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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손이림이 정말 자신을 걱정하고 있음을 알아챈 임찬혁은 조금 감동했다.

하지만 말을 하는 그의 눈에는 차가운 빛이 어려있었다.

‘비록 바로 하씨 가문을 없앨 수는 없지만 대회에서는 광명정대하게 하찬림을 죽일 수 있어.’

‘무술 대회에 사상자가 나타나는 건 정상이니까.’

만약 용무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다면 그도 용국에서 인정해주는 사람이 될 것이고, 하씨 가문에 더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천천히 하씨 가문을 없앨 수 있겠지.’

손이림과 전화를 채 끊기도 전에 곽미선에게서도 전화가 걸려왔다.

곽미선 역시 그가 괜찮은지 확인하려고 연락을 한 것이었다. 그가 무사하다는 말을 듣고서야 그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임 선생님, 지난번에 해주신 치료 말이에요, 효과가 아주 좋더라고요.”

“혹시 내일 시간 되시면... 다시 한 번 치료해 주실 수 있으세요?”

곽미선이 수줍어하며 물었다.

지난번 임찬혁이 붉은 장미에서 그녀를 치료한 후, 그녀는 오랫동안 겪어왔던 생리통이 많이 나아졌음을 느꼈었다.

오늘 또 배가 조금 아프기 시작해서 그녀는 다 낫기 위해 치료를 한 번 더 받고 싶었다.

하지만 치료과정을 생각하니 입 밖으로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럼요.”

임찬혁은 곽미선에 대한 인상이 나쁘지 않았던 터라 바로 승낙했다.

“알겠어요. 그럼 내일 힐튼 호텔에서 봬요.”

곽미선은 심장이 두근거려 말을 마치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사실 지금까지도 그녀는 정말 병을 치료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이 핑계로 임찬혁을 만나고 싶은 건지 잘 알지 못했다.

한편, 임찬혁은 곽미선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고 전화를 끊은 후 돌아가 쉬었다.

저녁에 육씨 가문에 한 번 가겠다고 육성재와 약속했으니까.

...

같은 시각에 수도의 기타 6대 명문가들은 모두 각자 준비를 했다.

만약 수도가 깊고 바닥이 보이지 않는 담수라면, 그들 같이 오래된 명문가들은 바로 담수에서 가장 큰 물고기들이었다.

옹씨 가문이 하룻밤 사이에 없어진 건 그들 사이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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