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영은 40대 중반의 정장 차림에 올백 머리를 한 남자를 바라보았다.이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곧장 서명욱에게 다가갔다.“서명욱 사장님, 오동훈 씨에 대한 얘기하고 싶은데요.”서명욱은 회를 한 입 집어 먹고 와인을 한 모금 마신 후에야 여유롭게 이민혁을 바라보며 웃었다.“네가 누군데 건방지게 여기서 먼저 나한테 말을 걸어?’“당신도 신분 있는 사람인데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예의가 아니지 않나요?”서명욱은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예의는 우리 같은 상류층 사람들 사이에 쓰는 거고 너처럼 주제도 모르는 놈한테는 과분한 거지, 그리고 내가 지금 너의 말에 답해주는 것도 영광으로 생각해.”요염한 차림으로 서명욱 옆에 앉아 있던 여자가 비아냥거렸다.“정말 웃기네,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서 대뜸 얘기하자고 하다니 미쳤어!”오선영은 화가 났지만,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란 걸 알고 참았다.이민혁은 그 여자를 보고 천천히 말했다.“당신이 진희입니까?”“하하, 뭐, 사인이라도 해줄까? 근데 어쩌나, 지금 시간이 없어서 기다려봐.”진희의 말에 네 사람은 모두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바탕 크게 웃었다.오선영이 입을 열었다.“서명욱 사장님, 이분은 이민혁 씨입니다. 오빠 일로 제가 모시고 온 분이니까 존중해 주시길 바랍니다.”진희는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존중? 저 사람이 누구라고 우리가 존중해 줘야지?”오선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와 말을 잇지 못하자, 이민혁이 대신 말했다.“두 사람은 절친 사이 아니었나요? 당신이 몰래 계략을 써서 선영 씨를 저주한 사실이 들통났는데도 반성은커녕 이런 무례한 행동을 한다니, 양심은 있는 겁니까?’진희는 아픈 곳만 콕콕 찌르며 말하는 이민혁에게 소리 질렀다.“뭐라고? 네가 뭔데? 내가 오선영을 저주했다고 누가 그래?”이민혁은 흥분한 진희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화나 죽겠어요? 당신 같은 인간이 언제까지 잘 될 거라고 생각해요?”진희는 냉큼 서명욱에게 애교를 부렸다.“사장님, 저 사람 너무 무례하고
오선영은 예전 절친이 주는 온갖 수모에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악물었다.그녀는 진희의 뺨을 때리고 싶었지만, 오동훈이 아직 그들의 손에 있기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이민혁은 앉아있는 그들에게 충고했다.“진희 씨가 이렇게 악랄하게 행동하면 조만간 천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서명욱 씨, 권력을 믿고 남을 괴롭히면 결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거니까 스스로 잘하세요. 마지막 충고입니다.”진희는 분노하며 소리쳤다.“무슨 헛소리야? 사장님, 감히 우리에게 이런 무례한 말을 하는데 혼내셔야죠.”서명욱의 얼굴도 검게 변했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어리석은 놈! 중해가 네 놈이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 조강아, 다리를 부러뜨리고 강에 던져버려!”서명욱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경호원 조강은 이민혁을 향해 한 걸음 내디디면서 손을 뻗었다.이민혁이 손을 흔들자, 조강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연거푸 세 발짝 뒤로 물러서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이민혁이 서명욱에게 말했다.“당신들의 말한 대로 10억을 배상하고 생중계로 공식 사과를 할 테니 오동훈을 풀어주시죠.”“하하하! 난 또 오씨 집안에서 무슨 고수를 데려왔다고, 이 정도밖에 안 돼?”오선영은 초조한 표정으로 말을 꺼내려다 자기가 데려온 이민혁을 믿기로 했다.진희는 이민혁을 경멸하듯 쳐다보았다.“그러면 우선 10억을 가지고 와서 우리한테 성의를 보여줘 봐.”이민혁은 미소를 지었다.“좋아요, 계좌번호를 불러주면 지금 바로 입금하죠.”진희는 순간 멍해져서 서명욱을 바라보았다.서명욱은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웨이터에게 종이와 펜을 부탁한 후 번호를 적었다.이민혁도 계좌번호를 받아 들고 휴대폰을 이용해 그 자리에서 계좌이체를 했다.잠시 후, 서명욱은 10억이 입금되었다는 메시지를 받고 호탕하게 웃었다.“금줄을 찾은 거였어! 돈은 받았으니 공식 사과만 끝나면 오동훈을 풀어주지.”“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네요.”“시원시원한 건 아주 맘에 드네! 내일 정오에 여기 연회장에서 공식 사과를
서명욱은 껄껄 웃었다.오선영은 레스토랑에서 나오고 나서 이민혁에게 물었다.“왜 그 사람들에게 10억을 주셨어요? 어쩌시려고요?”이민혁은 담담하게 답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아까도 얘기했듯이 내 돈을 쉽게 가질 수 없을 거예요.”“내일 공개 사과 기자회견에 나갈 생각인가요? 10억은 어떻게 돌려받으려고요?”“제가 선영 씨의 대변인이 되어 줄 테니까 기자회견은 그들의 말대로 진행하는 걸로 하죠. 10억은 걱정하지 말고 저한테 맡겨봐요.”오선영은 이민혁의 계획을 알지 못했지만, 그의 실력을 믿기에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그녀는 호텔로 돌아오고 나서 직원에게 음식을 방으로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오선영은 걱정이 가득 찬 얼굴로 앞에 있는 음식을 좀처럼 먹지 못했다.“선영 씨, 나 믿고 걱정은 넣어둬요.”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젓가락을 들어 밥을 먹었다.얼마 뒤, 이민혁은 휴식이 필요하다는 핑계를 대면서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응접실에 혼자 남은 오선영은 안절부절못하며 한숨을 내쉬었다.이민혁은 저녁이 되어서야 잠이 덜 깬 눈으로 방을 나왔고 이내 화장실로 들어가서 세수했다.오선영은 시간을 맞춰 음식을 주문했고 두 사람은 호텔 방에서 밥을 먹었다.이민혁은 밥을 다 먹고 나서 오선영에게 말했다.“선영 씨, 오늘은 별로 중요한 일이 없으니 일찍 들어가서 쉬고 내일 호텔로 오면 돼요.”“이렇게 애써주시는데 제가 어떻게 모른척하고 갈 수 있겠어요, 당연히 남아서 선배님을 돌봐드려야죠.”말을 마친 그녀는 이민혁에게 밖에 나가 한 바퀴 돌면서 중해의 야경을 감상하자고 제안했다.하지만 그는 진심으로 하는 제안이 아니라는 걸 알아채고 거절했다.남녀가 한 공간에 있자니 불편했던 이민혁은 또다시 피곤하다는 핑계로 방에 들어갔다.그제야 오선영도 한숨을 내쉬며 욕실로 들어가서 샤워를 했다.따뜻한 물이 몸에 닿자, 몸의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았다.샤워를 마친 그녀는 향수를 뿌리고 샤워가운만 두른 채 이민혁의 방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말을 마친 오선영은 온몸을 가늘게 떨었고, 이민혁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는 긴장감 속에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어쩔 줄 몰라 했다.잠시 뒤, 이민혁은 침대에서 일어나더니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줬다.“내일 중요한 일이 있는데 푹 자요, 전 응접실에서 수련할게요.”오선영은 그제야 이민혁이 옷도 벗지 않았다는 걸 알아채고는 부끄러움과 상실감 등 여러 가지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오면서 몸을 이불로 꽁꽁 감쌌다.이민혁은 거실에 앉아 다음날 낮 11시가 되도록 계속 명상했다.나갈 시간이 됐음에도 오선영이 나오지 않자, 그는 그녀를 부르며 재촉했다.“선영 씨, 우리 이제 출발해야 해요.”오선영은 빨갛게 물든 얼굴을 하고는 방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잠시만요, 얼굴을 바꿀 거니까 놀라지 말아요.”오선영은 이민혁이 대중들에게 진짜 얼굴을 보이기 싫어한다는 걸 알아채고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준비를 마친 뒤 카이슨 호텔 연회장으로 향했다.호텔 97층에 자리 잡은 연회장은 호화로운 인테리어에 비용을 시간 단위로 계산하기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 않은 곳이었다.연회장 안은 이미 중해 시의 재계 인사들과 기자들로 가득 찼고 특종에 다들 흥분한 상태였다.그도 그럴 것이 절친 사이였던 오선영과 진희가 공식적으로 손절하는 데다가 오선영이 공개 사과 기자회견까지 한다니 이보다 더 이목을 집중시킬 소식은 없기 때문이다.이때 서명욱은 진희와 중해 영화사의 간부 몇 명을 데리고 연회장으로 들어왔다.그는 득의양양한 모습으로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손까지 흔들었다.생방송이 시작됨과 동시에 눈팅족들의 시선을 끌면서 실시간 인기가 하늘로 치솟았다.12시가 되자, 오선영은 이민혁의 팔짱을 끼고 천천히 연회장 안으로 들어왔다.이민혁은 쏟아지는 카메라 세례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두 사람은 간신히 정신을 가다듬고 기자회견장 단상으로 향했다.서명욱은 어제 자기에게 10억까지 내어주던 호구가 아닌 낯선 사람의 등장에 처음에는 미간을 약간 찌푸렸지만, 오동훈이
서명욱은 두 사람 앞에 다가와 차갑게 말했다.“오선영, 네 오빠가 아직 우리한테 있다는 것만 잊지 말고 잔머리 굴릴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옆에 있던 이민혁이 나섰다.“하하하! 상류층이신 분이 상스러운 짓만 하네요.”서명욱은 이민혁에게 바짝 다가와 악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뭐라고?”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오선영이 입을 열었다.“이분은 오늘 제 대변인으로 함께 자리할 이하늘 씨입니다. 저한테 공개적인 사과를 받고 싶으시면 이분한테 함부로 하지 마세요.”순간 서명욱의 표정은 어둡게 변했다.“좋아, 이렇게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데 이제 시작해야지?”그는 뒤돌아 자리에 앉으면서 기자회견이 끝나면 어떻게 괴롭힐지 하는 생각을 했다.서명욱의 손짓에 사회자는 마이크를 들고 기자회견의 시작을 알렸다.“안녕하세요, 오늘 바쁘신 와중에도 참석해 주신 중해 시의 재계 인사님들과 기자님들 잠시 후 기자회견을 시작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기자회견장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모두의 시선은 한곳으로 쏠렸다.사회자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오선영 씨가 저희 중해 영화사의 소속 연예인 진희 씨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비방한 것을 인정하고 오늘 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하려고 합니다. 오선영 씨, 무대로 올라오세요.”그의 말에 무대아래에서 한바탕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오씨 가문은 중해에서 어느 정도 유명한 집안이었고 오선영의 데뷔로 부각을 나타내면서 모두 그녀에게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하지만 그녀의 인기가 나락하면서 전국적인 망신임에도 불구하고 옛 절친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려고 기자회견까지 열거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이민혁은 분노에 찬 오선영을 보고는 그녀의 팔을 감싸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아요, 내가 옆에 있잖아요.”오선영은 심호흡하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의 손을 잡고 무대로 올라갔다.사회자는 무대 밖에서 비아냥거리는 미소를 지었고 진희는 더욱 득의양양
서명욱은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냉소적으로 말했다.“진희가 오선영을 모함했다는 증거가 있어? 증거도 없으면서 이런 허황한 얘기하는 거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서명욱은 진희가 오선영에게 한 모든 일을 알고 있었지만, 이하늘이 기자들이 그토록 원하는 증거를 제시할 수 없을 거로 생각하고 당당하게 말했다.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이민혁은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갔다.“당시 오선영 씨와 진희 씨가 동시에 중해 영화사와 계약했죠, 하지만 오선영 씨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자, 자기의 유명세를 뛰어넘을까 봐 두려웠던 진희 씨가 목걸이를 들고 주술을 하는 이호 씨한테 찾아갔었죠. 그러고 나서 저주가 걸린 목걸이를 오선영 씨한테 선물로 주었죠. 그 이후로 오선영 씨의 일이 하나씩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가장 친한 친구한테 그렇게 못된 행동할 수 있습니까!”기자들은 생각지도 못한 전개와 계속되는 이민혁의 폭로에 웅성거렸고 기자회견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그들은 하나같이 서명욱이 빨리 나서서 반박하면서 더욱 재밌는 기삿거리가 나오기를 바랐다.서명욱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웃기고 있네, 지금 어떤 시대인데 굿으로 저주를 건다는 말을 사람들이 믿을거로 생각하는 거야?““당신 말이 맞아요, 나도 지금 상황에서 굿으로 저주를 건다는 말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말인지 알고 있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100퍼센트 내 말을 믿는다는 보장도 없죠. 하지만 진희 씨가 저주를 건 목걸이를 절친한테 줬다는 게 사실로 밝혀지면 상황이 달라지겠죠? 지금 이 자리에서 이호 씨한테 연락해서 진실을 밝혀볼까요?”서명욱은 이민혁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이호까지 언급하는 걸 보면 허세가 아니라 그의 연락처를 진짜로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게다가 만약 이호가 당시 상황을 녹음했거나 영상으로 기록을 남겼다면 사람들이 주술의 존재를 믿지 않더라도 진희가 그런 부탁한 것이 공론화되면서 여론이 그들이 불리한 쪽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고 나아가 진희의 연예인 인생과 서명욱의 회사에도 큰 타격이 갈 것은
기자들은 앞다퉈 이민혁에게 연락처를 달라고 소리쳤다.이민혁은 자기가 예상했던 반응에 웃으며 말했다.“다들 조급해하지 마세요, 서명욱 씨와 진희 씨가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진석두 씨와 해당 경찰관의 연락처를 여러분께 드리도록 하겠습니다.”이민혁의 조리 정연한 말과는 달리 서명욱과 진희가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자, 기자들의 시선은 다시 두 사람에게 쏠렸다.이때 서명욱은 기자회견장이 이미 통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오선영 씨가 어디서 이런 미치광이를 데리고 와서 근거도 없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당신이 진희 씨와 중해 영화사를 모독하고 비방한 사실을 절대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허허허, 제가 사실을 말하니까 두려워서 지금 절 협박하시는 건가요?”이민혁은 경멸하듯 웃으며 기자회견장에서 담배까지 물었다.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영화사 간부들은 이 발표회로 중해 영화사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중해 실업에까지 큰 영향을 끼칠 것 같아 초조해하면서 얼굴이 점점 더 굳어졌다.서명욱은 지금 당장이라도 이민혁을 칼로 베고 싶은 심정이었다.‘오동훈이 아직 나한테 잡혀있는데도 지금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사람처럼 이런 미친 소리를 지껄이다니, 오동훈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건가?’서명욱도 반격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여러분 지금 오선영 씨의 대변인이 저희 소속사 연예인인 진희 씨에 관한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고 저희 중해 영화사까지 비방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앞으로 사과한다고 하더라도 저희는 받아드릴 생각이 없고 절차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강경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오늘 기자회견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기자들은 서명욱에게 사실을 해명하라고 난리 쳤고, 이민혁에게는 관계자의 연락처를 달라고 했다.기자회견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서명욱의 손짓에 수십 명의 경비원들이 기자들을 밖으로 내보냈다.일부 간부들과 재계 인사들도 상황이 나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걸 느끼고는
서명욱은 어두운 얼굴로 이민혁을 노려보며 조강에게 말했다.“먼저 저 미친놈을 무너뜨리고, 두 사람을 오동훈과 함께 가둬놓도록 해, 내가 천천히 괴롭힐 테니까 말이야!”진희도 옆에서 분노했다.“그래요, 절대 두 사람을 봐줘서는 안 돼요! 천한 놈들 때문에 화가 나 미치겠어요!”진희는 자기 명성과 인기를 더욱 높이기 위해 마련한 사과 기자회견이 생각지도 못한 국면을 맞이하자, 그 자리에서 폭발할 것만 같았다.그녀는 그동안 힘들게 쌓아 올린 이미지만 아니었더라면 당장이라도 그 자리에서 오선영의 뺨을 때렸을 것이다.서명욱의 지시에 조강은 답했다.“사장님, 혹여나 다치실 수도 있으니, 뒤로 물러서서 안전거리를 유지해 주세요.”서명욱은 진희와 간부들을 데리고 몇십 미터 밖까지 걸어갔다.조강의 주문과 동시에 영능이 솟구치면서 순식간에 그의 손에 삼엽환두대도가 나타났다.“이하늘, 나의 진짜 실력을 보고도 건방질 수 있는지 보지!”이민혁은 계속 비아냥거렸다.“허허허, 내가 충고하는데 당신의 그 정도 실력으로는 날 이길 수 없어.”“젊은 나이에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까불다가 죽을 수도 있어.”조강이 격노하면서 몸을 흔들자, 그의 몸에서 영능이 솟구쳐 올랐고 손에 들고 있던 삼엽환두대도가 불꽃을 일면서 연회장은 순식간에 강한 영능의 위압으로 가득 찼다.조강의 영능에 광풍이 휘몰아치면서 많은 책상과 의자가 뒤집혀 사방으로 굴렀고 모든 사람의 옷이 펄럭이면서 요동쳤다.그의 실력에 서명욱은 싸움의 승리를 예상하고 호탕하게 웃었고 진희도 시큰둥한 표정의 이민혁과 오선영을 득의양양한 얼굴로 쳐다보았다.조강은 양손에 칼을 든 채 이민혁을 향해 소리쳤다.“죽어!”이민혁은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오른쪽 주먹을 불끈 쥐자, 순식간에 주먹에 영능의 불꽃이 나타났다.그가 조강 쪽으로 한 걸음 다가가자, 영능의 불꽃이 소리를 내며 주위 공기가 소용돌이쳤고 한 걸음 더 다가가자, 영능의 불꽃에서 수많은 부문이 나타나면서 공포의 위압감으로 조강을 덮쳐버렸다.조강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