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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겨우 이 정도 실력이었어?”

진서준의 담담한 말투에 박만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젊은이한테 모욕당하기는 처음이었던 것이다.

“이마에 피도 안 마른 놈, 이제 시작이야!”

박만년은 울부짖으며 체내의 강기를 모아 두 주먹을 힘껏 뻗었다. 진서준은 강한 압력에 의해 두 팔이 덜덜 떨렸고 박만년은 득의양양하게 웃었다.

“하, 대단한 놈인 줄 알았더니 겉만 번지르르한 거였어.”

진서준의 두 주먹에 모인 영기와 혈해가 점점 흩어지고 있었지만 진서준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 이때 진서준이 박만년을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온 힘을 다 쏟았을 것 같아?”

박만년은 멈칫하더니 다시 주먹에 힘을 주며 소리를 질렀다.

“이 상황에서도 센 척하고 싶어? 네가 온 힘을 다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날아갔을 거야!”

박만년은 자신의 힘이 더 강하다고 믿었고 두 주먹의 강기를 감당하려면 진서준이 200퍼센트의 힘을 써야 할 것이라고 여겼다.

박만년이 승리를 예감하고 있을 때 진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

“진기하라!”

진서준의 말에 박만년은 표정이 굳어졌고 눈앞에 나타난 금색 실오라기를 쳐다보더니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네가 진을 칠 줄 안다고? 내가 이딴 걸로 겁낼 것 같아?”

박만년이 소리를 질렀지만 진서준은 박만년 주먹의 힘을 빌려 뒤로 20미터 물러났다. 공중에 떠 있던 금색 실오라기가 이어지더니 반경이 3미터가 되는 원형 진을 이루며 박만년을 에둘러 쌌다. 대진중의 금색 실은 엉겨 붙어 수백 개의 칼이 되었고 금색 칼은 폭우가 내리듯 위에서 쏟아 내리며 박만년을 공격했다.

투둑!

박만년은 비명을 지르더니 강기로 간신히 공격을 막는 듯싶었지만 금속이 충돌하는 소리가 들리며 박만년 발밑의 땅은 점점 갈라졌다. 박만년은 아무런 상처도 없었고 계속해서 강기로 보호막을 만들었다.

“이딴 게 무슨 진법이야! 쓰레기 같은 무술을 익혔군.”

박만년은 금색칼의 폭격을 맞으면서도 진서준을 조롱했다. 진서준이 친 대진은 박만년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간을 끌어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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