억수로 내리기 시작했고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천왕궁 전체를 씻어내기 시작했다. “성공한 건가?” 조경운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긴 한 숨을 쉬었다. 크오오- 크오오- 이때 거의 동시에 하늘과 그 한강 밑에서 무언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용두는 조경운의 전에 설계해 두었던 진법을 뚫고 한강을 향해 날아갔다. 뿐만 아니라 이 순간 하천도 법단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그 용두를 따라 질주했다. “저희도 가봅시다.” 이 장면을 본 모진남은 도목검을 거두고는 엄숙한 표정으로 조경운에게 말했다. “네.” 하천은 이미 강가에 이르렀고 억수로 내리는 비는 그를 뜨겁게 달구던 그 열기를 완전히 씻어냈다. 이 순간 하천은 더없이 청량한 느낌이 들었다. 전방의 강가에서는 거대한 파도가 휘몰아쳤지만 하천은 조
“네?” 조경운은 여전히 걱정스러웠지만 모진남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그 거대한 흑용이 점점 더 가까워지자 조경운과 모진남은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 두 사람은 숨을 죽이고 미간을 찌푸렸다.그리고 하천은 여전히 그곳에 꼼짝 하지 않고 서있었다. 그런데 그 흑용이 하천과 약 50미터 거리만 남겨두고 있을 때, 하천의 몸에서는 갑자기 황금색 빛줄기들이 뿜어져 나왔고 그의 뒤에는 망망한 바다와 밝은 달이 솟아올랐다. “해상승월.” 순간 눈부신 황금빛이 하천의 온몸을 뒤덮었다. 그리고 흑용은 여전히 끊임없이 하천을 향해 돌진해왔다. 50미터, 30미터, 20미터. 쾅- 천지는 미친 듯이 흔들렸고 하천 주위의 허공에는 무수한 균열들이 생겨났다. 눈부신 황금빛은 여전히 하천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고 그 흑용은 하천과 부딪힌 것 같기도, 또 아닌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하천의 의식은 마치 또 다른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뿐만 아니라 하천과 흑용이 부딪힌 동시에 거대했던 흑용은 체구가 점점 작아지더니 하천의 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모든 것이 잠잠해진 후 조경운과 모진남을 다시 하천을 바라보았다. 이때 하천이 입고 있던 상의는 엄청난 힘의 충격으로 산산이 찢어져 버렸다. 그런데 하천의 상체에 전에 없던 흑용의 도안이 하나 생겨났다는 것을 발견했다. “흑용 문신인가? 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 조경운은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모진남에게 의문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모진남 어르신, 저건 도대체 무슨 일인가요?” 그러자 모진남도 하천의 몸에 새겨진 그 흑용 문신을 한참 동안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잠시 후 무언가 깨달은 듯 말했다. “저 흑용은 원래 용신이 없는 영혼으로만 존재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지금 하천 형제의 몸에 봉인되었으니 저런 문신과 같은 방식으로 우리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언젠가 저 용의 영혼이 정말 용신을 찾는다면 그 힘은 엄청날 것이고 하천 형제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겁
조경운은 천기판을 이용하여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려 했지만 그가 천기판에 힘을 주입하는 순간 갑자기 엄청난 힘이 그를 날려버렸다. 순간 조경운은 한 줌의 피를 뿜어냈다. “경운, 괜찮아?” 인기척을 들은 백우상이 얼른 달려 나왔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바닥에 쓰러진 조경운을 일으켜 세웠다. 이때 조경운은 또 한 줌의 피를 뿜어냈고 그의 표정은 엄숙하기 그지없었다. “우상, 빨리 가서 형님부터 불러줘. 그와 함께 제경에 가야 해. 서방의 마신이 곧 태어날 거야!!!” 이 소식을 들은 하천은 깜짝 놀랐고 동시에 막 휴식을 취하려던 모진남도 다시 침대에서 일어나 조경운을 찾아왔다. “경운, 무슨 일이야?”방에 들어서자마자 얼굴색이 창백한 조경운을 보면서 하천이 물었다. 그러자 조경운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방금 천기판으로 극한의 땅 쪽의 상황을 엿보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쪽에서 제가 엿보는 걸 발견했고 천기판을 통해 공포스러운 힘을 내보내 저를 공격한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하천과 모진남은 순간 눈살을 찌푸렸고 심장이 철렁했다. “그 GPE가 만든다던 마신이 설마 벌써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단 말이야?”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조경운이 말했다. “만약 마신이 정말 이 세상에 태어났다면 아마 진정한 신령의 경지는 아니더라도 가신의 경지에는 오른 상태일 겁니다.” “하지만 가신의 경지라고 해도 절대 쉽게 볼 건 아닙니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닐 겁니다.” “형님, 우리에겐 이제 시간이 정말 없습니다. 지금 즉시 제경으로 가서 위면 선배부터 찾읍시다.” “좋아.” ... 이와 동시에 극한의 땅이었다. 꽁꽁 얼어붙은 땅, 자색 수정탑 상공에서 갑자기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었다. 이 소용돌이 속에는 광대한 힘이 내포되어 있었는데 그 힘은 마치 이 세계의 힘이 아닌 듯했다. 한 줄기의 자주색 빛기둥이 공중에서부터 발사되어 내렸고 곧바로 허공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주색 수정탑 아래에
조경운이 말했다. “알 수 없습니다. 몇 달, 몇 년이 될 수도 있고 며칠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형님, 그러니 우리는 그 전에 반드시 5서를 다 모아 그 마신을 상대할 수 있는 신령의 경지에 올라야 합니다.” 이에 하천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 “그럼 제5서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거냐?” 그러자 조경운은 잠시 천기판을 어루만지더니 말했다. “제5서는 난세황 기서입니다. 하지만 현재 H국에 난세황 기서의 기운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말에 하천은 깜짝 놀랐다. “5권의 기서는 모두 천지의 기운이 모여 이루어진 거라고 했어. 그런데 국내에 그 난세황 기서의 기운이 보이지 없다면 제5서는 국외에 있다는 거야?” 그러자 조경운이 말했다. “5서는 우리 H국의 기운을 대표합니다. 그러니 분명 국외에 있을 리는 없습니다.” “그럼?” 조경운이 깊은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형님, 저에게 시간을 좀 주세요. 제5서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려면 천기판의 힘으로 자세히 연구해 보아야 하니까요.” “좋아.” 하천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조경운은 천기판을 들고 홍루로 들어가 그 난세황 기서의 위치를 자세히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때 하천과 모진남은 홍루 밖을 지켰다. “모진남 선배님, 저희 에베레스트 쪽 한 번 가볼까요?” 마신이 태어났다는 사실에 이미 위면이 직접 그곳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하천은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이다. 필경 GPE란 조직에는 고수들이 너무 많았고 개조인간까지 있었으니 말이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모진남이 말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제5서를 손에 넣는 겁니다. 그러니 일단 조경운 선생이 제5서의 행방을 알아내기만 하면 우린 그곳부터 가야 합니다.”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모진남의 말에 하천도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고 조경운 쪽의 소식을 기다리기로 했다. ...한편, 에베레스트 쪽. 눈이 펑펑 내리는 설산 위로 십자
마신은 계속 H국을 향하여 앞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대한 실력 앞에서 이 시대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다고 생각했던 반신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비록 H국 반신들이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이 엄청난 실력 앞에 그들의 노력은 결국 계란으로 바위치는 것에 불과하지 않았다. 마신의 미간 가운데에 자리 잡은 신의 눈은 공포스러운 힘을 뿜어내 순식간에 여러 H국 반신들의 가슴을 뚫어버렸다. 이건 너무나도 잔인한 학살이었다. “H국 반신들, 별 것 없구나.” 마신은 혼자 중얼거렸는데 약간 비웃는 듯했다. “당시 강대한 신령이 그렇게 많던 이 H국도 이젠 정말 별 볼 것 없구나.” 이때 마신은 H국 경내와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H국과 단 20미터 정도 남겨두고 있을 때, 하늘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누구든 상관없다. 감히 우리 H국에 발을 들여놓는다면 죽일 가차없이 죽일 것이다!!!”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칼 한 자루가 하늘을 가르며 날아왔는데 순시간에 국경선 앞에 떨어졌다. 그리고 이 칼이 땅에 박히는 순간, 그 지면은 양쪽으로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고 거대하고 깊은 골짜기를 만들어 버렸다. 바로 GPE가 한 발자국이라도 더 내딛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다는 경고였다. “허!!!” 순간 허공에 떠있던 마신은 놀란 듯 소리쳤다. “이 만물이 시들고 영기가 고갈된 시대에 이 정도 실력을 가진 자가 있을 줄이야!” “하하하, 대단하구나!” 마신은 약간 흥분한 듯 소리쳤다. “누구냐?” “위면이라 한다!!!” 위면은 외침과 함께 한쪽 산꼭대기에 모습을 드러냈고 땅에 꽂혀 있던 칼을 주인을 알아보기라도 한 듯 다시 하늘로 치솟더니 그의 손에 안착했다. “나에겐 아직 이 칼로 누구든 참수할 수 있는 마지막 일격이 남아있다.” 말을 끝낸 뒤 위면은 손에 칼을 꽉 잡았고 비할 데 없는 광포한 기운을 뿜어냈다. 위면과 마신, 이때 이들은 이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두
“위면 대신!”비우살신도 고개를 들어 공중을 바라보며 감격에 겨운 듯 눈물을 머금었다. 이때 위면은 자신의 칼을 든 채 공중에서부터 한 산꼭대기에 떨어졌다. 떨어지는 순간, 위면은 살며시 그 산봉우리에 안착했고 칼은 그의 몸 앞에 꽂혔다. 이 모습을 본 H국 반신들은 분분히 진기를 이용하여 그 산꼭대기를 향해 날아갔다. “위면 형제!” “위면!” “위면 형님!” 그리고 비우살신을 비롯한 한 무리의 H국 반신들이 모두 위면을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이때의 위면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고 흩날리는 흰 눈송이만이 그의 몸에 떨어질 뿐이었다. 평소 위면은 성질이 괴상하고 차갑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이건 H국 고대 무림계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때문에 여러 반신들의 부름에 대답하지 않는 위면을 보면서도 이들은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잠시 후 이들은 무언가 상황이 조금 심상치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왜냐하면 위면은 이미 그곳에 10분 가까이 앉아 있었지만 조금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모습을 자기 몸 안의 진기를 회복하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이때 모든 사람들은 당황한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보았고 마음속으로 전부 같은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비우살신은 순간적으로 미간을 찌푸렸고 곧이어 매우 좋지 않은 예감의 그의 온몸을 덮쳤다. 그는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그곳에 앉아있는 위면을 빤히 쳐다보며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 그리고 위면의 코를 향해 손을 뻗는 비우살신은 저도 모르게 온몸이 떨려왔다. 곧이어 비우살신의 손은 위면의 인중에 닿았고 이 순간 그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비우살신은 떨리는 손을 천천히 거두어 들이더니 공손하게 위면을 향해 허리 굽혀 인사했다. “위면 형제, 부디 잘 가게.” “뭐라고?” “뭐???” 방금까지도 줄곧 위면이 마신을 물리친 그 기쁨과 흥분에 잠겨 있던 H국의 다른 반신들은 이 사실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고 전부
순간 하천은 답답할 따름이었다. 하천은 무의식적으로 손목보호대에서 그 반 알 남은 회춘단을 꺼냈고 위면이 왜 이 회춘단을 거부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필경 이전의 동방 노조는 이 회춘단을 삼킨 후 젊음을 다시 회복했지만 위면은 죽을 것을 알면서도 이 회춘단을 먹지 않았으니 말이다. “형님, 모진남 어르신, 홍루로 돌아갑시다. 앞으로 마지막 기서를 찾을 수 있을지 말지는 모두 두 분에게 달린 겁니다.” 모진남이 갑자기 환용도에 나타나 하천이 경세황 극서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 건 절대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건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운명이었고 하천이 제5서를 얻는 것에도 모진남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게 분명했다. 일행이 홍루로 돌아오자 조경운은 이전에 제갈 홍루가 칠성등으로 연명했던 그 방 안에서 천기판을 들고 앉았다. 그 모습에 하천도 조용히 숨을 죽였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조경운은 입을 열었다.“형님, 제5서는 난세황 기서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H국에는 난세의 기운이 보이지 않습니다.” “전에 네가 말했잖아.” 하천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5서는 우리 H국의 기운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기에 난세황 기서가 해외에 있을 리는 없고 말고 말이지.” “그렇다면 제5서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알아냈어?” “네.” 조경운이 말했다. “제5서는 아직 세상 밖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나올 날이 곧 멀지 않았습니다. 형님과 모진남 선배님께서 지금 그곳을 떠나면 늦지 않을 겁니다.” “그게 어딘데?” 하천이 되물었다. 그러자 조경운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곳은 형님도 아시는 곳일 거예요. 줄곧 형님 마음속에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아있는 곳이니까요.” 하천은 순간 멈칫하더니 머릿속에 무언가 떠오른 듯했다. “설마?” “맞아요.” 조경운이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 “북방 음령의 천열곡이요.” 이 말을 들은 하천은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고 그 외에도 마음속에는 약간의 설렘이 느껴졌다. 왜냐하
모진남이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있을 겁니다. 전에 R국 신령의 묘지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GPE는 그렇게 많은 반신들의 진원을 모아 마신에게 바치지 않았습니까? 그 진원이 사실 영혼과 유사한 것입니다.” “당시 하천 형제 자신도 그 신령의 남아있던 의식에 빙의 되기도 했고요.” “그럼 제 어머니는 귀신일 가능성이 큰 거네요?” 그러자 모진남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만약 귀신이라면 당시 하천 형제는 어머님의 따스함을 느끼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하천 형제는 정말 어머니의 품에 누워있는 생생함을 느꼈고 심지어 그의 무덤에는 시체까지 사라졌잖아요.” “선배님의 그 말씀은?” 모진남이 말을 이어갔다. “하천 형제의 어머니는 처음부터 죽지 않았을 수도 있답니다.” “만약 죽지 않았다면 왜 전에 제가 어머니를 만났을 때 그는 여전히 젊은 모습 그대로였던 걸까요? 20년의 시간이 흘렀는데 말이죠.” 이 말을 들은 모진남은 갑자기 엄숙해졌다. “정말 그렇다면 또 다른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게 뭐죠?” 그러자 모진남이 말을 이어갔다. “좀비요!!!” “뭐라고요?” 이 말에 하천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모진남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 형제의 어머니가 만약 좀비로 되었다면 그건 귀신보다 더 사악한 존재일 겁니다.” “전 지금까지 살면서 좀비에 관한 기록을 본 적은 있지만 진짜 좀비는 단 한번도 본 적은 없습니다.” “젊었을 적 좀비에 흥미를 느껴 그것을 물리치는 것에 관한 도술은 많이 배웠지만 지금까지 써본 적은 한번도 없고요.” 걸으면서 하천과 모진남은 현학과 도술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모진남 선배님, 이 세상에 정말 귀신이 존재한다고 하셨는데 그럼 저승이라는 세계도 존재할까요?” “어쩌면 그럴 지도 모르죠.” 모진남이 대답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존재한다고 해도 절대 우리와는 전혀 다른 공간일 것이란 겁니다. 모종의 특별한 이유로 이 두 경계 사이의 통로는 분명 봉인되어 있을 것이고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