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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그런데 이 일을 전혀 언급하지 않네?’

이건 임찬혁이 이 일과 조금도 관계가 없으며 그저 못난이에 불과하다는 걸 설명했다.

“임찬혁, 너 내일 시간 돼? 되면 나랑 친구 좀 만나러 가자.”

육소연은 눈을 한 번 돌린 후 입을 열었다.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육소연을 바라보았다.

여태껏 임찬혁을 똑바로 마주한 적이 없었던 그녀가 주동적으로 그를 데리고 나가려고 하다니?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놀란 뭇사람들과는 달리 육성재는 마냥 기뻤다.

그는 줄곧 임찬혁과 육소연을 이어왔었다. 거부만 하던 딸아이가 갑자기 이렇게 주동적이니 그에게는 좋은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당연히 되지. 너희도 언젠간 결혼할 텐데, 서로의 친구 정도는 알아둬야지. 찬혁아, 내일 소연이와 함께 소연이 친구 좀 만나고 와라.”

육성재가 웃으며 말했다.

“저도 내일 약속이 있어서 가지 못할 거 같아요.”

하지만 임찬혁은 육소연과 함께 나가고 싶지 않았을 뿐더러, 이미 내일 곽미선을 치료해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바로 거절했다.

임찬혁의 대답에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

임찬혁처럼 처가에 빌붙어 사는 놈이 육소연의 데이트 요청을 받았으니 응당 좋아해야 하는 게 아닌가?

왜 거절한 거지?

육소연은 하마터면 화가 나서 웃을 뻔했다. 그녀는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내일 내가 가려는 호텔은 힐튼 호텔이야. 수도에서 가장 좋은 호텔중의 하나지. 만약 내일 안 가면 넌 평생 갈 기회가 없을 걸?”

‘힐튼 호텔?’

임찬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곽미선과 약속한 장소도 힐튼 호텔이었기 때문이다.

“안 갈래.”

그러나 임찬혁은 여전히 거절했다.

이에 육소연은 마음이 급해졌다.

배두나가 이미 왕철호와 약속을 잡았기 때문이다. 내일 힐튼 호텔에서 밥을 먹으면서 임찬혁을 모욕해 상대방이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했는데 만약 임찬혁이 가지 않는다면 계획은 물거품이 되지 않나?

“네가 만약 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앞으로 완전히 연 끊는 거야. 혼사도 더 이상 언급하지 마!”

육소연이 강한 태도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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