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70화

작가: 무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9-12 19:00:00
“그깟 보상 때문에 이러는 줄 알아? 내가 반 시간 내에 쓴 신곡을 발매해도 당신 회사 한 달 수입 정도는 번다고!”

오인혁 곁에 있던 여자가 나서서 말렸다.

“인혁아, 진정해. 두 시간 정도만 참으면 서울에 도착할 거야.”

진서준은 귀에 익은 목소리에 뒤돌아 그 여자를 쳐다보았다.

“어쩐지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 같다 했어.”

“아는 사람이에요? 누군데요?”

허사연이 묻자 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연 씨도 만난 적 있는 사람이야. 저 여자 조해영이잖아.”

진서준과 조해영은 서울에서 큰 충돌이 있었던 사이기에 김연아도 깜짝 놀란 모양이었다.

“정말 조해영이잖아? 저 여자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오인혁이랑 가까운 사이인가 보네.”

김연아가 조성우 부부와 친하게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조해영과도 만나게 되었다.

김연아는 조해영이 제멋대로인 사람이라고 느꼈다. 만약 조성우가 서울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면 조해영은 진작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

진서준이 일행과 얘기를 나눌 때, 조해영과 오인혁이 걸어들어오더니 진서준 바로 옆에 있는 자리에 앉았고 조해영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진서준과 시선이 마주쳤다.

“진서준 씨, 여기서 다 뵙네요.”

조해영은 깜짝 놀라면서 진서준을 쳐다보았다. 이창훈과 고양시에 갔을 때 진서준과 탁현수가 겨루는 모습을 보고는 진서준한테 복수하려던 계획을 접어야만 했다.

진서준은 너무나도 강해서 조해영이 평생을 다 바쳐 노력해도 이길 수 없었다. 진서준은 그날에 조해영이 온 줄 몰랐기에 서울에서 만났을 때의 기억만 떠올랐다.

진서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래서 뭐요?”

오인혁은 진서준의 말을 듣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조해영은 오인혁의 여자 친구이기에 다른 사람이 조해영을 무시하는 건 오인혁을 무시하는 것과 같았다.

“해영아, 네 친구야?”

조해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 우리 큰아버지 친구야. 예전에 한 번 만나 뵌 적이 있었을 뿐이야.”

조해영은 진서준을 두려워했기에 오인혁과 진서준 사이에 충돌이 생기는 것을 막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71화

    오인혁은 진서준이 조해영에게 사과할 때까지 그만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만약 두 사람이 계속 소란을 피운다면 비행기 내의 다른 승객의 불만을 일으킬 수 있기에 여승무원이 직접 나섰다. 그런데 여승무원이 입을 열기도 전에 오인혁이 진서준을 손가락질하며 목청을 높였다.“나 오늘 기분 정말 뭐 같으니까 당장 내 여자 친구한테 사과해! 너 오늘 잘못 걸렸어.”진서준은 오인혁의 말을 듣고는 미간을 찌푸렸다.“이쯤에서 그만해. 비행기에서 던져버리기 전에 그만하라고.”비행기는 이미 이륙한 상태였고 상공 수천 미터에서 오인혁을 던져버리면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 하지만 오인혁은 진서준의 말을 대수로이 여기지 않았고 계속해서 도발했다.“어디 한 번 해보든지, 네까짓 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진서준의 실력을 아는 조해영은 식은땀이 났다. 진서준은 한 손으로도 오인혁을 들 수 있기에 식은 죽 먹기였다.“서준 씨, 저런 사람은 상대하지 않는 게 나아요.”허사연은 일이 크게 번지는 것을 막고 싶었다. 만약 누군가 인터넷에 이 광경을 찍어 올린다면 오인혁의 순정 팬들이 진서준을 모욕할 것이고 극성팬들은 진서준의 정보를 캐내 직접 찾아올 수도 있었다. 진서준은 누가 찾아오든 두렵지 않았지만 평온한 삶에 영향을 줄 것이 뻔했다.허사연의 말을 들은 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눈을 감고는 오인혁을 무시했다. 이때 허사연과 눈이 마주친 오인혁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오인혁이 봤던 연예인 중에 허사연처럼 이쁜 여자가 없었다고 느꼈는지 눈을 떼지 못했다.오인혁은 허사연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입맛을 다셨다. 부담스러운 시선이 느껴진 허사연은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저... 안녕하세요.”오인혁은 조해영이 곁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허사연한테 먼저 말을 걸었다. 하지만 허사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진서준의 품에 안겨있었다. 조해영은 오인혁의 모습에 아주 실망한 것 같았다.“인혁아, 너 지금 뭐 하는 거야?”조해영의 말에 오인혁이 미소를 지었다.“저놈 미모에 속지 말라

    최신 업데이트 : 2024-09-12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72화

    조해영은 화가 솟구쳐 올랐다.“오인혁, 내가 경고하는데 그 사람 건드리면 정말 후회할 거야.”하지만 오인혁은 허사연한테 푹 빠져서 조해영이 뭐라고 하는지 듣지 않았다. 오인혁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건 톱스타여서일 뿐만 아니라 회사의 힘을 믿었기 때문이다.회사의 대표는 권력을 손에 쥔 사람이라 레벨부터 남달랐다. 오인혁이 근 2년 이래 회사에 큰 수익을 가져다주지 않았다면 대표를 만날 자격조차 없었다. 여론이든 생활 속의 문제든 대표 한마디면 모두 해결할 수 있었기에 대표의 권세를 믿는 오인혁은 건방지게 행동했다. 두 시간 뒤, 비행기는 서울 공항에서 착륙했고 진서준과 일행들은 비행기에서 내렸다. 진서준 곁에 앉은 여자들이 허사연과 견줄 만큼 예뻤고 깜짝 놀란 오인혁은 입을 다물지 못하더니 동공이 흔들렸다.‘저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한둘이 아니라고? 두 사람은 친자매인 것 같은데...”예쁜 여자들을 물색하고 다니는 동안 처음 이렇게 많은 여자한테 마음을 빼앗겼을 것이다. 비행기에서 내린 오인혁은 매니저한테 전화를 걸었다.“인혁아, 너 어디 간 거야?”매니저는 전화를 받자마자 물었고 오인혁은 다급히 말했다.“나 지금 서울에 왔어. 회사 인맥 중에 서울 사람 있는지 알아봐.”“남주성에서 서울로 상경해서 자리 잡은 사람은 있는 것 같은데...”매니저의 질문에 오인혁은 미간을 찌푸렸다.“상관없으니까 다 알아봐!”“그래, 조금 있다가 다시 연락할게.”오인혁이 전화를 끊은 뒤, 조해영은 팔짱을 끼고는 물었다.“너 그 여자를 만나려고 이러는 거지?”오인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조해영의 허리를 감쌌다.“아니, 내가 어떻게 우리 해영이를 두고 다른 여자를 만나겠어. 나한테는 네가 전부고 너밖에 없어.”오인혁의 달콤한 말에 넘어간 조해영은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흥, 허사연을 쳐다보는 눈에서 꿀이 떨어지던데?”오인혁은 허사연의 이름을 듣고는 바로 기억했다.“시간도 늦었으니 얼른 호텔로 가자.”오인혁은 느긋하게 일을 진행할 생각이었다. 허사

    최신 업데이트 : 2024-09-12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73화

    강성철은 모르는 번호인 것을 보고는 전화를 받자마자 소리를 질렀다.“미친놈이 감히 주제도 모르고 전화를 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죽여버릴 줄 알아!”오인혁은 강성철의 난폭한 모습에 피식 웃었다.“안녕하세요, 강성철 씨.”“내 이름은 어떻게 안 거야? 넌 누구지?”강성철의 질문에 오인혁이 재빨리 대답했다.“저는 태하 영화 제작사 소속 연예인 오인혁이에요.”강성철은 들어본 듯한 제작사 이름에 고개를 갸웃거렸고 오인혁이 말을 이었다.“회사는 경성에 있고 진 대표님의 소개로 연락드렸어요.”강성철은 두 눈을 크게 뜨더니 애인을 뒤로하고 공손한 자세로 전화를 들었다.“진 대표님의 사람에게 제가 큰 실수를 저질렀네요.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로 전화주신 거죠?”강성철은 ‘진 대표’라는 사람에게 밉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공손하게 말했다. 태하 영화 제작사는 진성 그룹의 산하 회사였고 진성 그룹은 한국에서 손꼽히는 진씨 가문의 회사였다. 오래전에 ‘진 대표’와 만난 적이 있었지만 지하 황제 강성철도 무시당했었다.강성철은 서울에서 영향력이 컸지만 서울을 벗어나면 일반인과 다름없었다. 진서준의 수하로 있으면서 지위가 높아졌으나 한국 4개 가문의 진씨 가문 앞에서는 한없이 초라했다.이때 오인혁이 입을 열었다.“저희 대표님께서 부탁할 것이 있다고 해서요.”강성철은 진씨 가문 사람의 부탁을 받을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여겼기에 무척 흥분했다.“진 대표님 부탁이라면 제 한 몸 바칠 테니 말만 하세요.”강성철이 가슴팍을 내리치며 말했다.“여자를 한 명 납치하면 돼요.”“누군데요?”“허사연이라는 여자인데, 서울 재벌가 아가씨래요.”오인혁의 말에 강성철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미쳤어... 감히 진 마스터님의 여자 친구 허사연을 납치하라고? 이건 나더러 죽으라는 말이잖아.’“진 대표님의 뜻인가요?”강성철은 손이 덜덜 떨렸다.“그럼요, 아니라면 제가 이 밤에 전화드릴 리가 없잖아요. 저는 대표님 말씀을 전달했으니 최대한 빨리해 주세요.

    최신 업데이트 : 2024-09-13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74화

    연결음이 한참 울린 뒤에야 진서준이 전화를 받았다.“이 시간에 무슨 일로 전화하셨죠?”진서준은 피곤한지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진 마스터님, 꼭 말씀드려야 할 일이 있어요.”강성철의 말에 진서준은 미간을 문질렀다.“무슨 일인데 그래요? 조금 전에 서울로 돌아와서 피곤한데, 내일 다시 얘기하면 안 될까요?”조금 전 진서준이 집에 돌아온 뒤, 따뜻한 물에 몸을 씻고는 허사연의 입술 끝에 쾌락을 느꼈다. 허사연과 함께 잠에 들 시간이라 거절하려 했지만 강성철이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진 마스터님, 정말 중요한 일이라 그래요.”“그럼 이쪽으로 오세요.”진서준은 한숨을 쉬며 전화를 끊었고 칫솔질을 마친 허사연이 쑥스러워하며 화장실에서 걸어 나왔다. 진서준이 외출복으로 갈아입자 허사연이 물었다.“이 시간에 나가려고요?”“강성철 씨가 급한 일로 만나자고 해서 나가봐야 해.”진서준의 말에 허사연은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일이기에 갑자기 이러는 거죠?”“나도 몰라. 급한 일인 것 같았어.”진서준은 옷을 갈아입은 뒤 허사연을 침대에 눕혔다.“먼저 쉬고 있어. 빨리 들어올게.”“알겠어요.”허사연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진서준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진서준은 별장 앞에 서 있었고 10분 뒤, 강성철의 차가 별장 앞에 멈춰 섰다.“진 마스터님!”“무슨 일 있어요?”강성철이 한숨을 쉬며 진서준을 바라보았다.“혹시 예전에 경성 진씨 가문과 충돌이 있었나요?”진서준이 멈칫하더니 되물었다.“경성 진씨 가문이라고요?”“네.”진서준은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진씨 가문의 외척을 두 명 죽인 적 있어요.”진서준이 고양시에 갔을 때 진씨 가문 외척과 모순이 생겨서 싸움이 일어났지만 이건 오래전 일이었기에 아무도 진서준이 벌인 일이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그럼...”강성철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진서준이 진씨 가문의 사람을 죽여서 진씨 가문 도련님이 허사연을 납치하려는 것임을 확신했다.“무슨 일인지부터 말하세요.”진서준이 목

    최신 업데이트 : 2024-09-13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75화

    내일 아침이 되어서야 허사연을 만나게 될 줄 알았던 오인혁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강성철이 이렇게 빨리 임무를 수행할 줄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다.“먼저 씻어야겠어. 상쾌한 기분으로 그 여자를 맞이하는 거야!”오인혁은 재빨리 옷을 벗어 던지고는 욕실로 들어갔다. 얼마 후, 진서준과 강성철이 시즌 호텔에 도착했고 곧바로 오인혁의 방으로 향했다.“오인혁 씨, 저예요.”샤워하고 나서 쉬고 있던 오인혁은 강성철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신이 났고 아무 의심도 없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문 뒤로 나타난 건 예쁜 여자가 아니라 커다란 주먹이었다.퍽!진서준은 오인혁의 콧대를 향해 주먹을 날렸고 통증과 함께 코뼈가 끊어졌다. 오인혁이 소리를 지르려 하자 진서준은 침으로 오인혁의 목을 찔렀다. 오인혁은 입만 뻐끔거렸고 얼굴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감히 내 여자를 납치하려 들다니, 살고 싶지 않은 모양이야.”진서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오인혁을 쳐다보더니 피식 웃었다. 진서준은 오인혁을 죽이기로 진작에 마음먹었고 경성 진씨 가문의 충견도 모조리 찢어 죽일 각오가 되어있었다. 갑자기 정신이 든 오인혁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허사연을 납치하랬더니 이놈이 왜 여기에 나타난 거야?’“어... 어...”오인혁은 벙어리와 흡사한 소리를 내며 버둥거렸다.“네가 찾은 강성철이 누군지 알아?”진서준은 말하면서 오인혁의 뺨을 후려갈겼고 오인혁은 뒤로 넘어졌다. 진서준은 이빨이 여러 개 떨어져 나간 오인혁의 얼굴을 딛고는 오만하게 말했다.“강성철은 내 수하인데, 감히 수하한테 내 여자를 납치하라고 지시해? 무식하면 제대로 알아보기나 해.”오인혁은 서울 지하 황제가 진서준의 수하인 줄 몰랐기에 이 상황이 무척 당황스러웠다. 강성철은 진서준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에 다급히 말렸다.“진 마스터님, 이 사람은 태하 영화 제작사 연예인이라 여기서 죽인다면 진씨 가문 도련님이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죽이시면 안 된다고요.”태하 영화 제작사에서는 오인혁을

    최신 업데이트 : 2024-09-13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76화

    강성철은 멈칫하더니 진서준을 쳐다보았고 진서준은 오인혁을 가리키며 피식 웃었다.“머릿속에 죄다 추잡한 생각뿐인 놈이니 재미난 걸 알려주려고요.”“지금 연락해 볼게요.”강성철은 고개를 끄덕였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얼마 후, 몸매가 좋은 남자 8명이 들어왔는데 팔뚝이 오인혁 다리보다 더 굵었다. 그 광경을 본 오인혁은 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이러다 오늘 여기서 죽는 거 아니야?’진서준은 오인혁의 입에 약을 한 알 넣어주며 차갑게 웃었다.“이것만 먹으면 오늘 밤 힘이 남아돌 거야.”오인혁은 약을 토해내려 했지만 입에 들어간 약은 순식간에 녹았다. 몇 분 후, 구석에 기대있던 오인혁은 온몸에 힘이 솟는 것 같았다.이때 진서준이 강성철을 향해 말했다.“오늘 밤 내내 영상을 찍어서 내일 아침에 인터넷에 올리세요. 톱스타 행세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실컷 하게 해줘야죠!”강성철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인혁을 쳐다보며 혀를 끌끌 찼다. 진서준을 건드린 대가는 어마어마했고 그동안 건방지게 행동한 오인혁의 처참한 후과였다.진서준과 강성철이 떠난 뒤, 8명의 남자는 끓어오르는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오인혁을 덮쳤다. 진서준이 침으로 찔러서 소리를 내지 못하는 오인혁은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그리고 진서준이 먹인 약 덕분에 오인혁은 오늘 밤 내내 지치지 않을 것이다.진서준과 강성철은 차에 올라탔고 진서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저에게 경성 진씨 가문에 관한 얘기를 해주세요.”강성철은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진 마스터님, 저도 사실 아는 게 별로 없어요. 진씨 가문은 4대 가문 중 하나이고 세력이 전국을 뒤덮을 정도로 규모가 커요. 정체를 숨긴 종문도 진씨 가문과 연관된 것 같더라고요. 처음에 진 마스터님을 알게 되었을 때 경성 진씨 가문 사람인 줄 알았어요.”전국을 통틀어 소년 종사는 아주 드물었고 설사 존재한다고 해도 손꼽히는 재벌가에서만 양성할 수 있었다. 강남 소씨 가문과 서남 유씨 가문에서 감히 토 달지 못할 절대적

    최신 업데이트 : 2024-09-13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77화

    별장 대문 앞으로 다가간 진서준은 백발홍안의 노인과 마주쳤는데 그 사람은 숨겨진 내공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했다. 진서준은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을 경계하며 말했다.“당신은 누군데 이 시간에 날 찾아온 거지?”진서준은 노인을 지그시 쳐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내 아들과 손주를 죽였으면서 감히 날 모른다고 해?”노인의 두 눈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소름 돋는 살기가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고 진서준과 원한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진서준은 노인이 거짓말하는 것 같지 않았지만 확실한 건 두 사람은 초면이었다.“내가 한두 명 죽인 게 아니라서 기억이 안 나니까 아들이랑 손주 이름부터 말해.”진서준은 경계심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노인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별장 앞에서 싸우게 된다면 허사연을 비롯한 여자들을 놀라게 할 수 있기에 최대한 일을 크게 벌이지 않으려고 했다. 이때 박만년이 입을 열었다.“박주혁, 박주신 그리고 박인성. 이제 좀 기억이 나?”진서준은 그 이름을 듣고는 멈칫했다. 가족을 몰살한 기억은 없었지만 삼성 무도 대회에서 랭킹 10위였던 남조인을 죽인 것이 떠올랐다.“박인성은 기억나지만 박주혁은 잘 모르겠군.”그도 그럴 것이 박주혁 형제는 누렁이한테 맞아 죽었기에 진서준은 그 형제를 만난 적이 없었다. 박만년을 유심히 지켜보던 진서준은 박만년과 박인성이 닮았다는 것을 눈치챘다.두 사람은 모두 눈이 작았는데 남조인에 관한 기사의 내용과 비슷했다. 외꺼풀에 작은 눈이 특징이라더니 사실이었다.진서준은 팔짱을 낀 채 박만년을 차갑게 바라보았다.“아들이 안되면 아버지가 오고 당신마저 죽으면 당신 아버지도 오는 건가?”박만년은 10여 년 전에 세상을 뜬 아버지를 떠올리더니 눈에 분노가 이글거렸다. 진서준이 도발한다고 여긴 박막년이 목청을 높였다.“이 나쁜 놈, 입을 함부로 놀린다면 갈기갈기 찢어놓을 테야!”“왜 화를 내고 그래? 설마 아버지가 돌아가신 거야?”진서준은 박만년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걸 눈치챘기에 일부러 얄밉게 웃으며

    최신 업데이트 : 2024-09-1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78화

    진서준은 몇 걸음 물러나는 박만년을 쳐다보며 피식 웃었다.“왜, 내가 함정이라도 팠을까 봐 두려워?”진서준의 말이 허를 찌르자 박만년은 발끈했다.“헛소리 집어치워. 오늘 난 내 아들과 손주를 위해 복수하러 온 거야.”박만년은 몸속에 있는 강기를 모으더니 총알처럼 빠르게 날아가 진서준을 덮쳤다. 박만년의 주먹 위에 강기로 만들어낸 늑대가 두 마리 나타났다. 이것은 박씨 가문에서 5대째 내려오고 있는 늑대 권법이었는데 위력이 어마어마했다.아무리 종사라도 박씨 가문의 늑대 권법을 타파할 수가 없을 정도였기에 진서준은 박만년의 맹렬한 공격을 수비하는 것에 집중했다. 체내의 영기와 혈해가 동시에 모여들어 솟아올랐고 손바닥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박만년은 늑대 권법에도 겁먹지 않고 대응하는 진서준을 비웃었다.“박씨 가문 늑대 권법을 들어보지 못했나 봐? 30년 전, 나의 아버지는 오로지 늑대 권법으로 국내의 오급 대종사를 죽였어. 난 사급 대종사가 되었고 우리나라에서 나를 능가할 놈은 없었지.”박만년은 3년 전에 이미 사급 대종사가 되었고 권법으로 겨룰 수 있는 사람이 적었다. 유일하게 실력을 겨루어 볼 수 있는 사람은 이씨 가문의 괴물뿐이었다. 그 괴물 같은 사람은 박만년의 아버지보다 더 오래 살았기에 실력이 뛰어난 것도 납득이 되었다.하지만 고작 스무 살을 넘긴 진서준이 아무리 내공이 있다고 해도 연륜의 차이는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남조에 고수가 적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진서준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남조는 인구수가 적잖아. 내가 살았던 어느 지역과 비겨도 적으니 그중에서 뛰어난 사람이 뭐 몇 명이나 있겠어?”진서준의 말대로 큰 숲이 더 많은 새를 품을 수 있을 것이다. 남조와 대한민국의 인구수 차이는 몇만 명 정도가 아니었다. 대한민국 인구수의 10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 남조는 경제나 무술 방면으로는 대한민국과 비교할 수 없었다.“닥치지 못해? 우리 남조의 역사를 네까짓 게 뭘 안다고 함부로 말해?”박만년은 남조를 위해 공헌한 사

    최신 업데이트 : 2024-09-14

최신 챕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8화

    “저년 운이 정말 좋네. 열 명이 넘는 총잡이가 덤벼도 못 죽이다니.”임동식의 눈에는 깊은 원한이 서려 있었다.“동식 형님, 이번에 저 여자를 못 처리했으니 다음엔 더 어려워질 겁니다...”“저 여자가 데려온 그 경호원은 보통 인물이 아니던데요. 박진강조차 그 경호원 상대가 되지 않았잖아요.”“그래서 이번엔 철저히 준비했어. 어제 이미 동남아 킬러 업계에서 유명한 킬러인 독룡에게 연락했어. 이틀 후면 명주에 도착할 거야.”임동식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독룡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자리에 있던 이들의 표정이 변했다.“혹시 그 국제적으로 돈 많은 부자 열댓 명을 죽인 적 있는 부자 킬러 말씀입니까?”“맞아.”임동식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그 킬러를 고용하는 건 호랑이와 함께 음식을 나누는 꼴 아닙니까? 제가 듣기로는 과거 그 킬러가 단지 고용주가 심기를 건드린 말을 했다는 이유로 자기 고용주까지 죽인 적도 있다던데요?”자리에 있던 한 노인이 겁먹은 얼굴로 말했다.이런 살인마와 협력하는 건 사실 가장 두려운 일이었다.임동식도 그런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지만 이내 침착하게 말했다.“큰 파도를 헤쳐야 큰 물고기를 얻는 법이야. 위험이 없다면 내가 굳이 그 킬러를 부를 이유도 없었겠지.”임동식의 말에 사람들은 저마다 혀를 끌끌 찼지만 속으로는 두려움도 컸다.독룡이 폭주해 임동식까지 죽여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다.물론, 임동식이 죽는다면 그들에겐 대표이사 자리를 노릴 기회가 생길 수도 있었다.그러나 다들 방금 나눈 대화가 이미 황예은의 사무실에서 황예은이 전부 듣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리 없었다.황예은은 회의실에 미리 설치해 둔 감시 장비 덕분에 대화를 전부 녹음하고 있었다.“젠장! 어젯밤 총잡이들이 이놈들 짓이었다니!”황현호는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누님, 지금 당장 가서 이놈들 전부 죽여버릴게요.”“앉아.”황예은이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지금 만약 임동식 일당을 죽이려 했다면 굳이 황현호가 나설 필요도 없이 황예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7화

    진서준의 말에 박진강은 자기가 죽을 것이라고 오해했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날 죽이지 마. 죽이지 말라고! 우리 아버지는 박서명이란 말이야!”지금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박진강은 자기 아버지를 들먹이며 진서준을 겁주려 했다.진서준은 냉랭하게 박진강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언제 널 죽인다고 했어?”“그럼 무슨 뜻이야?”박진강은 가슴을 쓸어내렸다.“그야 당연히 말 그대로 네가 다시는 말을 못 하게 하겠다는 뜻이지.”말이 끝나자마자 진서준은 손가락을 뻗어 박진강의 목을 가볍게 찔렀다.그 순간, 공포스러운 기운이 허공을 가르며 박진강의 목을 꿰뚫었다.진서준의 이 손짓은 어떤 실수도 없이 정확히 박진강의 성대를 끊어버렸다.피가 상처에서 조금씩 흘러나왔고 극심한 고통이 파도처럼 밀려들어 박진강의 뇌를 맹렬히 뒤흔들었다.박진강은 고통에 찬 표정으로 바닥에 쓰러졌고 입을 크게 벌렸지만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었으며 그 모습은 심각하게 다친 벙어리 같았다.이 광경에 임동식을 비롯한 이사회 구성원들의 동공이 심하게 떨렸다.이 남자는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박서명에게 아들이 많긴 하지만 박진강은 어쨌든 그의 아들 중 하나였다.그런데 진서준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박진강의 성대를 잘라버렸다.이런 치욕을 박씨 가문이 어떻게 그냥 참아 넘기겠는가?“꺼져.”황예은이 차갑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황예은의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에 박진강은 아픔을 참고 비틀거리며 회의실을 빠져나갔다.엘리베이터에 올라탄 박진강은 황급히 휴대폰을 꺼내 아버지 박서명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연결되었지만 박진강은 한마디도 할 수 없었고 전화 너머에서는 박서명의 목소리만 들려왔다.“진강아, 이른 아침에 전화하다니, 좋은 소식이라도 전하려는 거야?”그러나 박진강은 아무리 입을 열어도 소리를 낼 수 없었다.박서명은 한참 동안 기다렸지만 여전히 아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자 의아해했다.“진강아, 말하지 않고 뭐 해? 지금 뭐 하는 거야? 너 이 녀석. 계속 장난치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6화

    박진강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황예은이 갑자기 나타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누님, 어젯밤 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예요? 내가 명주시 전역을 샅샅이 뒤지게 했는데도 찾을 수 없었어요.”황현호의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다.황예은이 멍청한 남동생을 보는 시선은 어느 때보다 더 부드러웠다.“어젯밤 일은 더 이상 묻지 마. 넌 먼저 내 사무실로 가서 기다려. 할 말이 있어.”“알았어요.”황현호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며 발걸음을 옮겼고 진서준 옆을 지날 때 황예은에게 물었다.“누님, 이 사람은 누구예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요?”다른 사람들도 모두 시선을 돌려 진서준을 바라보며 호기심을 드러냈다.박진강 역시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청년의 정체를 탐색했다.“새로 고용한 경호원이야.”황예은이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이 사람이 경호원이라고요? 농담하지 마세요.”황현호는 충격을 받은 듯 멍해졌다.겉모습만 봐도 이 청년은 경호원으로 전혀 어울리지 않았고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것 같은 허약한 모습이었다.“누님, 이 녀석은 나보다도 더 약한 것 같은데요? 누님이 경호원을 원한다면 내가 직접 찾아줄게요.”황현호가 급히 말했다.“내 말을 못 알아듣겠어?”황예은이 얼굴을 굳히며 화내자 황현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황급히 회의실에서 달아났다.박진강은 앞으로 다가와 황예은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예은 누님이 무사히 돌아오셨으니 저는 이제 돌아가겠습니다.”말을 마친 박진강은 발걸음을 옮겨 회의실에서 나가려고 했다.“내가 가도 된다고 했어?”황예은이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뜻이죠?”박진강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되물었다.“내 멍청한 남동생을 이용해 내게 독을 탄 짓, 내가 모를 줄 알았어?”그 말에 박진강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지만 금세 평정을 되찾았다.“예은 누님, 무슨 말씀인지 도무지 모르겠네요.”박진강은 시치미를 떼기로 했다.“저 녀석 잡아!”황예은도 더 이상 쓸데없는 한담을 하지 않고 간단하게 명령을 내렸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5화

    이사회 구성원은 많지 않았고 황씨 가문을 제외하면 총 여덟 명이었다.인원은 많지 않았지만 이 여덟 명은 모두 노련한 여우였다.황예은이 처음 자리에 올랐을 때도 이 여우들에게 꽤나 당했었지만 나중에 배로 되갚아주었다.다들 황예은이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더는 섣불리 황예은과 정면으로 충돌하려 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황예은이 사라지고 남은 건 황경영의 어리석고 멍청한 아들 황현호뿐이었다.그러니 이 노련한 여우들은 당연히 이런 멍청이가 자기 머리 위에 올라서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황현호는 한눈에 이사들의 얼굴이 굳어 있는 것을 보고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을 직감했다.“동식 삼촌, 이렇게 급하게 부르신 이유가 무엇인가요?”황현호는 의장석으로 걸어가 왼쪽에 앉아 있는 중년 남성에게 공손하게 물었다.임동식은 황씨 그룹의 두 번째 주주이자 회사의 원로였다.“현호야, 너희 아버지는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고 너희 누나도 어젯밤 큰 일을 당해 생사가 불분명하구나.”임동식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말했다.“우리 그룹은 작은 회사가 아니야. 하루도 주인이 없을 수 없어.”이 말을 듣자 황현호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이건 아무래도 처음부터 자기를 몰아붙이려는 것 같았다.사실 임동식은 황현호 같은 멍청이와 쓸데없이 말싸움하고 싶지도 않았다.긴말은 필요 없고, 어차피 말해봐야 황현호가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그러니 차라리 명확하고 간결하게 하는 편이 나았다.“동식 삼촌, 제가 아직 여기 있잖아요?”황현호가 모르는 척하며 말하자 임동식은 미소를 지었다.“현호야, 네가 이렇게 어엿한 성인이 되는 걸 동식 삼촌은 다 지켜봤어. 네 사업 감각은 솔직히 평범하잖아.”“그럼 동식 삼촌의 의도는 무엇인가요?”“넌 우선 전력을 다해 너희 누나를 찾아. 회사는 일단 내가 관리하고 네 누나를 찾으면 다시 네 누나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내줄게.”황현호는 어리석긴 하지만 바보는 아니었다.만약 이 자리를 지금 넘겨주기만 하면 임동식은 즉시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4화

    이제 황씨 가문엔 황현호 같은 멍청이만 남았으니 황씨 가문을 손에 넣는 건 시간문제인 것 같았다.박씨 가문과 황씨 가문은 오래전부터 경쟁 관계였고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는 사이였다.그런데도 머리가 비어 있는 황현호는 자기가 박진강과 진정한 친구가 되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박진강은 황현호의 곁에 앉아 위로하기 시작했다.“너무 초조해하지 마. 너희 누나가 누군가에게 구조되었다고 했잖아? 그렇다면 그건 아직 살아 있다는 뜻이야.”“그런데 왜 전화를 받지 않지? 밤새도록 전화를 걸었는데도 말이야.”황현호는 초조하게 말을 이어갔다.“황씨 가문의 모든 직원이 우리 누나를 찾으러 나갔지만 밤새도록 아무런 소식도 없었어.”황현호가 아무리 생각해도 누나는 죽었거나 누군가에게 잡혀 감금당했을 가능성이 큰 것 같았다.어느 쪽이든 황현호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지금 황씨 가문의 회사는 뱃사공이 없어 산으로 가는 중이었다. 황예은이 빨리 나타나지 않는다면 회사는 큰 혼란에 빠질 것이 뻔했다.“너무 초조해하지 마. 산에 이르면 길이 있는 법이잖아.”박진강이 또 황현호를 달랬다.그때 황현호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황현호는 누나가 전화한 줄 알고 급히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하지만 발신자를 확인한 순간 황현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전화 건 사람은 회사 이사회 멤버 중 한 명인 동식 삼촌이었다.“동식 삼촌, 무슨 일이시죠?”“네 누나는 찾았어?”“아직 못 찾았습니다.”황현호가 무거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럼 일단 회사로 와.”전화 너머에서 동식 삼촌이 말했다.동식 삼촌은 황경영과 오랜 친구였고 회사 설립 초기부터 몸담아 온 원로급 인물이었다.일부 사람들은 황씨 가문에 유능한 사람이 없다면 황씨 가문의 회사는 동식 삼촌의 손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지금 황씨 가문의 유능한 사람인 황예은이 갑자기 생사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남은 건 황현호라는 무능한 인물뿐이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사회 사람들은 슬슬 견디기 힘들어지고 있었다.“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3화

    “진서준을 경호원으로 쓰겠다고요?”서지은이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이번에 진서준이 명주시에 온 건 아주 중요한 일이 있기 때문이었다.이런 상황에서 진서준이 황예은의 경호원을 맡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였다.“언니 곁에는 항상 죽청 어르신 두 분이 계셨잖아요. 근데 오늘 밤엔 그분들이 왜 따라오지 않았어요?”서지은이 문득 황예은 곁을 지키던 육급 정점 대종사 두 명을 떠올리며 물었다.“그 두 분은 요즘 칠급 대종사 경지에 오르려고 폐관 수련 중이야.”황예은이 답했다.신농산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죽청 어르신은 황예은을 찾아와 폐관 수련에 들어가겠다고 알렸다.이 두 사람이 동시에 칠급 대종사로 올라선다면 황예은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은 자기 실력을 몇 번이나 재고 또 재야 할 것이다.그러나 뜻밖에도 누군가가 이 두 사람의 폐관 시기를 노리고 황예은을 공격한 것이다.황씨 가문에는 죽청 어르신 외에도 팔급 대종사 한 마스터가 있었다.하지만 한 마스터는 황경영을 따라 해외에 나가 있어 지금 명주시에 없었다.그 외의 대종사들은 실력이 평범했고 진서준처럼 압도적인 실력을 갖춘 사람은 없었다.게다가 진서준은 의술까지 겸비하고 있어 설령 독에 걸린다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내일 아침 일어나면 진서준한테 직접 물어봐요.”서지은은 진서준을 대신해 결정을 내릴 권리가 없었다.사실 서지은은 마음속으로 이 제안을 반대했다.겨우 진서준과 단둘이 있을 기회가 생겼는데 황예은 때문에 깨져버린 것도 모자라 이젠 경호원까지 맡으라고 한다니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황예은은 명주시에서 외모와 몸매가 모두 최상급으로 평가받는 인물이었다.서지은은 언젠가 진서준이 황예은의 유혹에 넘어가 버릴까 봐 내심 걱정되었다.허사연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당장이라도 서울시에서 급히 달려올 게 뻔했다.“일단 오늘 밤은 여기서 묵고 가세요.”서지은이 대화를 마무리했다.그날 밤, 황예은은 아주 달콤하게 잠들었지만 그녀의 동생 황현호는 급한 마음에 미칠 뻔했다.시장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2화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누구나 범인일 수 있었다.박씨 가문과 마찬가지로 황씨 가문의 적도 수없이 많았다.“그럼 오늘 저녁은 누구랑 먹었어요?”서지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우리 동생이랑 먹었어.”서지은은 그 대답을 듣자마자 순식간에 동공이 흔들리며 무서운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명문대가에서는 혈육 사이에 관계가 틀어져서 원수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황씨 가문이 대한민국 최고 재벌 가문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황현호가 자기 누나를 질투해 이런 일을 벌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황예은은 서지은의 생각을 꿰뚫어 본 듯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우리 동생은 권력이나 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야. 동생이 그런 것에 환장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황씨 가문을 이끌 기회는 없었을 거야. 다만 내가 가장 우려하는 건 우리 동생이 멍청하게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할 수도 있다는 거야. 내 부하들이 말하길, 요즘 들어 황현호가 박서명 아들과 친하게 지낸다고 하더라.”황예은과 황현호 남매는 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었다.황현호에게 있어서 황예은은 누나인 동시에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다.황경영이 황현호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면 황예은은 그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었다.황현호가 황예은을 해치려고 한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단, 황현호가 누군가에게 이용당하지 않았다면 말이다.“현호 씨 바보 아니에요? 황씨 가문이랑 박씨 가문 사이가 어떤지 뻔히 알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죠?”서지은이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강남 서씨 가문 아가씨인 서지은조차도 황씨 가문과 박씨 가문 사이의 악연을 알고 있을 정도였으니 황씨 가문의 직계인 황현호는 더더욱 이를 모를 리 없었다.“지난번에 내가 현호를 신농산에서 데리고 온 후로 그 애는 무도에 심취해서 그 김평안이라는 남자를 직접 쓰러뜨리고 싶다고 했어. 그 뒤로 현호는 무도 수련에 미쳐버린 것처럼 보였어. 마치 무엇에 홀린 사람 같았지. 박서명 아들 중 한 명이 엄청난 수련법을 얻었다고 하더라고. 우리 그 멍청한 동생은 그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1화

    “황예은 씨가 몸에 흉터를 남기고 싶으면 다른 사람한테 맡기세요.”진서준이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황예은의 몸에는 몇 군데나 총상이 남아 있었고 그 흔적은 꽤나 눈에 띄었다.완벽주의자인 황예은에게 있어서 가장 참기 힘든 것은 몸에 흉터가 남는 것이었다.만약 흉터를 없애지 못한다면 황예은은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며 잠에서 깨어날 게 분명했다.잠시 고민하던 황예은은 이를 악물고 결정을 내렸다.“좋아요, 이번에도 진서준 씨가 마음대로 해보세요.”어차피 이 남자는 이미 볼 것도 다 봤고 만질 것도 다 만진 남자였다.이런 사소한 것에 연연해 몸에 흉터가 남는다면 평생 후회할 게 뻔했다.진서준은 황예은의 말을 듣고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며 불만스럽게 말했다.“황예은 씨 몸에 있는 흉터를 없애주는 게 어떻게 내가 제멋대로 하는 겁니까? 제가 뭐 황예은 씨 몸을 좀 본다고 해서 황예은 씨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도 아니잖아요.”“하지만 진서준 씨는 본 것만이 아니라 만지기까지 했잖아요.”황예은이 억울하다는 듯 반박했다.“그건 다 황예은 씨를 살리려고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진서준은 진심으로 화나기 시작했다.“황예은 씨가 이런 사람인 줄 알았다면 그때 구하지 말 걸 그랬네요.”지금까지 진서준이 구해준 사람들은 전부 감사의 인사를 연발했는데 황예은처럼 은혜를 원망으로 갚는 사람은 처음이었다.황예은도 사실 진서준이 자기에게 큰 은혜를 베풀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황예은은 자기가 지금까지 지켜온 순결이 훼손된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됐어, 서준아. 너 어젯밤 내내 고생했으니까 이제 가서 좀 쉬어.”서지은이 진서준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예은 언니, 잠시만 기다려요. 먼저 서준을 방으로 데려다줄게요.”진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지은을 따라 방으로 갔다.방으로 돌아오자 서지은이 조용히 말했다.“서준아, 예은 언니한테 조금만 양보해 줘. 언니는 성격이 워낙 강해서 그래. 그래도 내가 보기엔 네게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어.”서지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0화

    황예은이 옷을 다 갈아입자 서지은이 자리에서 일어나 진서준을 찾으러 갔다.“서준아, 예은 언니가 좀 화난 것 같으니까 이따가 해명할 때 되도록 조심해.”서지은이 걱정스럽게 당부했다.“알았어.”진서준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서준은 조심하라는 말을 다시 되새겼다.만약 상대가 너무 무례하게 굴면 진서준도 결코 양보하며 자세를 낮추지 않을 예정이었다.문제는 자기가 일부러 실수한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진서준은 황예은이 안에서 옷을 갈아입는 걸 번연히 알면서도 들어간 게 아니었다.게다가 진서준은 황예은 생명의 은인이기도 했다.“진서준 씨, 아까 지은한테서 들었는데, 진서준 씨가 저를 구했다고 하던데요.”황예은은 소파에 앉아 고개를 들어 진서준을 바라보았다.그 눈빛과 태도는 마치 왕좌에 앉은 여왕처럼 고압적이었다.이는 오랫동안 높은 자리를 지키며 형성된 자연스러운 분위기였다.황경영이 대한민국을 떠나기 전에 이미 황예은은 회사 업무의 일부를 맡아 처리하고 있었다.회사의 지도자, 그것도 여성이 지도자가 되는 것은 쉽지 않았다.그러니 황예은의 성격도 강인하고 단호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 사람들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었다.황예은이 이사장으로 올라간 후, 회사 내에서 황예은의 이름만 들어도 직원들이 벌벌 떨곤 했다.“맞아요. 제가 구했습니다.”진서준은 담담한 표정으로 황예은 맞은편에 앉았다.그런데 앉고 나서야 진서준은 후회했다.황예은이 입은 옷은 목선이 매우 낮았다.비록 황예은이 자세를 바르게 고치고 앉아 있었지만 풍만한 가슴이 살짝 드러나 있었고 그 모습이 진서준의 시야에 그대로 들어왔다.당혹한 모습을 감추려고 진서준은 뒤로 기대어 눈을 감았다.하지만 이 자세는 상대방에게 매우 무례하다는 인상을 주었다.황예은은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녀와 대화할 때 이런 태도로 임하는 것은 큰 실례였다.진서준이 소파에 기대 누운 모습을 보자 황예은의 마음속에서 잠잠했던 분노가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진서준 씨는 다른 사람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