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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그게 아니다.

계획대로라면 이영화는 3개월 전 이미 기증자의 심장을 이식받고 무탈하고 건강하게 살아갔을지도 모른다.

3개월 전 기증을 받았더라면 지금처럼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맬게 아니라 시골 집에서 따뜻한 차 한 잔 우려마시며 꿀이냐 설탕이냐를 여유롭게 논하고 있었겠지? 현 상황에 어쩔수 없이 후회가 몰려오는 유월영이다.

숨을 크게 들이쉰다. 하지만 호흡기를 뚫고 들어오는건 비릿한 피냄새뿐.

몸을 돌린 유월영은 곧장 내려가 연재준을 찾아나선다.

......

병원 주차장.

내렸던 곳으로 가보니 연재준의 차는 여전히 그대로 있었고 하정은이 우산을 들고 서있는게 보인다.

분명 그들은 유월영을 기다리고 있는게 틀림없다.

아무리 아득바득 애를 써도 당최 이 남자에게서 벗어날수 없는 듯한 느낌. 상위 10%의 의료진이 어쩌고 할 때부터 이미 자신의 그의 손바닥 안이라고 확신했었으니 말이다.

교도관에게 잡혀간 아빠와 ICU에서 사경을 헤매는 엄마의 모습이 밀물처럼 몰려와 머릿속을 잠식시킨다.

유월영은 곧바로 차가 있는 방향으로 달음박질 치기 시작했다.

하정은이 다급히 문을 여니 느긋하게 다리를 꼰 채 담배를 피는 연재준이 보인다.

달려오는 유월영을 본 연재준은 지난 3년동안 늘 사랑스럽고 진심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봐줬던 그녀를 회상한다. 애석하게도 퇴사한 뒤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하지만 별 일 아니다, 앞으로 기회야 많으니까.

입꼬리를 살짝 올린 그는 휴대폰 너머에 대고 “알겠다”는 말만 남긴 채 전화를 끊어버렸다.

유월영은 차에 타지도 않으면서 우산을 씌워주려는 하정은마저 밀쳐낸다. 온 몸은 이미 흠뻑 젖어 만신창이가 됐지만 그런것 따위 신경도 쓰지 않는것 같다.

하늘은 뭐가 그렇게 기분이 나쁜지 오늘따라 구멍이라도 뚫린듯 장대비를 쏟아부었고 세찬 빗물은 떡하니 서있는 그녀의 몸에서 연신 물줄기가 되어 흘러내렸다.

연재준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그녀의 얼굴은 물론 입술조차 핏기 한 점 없이 창백하다.

연재준이 퉁명스럽게 쏘아붙인다.

“할 말 있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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