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77화

별장 대문 앞으로 다가간 진서준은 백발홍안의 노인과 마주쳤는데 그 사람은 숨겨진 내공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했다. 진서준은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을 경계하며 말했다.

“당신은 누군데 이 시간에 날 찾아온 거지?”

진서준은 노인을 지그시 쳐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내 아들과 손주를 죽였으면서 감히 날 모른다고 해?”

노인의 두 눈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소름 돋는 살기가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고 진서준과 원한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진서준은 노인이 거짓말하는 것 같지 않았지만 확실한 건 두 사람은 초면이었다.

“내가 한두 명 죽인 게 아니라서 기억이 안 나니까 아들이랑 손주 이름부터 말해.”

진서준은 경계심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노인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별장 앞에서 싸우게 된다면 허사연을 비롯한 여자들을 놀라게 할 수 있기에 최대한 일을 크게 벌이지 않으려고 했다. 이때 박만년이 입을 열었다.

“박주혁, 박주신 그리고 박인성. 이제 좀 기억이 나?”

진서준은 그 이름을 듣고는 멈칫했다. 가족을 몰살한 기억은 없었지만 삼성 무도 대회에서 랭킹 10위였던 남조인을 죽인 것이 떠올랐다.

“박인성은 기억나지만 박주혁은 잘 모르겠군.”

그도 그럴 것이 박주혁 형제는 누렁이한테 맞아 죽었기에 진서준은 그 형제를 만난 적이 없었다. 박만년을 유심히 지켜보던 진서준은 박만년과 박인성이 닮았다는 것을 눈치챘다.

두 사람은 모두 눈이 작았는데 남조인에 관한 기사의 내용과 비슷했다. 외꺼풀에 작은 눈이 특징이라더니 사실이었다.

진서준은 팔짱을 낀 채 박만년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아들이 안되면 아버지가 오고 당신마저 죽으면 당신 아버지도 오는 건가?”

박만년은 10여 년 전에 세상을 뜬 아버지를 떠올리더니 눈에 분노가 이글거렸다. 진서준이 도발한다고 여긴 박막년이 목청을 높였다.

“이 나쁜 놈, 입을 함부로 놀린다면 갈기갈기 찢어놓을 테야!”

“왜 화를 내고 그래? 설마 아버지가 돌아가신 거야?”

진서준은 박만년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걸 눈치챘기에 일부러 얄밉게 웃으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