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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박정후는 소지율을 밀치고 최대한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

“가람 씨한테 물 한 잔 갖고 오라고 해.”

“가람 씨 지금 주원 씨 옷 고르는 중이라 어려울걸... 이것도 참 우연이지. 근처에서 이 대표님 만날 줄 누가 알았겠어? 나한테 가람 씨에 관해 물어보더라고. 두 사람 지금 만나자마자 반갑게 얘기 나누는 중이라 차마 방해하지 못하겠어.”

“이주원?”

박정후는 음침한 눈빛으로 돌변하더니 대뜸 자리에서 일어나 정장 외투를 챙겨서 그대로 나가버렸다.

남성복 코너에서 이주원이 스트라이프 상의를 몸에 대보고 있었다.

“가람 씨, 이 옷 어때요? 괜찮을까요?”

신가람이 대답했다.

“네, 대표님과 잘 어울리네요.”

“그래요? 그럼 이거로 하죠. 바로 포장해주세요.”

이주원이 셔츠를 종업원에게 건넸다.

“넥타이도 몇 개 더 골라줄래요?”

신가람이 뒤로 물러서면 그는 껌딱지처럼 가까이 들러붙으며 떼어내려야 떼어낼 수가 없었다.

그녀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이제 막 거절하려고 할 때 음침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가람 씨.”

화들짝 놀라서 뒤돌아보니 박정후가 싸늘한 얼굴로 노려보고 있었다. 이제 막 운동한 것처럼 셔츠에 근육이 울퉁불퉁 튀어 올랐고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안 보였다.

그녀는 마지못해 아래로 내려다보았는데 별안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아니... 대체 왜 아직도 저런 거야?’

‘그래서 외투로 가렸네...’

“이주원 씨 옷 다 골라줬어?”

신가람은 그의 말 속에 담긴 뜻을 바로 알아채고 해명에 나섰다.

“이 대표님 취향을 잘 몰라서 섣불리 고를 수가 없었어요. 만에 하나 마음에 안 든다면 괜한 돈만 낭비하게 되잖아요.”

이에 이주원이 다정하게 말했다.

“가람 씨는 참 검소하시네요. 누가 가람 씨 같은 여자친구를 얻는다면 그건 전생에 나라를 구한 거예요. 저한테도 그런 기회가 차려질는지...”

“신가람 씨! 연애할 거면 나가서 해. 근무 시간에 뭐야 이게!”

박정후가 싸늘한 어투로 쏘아붙였다.

이때 마침 소지율이 밖에 나오며 그의 팔짱을 꼈다.

“정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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