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식은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가짜 물건을 판 대가가 돌아오면 반드시 진서준에게 연락하겠다고 약속했다.진서준은 황보식이 말한 대가를 만나 영골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진서준이 시간을 보니 정오가 거의 되어 밥을 먹으러 돌아가야 할 때였다.“황보식 어르신, 시간이 늦었으니 저는 이만 돌아갈게요.”황보식은 서둘러 말했다.“주인님만 괜찮다면 여기서 편하게 식사하세요. 제가 준비해 오겠습니다!”“아닙니다. 제 가족들이 다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습니다.”진서준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러자 황보식의 눈에는 실망한 흔적이 스쳐 지나갔다.하지만 그는 덧붙였다.“주인님, 내일 서울시의 고위 인사들을 소개해 드릴 테니 앞으로 주인님이 서울시에서 무슨 일 처리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황보식의 제안을 들은 진서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앞으로 서울시에서 수련을 할 때 필요한 물건이 꽤 많을 것이 분명했다. 황보식이 없으면 계속 허씨 가문을 찾아가서 부탁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황보식이 거물들을 소개해 주면 인맥을 쌓을 필요가 있는 진서준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좋아요.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진서준은 고마운 듯 미소를 지었다.“괜찮습니다. 주인님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황보식이 서둘러 말했다.“사람을 시켜서 모셔다드리겠습니다!”...서울시 병원의 고급 병동 내부.이지성의 다리는 무릎 골절이 심해 병원 최고의 의사들도 치료할 방법이 없었다.하룻밤 휴식을 취한 이지성도 이제 깨어났고, 유지수가 그를 돌보고 있었다.“진서준이라는 놈이 감히 내 다리를 부러뜨렸으니 죽여 버려야겠어!”이지성은 큰 소리로 포효하며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자신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아들의 백일잔치를 방해하고, 서울시의 권력자들과 부유층 앞에서 이씨 가문을 조롱거리로 만들었으니, 그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여보, 화내지 마. 다시 경찰에 전화해서 진서준을 감옥에 보내고 남은 평생 안에서 보내게 하자.”유지수는 포도 껍질
아버지가 일단 진서준을 조사해 보겠다고 하자 이지성은 살짝 기분이 언짢았다.“아버지, 허사연이 나서겠다고 한 건 분명 그놈에게 속은 게 틀림없어요! 그 자식이 진짜 배경이 있었다면 그때 우리에게 속아 감옥에 들어가지 않았겠죠!”이지성이 화를 내며 말했다.“사람을 보내서 그놈 동생과 엄마를 납치해야겠어요. 그래도 그놈이 날뛸 수 있는지 보자고요!”자신의 아들이 이토록 멍청한 것을 보고 이혁진은 그를 노려보았다.“그 입 다물어!”이지성은 순간 깜짝 놀라 감히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옆에 있는 유지수는 옷매무시를 다듬고 말했다.“아버님, 제가 진서준을 잘 아는데 정말 아무 배경도 없어요. 우리는 대학교 동창이었는데 진서준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서 걔를 키웠어요. 그리고 진서준의 여동생도 돈이 많거나 권력이 있는 남자와 만난 적은 없어요.”이혁진은 유지수를 힐끗 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유부녀가 뭘 안다고 그래? 너만 아니었으면 내 아들이 이렇게 되지도 않았다! 재수 없는 년!”그러고는 말을 마치자마자 떠났다.이혁진은 며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이 세상에 예쁜 여자가 많고도 많은데, 자신의 아들은 왜 아무 쓸모가 없는 얼굴만 예쁜 유지수를 좋아하게 되었을까.비록 이씨 가문은 너무 유명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평범한 사람들이 함부로 넘볼 수 있는 가문은 아니었다.이혁진에게 욕을 들은 유지수는 억울해서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반박하고 싶었지만 감히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자칫 잘못하면 이씨 가문에서 빈털터리로 쫓겨날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부유한 집에 시집간 대가이다.“망할 놈의 진서준,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테야!”유지수는 이씨 가문의 사람들에게 감히 뭐라고 할 수 없어 마음속의 불만을 진서준에게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황보식의 운전기사가 진서준을 골동품 거리 입구까지 배웅한 후, 진서준은 즉시 차를 몰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그가 집에 도착했을 때 진서라는 마침 점심을 차려놓고 진서준에게 전화하
진서준이 차에서 내렸을 때 노부인은 매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바닥에 누워 있었다.“할머니, 괜찮으세요?”진서준은 재빨리 다가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이때 진서라도 차에서 내려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진서준이 지금 있는 이곳은 교외여서 오가는 차량도 거의 없었다.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모두 재빨리 차를 몰고 가버렸다.“빨리 도와줘!”노부인은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이를 본 진서준은 즉시 허리를 굽혀 노부인을 도왔다.그런데 노부인을 일으켜 세우자마자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사나운 표정으로 바뀌었다.“나를 넘어뜨린 건 너희들이니 당장 병원비 물어줘!”진서준 남매는 순간 얼어붙었다.“할머니, 양심 있으시면 솔직하게 말씀하세요. 분명히 할머니 저절로 넘어진 거잖아요!”진서준의 눈썹을 찡그리고 불쾌한 듯 말했다.자신은 분명히 선행을 베푼 것인데 상대방은 거짓으로 그를 비난하고 있다.“헛소리!”노부인은 소리쳤다.“날 치지도 않았으면서 왜 나를 부축했어?”진서준은 어리둥절했다.선행을 베푼 것이 잘못이란 말인가?옆에 있던 진서라는 이것을 보고 즉시 그들이 노부인에게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2년 전부터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나기 시작했다.당시 진서준은 아직 감옥에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몰랐지만 진서라는 이와 관련하여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그때 그녀는 설마 세상에 이런 나쁜 노인이 있을 수 있겠느냐고 생각했었다.그러나 이제 본인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자 진서라는 자신이 너무 단순했다는 것을 깨달았다.“오빠, 우리 지금 이 할머니한테 당하고 있어!”진서라는 진서준에게 속삭였다.“당했다고?”진서준은 미간을 찌푸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서라는 진서준에게 지난 2년 동안 자주 발생했던 사건에 대해 대략적인 설명을 해주었다.이 말을 들은 진서준은 가슴 속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사람들의 선한 마음을 이용해 속이는 이런 사람은 정말 가증스럽기 짝이 없었다.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면 나중에 노인이 정말 아파서 쓰러졌을 때 아무도
상대방이 화를 내며 자신을 공격하려는 것을 본 진서준의 얼굴은 어두워졌다.“꺼져!”진서준이 손을 뻗어 건장한 남자의 팔을 때리자 남자는 바로 뒤로 물러났다.남자는 잠시 멈칫하더니 화난 목소리로 욕했다.“차를 몰다가 사람을 부딪친 것도 모자라 어떻게 감히 나에게 손을 대?!”진서준의 인내심은 이 사기꾼들 때문에 바닥이 날 것 같았다.그는 건장한 남자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당장 길을 비키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가만히 있지 않겠다고?”건장한 남자는 얼굴에 경멸이 가득 찬 표정으로 웃음을 터뜨렸다.“어떻게 할지 보고 싶군!”노부인은 비열한 표정으로 진서준을 노려보았다.“오늘 돈 안 주면 못 가!”지나가던 차량 몇 대가 이 광경을 보고는 한참을 쳐다보다가 재빨리 자리를 떴다.그들 중 일부는 전에 이미 그들에게 당한 적이 있다.이 사기꾼들은 교외에 위치한 사기 치기 알맞은 장소를 선택했고 도로에는 보행자가 거의 없었다.그리고 이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보통 사업을 하러 가는 사람들이라 돈이 적지도 않았다.부자들은 수백만 원 때문에 이런 악당들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오늘 이 사기꾼들은 운이 나빠서 진서준을 만났다. 이런 불의에 대해 진서준은 절대 그들을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진서준은 악인을 제거할 방법이 따로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그래서 진서준은 즉시 휴대폰을 꺼내 강성철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건 사람이 진서준이라는 것을 확인한 강성철은 서둘러 전화를 받고 감히 대들지 않고 정중한 어조로 말했다.“진 선생님, 무슨 일로 저를 찾으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강성철이 자세를 낮춘 것을 본 진서준은 마음이 불편했다.“성철 씨의 도움이 필요합니다.”진서준이 말했다.“뭔데요? 편하게 말씀하세요! 서울시에서 제가 해결 못 할 게 뭐가 있겠어요!”강성철은 자기 가슴을 두드리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별거 아닌데, 건장하고 싸움 잘하는 부하 몇 명을 연북로로 보내주세요.”
진서준이 제시한 두 가지 선택지를 들은 노부인의 가족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어떤 선택을 하든 그들은 큰일날 것이기 때문이었다.지난 1년 동안 이 가족은 이런 수법으로 6천만-8천만 원을 갈취했다.평범한 사람이 10년 동안 일해도 벌 수 없는 엄청난 금액이었다.그들이 경찰에 연락해서 자기 잘못을 자백하면 형량은 줄어들지만 그래도 몇 년 동안 감옥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하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면 진서준은 그들을 한호철과 그의 부하들에게 넘겨서 처리할 것이다.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짐작할 수 있었다.노부인의 가족은 급히 용서를 빌며 말했다.“선생님, 제발 저희를 용서해 주세요!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드리겠습니다!”“안 돼요!”진서준은 망설임 없이 바로 거절했다.그는 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이런 사람을 용납할 수 없었다.게다가 그는 조금 전까지 이 가족에게 기회를 줬었다.진서준이 계속 자신들을 밀어붙이는 것을 본 건장한 남자는 이를 악물며 화를 냈다.“너 이 자식, 내 인내심을 건드리지 마. 너도 우리와 같이 망하게 만드는 수가 있어!”이 말을 들은 한호철은 즉시 기뻐하며 건장한 남자의 뺨을 때렸다.이 한 방에 건장한 남자는 머리가 멍해지고 눈앞에 별이 보이는 것 같았다.“젠장, 우리가 누군지 알아?”“우리는 호스텔 그룹이다! 우리와 죽을 때까지 싸울 힘이 있어?”건장한 남자는 분명 조폭 출신이었다. 그는 한호철의 자기소개를 듣자마자 다시 한번 움찔했다.그도 속한 조직이 있었지만, 그 안에서 작은 조직원일 뿐이었다.그들의 보스는 그를 위해 호스텔 그룹 사람들과 싸우지 않을 것이다.“형님, 우리가 직접 경찰에 신고해서 자백해도 괜찮을까요?”건장한 남자는 울먹이는 얼굴로 자비를 구걸했다.진서준은 한호철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문제는 호철 씨에게 맡길게요. 난 아직 할 일이 남아서요.”“진 선생님, 저 한호철이 반드시 이 문제를 처리할 테니 안심하셔도 됩니다!”한호철은 자기 가
진서준의 차가 막 출발했을 때 허사연의 전화를 받았다.“사연 씨, 무슨 일이에요?”진서준은 길가에 차를 세우고 허사연의 전화를 받았다.“서준 씨, 지금 시간 있어요? 당신과 함께 가서 옷을 몇 벌 사야겠어요.”“옷을 산다고요?”진서준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짓더니 웃으며 말했다.“마침 서라를 데리고 옷을 사러 가는 길이에요. 저희랑 같이 가실래요?”“좋아요. 어딘데요?”허사연이 설렌 마음으로 물었다.“서라랑 지금 가는 중이니 장소를 알려주면 지금 바로 그쪽으로 갈게요.”진서준이 말했다.단순히 옷을 사러 진서라를 데리고 간다면 진서준은 그냥 큰 쇼핑몰을 찾았을 것이다.만약 허사연 이 아가씨도 함께 간다면 당연히 아무 곳이나 갈 수 없었다.“그럼 서산 쇼핑몰로 가요!”허사연이 말했다.“좋아요. 그럼 서산 쇼핑몰에서 봅시다!”그렇게 말한 후 진서준은 전화를 끊고 다시 차의 시동을 걸었다.진서라는 서산 쇼핑몰에 간다는 말을 듣고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오빠, 서산 쇼핑몰에서 파는 물건들은 너무 비싸.”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옷 한 벌 따위가 비싸 봤자 얼마나 비싸겠어?”진서준의 눈에 가장 비싼 옷은 고작 몇백만 원에 불과했다.“그리고 사연 씨도 가는 거니까 마침 보답으로 옷을 사줘야겠어.”“그래, 그게 좋겠네.”진서라는 만약 싼 물건을 사줬다가 허사연이 마음에 들지 않을까 봐 걱정했다.서울시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서산 쇼핑몰에는 모든 유명 브랜드가 모여 있었다.우리가 생각하지 못했을 뿐, 없는 물건은 없었다.진서준이 주차장에 차를 세우며 무심코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차장 안에는 수억 원짜리 고급 자동차는 물론 수십억 원짜리 자동차도 몇 대 있었다.“가자, 먼저 안으로 들어가서 사연 씨를 기다리자.”진서준은 진서라를 데리고 먼저 서산 쇼핑몰로 들어갔다.백화점 안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많은 선남선녀가 짝을 지어 여러 명품 매장을 드나들고 있었다.서산 쇼핑몰 안의 물건들은 비쌌지만 매일 사람들이 끊이지 않
“서라 말이 맞아요. 이 두 미친년과 싸우는 건 우리 품위만 실추시킬 뿐이에요!”허사연의 차가운 목소리를 들은 진서준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유지수와 장혜윤의 표정은 빠르게 굳었다. 유지수는 언성까지 높이며 얘기했다.“누구한테 미친년이라고 하는 거예요!”“너한테 말하는 거야! 무슨 문제라도 있어?!”고고하고 도도한 허사연에게는 차가운 여왕 같은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허사연이 담담하게 걸어오며 얘기하자 허사연을 본 유지수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이씨 가문의 사람들도 건드리지 못하는 허사연을, 유지수 같은 ‘장식품’ 따위가 건드릴 수 있을 리 없었다. 진서준은 예쁘게 차려입은 허사연을 보면서 마음이 약간 떨렸다.허사연은 여전했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같이 비현실적인 외모, 동그란 눈, 앵두 같은 입술, 복숭앗빛으로 물든 두 볼. 그리고 가느다란 목선과 어깨를 감싼 검은 머리카락. 그 아래로는 봉긋한 가슴과 곧게 뻗은 다리가 있었다.허사연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은백색의 오피스룩을 입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등장에 다른 여자들은 빛은 잃은 그림자가 되어버렸다.허사연에게서는 도도하고 성숙된 도발적인 매력이 있었다.그런 여자 앞에서 설레지 않을 남자는 없을 것이다.그리고 그런 여자가 지금 진서준을 도와 유지수 같은 멍청이와 대치하고 있었다.“쳇. 집에 돈 좀 많은 거로 무슨 유세를 떨어요!”유지수가 분에 겨워 얘기했다.“돈 많으면 다죠. 안 그래요?”허사연은 유지수의 체면을 전혀 봐 주지 않고 차갑게 얘기했다.“얼른 내 친구한테 사과해요.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 허씨 가문의 산업에 발을 들일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저...!”부잣집에 시집간 지 2년이 넘었지만 유지수의 성격은 그대로였다.차가운 얼음 마녀 같은 허사연 앞에서 말문이 막힌 유지수는 눈시울을 붉혔다.“이건 갑질이에요! 허씨 가문의 아가씨가 나를 상대로 갑질을 하고 있어요!”유지수는 아예 일을 크게 벌이려고 마음먹은
유지수의 표정을 본 진서준은 마음이 통쾌했다.진서준은 유지수를 위해 피 흘리며 싸우고 그녀를 위해 감옥에 가는 것도 감수했었다. 하지만 유지수는 진서준의 원수와 결혼하여 아들까지 낳았다.지금의 진서준은 유지수의 약점을 쥐고 있었다.“너... 너 헛소리 하지 마. 그렇지 않으면 이씨 가문이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경악하던 유지수는 두려움에 떨면서 분노에 찬 목소리로 얘기했다. 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었다.“네 몸가짐을 단정히 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지금 쇼핑몰의 모든 사람한테 이 일을 알릴 수도 있으니까.”“너...!”유지수는 화가 나서 목까지 벌게졌다.그 모습은 본 장혜윤이 궁금해하면서 물었다.“무슨 일인데?”“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끼어들지 마!”유지수는 갑자기 호통을 쳤다.친구한테서 욕을 먹은 장혜윤은 얼굴에 억울한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진서준, 네가 협박하면 내가 무서워할 줄 알았어? 네가 얘기한다고 해도 그걸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유지수는 애써 흥분을 가라앉히며 차갑게 얘기했다.이 비밀은 그녀 혼자만 알고 있어야 한다.물론 유지수는 진서준이 어떻게 알게 된 것인지는 몰랐다. 하지만 이 일로 진서준이 자기를 골려 먹으려고 한다는 것은 눈치챘다.그래서 유지수는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유지수가 뻔뻔하게 나오는 것을 본 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었다.“그래. 네가 당당하다면 괜찮아. 아까는 네가 무릎 꿇고 빌면서 그 비밀을 얘기하지 말아 달라고 할까 봐 걱정이었거든.”“네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고? 꿈도 꾸지 마!”유지수는 진서준을 확 노려보고 몸을 돌려 떠났다.장혜윤은 빠르게 유지수를 뒤따라가며 얘기했다.“지수야, 기다려봐!”몰려있던 사람들도 경비원들에 의해 흩어졌다.허사연은 굳은 표정을 풀고 미소 지으며 진서준과 진서라를 쳐다보았다.“나 때문에 놀란 건 아니죠?”“당연하죠. 아까 모습, 꽤 멋있었어요.”진서준이 웃으면서 얘기했다.“사연 언니... 아까 정말 여왕 같았
“다른 곳은 몰라도 서욱 두목님한테는 당연히 규칙이 있지.”경호원이 쌀쌀하게 대답했다.“나 시간 없어. 돈 줄 테니까 정보나 줘.”진서준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어차피 공짜로 달라는 것도 아니고 돈 내고 사는 건데 저렇게 거만하게 구는 건 아무리 봐도 기분 나쁜 일이었다.김혜민이 진서준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겼다.“그만해, 진서준. 그냥 좀 기다려보자.”사실 김혜민도 여기 온 건 처음이었다.그저 친구한테서 도서욱의 정보력은 최고라는 말을 들었을 뿐이었다.“허허, 성질 한번 급하구먼?”그제야 도서욱이 찻잔을 내려놓고 진서준을 바라봤다.“그래, 뭘 알고 싶은데?”“사람을 찾고 있어.”“누군데?”“진요한.”그 이름을 듣자 도서욱의 표정이 살짝 바뀌었다.“설마 네가 찾는 진요한이 경성 진씨 가문의 그 사람이야?”이 반응에 진서준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이 남자는 역시나 정보망이 있긴 한 모양이다.“맞아. 그 남자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진서준의 질문에 도서욱은 눈썹을 살짝 추켜세우며 물었다.“너랑 그 사람이 무슨 관계인데?”“그건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정보만 말해.”진서준이 단칼에 질문을 잘랐다.“이 정보 절대 싸지 않을 거야.”도서욱이 눈을 가늘게 뜨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비싸다고? 설마 그 남자가 아직 신농 금지구역에 있다는 말 하려는 건 아니겠지?”진서준이 코웃음을 쳤다.“어라? 너 신농 금지구역까지 알고 있네?”이번엔 도서욱이 놀랄 차례였다.눈앞의 녀석이 생각보다 아는 게 많았다.“하지만 넌 아직 멀었어. 진요한은 더 이상 신농 금지구역에 없어.”도서욱이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뭐? 그럼 어디에 있는지 알아?”진서준의 심장이 요동쳤다.과연 그토록 찾고 싶었던 아버지의 단서를 잡을 수 있을까?“정보를 주는 건 좋은데 네가 얼마를 낼 수 있어?”도서욱이 노골적으로 물었다.“그건 네가 가진 정보 가치에 따라 다르지.”“난 항상 먼저 가격을 정하고 그다음에 정보를 줘.”도서욱의 대답에
하지만 상대가 예의를 차리게 된 건 진서준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었다.김혜민은 어쨌든 김연아와 배다른 동생이었다.“사과할 필요 없어. 사실 너랑 큰 관계도 없는 일이야.”진서준은 손을 내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어떻게 관계가 없겠어?”김혜민이 즉시 되물었다.“나 때문이 아니었으면 너랑 리앙이 그렇게 깊은 원한을 맺을 일도 없었잖아.”김혜민은 모든 책임이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너 없어도 나랑 그놈은 언젠가 부딪칠 운명이었어.”진서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이었다.“그 녀석의 목표는 애초에 진씨 가문이야. 내가 그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순 없잖아?”게다가 진서준은 그 개조인들이 분명 차이더리스 가문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직감적으로 느꼈다.진서준의 말을 들은 김혜민은 왠지 모르게 씁쓸해졌다.“다른 볼일 없으면 나 나가볼게.”진서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어디 가는데?”김혜민이 무심코 물었다.“사람 좀 찾아야 해서.”“누구 찾는데? 내가 도와줄 수도 있잖아?”“네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아니야.”진서준이 고개를 저었다.진서준이 강남에 온 목적은 아버지를 찾기 위해서였지만 알고 있는 거라곤 이름뿐, 얼굴이나 키조차 전혀 몰랐다.이런 상태에서 아버지를 찾는 건 바다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었다.“내가 도울 수 없다고 왜 단언하는데?”김혜민이 발끈했다.“김연아랑 서지은까지 집안 힘을 총동원했는데도 아직 소식이 없어.”진서준이 한숨을 내쉬었다.강남을 주름잡는 두 가문이 찾아도 못 찾는 사람인데 김혜민이 무슨 방법이 있겠어?“흥, 내가 아는 정보 전문가가 있어.”김혜민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래? 누구인데?”진서준이 흥미를 보였다.“그 사람 별명이 서욱 두목이야. 강남에 한 번이라도 나타난 사람이면 그 사람에 대한 정보는 다 가지고 있어.”“진짜야? 그렇게 대단해?”진서준이 반신반의했다.“당연하지. 서욱 두목은 정보로 먹고사는 사람이야.”김혜민이 자신 있게 말하는 모습을 보자 믿어볼 만한 것 같기
“왕안석에게 맡긴다면 내가 투항하는 거나 다름없어.”“하지만 난 네가 걱정돼. 차이더리스 가문에는 천의방 강자가 네 명이나 있다고 들었어.”서지은이 입술을 살짝 깨물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걱정 마, 천의방 강자를 한두 명만 죽여 본 것도 아니야.”진서준은 여전히 태연해 보였다.하지만 천의방 강자를 죽일 때 진서준은 천용 반지의 힘을 빌린 거였다.지금은 아직 반지의 힘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여서 천의방 강자와의 대결에서 이길지 질지 솔직히 장담할 수 없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서준이 이렇게나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자 서지은도 더는 진서준의 기세를 누르는 말을 하지 않았다.“그럼 꼭 조심해야 해. 절대 다치지 말고.”“응, 걱정 마.”“아참, 오늘 밤은 안 돌아갈 거야.”서지은의 얼굴이 발그레하게 물들며 수줍게 고개를 숙였다.진서준은 이 말의 의미를 모를 리 없었다.상대가 이렇게까지 적극적인데 이럴 때 머뭇거리는 건 남자답지 못한 일이었다.“시간도 늦었으니 일찍 쉬는 게 좋겠지?”진서준이 장난스럽게 웃었다.“그래.”뜨겁고 바쁜 밤을 보낸 뒤, 서지은은 달콤한 잠에 빠졌다.진서준이 휴대폰을 집어 들고 확인해 보니 황예은에게서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이 시간에 전화한 이유가 뭐지? 혹시 초아국 놈들이 또 뭔가 시킨 건가?”시간이 너무 늦었기에 진서준은 내일 아침에 다시 연락하기로 했다.그리고 별다른 일 없이 하룻밤이 지나갔다.다음 날 아침, 서지은은 진서준을 끌고 또 한바탕 아침 운동을 했다.한 번 제대로 맛을 본 소녀는 때로 남자보다도 더 탐욕스러울 때가 있는 법이었다.다행히도 진서준의 체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기에 버티는 데 문제는 없었다.여기 미녀가 서지은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니 일반 남성이었다면 정말 힘들 뻔했다.아침 식사를 마친 뒤, 진서준은 황예은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통화가 연결되자 진서준이 먼저 해명했다.“어젯밤에 바빠서 전화 못 받았어. 초아국 쪽에서 또 연락 왔어?”“아니야.”황예은
한순간, 강남으로 수많은 무인이 몰려들었다.이 무인들은 전부 진서준의 명성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이었다.이제 진서준의 이름은 무도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검을 휘둘러 단 일격으로 육급 대종사 두 명을 베어버린 괴물 같은 실력을 갖춘 자가 무도계에 더 있을 리 없었다.하지만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많았다.이건 단순한 헛소문일 뿐이고 진서준을 띄워주기 위한 가짜 뉴스라고 믿었다.다들 진서준이 그렇게까지 강할 리가 없다고 믿고 싶었다.국안부 또한 이 소식을 접하자 즉시 사람을 보내 체육관 내부 링의 질서를 유지하도록 조치했다.그야말로 강남은 순식간에 온갖 무리가 뒤섞인 난장판이 되었다.“대장님, 저 녀석 그냥 내버려둬도 되나요?”성미영이 의혹이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진서준이 걱정돼서라기보다는 서지은이 상처받을까 봐 신경 쓰였던 것이다.진서준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서지은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상상이 안 갔다.“우선 개조인들 문제부터 보고해야 해. 부전주께서 직접 내려오실 거야.”오영수가 차분하게 말했다.개조인 문제는 그들 둘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개조인은 인원도 많고 실력도 강했는데 심지어 오직 목을 쳐야만 완전히 죽일 수 있었다.전신전이 추가 병력을 보내지 않는다면 이들 둘로서는 어찌 할 방법이 없었다.두 사람은 비밀기지로 돌아가 즉시 오늘 있었던 일을 보고했다.역시나 전신전 전주는 바로 부전주에게 지시를 내려 강남으로 지원을 보내게 했다.그날 밤.부전주 용홍권이 부상 상태에서 회복한 장국주, 양복준을 데리고 강남으로 출발했다.용홍권은 전신전에서 두 번째로 강한 사람이었다.온몸이 철처럼 단련되어 칼과 창이 뚫리지 않았고 심지어 총알조차도 뚫을 수 없을 정도였다.용홍권은 국안부의 지의방 순위에는 들지 못했으나 군의방 순위에서는 세계 10위에 올라와 있었다.이 순위는 전 세계 군대 내 최강자들만을 평가한 것이었고 대한민국에서 이 순위에 드는 자는 단 두 명뿐이었다.용홍권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셋은 함께 산에서 내려와 차를 타고 떠났다.“진씨 가문이라고 했어? 너 지금 진씨 가문에서 지낸다고?”성미영의 얼굴이 불쾌함으로 일그러졌다.성미영은 서지은과 베프였고 서지은이 진서준을 좋아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런데 지금 진서준이 당당하게 진씨 가문에서 머물고 있다고 했다.“뭐, 문제 있어?”진서준이 담담하게 되물었다.“당연히 문제 있지. 지은이 널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잖아?”성미영이 굳은 얼굴로 쏘아붙였다.“넌 남자로서 어떻게 그렇게 줏대 없이 굴 수가 있어?”이 말을 듣자 진서준은 더 이상 성미영과 언쟁을 벌이고 싶지 않았다.진서준과 서지은, 그리고 다른 여자들과의 관계는 확실히 좀 복잡했다.하지만 정작 서지은을 포함한 여자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런 관계를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역시 남자란 놈들은 하나같이 다 똑같다니까.”성미영이 콧방귀를 뀌었다.옆에 있던 오영수는 애꿎게 총 맞은 표정을 지었다.“미영아, 편견이 심하구나. 모든 남자를 한꺼번에 매도하면 안 되지.”오영수가 억울한 표정으로 한마디 했다.“대다수 남자가 저 녀석처럼 오는 여자 막지 않는 바람둥이잖아요?”성미영이 진서준을 가리켰다.“이 녀석은 철저한 기생오라비 유형이잖아요. 별 능력은 없으면서 여자 꼬시는 재주만 타고난 놈이죠.”성미영은 속으로 반드시 서지은을 설득해서 진서준과 갈라놓게 하겠다고 다짐했다.가장 친한 친구를 이 끝없는 나락에 빠지게 둘 순 없었다.집에 도착하자 김연아가 마중 나왔다.“어라? 벌써 돌아왔어?”“아버지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어. 대신 길에서 이 둘을 만났어.”진서준이 뒤쪽에 서 있는 두 사람을 가리켰다.“김연아 씨, 이분은 저희 전신전 대장 오영수예요.”성미영이 오영수를 소개했다.“김연아 씨, 실례를 끼쳤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오영수가 정중하게 말했다.“괜찮아요. 그런데 다들 부상 입은 것 같은데요? 우리 집 뒤쪽에 병원이 있어요. 가서 치료부터 하세요.”김연아가 미소 지었다.“감사합니
“성미영, 그리고 오영수?”진서준은 순간 멈춰 섰다.두 사람은 검은 마스크를 쓴 열댓 명의 무리에게 포위당해 있었다.상대의 실력은 그렇게 강하지 않았지만 공격이 맹렬했는데 마치 목숨을 내던진 돌격대 같았다.“빌어먹을, 이놈들은 대체 왜 죽질 않는 거야?”성미영이 눈살을 찌푸렸다.“오 대장, 저놈들 약점이 뭔지 알아요?”아까부터 성미영은 여러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의 심장을 단검으로 찔렀고 상대의 몸에서 피가 줄줄 흘렀지만 전혀 쓰러질 기미가 없었다.정말 골치 아픈 놈들이었다.“나도 이런 놈들은 처음 봐.”오영수가 고개를 저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머리를 가격하거나 아니면 아예 머리와 몸을 분리해.”진서준이 입을 열었다.“뭐야? 네가 왜 거기서 나와?”두 사람은 진서준을 발견하고는 순간 당황했다.“오영수 대장, 저 녀석을 아세요?”성미영이 물었다.“전에 동북에서 만난 적 있어. 별 대단한 놈도 아니니 신경 쓰지 마.”둘이 대화하는 사이, 검은 옷의 돌격대들이 또다시 몰려들었다.오영수와 성미영은 이미 체력이 바닥나기 일보 직전이었다.아무리 강한 실력자라도 이런 죽지 않는 사람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았다.순식간에 두 사람의 몸에는 새로운 상처가 여러 군데 생겨났다.이 모습을 본 진서준은 슬슬 나설 준비를 했다.“야, 너 빨리 여기서 도망쳐.”오영수가 소리치자 진서준은 고개를 저었다.“내가 도망치면 너희는 살아남을 수 없어.”“오 대장, 저 녀석 말대로 저놈들 목을 쳐보는 게 어때요?”별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자 성미영이 제안했다.“그렇게 해보는 수밖에 없겠구나.”두 사람은 곧바로 공격 방식을 바꿨다.콰직!머리 하나가 허공으로 튀어 올랐고 목에서 뿜어져 나온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머리가 떨어진 검은 옷 남자는 두 번 비틀거리더니 이내 바닥에 쓰러졌다.“효과 있어. 그냥 저놈들 목을 쳐버려.”오영수의 눈빛이 번쩍였다.정말 신기하게도 진서준이 제안한 이 방법이 통했다.그러자 검은 옷의 남자 중 한 사
“하지만 실력만큼은 인정해야 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진서준과 맞설 수 있는 사람이 손에 꼽힐 정도니까요.”올해 들어 진서준의 명성은 더욱 드높아졌다.강남에서 검을 휘둘러 단 일격으로 대종사 두 명을 참살하고 동북에서는 두 명문대가를 무릎 꿇게 했다.김태영은 진서준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고작 그런 애송이가 무슨 고수라는 거야. 그 개자식은 내가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리앙이 이를 갈며 분노를 터뜨렸다.“그냥 죽이는 게 아니라 아주 처참하게 죽여버릴 거야. 내가 받은 이 치욕을 백 배로 되갚아 줄 거야.”김태영은 난감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리앙 씨, 솔직히 절세 고수를 데려오지 않는 이상, 그 사람 절대 못 이겨요.”“흥. 너희 대한민국 놈들은 괜히 겁먹고 호들갑 떠는 게 문제야.”그때, 한쪽에서 조용히 앉아 있던 금발의 중년 남성이 코웃음을 치며 대화에 끼어들었다.“고작 20대짜리 풋내기가 대단하면 얼마나 대단하다고 그래?”김태영은 그 남자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이분은 누구죠?”“우리 차이더리스 가문의 4대 고수 중 한 명인 아담이야.”리앙은 자랑스럽게 말을 이었다.“너희 대한민국 국안부에서 정한 천의방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기도 하지.”“네? 천의방 고수라고요?”김태영은 순간 얼어붙었다.이런 평범해 보이는 중년 남자가 천의방에 이름을 올릴 강자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아담이 젊어 보인다고 얕보지 마. 올해로 무려 99세야.”리앙이 한마디 덧붙였다.“아담이 직접 나선다면 그 자식은 반드시 처참하게 죽을 거야.”리앙의 소개를 듣자 김태영도 덩달아 자신감을 얻었다.천의방 강자라면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절대 고수였다.아무리 진서준이 하늘을 찌르는 재능을 가졌다 해도 상대가 될 리 없었다.“난 그 자식을 죽이는 걸로 끝내지 않을 거야. 끔찍한 치욕도 치르게 할 거야.”리앙의 표정이 음침하게 변하자 김태영은 눈을 굴리더니 제안을 내놓았다.“리앙 씨, 그냥 그 녀석을 공개적
박서명조차도 차를 따르고 담배를 권해야 하는 거물이라고?진서준의 신분이 이토록 대단하다는 걸 알게 된 뒤, 장주완 일행은 땅을 치며 후회했다.밥 먹을 때 괜히 진서준을 비웃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진서준이라는 거대한 다리에 매달려 인생 역전을 꿈꿀 수도 있었을 터였다.부귀영화를 누리며 사는 삶이 바로 코앞이었을 것이다.하지만 세상에 후회약이 있을 리 없었다.진서준과 김혜민이 돌아가는 길에서 김혜민이 드물게 주동적으로 감사 인사를 건넸다.“오늘 신세 졌어.”진서준은 순간 어리둥절했다.“너 지금 나한테 감사하는 거야?”“당연하지. 너 설마 내가 감사 인사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야?”진서준의 표정을 본 김혜민은 어이없어 눈살을 찌푸렸다.어쨌든 김혜민은 제대로 된 가정에서 자란 규수였다.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지 않은 이상, 김혜민도 굳이 화를 버럭 내며 트집을 부리지는 않았다.진서준은 더 이상 김혜민을 조롱하며 비꼬지 않고 조용히 운전했다.차 안은 다시금 정적에 휩싸였다.잠시 후, 김혜민이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진서준, 오늘 네가 리앙의 양팔을 부러뜨리고 사람들 앞에서 무릎 꿇게 했잖아. 저 사람 절대 가만히 안 있을 거야.”“알고 있어.”진서준이 무심하게 대답했다.“그 인간은 무슨 짓을 해서라도 복수하려 들 거야. 너도 꼭 조심해.”김혜민이 진심으로 진서준에게 경고했다.이번 일의 시작이 결국 김혜민이었기 때문에 진서준이 복수 당하면 김혜민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었다.“그 녀석을 죽이지 않고 살려둔 이상, 그 녀석의 보복도 감수할 준비가 돼 있어.”진서준이 담담하게 한마디 보탰다.“하지만 복수할 기회는 단 한 번뿐이야.”진씨 가문에 도착한 후, 진서준은 대략적인 상황을 김연아에게 설명했다.“이제 곧 김태영이 네가 강남에 왔다는 걸 알게 될 거야. 그러면 더 이상 그 녀석도 함부로 움직이긴 어려울 거야.”김연아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본래 뱀을 구덩이에서 꺼내듯, 김태영을 유인해 증거를 잡고 깔끔하게 진씨
보라색 드레스 여자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중얼거렸다.중년 남자도 입을 떡 벌린 채 굳어버렸다.자기 사장이 진서준에게 이렇게까지 깍듯이 대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중년 남자는 자기가 대체 내가 어떤 존재를 건드린 건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진서준 씨, 정말 죄송합니다. 이분들이 진서준 씨 친구인 줄 몰랐습니다.”박지호가 진심으로 사과했다.“오해하지 마. 이 사람들은 내 친구가 아니야.”진서준이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네?”박지호는 그 말에 순간 멈칫했다.“이 사람들은 김혜민이랑 같은 학교 다닌 동창일 뿐이야. 난 그냥 밥 한 끼 같이 먹으러 왔던 거고.”그러면서 진서준이 중년 남자를 가리켰다.“이놈이 김혜민까지 끌고 가려고 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너희 일에 신경도 안 썼을 거야.”중년 남자의 얼굴이 순식간에 핏기 없이 창백해졌다.“제기랄, 이 눈먼 놈아! 네가 감히 진서준 씨를 건드려?”박지호가 분노하며 중년 남자를 거칠게 두들겨 팼다.“죄송합니다, 사장님. 사장님과 이분이 친구인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중년 남자는 필사적으로 잘못을 뉘우치기 시작했다.“친구라고?”박지호는 그 말에 급히 부인했다.“진서준 씨는 우리 박씨 가문에서 가장 귀한 손님이야. 말조심해.”“네?”중년 남자는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두 사람이 친구 정도일 거라고만 예상했지 진서준이 박씨 가문에서 가장 귀한 손님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서준 씨에게 직접 사과해. 진서준 씨가 용서하지 않으신다면 넌 오늘 바다에 내던져져 물고기 밥이 될 거야.”박지호의 차가운 목소리가 방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진서준 씨. 정말 죄송합니다. 제 눈이 멀어서 미친 짓을 했습니다. 감히 진서준 씨를 건드리려 한 무지한 저를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중년 남자는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연신 사죄했다.“꺼져.”진서준은 더 이상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 무심하게 말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진서준 씨.”중년 남자는 바닥을 기어가듯 허겁지겁 방에서 도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