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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지난번 붉은 장미에서 열었던 그 모임에서 임찬혁과 한 번 만난 배두나는 상대방의 대략적인 상황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눈에 임찬혁은 큰소리치기 좋아하는 쓰레기, 어느 날 갑자기 칼 맞아 죽을 지도 모르는 술집 관리인에 불과했다.

“나도 임찬혁이 쓰레기라는 건 알지만 난 용운 그룹 대표의 얼굴을 본 적도 없고, 아빠는 또 임찬혁이랑 나랑 결혼시키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어서 뭘 어떻게 할 수가 없어. 하, 짜증나!”

“용운 그룹 대표가 내일 당장 와서 나랑 결혼하겠다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우리 아빠도 거절 못할 텐데!”

육소연이 동경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좋은 방법이 생각났어. 너한테도 도움 될 거야!”

배두나가 입을 열었다.

“뭔데?”

육소연은 몸을 똑바로 펴고 앉아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했잖아. 용운 그룹 대표가 널 만나러 오지 않으면 네가 인스타 같은 거로 고백하면 되잖아. 그 사람도 네 마음을 알면 널 찾으러 올 거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옹씨 가문을 집어삼킨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용운 그룹 대표도 지금 많이 바쁠 거야. 지금 방해하면 안 되는 거 알지?”

배두나가 아주 그럴듯하게 말했다.

“좋은 생각이기는 하지만 그거로는 모자라.”

“아빠가 임찬혁한테 저녁에 밥 먹으러 오라고 했거든? 또 우리 둘을 이어놓으려고 하는 것 같아. 하, 난 정말 그 사람 한시라도 보고 싶지 않은데.”

육소연은 머리가 아파 크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네 아빠가 너무 고집이 세신 것도 문제네. 지금 가장 좋은 방법은 임찬혁이 스스로 물러나게 하는 거야.”

배두나는 생각에 잠긴 채 말했다.

“나는 그 사람이 평생 접할 수 있는 여자 중에서 가장 예쁘고 우수한 여자일 텐데, 과연 순순히 물러날까?”

육소연은 더욱 깊이 고민했다.

“내가 물러나게 할 방법을 알고있어. 왕철호 알아?”

배두나가 갑자기 물었다.

“프랜차이즈 마트 하는 집 사람이던가? 수도에서 규모가 가장 큰 프랜차이즈 마트가 바로 그 사람 집에서 연 거 아니야?”

육소연도 왕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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