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규호는 도착하자마자 신속하게 이민혁을 향해 예의를 표하며 인사를 건넸다. “이 대표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민혁은 가볍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별말씀을요.” “저희 동건이가 대표님께 큰 실례를 범했죠? 제가 반드시 엄하게 혼내도록 하겠습니다.” 서규호가 이렇게 말하자 민혁이 고개를 저었다. “그저 작은 오해일 뿐입니다. 신경 쓸 필요 없어요.”“동건아, 어서 사과드려.”서규호가 엄한 목소리로 얘기하자 서동건은 다시 다가와서 사과를 했다. 이를 본 민혁이 일어서서 말렸다.“오해일 뿐이니 괜찮습니다. 사과를 받아들일 테니까 이 얘기는 그만하도록 합시다.”민혁은 문제가 해결되면 그만이지 여기에 더 이상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이민혁이 더는 문제 삼지 않자 그제야 서규호는 안심이 된 듯 서동건을 불렀다. “가서 카드를 한 장 갖고 와.”서동건은 아버지의 뜻을 알아차리고 바로 황금색 카드 한 장을 꺼내어 아버지에게 건넸다. 서규호는 카드를 양손으로 이민혁의 앞에 내밀며 말했다. “선생님, 저희 서 씨 가문은 서경에서 많은 음식점과 유흥장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카드는 서 씨 가문 명의로 된 모든 장소에서 무제한으로 소비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별것 아닙니다. 받아주시죠.”“아.”이렇게 좋은 일을 이민혁이 거절하길 만무하다. 그는 카드를 받아들고 인사를 건넸다. “그럼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말을 마치고 이민혁은 손여진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서규호와 서동건은 이민혁을 문 앞까지 바래다주고는 그들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허리를 숙여 인사하였다. 이민혁이 완전히 보이지 않을 때야 그들은 고개를 들었다.서규호는 길게 한숨을 내뱉더니 아들을 보며 혀를 찼다.“너 정말 큰 사고를 칠뻔했어!”“아버지, 정말 몰랐습니다. 제가 만약 알았다면 어떻게 감히 이분의 심기를 건드리겠습니까.”서동건도 나름 억울했다. 이민혁이 이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란 걸 알았다면 아무리 안하무인이라고 해도 이민혁을 건드리지는 못할 것이다.윗선 홍연
두 사람은 학창시절 아름답던 추억들을 회상하면서 얘기를 나눴지만, 이때 손여진의 마음은 아주 심란했다.여기서 이민혁을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 건 의외였다. 둘은 학창시절에 짝꿍이었기에 이민혁이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계시지 않아 할아버지와 함께 어렵게 생활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하여 학교에 다닐 때 손여진은 이민혁을 많이 챙겨줬었고 둘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이 생겼지만, 너무 어렸던 때라서 이 감정에 대해 정의를 내리기도 전에 아쉽게도 둘은 갈라졌다.십 년도 더 흐른 지금에 와서 만난 이민혁은 완전 다른 사람처럼 변해있었다. 마치도 어떠한 비상한 능력을 갖춘 사람처럼 말이다. 손여진은 바보가 아니다. 오늘 VIP룸에서 정석천이 하는 얘기만 들어봐도 서 대표라는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민혁이 등장하는 순간 서 대표가 바로 굽신거리는 걸 봐서는 이민혁도 보통 사람은 아닌 게 확실하다. 다만, 이민혁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진실한 신분을 아는 걸 싫어하는 듯했다. 손여진도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 더는 캐묻지 않았다.시간은 아홉 시를 넘어가고 시 중심을 벗어나니 북교의 거리는 어두컴컴했다. 손여진은 머리가 복잡하여 깊은 생각에 잠겨있었다. 이때, 갑자기 한 사람의 그림자가 불쑥 나타나더니 그대로 차에 부딪혀서 큰 굉음이 났다.이민혁이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아 차가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손여진은 몸이 앞으로 쏠리어 하마터면 앞 유리에 머리를 박을 뻔했다. 다행히도 그 순간 민혁이 잡아주어서 다치지 않았다.“무슨 일이야?”손여진이 놀란 목소리로 묻자 이민혁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사람이 차에 부딪힌 거 같아.”손여진은 놀란 마음을 추슬렀다. 방금 부딪히는 소리가 아주 컸었는데 만약 사람을 치었다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차에서 내려온 이민혁은 한 사람이 차 옆에 누워있는 것을 발견했다. 뒷좌석의 차 문은 부딪혀서 움푹하게 들어갔다. 민혁이 누워있던 사람의 얼굴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유진월?”유진월은 입가에 피
번개같이 빠르고 돌덩이처럼 무거운 힘에 손여진이 깜짝 놀라 새된 소리를 지르며 손으로 급히 입을 막았다.이민혁은 냉소하며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주먹을 날렸다.주먹에서 반짝이는 진기가 강력한 태양 빛처럼 눈을 찔렀다.이민혁의 주먹이 정확하게 대방의 발을 향해 내리꽂혔다. 그와 함께 거대한 힘이 순식간에 뿜어져 나와 발에 충격을 주었고 주변은 금세 피바다가 되었다.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으며 연거푸 뒤로 물러나던 그는 힘들게 한 발로 버텨 서며 믿을 수 없다는 눈길로 이민혁을 음험하게 바라보았다.이민혁이 유진월을 돌아보며 한마디 했다. “이런 애송이 녀석한테 당한겁니까?”유진월이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제 내공이 낮은 탓입니다. 저는 저 사람과 상대가 되질 않는걸요.”이번 일을 통해 유진월은 드디어 이민혁의 실력에 대해 대략적인 파악을 할 수 있었다.유진월도 진기를 외부로 방출하는 경지에 이르렀지만, 같은 경지라 해도 강한 자와의 실력 차이는 분명한 법이다.장거성의 진기는 강했다. 유진월이 복수에 실패하고 오히려 줄곧 추격당한 원인이 바로 이것이었다.그러나 이민혁의 진기는 장거성과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무자비하게 강했다. 한 주먹으로 아예 승부를 갈라버리니 더 말할 것도 없다.애초에 술자리에서 향로가 가짜임을 바로 판별해 낸 실력이니 의심할 여지도 없다. 유진월은 진심으로 이민혁을 존경하고 탄복하게 되었다.그러나 이때, 유진월을 추격하던 사람, 장거성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 “너 죽고 싶어?”“오호라.” 이민혁이 흥미롭다는 듯 입꼬리를 올리며 그를 내리훑었다. “주먹 하나에 나가떨어지면서 도대체 누가 죽고 싶다는 건지 알 수가 없네.”장거성이 코웃음을 치며 몸의 진기를 폭증시켰다. 순식간에 주변의 공기가 핏빛에 잠기며 그의 주변에 강력한 힘의 위압이 감돌기 시작했다.이와 동시에 장거성의 손에 진기로 응집시킨 핏빛의 장검이 나타났다. 붉은빛을 내뿜는 검의 피비린내가 사방에 퍼지며 숨을 쉴 수 없게 했다.유진월이 깜짝 놀라며
이때 이민혁이 또 한 번 장거성의 배를 향해 킥을 날렸다.둔중한 소리와 함께 장거성이 공중에 대량의 선혈을 내뿜으며 나가떨어지더니 기절해 버렸다.장거성의 육중한 몸이 바닥에 부딪힘과 동시에 손바닥만 한 크기의 영패가 이민혁의 발밑에 굴러떨어졌다.이민혁이 손을 펴며 힘을 주니 영패가 붕 뜨며 그의 손에 쥐어졌다.이는 매우 고풍스러운 영패로 전체가 검은색을 띠고 있었으며 네귀에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중심에는 선홍색의 장검 그림이 있었다.영패에서 흘러나오는 기이한 힘이 자꾸 이민혁의 몸에 들어가려고 시도했다.이상함을 느낀 이민혁이 몸에 힘을 주어 영패의 진입을 차단해 버렸고 동시에 영패 자체의 모든 힘을 봉인해 버렸다.조금의 사색을 거친 그는 돌아가서 연구하려는 요량으로 이 수상쩍은 영패를 주머니에 넣었다.이 모든 것이 잠깐새에 일어난 일이었다.유진월도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그는 이민혁이 이렇게나 쉽게 장거성을 처리했다는 것과 이런 무서운 힘을 직접 보았다는 것에 감개무량했다.그는 힘겹게 일어서서 이민혁을 향해 예의를 차려 인사했다. “선생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저의 목숨은 선생님의 것이며, 무엇이든 분부만 하면 물불 가리지 않고 하겠습니다.”이민혁이 그를 힐끗 보더니 담담히 말했다. “많이 다쳤군요.”“네.” 유진월이 얼굴을 급히 가리며 대답했다. “제가 기예에 부족하여 내장을 다쳤습니다. 조금 더 수양해야 선생님을 따르면서 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민혁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일단 함께 갑시다.”“네.” 유진월은 당연하게 대답하며 생사를 알 수 없는 장거성을 힐끗 보았다.이민혁은 태연하게 말했다. “장거성의 생사는 본인에게 달려있으니 상관할 필요 없습니다.”“알겠습니다.”이민혁이 차에 탔고 유진월은 뒷자리에 앉았으며 차는 곧바로 떠났다.조수석에 앉은 손여진은 물끄러미 이민혁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격동되는 마음을 느꼈다.오늘 밤 본 것은 그녀의 세계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뒤
이민혁이 가까이 다가가 확인하고는 눈살을 찌푸렸다.“유소희, 지금 이게 뭐 하는 거야?”문어구에 무릎을 꿇은 사람은 바로 이민혁의 전처 유소희였다.고개를 천천히 들어 이민혁을 발견한 유소희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민혁아. 내가 잘못했어. 모든 벌은 내가 달게 받을 테니까 우리 유씨 가문만은 놔줘, 제발...”“무슨 소리야? 난 아무것도 한 적이 없는데.” 이민혁이 의아함에 다시 물었다.유소희가 울먹이며 대답했다. “그래. 너는 유씨 가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겠지만, KP 사는 우릴 파산의 위기에 처하게 했어. 난 회사를 떠나도 되고 벌도 달게 받을 수 있는데 LP 사는 우리 가문 3대가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회사야. 절대 이대로 망하게 둘 수 없어. 제발 우릴 살려주면 안 될까...”이민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유소희를 일으켜 세웠다. “일단 들어와서 말해.”이민혁이 초인종을 누르자 수트를 차려입은 남지유가 문을 열었다.세 명을 본 남지유가 놀라며 물었다. “아이고, 유소희 씨 웬일이세요? 그리고 이분은 또 누구시고.”이민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남지유도 정말 능청스러운 사람이긴 하다. 그녀가 문밖에서 무릎 꿇고 있는 유소희를 못 보았을 리가 없지 않은가.그러나 그는 남지유를 난처하게 할 사람이 아니었으므로, 그저 들어가서 다시 얘기하자는 눈짓을 보냈다.남지유가 열정적으로 유소희를 부축했고 네 사람은 거실에 와서 모여 앉았다.이민혁이 유진월을 가리키며 소개했다. “이분은 숙성의 유 대사입니다. 본명은 유진월이고요.”“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남지유는 예의를 차리며 대답했다.유진월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얼른 인사를 받았다.“예. 저도 영광입니다.”이민혁이 흐뭇하게 웃고는 유소희를 보며 천천히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유소희가 씁쓸한 미소를 짓고는 남지유를 묵묵히 바라보았다.남지유가 어찌할지 몰라 굳어진 표정으로 유소희를 바라보았고 유소희는 심호흡을 크게 한 후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했다.“이
실로 저급한 수단이었지만 장정훈은 자신의 정직한 신념으로 안건을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이민혁이 고민 후 말했다.“일단 이렇게 합시다. 남지유 씨, 이제 더 이상 LP 사를 적대시하지 맙시다.”이민혁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분명히 남지유가 LP 사에 압력을 가했고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유소희가 어쩔 수 없이 자존심을 내려놓고 자신을 찾아온 것이겠지.그리고 유씨 가문에 대해 실망했어도 그는 전처에 대해서는 여전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이 3년 동안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 준 사람은 유소희 뿐이었기에 이민혁도 유씨 가문이 이대로 끝나도록 둘 수는 없었다.남지유가 그의 말을 들으며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으나 입가에는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냉소가 스쳐 지나갔다.유소희는 얼른 일어나 이민혁과 남지유를 향해 절을 올리며 연거푸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이런 결과만으로도 그녀는 매우 만족했다.이때 남지유가 냉랭하게 말했다.“그럼 굳이 바래다 드리진 않을게요.”볼일 봤으면 이제 가라는 말이었다. 유소희는 눈치 있게 고개를 끄덕이며 묵묵히 집을 떠났다.유소희의 의기소침한 뒷모습을 보며 이민혁은 저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남지유가 힐끗 보며 낮게 말했다.“아직도 옛정을 잊지 못한 거예요?”“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이민혁이 굳은 표정으로 대답했다,남지유는 허허 웃으며 무마했지만 눈에는 교활한 눈빛이 반짝였다.바로 이때, 유진월이 갑자기 소리도 없이 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얼굴은 백지장처럼 창백했고 입안 가득 붉은 피를 토했다.남지유가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급히 일어서자 이민혁이 얼른 안심시키며 말했다.“무서워하지 말아요. 그냥 다친 것 뿐이니까.”이민혁은 유진월을 거실에 반듯하게 눕히고 두 손을 그의 가슴 위에 고정한 채로 힘을 주었다. 두 줄기의 은은한 흰색 빛이 천천히 유진월의 체내에 주입되었다.사실 유진월은 심하게 상처를 입었지만, 이민혁에게 구조된 후 줄곧 힘들게 참아온 것이었다.그러나 마지막
목소리를 듣고 알아챈 이민혁은 조금의 동요도 없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조용히 사는 게 그렇게 힘들어요?”“너 때문에. 네가 내 회사를 훔쳐서 내가 감옥에 갈 뻔했잖아. 이젠 너 죽고 나 죽고야.” 전화에서 흉악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이민혁이 웃으며 대답했다.“하하. 그렇다고 칠 테니 의견 있으면 직접 어떻게 해보시든가.”말을 마친 그는 망설임 없이 전화를 끊었다. 그 옛날 군인이었을 적에, 그는 미사일이 날아오는 생명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세계 일류의 고수와 대결을 펼치지 않았던가. 이런 위협은 전쟁터를 뛰어다니던 그에게 손톱만큼의 공포감도 주지 못한다.이때 남지유가 이상함을 느끼고 다급히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아무것도 아니에요. 김현욱이 나왔나 봐요.” 이민혁이 담담히 대답했다.남지유가 약간 굳어진 얼굴로 물었다.“민혁 씨를 위협했어요?”“김현욱이 무엇으로 절 위협하겠어요. 안심해요. 괜찮으니까.” 이민혁이 대답했다.남지유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이민혁의 실력이 이렇게 강한데 김현욱이 무슨 방법으로 그에게 해를 가하겠는가.한참 후 남지유가 무언가 결심한 듯 또박또박 말했다. “원래 김현욱이 빠져나간 후 돈 걱정 없이 남은 인생을 살도록 하려 했었는데. 지금 조금도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 계획을 바꿔야겠어요.”“음? 어떻게 하려고요?” 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남지유가 대답했다. “김현욱이 민혁 씨에 대한 음모와 모욕을 감안해서 그의 회사를 장악하더라도 주식은 조금 남겨서 돈 걱정은 없게 해주려 했는데, 이제 그냥 완전히 주식도 주지 말아야겠어요.”이민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알아서 결정해요. 지유 씨한테 맡길게요.”그는 김현욱에 대해 조금의 동정심도 없었다.김현욱이 유소희와 손을 잡고 이민혁에게 집에서 쫓겨나는 치욕을 이미 그가 패가망신의 길로 가는 것이었다.그러나 아직도 반성의 기미 없이 자신을 위협하니.만일 그가 정말 자신에게, 혹은 남지유에게 무슨 짓이라도 한다면 회사
이민혁을 보고 유진월이 깊이 고개 숙여 인사했다. “민혁 씨의 치료 덕분에 모두 나았습니다.”그의 말을 듣고 이민혁이 유진월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는데 유진월은 순간 자신의 모든 것을 들킬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검사를 마친 이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미 7,8할은 회복되었군요. 며칠만 더 쉬면 완전히 회복할 수 있겠습니다.”“모두 민혁 씨의 신력 덕분입니다. 이제 큰 문제도 없으니 분부만 하시면 따르겠습니다.” 유진월이 다시 한번 인사를 했다.바로 이때 위층에서 내려와 출근 준비를 하는 남지유를 본 이민혁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오, 그럼 이 기간에 남 대표님 기사와 경호원 역할을 하면 되겠네요.”“실망하지 않게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무력을 쓸 곳이 생기자 유진월은 내심 기뻐했다.사실 김현욱의 위협을 감안하여 이민혁은 이 며칠간 직접 남지유와 함께 출퇴근할 계획이었으나 유진월의 부상이 거의 나았으니 그에게 남지유의 경호를 맡기는 것도 좋은 선택인듯 했다.유진월도 진기의 경지에 이른 고수로서 일반적인 위협에 대해서는 쉽게 대처할 수 있었으므로 이렇게 되면 이민혁의 수련도 지체되지 않을 것이며 얼굴을 보이길 좋아하지 않는 그로서도 좋은 선택이었다.이민혁의 말을 들은 남지유가 슬쩍 다가와 물었다. “왜요. 김현욱이 해코지 할까봐요?”“글쎄. 개도 급하면 담장을 뛰어 넘으니까, 조심해서 나쁠건 없지.” 이민혁이 낮게 대답했다. 남지유도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이민혁의 말에 동의했고 이에 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유진월은 남지유를 따라 나가 출근했다.이민혁은 거실에 잠시 앉아 명상을 계속 하려 했다.수행이라는 것은 마치 물을 거슬러 배를 젓는 것과 같아서 나아가지 않으면 파도에 휩쓸린다는 것은 예로부터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그러나 이때, 그의 전화기가 시끄럽게 울렸고 유소영임을 확인한 그는 재빨리 받았다. “소영아.”이민혁이 말했다. 잠시 후 수화기 너머에서 한참을 망설이던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빠,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