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현은 이민혁을 부둥켜안고 소리 없이 울었다.이면헉은 마장현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너도 강한 사나이인데 꼴이 이게 뭐야. 일단 돌아가서 얘기하자.”“예.”마장현은 고개를 끄덕이자 세 사람은 이민혁이 묵고 있는 호텔로 돌아갔다.셋이 소파에 앉고 이민혁은 마장현에게 상황 설명을 했더니 듣는 휸현빈은 안절부절못하고 간이 떨어질 뻔했다.마장현은 작심하고 말했다. “큰형님의 은덕에 보답할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목숨은 큰형님이 준 것과 마찬가지니, 큰형님이 제 도움이 필요할 때 목숨 걸고 도와드리겠습니다.”“무슨 소리야. 무엇보다 잘사는게 제일 중요해, 그리고 당신한테 챙겨야 할 여동생도 있잖아.”마장현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이미 목숨을 건 우정이니 아무 말도 필요 없었다.“김경진을 어떻게 처리하려고?”이민혁은 물었다.“그는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마장현은 격분하여 답했다.“그건 나도 찬성이야. 피는 피로 갚고 목숨 두 개 잃었으면 목숨 두 개로 갚아야지.”이민혁은 고개를 끄떡이며 말했다.이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이민혁이 눈살을 찌푸리자, 윤현빈은 서둘러 가서 문을 열었더니, 편지 한 통을 든 웨잍터 한 명이 나타나서 말했다.“이 선생님, 편지 한 통이 왔습니다.”윤현빈은 편지를 받고 문을 닫아 이민혁에게 전했다.이민혁은 편지를 뜯어보자 마장현을 바라보았다.“무슨 일이 생겼습니까?”마장현이 물었다.“김경진은 어젯밤에 목을 매어 자살했고 경진그룹 반을 너한테 선물하는 유서를 남겼대.”이민혁은 천천히 답했다.“자살?”마장현은 자기 손으로 김경진을 죽이지 못해서 한을 풀기 어려워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이민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천천히 타일렀다.“장현아, 김경진이 자결하고 너에게 재산을 절반씩 나누어 준 것은 그의 가족을 지키려고 하는 거야. 이제 그만하자.”두 사람의 목숨은 두 사람의 목숨으로 갚았으니, 장현의 원수를 갚았다고 할 수 있었다. 이민혁은 김경진의 남은 가족에 대해서는
“그래. 나도 돌아가 봐야 해. 여기 일은 현빈이한테 맡기는 걸로.”“예.”그러자 윤현빈은 두 사람하고 잠시 의논한 뒤 일 처리하러 갔다. 이민혁과 마장현 두사람은 음식하고 술을 사서 마장현의 부모님께 제사를 지내준 후 차를 몰아 서경시로 향했다.…다음 날 오전, 두 사람은 서경시에 도착하자, 곧바로 서경대 정문으로 향했다.마장현은 차에 앉아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여동생이 절대 이 충격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겁니다. 제가 어떻게 말해야 합니까?”마장현은 걱정스럽게 물었다.이민혁도 계속 한숨만 쉬었다.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기 마련인데 특히 살해당하는 거.마설현이 아직 대학 3학년이라 이민혁은 눈살 찌푸리며 말했다.“일단 숨기는 게 나아. 대학 졸업한 후에 얘기하자.”“오래 숨길 수 없잖습니까?”“숨길 수 있을 만큼 숨겨라. 도저히 숨길 수 없을 때가 오면 그때 말해.”“예, 이렇게 할 수밖에 없겠습니다.”그러자 마장현은 여동생한테 전화 걸고 두 사람은 학교 입구에서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백오경이 갑자기 나타나 곧장 차 안으로 들어갔다.이민혁은 마장현한테 말했다.“소개해 줄게. 이 친구는 백오경이라고 해. 도둑놈.”“큰형님, 제가 아무래도 영경의 고수인데 이러시면 제가 너무 체면이 안 서죠.”백오경은 불만했다.이민혁은 웃으면서 물었다.“너는 도성을 자처하지 않았어?”“도성은 맞지만, 도둑이 아닙니다.”백오경은 변명했다.“똑같잖아.”그러나 마장현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 사람이 하얗고 연약한데 젊은 나이에 영경의 강자라니, 큰형님 곁에는 정말 고수들이 모여있네.’마장현은 백오경한테 말을 걸었다.“감사합니다. 형님, 며칠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별일 아닙니다. 큰형님이 시키신 일인데 최선을 다해야죠. 게다가 당신도 큰형님의 형제인데 우리도 형제죠. 그렇게 겸손할 필요가 없습니다.”백오경은 이민혁과 마장현한테 담배를 건네주고 세 사람은 담배에 불
“물론이지.”마장현이 웃으며 말했다.마설현은 룸메이트한테 전화를 한후 마장현한테 물었다.“오빠, 엄마 아빠 괜찮으세요? 요새 전화도 안 받는데.”마장현 눈에는 슬픔이 스쳤지만, 곧 웃음으로 가려졌다.“오빠가 요즘 공사하면서 돈 많이 벌어서 해외여행을 시켜줬는데 전화 연결이 안 되는 게 정상이에요.”마잔현이 답했다.“오빠 대단하네요, 나중에 내가 돈 벌어서 우리 가족 여행 가면 내가 쏠게요.”“좋지.”마장현은 안타깝게 여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두 사람이 수다 떨 때 교문 앞에서 또 세 명의 여자애가 걸어왔다.세 명이 모두 몸매도 좋고 얼굴도 나쁘지 않아 온몸에서 청춘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그러나 마설현의 피부는 하얘서 그녀들보다 한 수 위였다.네 명의 여자애가 함께 서서 재잘재잘 활기찼다.이 장면을 보고 이민혁도 굉장히 부러워했다.아마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은 학교 다닐 때일 것이다.아쉽게도 어렸을 때는 항상 공부하는 것이 가장 고통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사회에 나가서야 그 시절이 제일 편하다는 걸 깨달았다.이때 마설현은 룸메이트를 소개했다.포니테일 여자애는 우하영이고 올림머리 여자애는 김하늘이고 흰 셔츠를 입은 여자애는 배수민이었다.네 명이 모두 한 기숙사를 같이 쓰니까 사이가 아주 좋았다.마장현은 낯선 곳이라 식사는 어디 가서 먹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이민혁한테 도움 청했다.이민혁도 잘 모르는 상황. 큰 식당에 가는 것은 마땅하지 않은 것 같고 근처에 맛집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결국 마설현은 샤부샤부 먹기로 했다. 근처에 가격도 싸고 맛있는 샤부샤부집 하나 있다고 했다.이민혁 등은 의견이 없었고 마설현을 따라 샤부샤부집에 향했다.두 거리를 돌아 마침내 모퉁이에서 그 샤부샤부집을 찾았다.“참. 길 안내하는 사람 없으면 평생 못 찾겠죠.”백오경이 말했다.“저녁에 학교 끝나면 여기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줄 서야 하는 거 우리가 잘 알거든요.”마설현이 웃으면서 말했다.그들이 웃으며 샤부샤부 집으로 들어갔더니
“황중사호?”배오경은 듣자, 웃음을 터뜨렸다.“처음 들어봤는데.”“허허.”문신남은 그를 깔보고 웃으며 말했다.“근처에서 우리 황중사호를 모르는 사람이 있는지 알아봐. 얼른 꺼져.”백오경은 표정이 굳어지며 오른손이 찻잔 위를 가볍게 스쳤다.쨍그랑하는 소라와 함께 테이블 위에 찻잔이 두 동강 났다.문신남은 이내 안색이 변했고. 나머지 세 사람도 놀란 표정으로 백오경을 바라보았다.백오경은 차갑게 입을 떼다.“안 나가?”네 사람은 벌벌 떨다가 재빨리 일어나 정신없이 도망쳤다.백오경은 돌아오고 이민혁 옆에 앉았다. 마설현은 놀라서 물었다.“뭐하셨습니까?”방금 백오경은 그들을 등지고 있었기 때문에 마설현등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백오경은 허허 웃으면서 답했다.“좋은 말로 타일러주면 그들도 다 들어주거든요 .”마설현등은 당연히 믿지 않았지만, 이민혁은 화제를 돌렸다.“밥 먹자. 밥 먹자.”그들은 계속 밥 먹기 시작했다.식사 자리에서 마설현과 룸메이트 세 명이 웃고 떠들었는데 마장현은 간신히 대처하고 있었다. 이 장면을 보는 이민혁은 가슴이 아파 한숨을 내쉬었다.식사가 끝날 무렵, 마장현은 말했다“설현아, 나는 곧 안양으로 돌아갈 거야.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면 민혁 오빠를 찾아가면 돼. 무조건 너를 도와줄 거야.”“네.”마설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마장현은 여동생에게 이민혁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무슨 일 있으면 제일 먼저 이민혁한테 연락하면 반드시 도와주고 해결해 줄 거라고 신신당부했다.이민혁은 당연히 이의가 없지. 형제의 여동생은 바로 자기 여동생과 마찬가지니, 두말할 거 없었다.그러자 백수민은 이민혁 바라보며 물었다.“민혁 오빠, 무슨 일을 하십니까?”“저 요새 아무 일도 안 해요. ”이민혁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백수민은 이 말을 듣자 일말의 실망한 표정이 얼굴에 스쳐 지나갔다.백수민의 표정을 포착한 마장현은 말을 이었다.“믿어줘요, 큰형님도 서경에서 대단하신 분이에요.”“아까 오경 오빠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KP 컨소시엄 아래층에 도착했고, 이민혁과 백오경은 바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남지유 사무실로 향했다. 백오경은 이곳에 온 것이 처음이라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 주위를 살폈다.입구에 도착하자 비서는 급히 이민혁과 백오경을 안으로 모셨다. 남지유는 한창 책상뒤의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서류들을 하나하나 검토했다.이민혁과 백오경이 온 것을 본 남지유는 일어나 같이 소파에 앉고 비서는 차를 가져다주고 나갔다."도대체 무슨 상황이에요?" 이민혁이 말했다. 남지유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신이 기부한 1억이 문제가 생겼어요." "뭔 일인데요?" 이민혁의 물음에 남지유는 덤덤하게 대답했다."유대사가 가져온 그 1억, 당신이 그룹의 이름으로 기부했다고 하지 않았나요?" "네." "그래서 나는 두 사람을 특별히 파견해서 근처 산악 지역을 조사하게 했어요. 결국 십이 판산진에서 현대식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세우고, 마을에 도로를 포함한 여러 가지를 수리하기로 했죠. 하지만 조금 전에 지향명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돈이 압류되었고 두 사람이 사람들에게 맞았다고 해요." "이런 일이 있었나요?" 이민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남지유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저도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당신에게 말해보고 어떻게 처리할지 상의해 보려고요." "왜 그런 일이 생긴 건지 알아요?" 이민혁이 물었다. 남지유가 말했다."대충은 알지만, 구체적인 상황은 지향명과 홍신지 두 사람을 만나봐야 알 수 있어요." 이민혁은 잠시 침묵한 후 말했다."제가 직접 가볼게요. 누가 감히 내 돈을 삼키려고 하는지요." "당신이 직접 가신다면 저도 걱정을 덜 수 있네요." 남지유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민혁은 일어나며 말했다. "당신은 당신 일에 집중하세요. 이 일은 당신이 신경 쓸 필요 없어요. 그들의 연락처를 저에게 주세요. 지금 바로 가겠어요." "좋아요. 하지만 산길을 가려면 당신 그 차로는 안 돼요. 저는 당신을 위해 벤
이민혁은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너희들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니?”“했어요.” 지향명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경찰이 왔을 때 그 사람들은 이미 도망쳤고 그들은 조사를 할 것이라고만 말하고 갔어요.” 백오경은 킥킥 웃으며 말했다.“낡은 곳이지만 타인이 모르는 많은 내막이 존재하네요.”“뭔 뜻이야?”이민혁이 물었다. 백오경은 다시 킥킥 웃으며 말했다.“이건 분명하지 않나요. 불량배들이 한패가 되어 있으니 그 5천만은 물거품이 되었겠죠.” 이민혁은 담담하게 말했다.“내 돈은 아무나 꾀어서 가져갈 순 없어.”“그건 절대 믿어요.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 할 건가요?” 백오경은 손을 문지르며 물었다. 이민혁은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말했다.“내일 먼저 마을에 가서 담당자를 만나보아 어떤 태도인지 확인할게. 그리고 너희들을 때린 사람 조사해 보지 않았어?”“해봤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그들에 대해 말할 때는 모두 꺼리더라고요. 모두 그들을 무서워하는 것 같아요.”“사진이나 비디오 같은 건 없어?” 이민혁이 물었다. 홍신지가 서둘러 말했다.“사진이 하나 있어요. 그들이 지향명을 때릴 때 제가 몰래 찍었어요.” “나한테 보내줘.”홍신지는 서둘러 사진을 이민혁에게 보냈다.“그중 수염이 있는 남자가 바로 그 사람들의 리더예요.”이민혁이 사진을 열어보지 그중 한 덩치 큰 남자가 지향명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 남자는 특히 수염을 기른 얼굴이어서 매우 인식하기 쉬웠다. 이민혁은 사진을 보고 말했다.“이 사람이 리더인 것이 확실한 거야?”“네! 그날 그가 사람들을 이끌고 와서 일을 벌였어요.”홍신지가 말했다. 이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이제 나에게 맡겨. 하지만 너희들은 왜 이런 곳에서 살고 있어?” “이 프로젝트를 위해 적어도 1년 반은 걸릴 거로 생각해서 호텔에 머무는 게 경제적이지 않아 집을 빌려 살기로 했어요.”지향명이 말했다. 이민혁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여름이라 냄새가 많이 나고 환
“알겠습니다. 데이터베이스를 대조하고 있습니다.” 1분 후, 도수정이 말했다. “안녕하세요, 이 대표님. 대조 검색을 통해 이 사람의 이름이 진부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무도 대보시 십이 판 산진, 십이 판 산촌의 주민이며 올해 43세입니다. 이 사람은 20살부터 35살까지 여러 차례 폭행, 절도 등으로 감옥에 갔었고 35세 이후에는 기록이 없습니다.” “고마워요, 수정 씨.” “괜찮아요, 이 대표님. 이것은 제 책임입니다.” “안녕히 계세요, 수정 씨.” “안녕히 계세요, 이 대사님.” 이민혁이 전화를 끊자, 백오경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누구에게 전화하셨어요?” “전속 관계인데 아주 대단한 분이야.” 이민혁이 말하자 백오경이 눈을 희번덕거렸다. 이민혁이 말했다.“그 수염 난 사람이 진부강이라고 해. 원래 여기 갱단원이었어. 너의 추측이 맞았어.” “대단하네요. 벌써 이름을 알아냈네요.” 백오경이 확실히 좀 탄복하기 시작했다. 이민혁은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일찍 자고 내일 마을에 가자.”다음날 아침. 네 사람이 일어나 함께 문 앞에서 아침을 먹었다. 그때 옷이 허름하고 미친 듯이 보이는 여자가 문 앞에 서서 이민혁 등 사람들의 아침을 바라보며 배고픈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민혁은 상황을 보고 두 바구니 만두를 주문하여 그 여자에게 주자 여자는 받아서 밖 계단에 앉아 먹기 시작했다. 이민혁은 여자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세상에 가련한 사람이 참 많지만 안타깝게도 그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이때 주인이 호두탕을 가져오며 문밖의 여자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 이민혁이 물었다.“주인님, 이 여자를 알아요?” “누가 모를까요? 우리 마을 사람이에요.” 주인이 대답했다. 이민혁이 물었다.“그녀는 항상 이랬나요?” “예전엔 괜찮았어요. 집에 사고가 생기고 나서 미쳐버렸어요. 참 안타까워요.”주인이 고개를 저었다. 이민혁은 듣고 말했다.“주인님, 그녀 집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우리에게 말해주실 수
백오경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맞아요. 이곳은 외진 곳인 데다가 한 사람은 돈 있고 한 사람은 권력 있으며 권세를 믿고 아랫사람을 속이고 윗사람을 기만하여 의기투합해서 좋은 놈 하나도 없어요.”이민혁은 젓가락을 내던지며 말했다. “지향명, 너희들은 밥 먹은 후에 들어가서 쉬어. 우리는 볼일 있어서 먼저 갈게.”“조심하세요.”지향명은 걱정하면서 말했다.“걱정마.”이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말을 마친 후 이민혁은 백오경과 차를 몰고 마을 정부로 향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마을 로비로 도착해 벽에 걸려있는 사진을 보고 있었다.마을 책임자는 마연우이라고하고 이민혁은 자신의 시분을 밝힌 후 접수원은 그들을 보고 잠시 접수처에서 기다리라고 해 자신이 윗사람한테 소식을 전하러 갔다.잠시 후 접수원이 두 사람을 회의실로 데려갔더니 마연우은 배를 내밀며 차 한잔을 들고 나타났다.“두분이 KP 컨소시엄 사람이시죠?”마연우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맞습니다. 저는 KP 남 대표님의 특파원입니다. 이번 투자 건에 관한 질문이 좀 있어서 왔습니다.”이민혁이 담담하게 말했다.“우선 저희는 마을을 대표하여 여러분의 투자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프로젝트가 이미 진행 중이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프로젝트를 완성할 것이니 안심하십시오.”마연우가 웃으며 말했다.‘말 참 예쁘게 하네.’이민혁은 은근히 콧방귀를 뀌었다.“그렇습니까? 근데 90억 원을 드렸는데 아직 손바닥만 한 구덩이만 팠더라고요, 좀 설명해 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이민혁이 물었다.마연우가 기침을 하고 말했다.“당신들은 모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많은 당사자의 조정이 필요한 거대한 프로젝트입니다. 게다가 당신들이 약속한 200억이 아직 완전히 마련되지 않았기에 저희의 작업도 수행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모든 자금이 준비되어야 프로젝트가 즉시 진행할 수 있습니다."“이미90억 원 지급했으니 초기 중기 작업에는 별 문제가 없겠죠?”이민혁이 물었다.“말은
남지유가 반쯤 잠든 채로 계속 뒤척이며 자세를 바꿀 때마다 이민혁의 몸이 반응했다.순간, 이민혁은 남지유를 안고 방에 가서 그녀를 덮치고 싶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멈칫했다.애초에 그의 수련 공법에 큰 문제가 있었기에 만약 체질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사망할 가능성이 있었다.거기에 지금 혈신교 일까지 더해졌다.혈신교의 사도조차도 이렇게 강한데 그들의 보스는 더 강할 것이다.지금 혈신교와는 철천지원수가 되었으니, 그들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아마 이민혁 본인도 편히 있지 못할 것이다.이 일을 해결하기 전까지 그는 남지유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혹시라도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남지유는 하루아침에 과부가 되지 않겠는가.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얕은 한숨을 내쉬고는 정신력으로 남지유의 영혼을 쓰다듬어 그를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뒤, 그녀를 번쩍 안아서 안방의 침대에 눕히고는 이불까지 잘 덮어줬다.그러고는 거실로 나와서 잡념을 떨치고 명상을 시작했다....해골의 땅,두개골 왕좌에는 거대한 남자가 여전히 조각상처럼 비스듬히 앉아서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두개골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구부정한 자세로 또다시 왕좌 앞에 서서는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말했다.“존경하는 피의 지존님, 제7 사도의 영혼의 불이 꺼졌습니다. 체내에 있던 피의 알도 신호가 끊겼습니다.”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거대한 그림자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보아하니 충분히 거대한 강자가 나타났나 보군.”“그런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지존님.”또 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그림자가 말했다.“제9 사도더러 가라고 하게. 피의 알도 하나 가지고 가라고 해.”“피의 알을 가지고 간다고 하더라도 제9 사도 혼자서는 힘들지 않을까요?”노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싸우러 가라는 게 아니라 그 강자를 찾아서 피의 알을 전해주라는 뜻이야.”“네? 그 이유가 뭐죠? 그건 우리의 성물입니다. 얼마 남지도 않았어요.”노인이 이해되지 않는
마설현도 급히 이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괜찮아요?”전화를 받자마자 마설현이 다급히 물었다.“괜찮아. 거기 사장이 나랑 친해서 얘기 좀 하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갔어.”마설현이 한시름 놓으며 대답했다.“다행이네요. 난 오빠한테 무슨 일 생길까 봐 너무 무서워요. 진짜 무슨 일 생기면 난 우리 오빠한테 뭐라고 해요.”“걱정하지 마. 내가 서경시에서는 좀 힘이 있으니,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 내가 꼭 해결해 줄 테니까.”“알았어요. 고마워요. 오빠가 괜찮다니 이제 됐어요.”“그래. 안녕.”“안녕.”전화를 끊은 마설현의 마음속에는 작은 의혹이 생겼다.(듣고 보니 오빠 말처럼 민혁 오빠의 실력이 대단한가 보네. 근데 민혁 오빠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오빠도 말해주지 않고, 참 이상하네.)그때, 백수민이 상심한 얼굴로 들어왔다.김하늘이 물었다.“왜 그래?”“연락이 안 돼. 전화가 아예 꺼져있어.”백수민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러자 우하영이 물었다.“혹시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고 대표님같이 높으신 분이 무슨 일이 있겠어. 내가 걱정하는 건, 민혁 오빠가 이렇게 난리를 쳐서 만약 고 대표님이 화가 나시면 앞으로 다들 가깝게 지내지 못할 게 뻔하잖아.”백수민이 마설현을 보며 말했다.마설현은 한숨을 내쉬고는 자기 침대로 가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마설현은 흥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화장을 지우러 갔다. 누가 봐도 그녀는 마설현에게 불만이 있어 보였다. 필경 고기명은 그녀 마음속의 황금알 낳는 거위니까.이민혁은 막 해호도에 도착하자마자 안수연의 연락을 받았다.안수연이 웃으며 말했다.“덕분에 또 한 건 했네요.”“말로만 고맙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좀 보여줘 봐.”이민혁이 대답했다.“걱정 하지 마세요. 이제 밥 살게요.”“그 약속 언제 지키는지 기다릴게.”말을 마친 이민혁이 전화를 끊고 자기 방으로 향했다.(앞으로 고기명 패거리는 설현이를 건드릴 생각을 못 하겠지.)이민혁이 허허 웃고는 방
유천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세 사람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너희들이 대단하신 선배님도 못 알아보고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선배님이 너희들의 한쪽 다리만 부러뜨리라고 하지 않았으면 오늘 내 손에서 살아서 나갈 수 없었을 거야!”고기명은 유천이 계속 다가오자, 무서움에 말까지 더듬었다.“유 사장, 당신 나한테 손대기만 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유천은 망설이지 않고 고기명의 복부를 가격했고, 그 충격으로 고기명은 고통을 호소하면서 몸을 움츠렸다.유천의 공격은 멈출 줄 몰랐고 곧이어 이민혁의 명령대로 고기명의 한 쪽 다리를 사정없이 부러뜨렸고, 고기명은 한 번의 반항도 하지 못하고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노호와 석한 또한 놀란 표정으로 한순간 제압당한 고기명을 바라보았다.다음 순간, 유천은 두 명의 부하에게 눈짓을 하자, 부하들은 노호와 석한을 단번에 제압해 버렸다.유천은 주저 없이 그들한테 다가가서 한 쪽 다리를 밟아 부러뜨렸다.고기명과 친구들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모두 바닥에 쓰러진 채 고통에 울부짖으며 식은땀을 흘렸다.유천은 이민혁의 지시에 따라 일을 처리한 후, 또다시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께서 시키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 제가 더 할 일이 있습니까?”그러자 이민혁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괴로운 얼굴로 고통을 호소하는 고기명과 친구들에게 다가갔다.“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 의견이 없지만 설현이를 괴롭히거나 귀찮게 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오늘은 그냥 경고의 의미로 다리 하나만 부러뜨렸지만, 다시 내 귀에 이런 일이 들리면 각오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에 겁나서 고개만 끄덕였다.이민혁은 고기명의 주위에 떨어진 파란 알약에 시선이 갔고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면서 물었다.“그녀들한테 감히 이런 걸 먹이려고?”고기명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설명했다.“그냥 저희끼리 먹으려고 가지고 다녔을 뿐, 그녀들에게 먹일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내 생각
유천은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고기며과 친구들이 VVIP였기 때문에 이민혁의 진정한 신분을 알기 전까지는 움찔해서는 안 되고 최대한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민혁은 담담하게 유천에게 자기 신분을 말했다.“잘 들어! 장호를 주먹으로, 민경호를 칼로 베어 죽인 사람이 바로 나야! 이제 내 정체를 알았으니 너희 같은 쓰레기들의 일에 내가 나선 걸 영광으로 알아야 하지 않겠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말한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그가 더욱 오만한 태도로 나오는 것이 더욱 맘에 들지 않아 유천에게 따졌다.“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정신이 어떻게 된 거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네!”“유 사장,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으니 빨리 처리해!”그들은 이민혁의 싸움 실력을 본인들이 상대하기에는 버겁다는 걸 알기에 유천이 빨리 나서서 처리하기를 바랐다.하지만 유천은 전에 장호와 민경호가 모두 이씨 성을 가진 젊은이한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고, 이민혁의 말이 사실임을 알기에 얼굴이 창백해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게다가 그는 이민혁이 소문으로 들었던 그 젊은이라면 네 사람이 결코 무사하게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민혁은 얼굴이 창백해진 유천을 보고는 웃으면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물었다.“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한테 연락해서 확인까지 시켜줘야 하나?”이때 유천은 겁에 질린 얼굴로 갑자기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 잘못했습니다. 아까는 제가 눈이 멀어서 높으신 분한테 무례하게 행동했습니다, 제발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십시오.”유천은 이민혁이 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까지 안다는 걸 보면 그 전설 속의 인물이 틀림없는 것 같아 목숨이라도 건지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고기명과 친구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던 유천이 갑자기 몇 마디에 무릎까지 꿇자,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었다.고기명이 먼저 멀뚱멀뚱 유천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유
이민혁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넌 또 누구야?”유천은 어이없는 듯 웃었다.“서경에서 나 유천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유천? 처음 들어보는데?”유천은 그 말에 안색이 완전히 굳어졌다.“좋게 해결하려고 했더니 이렇게 건방지게 나오면 나도 더 이상 못 참지!”고기명도 이민혁의 도발에 더욱 화가 났다.“유 사장, 당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유천은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장사꾼인지라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면서 차갑게 말했다.“고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이렇게 건방지게 행동하는 거야? 당장 이분들한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여기서 두 발로 걸어 나갈 수 없도록 만들 테니까 조심해!”이민혁도 인상을 팍 쓰면서 말했다.“사과? 먼저 건방지게 행동하면서 다른 사람 심기를 건드린 건 저놈들인데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지? 당신이 저놈들 정신 차리게 한다면 나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게. 그렇지 않다면 네 사람 모두 다시는 서경에서 발을 붙이고 살지 못하게 될 거야!”고기명과 친구들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유천에게 한마디씩 했다.“유 사장, 건방지게 떠드는 걸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아?”“유 사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저놈이 다시는 건방진 말을 못 하도록 당장 처리해!”하지만 유천은 오랫동안의 사업 경력으로 보아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반응하는 이민혁이 믿는 구석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이민혁을 떠보기로 마음먹었다.“젊은이, 쓸데없는 유혈 사태는 피해야 하지 않겠어? 당신이 강호 쪽 사람이라면 얼른 이름을 말해.”이민혁은 그 말에 유천을 더 비웃었다.“당신 보아하니 강호 쪽 사람인 것 같은데 어디 함부로 겁도 없이 내 이름을 묻는 거지?”유천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당신 설마 민씨 가문에 대해서 아는 거야? 장호에 대해서 아는 거야?”“그럼, 네가 민씨 가문의 사람인 건가?”하지만 유천은 쉽게 답할 수 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몇 년 전, 민씨 가문이 정씨 가문,
고기명은 마설현이 계속 고집을 부리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더 이상 볼 것 없으니 그냥 때려!”그 말에 노호와 석한은 술병을 집어 들고 이민혁을 에워쌌다.마설현은 놀라서 소리쳤다.“뭐 하는 거야! 경찰에 신고할 거야!”백수민은 마설현을 끌고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너 미쳤어? 그냥 겁주는 거잖아! 설마 무슨 일 있겠어? 학교에 알려지면 복잡해지니까 빨리 돌아가자!”그녀들이 나가자, 이민혁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친구 여동생 앞이라 너희들 체면을 세워줬더니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고 까부는 거야?”그 말에 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제기랄, 아무것도 아닌 놈이 죽지 못해서 안달 났네!”이민혁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발로 고기명을 구석으로 걷어차 버렸고, 소파에 천천히 걸터앉으면서 말했다.“이놈들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제멋대로 날뛰네!”노호와 석한은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서 멍해 있었고, 고기명은 괴로운 듯 얼굴을 감싸 쥐면서 발악했다.“감히 날 때려? 넌 오늘 끝났어!”“그래, 네가 뭘 하든 기꺼이 상대해 줄게.”이민혁은 남자들이 돈만 믿고 싹수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가소롭게만 느껴졌다.이때, 고기명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누군가에게 급히 연락했다.“유 사장, 내가 황족 노래방에서 어디서 나타난 건지도 모르는 놈한테 맞았는데 당신은 지금 어디서 뭐 하는 거지?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처리할 줄 알아!”잠시 후, 고기명은 전화를 끊고 이민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넌 끝났어! 오늘 널 내 앞에 무릎 꿇게 못 하면 내가 네 성을 따르지.”“하하하! 난 너같이 재수 없는 아들을 둘 생각이 없는데?”고기명은 계속되는 비꼬는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딱 기다려! 유 사장이 오고 나서도 당당할 수 있는지 보자고!”“유 사장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너 같은 놈이 알 수가 없지! 유천이라고 황족 노래방의 대표이자 서
고기명은 썩은 웃음을 한번 짓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서경에서 누가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내가 만든 자리를 망치려고! 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그러자 백수민이 마설현에게 말했다.“설현아, 네 맘은 알겠지만 더 이상 고 대표님 심기 건드리지 말고 빨리 보내.”백수민은 고기명과 친구가 된 반년 동안 그의 주변 부자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그에게서 값비싼 선물과 돈도 받았었다.그녀는 젊고도 돈 많은 부자를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 해서든 고기명의 마음을 사로잡아 남은 인생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살려고 마음먹었다.그래서 백수민은 갑자기 나타난 이민혁 때문에 고기명의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그녀는 부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별 볼 일 없는 이민혁을 감싸고 도는 마설현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설현은 끝까지 방을 나가려고 했다.“됐어, 민혁 오빠랑 먼저 갈 테니 재밌게 놀아!”마설현과 이민혁이 방을 나가려고 일어서자, 석한이 벌떡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이민혁 씨, 오늘 당신이 두 발로 방을 빠져나간다면 내가 당신 성을 따르지.”마설현은 그의 선포에 놀랐다.“뭐 하려는 거야?”노호도 덩달아 일어나면서 소리쳤다.“네가 막무가내로 나오는데 우리도 네 체면을 세워줄 필요 없는 거 아니야?”그러자 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설현아,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너 먼저 가.”백수민은 당당한 이민혁의 말에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웃겨! 당신이 뭐라고 여기를 맡기고 가라는 거죠?”마설현은 무례한 백수민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민혁 오빠, 안 돼요! 같이 가야죠!”고기명은 계속되는 고집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마설현, 그만해! 수민이만 아니었으면 진작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이때 김하늘과 우하영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일어나서 말렸다.“설현아, 그만해! 고 대표님도 진정하시고 오늘은 시간도 늦었으니 헤어지고 다음에 기분 좋게 또 마셔요.”백수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미
마설현의 말에 세 남자는 서로를 한 번 쳐다보았다.노래를 부르던 남자가 마이크를 내려놓고 소파에 앉으면서 이민혁에게 물었다.“설현이 친구면 뭐라고 불러야죠?”“이민혁입니다.”그러자 백수민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마설현에게 말했다.“마설현, 사람이 왔으면 네가 소개를 해줘야지.”“아는 사이에 그냥 놀면 되지 무슨 소개가 필요해.”백수민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민혁에게 말했다.“그러면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수민은 노래를 부르던 남자를 가리키면서 말했다.“이분은 JS그룹의 고기명 대표님이신데 자신이 600억 원 정도 되고 저와는 오래된 친구 사이입니다.”“고 대표님, 안녕하세요.”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고, 고기명은 그저 웃기만 했다.“그리고 이분은 HT그룹 노호 사장님이시고 연봉이 6억 원 정도 되십니다.”“노 사장님, 안녕하세요.”“마지막으로 이분은 음료를 만드는 에너지 회사의 석한 대표님이시고 연간 매출이 100억 원이 넘습니다.”“석 대표님, 안녕하세요.”백수민은 소개를 하면서 자기가 이러한 고위계층의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어깨가 으쓱했다.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고기명이 물었다.“이민혁 씨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지금은 별일 없이 한 기업의 잔심부름을 하고 있습니다.”이민혁은 KP그룹에서 아직 제대로 된 직함이 없어 잔심부름을 해준다고 말했다.고기명은 그를 비웃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테이블 위의 양주 몇 병을 가리켰다.“이민혁 씨, 테이블 위에 있는 이 술들이 가격이 얼마인지 아시나요?”이민혁은 어깨를 한번 들썩이더니 말했다.“글쎄요, 제가 양주는 잘 안 마셔서 모르겠네요.”고기명은 계속 비꼬면서 말했다.“양주 몇 병에 600만 원 이상이 나오니까, 오늘 전체 소비가 적어도 1000만 원은 나오겠네요.”이민혁은 고기명의 돈 자랑에도 끄떡없이 웃으면서 말했다.“역시 사장님들이라 그런지 규모가 남다르시네요, 대단하세요!”이민혁이 살짝 비꼬면서 말하자, 고기명의 얼굴이 급
남지유는 이민혁에게 퉁명스럽게 물었다.“민혁 씨, 또 무슨 일이에요?”이민혁은 미안한 표정으로 답했다.“마장현의 여동생이 급한 일이 생겼다고 연락이 와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그녀는 얼굴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면서 이민혁의 팔을 붙잡았다.“그래요, 선영이랑 좋은 시간 보냈으니, 이제는 대학생을 만나러 가는 건가요?”이민혁은 그녀의 말이 황당하기만 했다. “무슨 소리예요? 친구 동생일 뿐이에요.”남지유는 이민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계속 물었다.“그럼, 중해에서 선영이랑 무슨 일 있었던 거죠?”이민혁은 황급히 답했다.“맹세하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요.”“선영이도 민혁 씨랑 같은 생각이었을까요? 그래도 명색에 연예인이잖아요.”이민혁은 몹시 당황했지만, 더 이상의 해명을 하지 않고 급하다는 핑계로 빠져나왔다.“설현이가 지금 급하다고 연락이 와서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남지유는 이민혁이 떠난 후에도 한참 동안 소파에 기대어 한숨만 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오선영이 이민혁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민혁이 중해에 가 있던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심지어 속 시원하게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서 엄청 괴로웠다.이민혁의 공식 여자 친구로서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들을 대하고 싶어도 엄청난 능력과 매력을 겸비한 이민혁을 여자들이 결코 가만히 놔두지 않아 신경 쓰이고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그럼에도 남지유는 자기의 선택을 원망도 후회도 할 수 없었고 이민혁을 믿고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그녀는 생각을 정리한 후, 소파에 누운 채로 잠이 들어버렸다....이민혁은 떠나기 전, 그는 마설현에게 문자를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마설현의 말로는 백수민이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 자기를 포함한 세 명의 룸메이트를 데리고 나갔고 백수민의 친구들이 2차로 기어코 노래방을 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고 했다.하지만 과음으로 인해 수위와 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