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알아챈 이민혁이 재빨리 소리쳤다.“다들 가만히 계세요! 지금 투항하려고 하니까.”이민혁이 말함과 동시에 강여민이 날카로운 칼을 버리고 두 손을 들었다.이민혁도 손을 높이 든 채 흰 셔츠를 입은 여인 앞으로 천천히 걸어왔고 여인은 성큼성큼 앞으로 나와 이민혁을 홱 잡아당긴 뒤 손을 뻗어 허리 뒤로 가져갔다.그러나 이때 이민혁이 그녀의 손을 제압해 버렸다.강한 힘이 여인의 손을 감싸고돌며 여인의 움직임을 제한했고 여인은 의아한 눈길로 이민혁을 바라보았다.이민혁이 말했다.“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요. 그는 이미 투항했고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습니다.”이때 강여민은 이미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이민혁이 여인의 손을 놓자 여인은 미간을 찡그리며 특근들에게 손짓했다.한 무리의 특근들이 우르르 몰려와 강여민을 통제하고 신속하게 경찰차에 태웠다.상황이 정리된 것을 보고 여인이 돌아와 이민혁에게 물었다.“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이민혁입니다.”“강여민과 무슨 사입니까?”“모르는 사람입니다.”“그건 아닌 것 같은데, 아까 둘이 무슨 말 했어요?”“절 죽이지 말라고요.”“그게 다예요?”“그럼요?”흰색 셔츠 여인이 이민혁을 유심히 바라보더니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무술 했어요?”“그렇습니다.”이민혁의 대답에 여인이 머리를 끄덕이며 수긍했다.“어쩐지 너무 침착하더라니, 그럼 돌아가서 진술서 작성하시죠.”“아뇨. 제 진술은 별거 없습니다. 손으로 기록해도 똑같을 겁니다.”그의 대답에 여인이 이민혁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명령했다.“여기, 사람 한 명 와서 현장 진술 받아 적어요.”옆에 있던 한 여 특근이 공책을 들고 와 진술을 받아적기 시작했다.“말해봐요.” 여인이 말에 이민혁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차를 몰고 지나가다가 비명이 들려서 살펴보다가 납치됐습니다.”“그게 다예요?”여인이 묻자, 이민혁이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아주 진실한 진술입니다.”“서명시켜요.”여 특근이 공책을 건네
손여진의 몇몇 동료들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 손여진의 친구란 작자는 어떻게 이런 일을 이렇게 마음대로 말하는 건가. 아무리 손여진에게 잘 보이고 싶어도 이런 저급한 수단을 써서는 안 되지 않은가.부용혁은 아까보다 더 크게 웃기 시작했다. 심지어 눈물도 찔끔 보이면서 말이다.그는 웃으면서 한편으로 이민혁을 삿대질하며 말했다. “아하하하. 미치겠네. 도대체 어디서 나온 용기로 이런 말을 하는 거지?”부용혁의 경멸과 조롱에도 이민혁은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제가 정말 한다면 어쩌시겠습니까?”“하하. 네가 한다면 내가 무릎 꿇어서 네 발도 핥는다.” 부용혁이 비아냥거렸다.이민혁이 호탕하게 웃으며 손여진과 그녀의 동료 몇 명을 바라보았다. “모두 들으셨죠? 이분께서 직접 하신 말씀이에요.”동료 몇 명이 서로 쳐다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손여진의 친구가 엉뚱한 방법으로 자기의 체면을 세우려 한다고 생각하면서 의아해했다.손여진도 얼른 이민혁을 끌어당기며 말렸다. “됐어. 상대 안 해도 돼. 내가 금방 물건 정리할 테니까 나가자.”그러나 이민혁이 손여진을 밀어내며 말했다. “괜찮아. 내가 소영이한테 연락해서 처리하라고 할게.”“뭐?” 손여진이 황당함에 말을 잇지 못하였다. 손여진은 대표 자리가 유소영에게 넘어갔음을 알지 못했지만 유소영이 유소희의 동생이라는 것과 부대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민혁에게서 유소영의 이름을 듣고 부용혁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비웃었다. “대표님 이름으로 어떻게 겁 먹이려나 본데, 유소영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고도 많아. 내가 무서워할 줄 알고?”부용혁이 보기에 이민혁은 단순히 허세를 부리는 것이었다.젊어 보이는 데다 고작 시장에서나 팔 법한 옷을 입은 그가 어떻게 몇천억의 재산을 가진 유씨 가문과 관계를 맺을 수 있겠는가.기껏해야 본인도 유소영의 이름을 알 뿐인데. 두려울 게 무엇인가.이때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아 이민혁은 바로 유소영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 연결음이 들리고 얼마 지나지 않
이민혁이 태연하게 앉아 담배 한 개비를 꺼내 피우기 시작했다.그러자 부용혁이 갑자기 얼굴을 흐리며 노발대발했다. “야. 여기 금연 구역이야. 너 진짜 쫓겨나고 싶어?”“자신 있으면 어디 한번 그렇게 해보세요.” 이민혁이 조금도 개의치 않고 말했다.부용혁이 콧방귀를 뀌며 바로 경호원을 불렀다.그러자 손여진이 급히 말리며 말했다. “민혁아, 됐어. 그만 가자.”손여진은 일이 커져 수습도 하지 못할까 두려웠다.이때 유소영이 저 멀리서 다급히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부용혁은 총총히 걸어오는 대표님을 보자마자 깜짝 놀라 눈이 탁구공처럼 커졌다. 설마 그의 말이 다 진짜였단 말인가.그러나 그는 여전히 이민혁과 유소영의 관계를 믿지 않았다. 어쩌면 유소영은 그저 상가를 시찰하기 위해 온 것일지도 모르기에.그는 얼른 일어나 마중을 나가며 공손히 말했다. “유 대표님, 이곳까지 어쩐 일입니까?”유소영은 오히려 그를 지나쳐 이민혁에게 와서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오빠?”‘오빠’라는 호칭에 부용혁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언제 유소영에게 오빠가 생겼지?손여진과 다른 동료들도 모두 어리둥절해졌다.이민혁이 정말 유소영 대표와 아는 사이였다니. 심지어 오빠라고 부른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재산이 몇천억이나 되는 대표의 오빠라는데.굳이 예의를 차리지 않아도 되는 사이었으므로 이민혁은 가타부타 설명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 “여기 총관리자라는 사람이 자꾸 내 친구를 괴롭히길래. 해고했으면 좋겠어.”유소영이 듣자마자 부용혁을 향해 고개를 홱 돌려 노려보았다. “겁이 없네요. 누굴 괴롭혔어요?”부용혁은 순간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비록 그가 LP 사의 오래된 직원이라 해도 유소영은 그의 대표님이었다. 대표의 권한이라면 손쉽게 총관리자를 해고할 수 있는 것이다.부용혁은 급한 마음에 손사래를 저으며 모른 척을 했다. “대표님. 아닙니다. 전 억울합니다.”“그래요?” 그러나 유소영이 이민혁에 대한 믿음은 부용혁
그들은 갑작스러운 대표님의 명령에 무슨 상황인지 몰라 당황하여 그 자리에 한참을 그대로 서 있었다.유소영이 그들을 보고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 “왜요. 당신들도 하기 싫습니까?”몇 명의 경호원이 그녀의 말에 꿈에서 깨어난 듯 정신을 차리고 부용혁에게 말했다“가시죠. 대표님의 명령입니다.”일을 되돌릴 수 없이 커졌음을 아는 부용혁은 이대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유소영을 향해 소리쳤다.“대표님. 나중에 두고 봐요.”그리고 이민혁을 호되게 노려보더니 몸을 홱 돌려 걸어갔다.바로 이때 이민혁이 얼굴을 흐리더니 그를 불러세웠다. “잠깐.”천천히 몸을 돌린 부용혁이 그를 향해 말했다. “이미 다 끝난 것 같은데. 뭘 어쩌자고.”“아까 누가 내 발 핥겠다고 한 것 같은데?” 이민혁이 다리를 꼬며 자기 신발을 흔들어 보였다.부용혁의 안색이 갑자기 확 변했다. “아무리 창피를 줘도 유분수지. 도 넘는 일은 하지 마.”“도를 넘어?” 이민혁이 힘주어 말했다. “그쪽이 손여진과 다른 여직원들을 괴롭힐 때는 도를 넘는다는 생각은 안 해봤습니까?”“너...” 부용혁은 화가 나 말을 잇지 못하고 얼굴이 붉어진 채로 서 있었다.유소영은 이민혁이 책임을 추궁하려는 모습을 보고 말없이 바라보았다.부용혁은 총관리자다. 비록 방금 해고당했지만 지금 그의 앞에 서 있는 직원들은 전날 그의 부하들이었다. 그들 앞에서 이처럼 큰 수모를 당한 그는 이대로 가게를 떠날 수 없어 버티고 서 있었다.이민혁이 그런 부용혁을 보고 하하 웃으며 말했다. “후회되죠? 괜찮습니다. 지금은 그냥 가도 되지만, 손여진과 기타 여직원들을 괴롭힌 건 재판에서 판결받아야 할 겁니다.”부용혁은 더는 버티고 서서 고집부릴 수 없었다. 그가 한 짓이 세상에 드러나면 인생에 빨간 줄이 그어질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의 삶이 고되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그는 고개를 숙이더니 한 걸음 한 걸음 이민혁의 곁으로 다가와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눈을 감은 채 절망적인 모습으로
유소영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남 대표님이 손 쓰는 것과 오빠가 손 쓰는 게 무슨 차이가 있겠어요.”이민혁은 순간 어이가 없었지만 유소영의 말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고 반박할 여지도 없었다.이민혁이 말을 하지 않자 유소영이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을 탓하는 건 아니고요. 모두 자업자득이죠. 뭐.”이민혁은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 유소영의 앞에서 차마 유씨 가문이 했던 일들을 이러쿵저러쿵 탓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이때 유소영이 이어서 말했다. “오늘 오빠를 부른 건 물어볼 게 있어서예요. 우리 LP 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이민혁은 유소영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태연자약한 표정이 마치 유씨 가문의 결과에 대해 이미 납득하고 아무런 불만이 없는 것 같았다.긴 한숨을 내쉰 뒤 이민혁은 바로 대답했다. “넌 어떻게 하고 싶어? 만약 네가 LP 사를 여전히 유씨 가문에 귀속시키고 싶다면 남지유한테 주식을 모두 돌려주라고 할게. 모두 네 명의로 만들면 회사를 장악하기 쉬울 거야. 은행의 채무는 KP에서 대신 갚아줄게.”만족스러운 답을 얻은 유소영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역시. 오빠밖에 없네요.”이민혁도 빙그레 웃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유소영이 화제를 돌렸다. “유씨 가문의 지금 상황에 대해서 도저히 확신이 안 서서요. 제게 생각이 있는데 한번 들어봐 주실래요?”“말해봐.” 이민혁이 대답했다.유소영이 잠시 깊은 생각에 빠진 듯싶더니 대답했다. “저는 KP가 주식을 가지고 LP 사를 KP 사의 자회사로 두고 KP 임원을 파견해서 저를 돕게 했으면 좋겠어요.”이민혁은 생각지도 못한 유소영의 말에 당황하여 잠시 생각했다. 지금 유소영의 말은 LP 사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다.그러나 그들 사이의 관계를 감안했을 때 있건 가장 현명한 방법이었다.KP 사의 자회사가 된다면 KP는 투자할 명분이 생길 뿐만 아니라 대량의 경험이 풍부한 고위직원을 파견하여 LP 사를 더 잘 운영할 수
한참이 지나자 손여진의 기쁜 감정은 점차 슬픔으로 변하기 시작했다.손여진은 그제야 자신과 이 초등학교 시절 학우가 같은 세상의 사람이 아님을 깨달았다....LP 사를 떠난 이민혁은 그제야 벌써 점심 시간이 거의 다가옴을 알게 되었다.아직 아침도 먹지 않았던 그는 배를 채우려고 국숫집에 들어가 국수 두 그릇을 주문했다.첫 그릇을 먹자마자 낯선 전화번호가 울려 연락을 받았다.알고 보니 민씨 가문의 사람이 해호섬을 양도할 서류가 준비되었다며 서명하라고 알려주는 연락이었다.이민혁은 상대방에게 30분 후에 포레 주택 단지에서 자신을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밥을 먹은 후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온 이민혁을 기다린 것은 서류 가방을 들고 문어구에 서 있는 한 조용한 청년이었다.청년이 이민혁을 보고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할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서류에 서명받으러 온 민성이라고 합니다.”민성은 민씨 가문의 3세대였으며 정중한 태도로부터 봤을 때 자기 일은 이미 민씨 가문 전체가 알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이민혁은 굳이 예의를 사양하지 않고 문을 열고 들어가 서류에 서명했다.모든 서명이끝나자 민성은 서류 가방을 정리하고 일어나 인사했다. “이 선생님, 지금부터 해호섬은 선생님 명의로 되었고 우리 사람들은 이미 철수 했으니 언제든 사람을 파견하여 인수하세요.”이민혁은 고개를 끄덕였고 민성은 다시 한번 공손히 인사한 후 몸을 돌려 떠났다.책상 위 한 무더기의 서류를 보며 이민혁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렸다,몇천억이나 되는 재산이었다. 민경호는 저 재산이 얼마나 아까울까. 보아하니 앞으로 그를 잘 봐줘야 할 것 같다.시간이 조금 흐른 후 이민혁은 서류들을 그대로 둔 채 바로 집을 나섰다. 그는 한 낚시용품 전문점에 와서 낚시도구 한 세트를 산후 해호섬으로 떠났다.해호섬에 도착한 그는 그늘진 곳을 찾아 낚싯대를 세우고 생애 첫 낚시를 시작했다.그는 낚싯대를 내리고 자신을 비웃듯이 말했다. “낚시하면서 헬멧을 쓰지
이민혁은 눈도 뜨지 않은 채로 순식간에 자기 목 앞에 손바닥을 칼처럼 세웠다.낚싯줄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이민혁의 목을 여러 바퀴 억세게 감아버렸다.여인이 힘껏 낚싯대를 떨자, 낚싯줄이 목을 더욱 세게 죄어왔다.질긴 낚싯줄에 기이하고 강력한 힘이 붙어 금속도 절단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해졌다.그러나 이민혁이 손칼로 살짝 긋자 낚싯줄이 순식간에 끊어져 손쉽게 해결됐다.여인이 놀란 표정으로 이민혁을 바라보았다.이민혁이 씩 입꼬리를 올렸다. “신기합니까?”“당신을 얕봤군요. 그런데 전 어떻게 발견한 겁니까?” 여인이 차갑게 물었다.이민혁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전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저 당신이 오기를 기다렸을 뿐, 당신이 공격을 가했을 때야 확신할 수 있었지요.”“아. 누군가 죽이러 올 걸 예상했단 소리군요.”“어느 멍청이가 분풀이하겠다고 진작부터 기다리는데 제가 어떻게 모르겠습니까.” 이민혁이 야유를 퍼부었다.여인의 안색이 급속도로 흐려지더니 낚시용품 상자를 발로 찼다. 그녀는 손을 뻗어 두 자루의 궁형 칼을 잡아 들었다.이 궁형 칼은 한 자 정도의 길이였으며 안쪽으로 구부러져 있는 형태였다.칼은 비록 작았지만 살상력이 커서 조금만 긁혀도 몸에 대면적의 상처가 남아 과다출혈로 쇼크 성 사망에 이를 수 있었다.정곡이 찔리면 바로 목숨을 잃는다.여인은 무기를 손에 쥔 채로 땅을 굴러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이민혁을 향해 달려들었다. 두 칼을 교차하며 이민혁의 가슴을 베려고 했다.이민혁은 그저 웃기만 했다. 그의 손칼은 나비처럼 가볍게 날아 그녀의 어깨를 넘어 단번에 목덜미를 쳤다.여인은 깜짝 놀라며 몸을 돌려 한칼로 이민혁의 팔을 자르고 다른 한 칼로 옆구리를 베려고 손을 뻗었다.이민혁이 왼 주먹으로 내리쳐 옆구리로 날아오는 칼을 일격으로 날려버렸고 오른쪽 손바닥으로 여인의 손목을 찍어 오른팔을 자르려던 일격도 없애버렸다.두 사람의 서로를 베는 격투는 3초도 걸리지 않았다.여인은 충격 속에서 뒤로 몇 걸음
‘멸혼참’을 입 밖에 내자 그녀의 두 칼이 번개 같은 속도로 이민혁의 흉부를 향해 선회했다.그녀의 손을 떠난 두 자루의 칼이 이민혁의 양쪽에서 공격해 왔기에 진작부터 그의 행동 공간을 제한하고 있었다.멸혼참이야말로 그녀의 진정한 최후의 병기이며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지옥의 주문이었다. 그녀의 멸혼참은 모든 적군을 자비 없이 참살하기에 충분했다.여인의 눈에 음산한 웃음이 번졌다.이것은 비장의 무기이며 비밀 기술이었다. 적지 않은 진기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그녀의 멸혼참 아래에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었었다.그녀는 눈앞의 이 사람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 속단했다.이때 이민혁이 ‘흡’ 소리를 내며 힘주자 두 손에서 진기가 뿜어져 나와 빛을 발하며 눈을 부시게 했다.그가 왼손을 한 바퀴 돌리자 두 자루의 양옆에서 날아오던 칼이 강력한 흡인력에 의해 진기 속에 빨려 들어가 그대로 산산조각이 났다.이와 동시에 이민혁은 오른 주먹으로 여인의 진기로 형성된 칼을 바로 내리쳤다.‘쾅’하는 소리와 함께 이민혁의 오른 주먹과 칼이 충돌하여 멸혼참은 순식간에 부서졌고 진기는 어지럽게 사방으로 흩어지며 흘렀다.여인이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매우 놀랐다.같은 진기 경지의 고수였지만, 그녀는 자신의 실력이 이민혁과 비교할 수 없는 차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제야 알 수 있었다.“X발. 미친 사람을 잘못 만났네.”여인은 욕설을 퍼붓고 난 뒤 빠른 속도로 슈퍼 포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갔다.이민혁이 허허 웃더니 공중에 킥을 날렸다.‘펑’여인이 갑자기 땅에 사정없이 굴러떨어지며 입에서 선혈을 뿜어냈다.이민혁은 당황하지 않고 천천히 걸어와 고개를 숙이고 여인을 살펴보았다.한참 후에 이민혁은 고개를 저었다. “내공은 좋은데. 그냥 오늘 상대를 잘못 찾았어요.”여인이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눈을 감고 말했다. “그냥 죽여요.”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인기척이 없자 여인은 천천히 눈을 떴다. 이민혁이 자신을 상대하지 않고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 걸 보고 여인은 눈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